문학의세계120 春雪 春雪 어느덧 봄이 오시어 파릇파릇 새잎 돋아나더니 오늘은 검은 하늘에 하얀 눈 느닷없이 내리네 春雪이 유난스럽게 어지럽고 紛紛하게 내림은떠나간 임의 마음과 발길이 그래서일 것이리라 내린 눈은 비록 눈 깜짝할 사이 녹아버리지만 그대 향한 기다림 천년을 가도 변하지 않으리 하늘이 허락하여 여름에 다시 눈이 내린다면품속으로 보듬어 영원히 녹지 않도록 하리라 2025. 3. 29. 당신과 만난 날 당신과 만난 날 진달래 흐드러진 교정에서 당신을 만나던 날사람답게 사는 길이 비로소 열리기 시작했네 肉身과 學文의 두 목숨은 부모님께 받았지만사람다움의 생명은 모두 당신에게서 받았네 아직도 여전히 쑥, 마늘 열심히 먹고 있지만예전보다는 훨씬 더 사람 모습으로 되었다네 세 번의 삶 나에게는 모두 소중하고 귀하지만三生에 걸친 인연 무엇으로도 풀어내기 어렵네 2025. 3. 12. 약속 약속(約束)한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대를 보내던 날교정엔 꽃비 내리고 내 가슴엔 흙비가 내렸네 산 넘고 물 건너 아스라이 세상 끝에 있어도 그리움은 붉은 노을 되어 온 하늘 물들이네 다시 온다는 맹세 얼마나 虛妄한지를 아나니약속 없이 간 그대이기에 돌아올 것을 믿네 무심한 수수꽃다리는 몇 번이나 피고 졌던고꽃잎은 별이 되어 은하수가 된 지 오래일세 2025. 2. 18. 봄을 맞이하다 봄을 맞이하다(迎立春) 옹장물 냄새가 바람결에 코끝을 스치니봄이 움직이기 시작함을 그윽이 알겠네 기러기 울음소리 아직 하늘 끝에 있지만초목 깊은 곳 꽃망울이 시작됨을 보노라 앞날이 보이지 않아도 희망을 품어 보고妄想임을 잘 알지만 잡으려 애써 보나니 그대여 양말산 봄 물결 푸르지 않더라도한 바람의 바램이라도 저버리지 마소서 옹장물(甕藏水) : 가축의 분뇨를 모아 놓는 웅덩이. 분뇨의 누설(漏泄)을 방지하기 위해 땅을 웅덩이 모양으로 판 다음에 옹기 같은 것을 묻어서 만든다. 이곳에 모인 분뇨를 두엄에 뿌려 발효시켜서 농사에 쓸 거름을 만든다. 겨울에 얼었던 분뇨가 녹으면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봄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입춘을 전후하여 옹장물의 냄새가 시작되는데, 가장 빠른 봄소식이라고 할 .. 2025. 2. 2. 烏鵲聲 烏鵲聲 추운 날 눈 내려 앞은 더욱 보이지 않는데요란한 烏鵲의 소리만 허공을 가로지르네 까마귀는 까치가 억지부려 못 살겠다 하고까치는 까마귀의 내로남불로 힘들다 하네 사람은 안 보이고 까막까치만 우짖어대니두 동강 난 나라에는 어둠만이 내려앉네 단군의 검 내게 있다면 일도양단하련마는하늘은 말이 없고 땅은 소리없이 흐느끼네#오작성 #까마귀까치 #까마귀 #민적당 #民敵黨 #까마귀 #까치 #내로남불 #烏鵲聲 2025. 1. 31. 세밑 세밑멀고 먼 남방의 객창에서 눈감고 세밑을 맞이하니 흰 눈은 오지 않고 궂은 비만 하염없이 내리네 슬프다 꿈에서도 삼각산 낙락장송 사랑해보지만 사무라온 안개에 희미한 모습이 어지러울 뿐이네푸른 용은 꽃뱀에 잡혀 하늘로 오르지 못하니인두겁을 쓴 독사에게 국운을 맡기고 말았네쉼없이 흐르는 세월이니 반드시 새해는 올것인데먹구름이 뒤덮을 내일 일상이지 못할까 두렵네 2024. 12. 29. 첫눈 오신 날(來新雪的日) 첫눈 오신 날(來新雪的日) 새벽녘이라 甲辰年 태양 더 이상 뜨지 않는데 서쪽에서 먹구름이 천군만마처럼 밀려서 오고 어두움 속에서 묵은해 보내는 新雪을 맞이하니 푸른 뱀의 지혜 바라는 마음 더욱 간절해 지네 첫눈 오시는 날은 사람들 모두 마음 설레는데 나쁜 것 덮어 없애버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리라 옛날에는 첫눈을 축하하는 행사도 있었다는데지금은 손바닥 뒤집듯 하는 거짓만 있을 뿐이네 2024. 11. 27. 가을 날의 슬픔 秋日有感 가을이 와도 청개구리는 나무에서 울고 三角山 아래 강가에는 안개만 자욱하네 언제쯤 龍山과 너븨섬의 花蛇를 몰아내고 용궁과 양말산을 민의의 물에 잠기게 할까 2024. 10. 17. 가을 단상 가을 단상(秋想) 귀뚜라미 소리 호박잎을 이울게 하는데기러기는 임을 찾아 남으로 날아서 오네 봄꽃보다 붉은 잎새 온 뫼를 덮을 때면단풍보다 붉은 마음 그대여 잊지 마소서 하늘에 올라 소리 높여 외칠 수 있다면훗날의 기약을 굳이 잊으라고 말하련만 제비 따라 남으로 가지 못한 마음만이허공에 맴돌며 흰 서리만 내리게 하네 2024. 9. 24. 여름날의 흥취 여름날에(夏日卽事) 기이한 구름 산봉우리처럼 일어나더니어느새 하늘 덮어 사방이 캄캄해 지네 우뚝 솟은 나무가지 끝에 까치 한 마리누구를 기다리기에 정성껏 깃을 다듬나 맹꽁이 소리 들으며 님 기다려 보지만먼 우레처럼 그 모습 아득하기만 하네 구름을 따라 내리는 비가 될 수 있다면세찬 소나기 되어 그대 창문 울리리라 2024. 7. 17.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나는 공인(公人)이었는데술을 먹고 운전하다충돌 사고를 냈다모든 것을 조작하고 거짓말로 덮으면서돈을 잔뜩 챙기며그냥 넘어가려 했다 뉴스에 나오는 공인은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무조건 버티기를 해도잡혀가지 않길래나도 그렇게 해봤다 국민을 배신해 가면서입시부정을 하고2심에서 유죄가 되어도구속은 되지 않고국회의원이 되고대표도 되니공인은 다 그러는 줄 알았다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 치고부정부패로 엄청난 돈을 챙겨도감옥에 가기는 고사하고국회의원이 되고대표도 되고여의주 대통령도 되길래공인이면 그렇게 하는 건 줄 알았다 나도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공인 중 공인인지라그들처럼 따라 했더니구속되어 감옥으로 갔다이성적으로는 잘못이 큼을아주 잘 알고 있지만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이기가매우 어렵고 힘들다 .. 2024. 5. 25. 강물 강물 높은 산의 골짜기 깊은 곳 작은 샘에서 강이 시작되는데 대지 적시며 굽이굽이 돌고 돌아 광활한 바다로 들어가네 강물은 만물을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는 것도 서슴없으니 오직 좋고 싫음으로만 모든 것을 판단할 뿐이라 그렇다네 물이 모이면 그 힘은 거대함을 넘어 한계가 없다고 하는데 웅덩이는 채운 후 나아가고 장애물은 치워버리고 흐르누나 세상의 무엇인들 강물의 무분별함을 막아설 수 있으리오만 물로 세상을 망하게 했다는 말이 신화 아님을 이제 알겠네 2024. 4. 14. 전우치가 신통력을 갖게 된 사연 전우치(田禹治)가 신통력을 가지게 된 사연 전우치는 조선 중기의 인물로 神仙術, 醫術, 占術, 觀相術 등에 정통하여 많은 전설을 남긴 사람이다. 전우치에 대한 조선시대의 기록은 상당히 많다.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는 가정연간(嘉靖年間, 1522∼1566)에 疫疾을 도술로 예방하였다고 하며, 『지봉유설(芝峯類說)』에는 본래 서울 출신의 선비로 환술과 기예에 능하고 귀신을 잘 부렸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오산설림(五山說林)』에는, 죽은 전우치가 산 사람에게 『두공부시집(杜工部詩集)』을 빌려갔고, 『어우야담(於于野談)』에는 사술(邪術)로 백성을 현혹했다고 하여 신천옥(信川獄)에 갇혔는데, 옥사하자 태수가 가매장시켰다고 한다. 그 후에 친척들이 이장하려고 무덤을 파니 시체는 없고 빈 관만 남아 있었다는 .. 2024. 4. 10. 우수 절기에 내리는 봄 눈 雨水의 봄눈 雨水를 지나자 버들가지에 물이 잔뜩 올라 연두색인데 버들피리 꺾어 부는 아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구나! 눈과 찬비 섞어 내리는 봄날은 날씨가 몹시 사무라우니 어디를 가더라도 걸음걸음 모두 조심하지 않을 수 없네 야트막한 언덕 저 너머에는 봄 햇살이 정겹기는 하지만 인생의 복병인 양 숲속에는 검은 안개가 웅크리고 있네 革新은 가죽 벗기는 것이라는 사람이 정치판에서 설치니 진달래 필 때 나라가 우스워지는 꼴 볼까 두렵기만 하네 革新이란 표현은 털이 있어서 가공할 수 없는 동물의 거죽(皮)에서 털을 제거함으로써 그것을 쓸모 있는 새로운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우리말에서 가죽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글자는 皮와 革이 있는데, 두 글자는 엄연히 다르다. 皮는 껍데기라는 뜻으로 바깥에서 알맹이를 둘러.. 2024. 2. 21. 春雪 春雪 장닭이 맨발로 다녀서 오뉴월인 줄만 알았더니 백설이 어지럽게 흩날리니 겨울은 겨울이로구나 그래도 흰 눈은 나름대로 질서 있게 내리는데 貪瞋癡에 사로잡힌 사람 마음 어지럽기만 하네 枯骨觀을 수련하며 그 마음 떨쳐내 보려 하지만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날려 보낼 수가 없네 겨울 가고 따뜻한 봄이 오면 결심도 사라지려니 어느 때가 되어야 번뇌에서 벗어나 도를 얻을꼬 2024. 1. 22. 정년을 맞은 그대에게 정년을 맞은 그대에게(致來停年的你) 辛未年 꽃피는 춘삼월에 처음 그대를 만나니 옥골선풍 고고한 모습에 저절로 마음이 갔네 세월은 무정하여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어도 그대의 모습은 예전이나 달라진 것이 없도다 영예로운 그대의 정년을 한 잔 술로 축하하니 하늘도 내 마음인 양 무지개로 수를 놓았도다 우정은 시간을 거슬러 갈수록 깊어만 가는데 우리는 세월 따라 순한 모습으로 익어만 가네 #정년퇴임 #정년 #停年 #우정 #30년의만남 #강산이세번변함 #辛未年 #1991년 #입사동기 辛未年은 1991년으로 김보원 선생과 내가 처음 만난 해이다. 같은 해에 방송대 교수로 임용되었다. 사진의 배경은 북한산의 칼바위능선 2023. 6. 28. 이별과 그리움을 노래한 최고의 시(개여울, 김소월) 개여울(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이 봄바람에 헤적일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개여울’은 나눔과 연결의 미학, 전지적 시점의 화자, 이별에 대한 해석, ‘굳이’라는 표현이 갖는 시적 의미 등을 분석하면 좀 더 부드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 시는 외부의 상황과 내부의 상황으로 나눌 수 있다. 다섯 개의 章으로 되어 있는데, 1, 2, 3장은 떠난 자를 기다리는 사람의 현재 상황을 노래한다. 또한 4, 5장은 왜 기다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마음의 상태를 노래하고 있다. 3장의 마.. 2023. 5. 21. 봄의 끝자락(殿春) 봄의 끝자락(殿春) 제비 날개짓 힘차고 노고지리 높이 지저귀는데 산 너머 하늘 저편엔 천둥 들은 구름 가득하네 버들가지 바람 불러 갈수록 날은 따듯해지는데 어째서 그대는 하루가 다르게 싸늘해져 가는가 청개구리 맑은 색조 띠면 봄이 가는 줄 알겠고 가는 비소리 창밖에 들리면 그대 떠난 줄 아네 뭉게구름 피어날 때 나의 마음 남으로 달려가고 나뭇잎 푸르러 가면 그대 향한 그리움만 쌓이네 #殿春 #늦봄 #제비 #노고지리 #그리움 #細雨 #뭉게구름 #여름으로 #봄비 #봄의끝 #청개구리 #버들가지 2023. 5. 14. 봄비 오시는 날 봄비 오시는 날 봄비는 곱게 내리고 새소리는 교태로워지는데 그대는 내 곁을 떠나서 어느 곳으로 가시는가 깊고 깊은 사랑의 향기 찬 서리처럼 흩어지니 구름 너머는 하늘인데 마음의 바깥은 어디인가 떨어진 눈물 강이 되어 그대를 향해 흐르리니 홀로 지샌 수많은 밤도 모두 그대 가져가소서 창밖 가랑비 내리면 그대 노래인가 생각하리니 머문 곳에 버들잎 날리거든 나 본듯이 하오소서 2023. 3. 12. 헤어질 결심 리뷰 ‘헤어질 결심’(영화)에 나타난 사랑의 변증법적 승화-불법과 합법 사이-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기도수'의 부인인 ‘서래’와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인 ‘해준’이라는 두 인물 사이에 피어난 관심이 애정으로 발전하면서 어떤 과정을 통해 숭고한 사랑으로 승화되는가를 보여주는 영화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것은 합법과 불법이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장치다. 합법의 세계에 있는 사람은 형사 ‘해준’이고, 불법의 세계에 있는 사람은 죽은 남자의 아내 ‘서래’다. 언제든지 불법 체류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는 ‘서래’는 죄질이 매우 나쁜 살인이라는 범죄 행위를 통할 때만 합법의 세계와 마주할 수 있다. 한편, 합법의 세계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을 지닌 ‘해준’은 살인과 같은 범.. 2023. 1. 31. 가을 단상(秋想) 가을 단상(秋想) 맑고 서늘한 황금 들판을 나 홀로 거니노라니 온-가지 들풀들이 앞다투어 열매 내밀고 있네 하늘에는 흰구름과 낮달이 서로 숨바꼭질하는데 땅에서는 농부의 여름땀이 하나둘 결실을 맺었네 기러기 오지 않아도 붉은 여뀌(紅蓼) 고운 자태 뽐내고 갈매기 날지 않아도 흰마름꽃(白蘋) 수줍음 머금었도다 그대가 있는 남쪽 하늘 아래 아련히 바라다보니 맑고 고운 목소리 지금도 내 귓가에 쟁쟁하도다 2022. 10. 12. 넷플릭스 ‘지옥’ 후기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감상 후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여 우리나라에서 제작하고,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는 ‘지옥’이란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의 내용이나 줄거리는 간단하다. 어떤 예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하는 지옥의 사자들이 죽음을 알리는 ‘고지’의 형태로 지옥행을 알리고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면서 해당하는 사람은 ‘지옥’과 같은 고통을 맛보면서 죽음을 맞는다. 이런 혼란을 이용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종교단체인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조직이 서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지옥은 사람이 죽어서 가는 저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금의 이 세상에 있으며, 그것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통해 행해지는 ‘고지(告知)’와 .. 2021. 11. 27. 화석정 花石亭(가을에 보는 한시) 아주 오랜 옛날에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나루라는 뜻을 가진 더덜나루, 더덜나루물이라고 불렀으나 울퉁불퉁한 표주박처럼 구불구불하게 흐른다고 하여 瓠瀘河로 불리기도 했다. 더덜나루물을 한자어로 옮긴 것이 지금 쓰이고 있는 臨津江이다. 추가령 협곡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한탄강을 지류로 하는 임진강은 경기도 파주를 지나 하류에서 한강과 합쳐져서 바다로 들어간다.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산100-1에 있는 화석정은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된 유적이다. 고려 말에는 야은 길재가 거처했던 유허지였으나 조선전기에 문신 이명신이 이곳으로 거처를 정하여 살았는데, 별장의 북쪽 깎아지른 언덕이면서 임진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신기한 꽃과 기이한 돌을 많이 심어두고 정자를 지어 즐겼는데, 후에 .. 2021. 10. 10. 숨은 코드로 부석사 탐방하기 숨은 코드로 부석사 관람하기 의상이 전파한 화엄(華嚴) 사상의 중심을 이루는 華嚴宗刹인 영주 부석사는 여러 가지 코드를 숨겨 놓고 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이 사찰을 탐방하면 보다 유익하게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람 건물의 .. 2019. 7. 19. '기생충' 리뷰 세 개의 시선과 삼중의 구조가 조화를 이룬 영화, ‘기생충’ 기생충이란 자신의 힘으로 먹이를 구하지 않고 다른 생명체에 붙어서 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벌레를 지칭하는데, 이는 남에게 덧붙어서 살아가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영화를 통해 우리 민족이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한반도와 그 사회를 현실보다 극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형상화하여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이념과 계급의 대립을 말하면서 그것을 넘어서고, 사회에 만연한 갈등의 양상을 보여주면서도 그것을 승화시키고자 하며, 민족의 비극을 직시하면서 뿌리, 혹은 근본을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계급, 사회, 민족이라는 삼중의 구조가 겹겹이 쌓이고 얽혀 있어서 매우 복잡하고 난해하지만 보는 사람의 관점.. 2019. 6. 6. [스크랩] 대동강과 부벽루 김황원이 올라 하루 종일 시를 지었으나 마무리 하지 못한채 통곡을하고 내려왔으며, 고려 말에는 목은 이색이 이곳에 올라 고려를 걱정하면서 시를 남기기도 했던 부벽루, 여기는 언제나 되어야 가볼 수 있으려나............. 金黃元 長城一面溶溶水 긴 성 한쪽으로 대동강 용솟음쳐 흐르.. 2018. 1. 3. [영화 리뷰] 플립 부분과 전체의 조화를 통해 인류의 희망을 보여주는 영화, ‘플립’ 누구나 성장과정에서 겪게 되는 첫사랑을 소재로 하여 소년과 소녀가 만나서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남녀의 두 시선으로 나누어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 영화가 바로 플립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미성년자인 소.. 2017. 7. 18. [스크랩] 성남의 서원에서(송나라 장식) 송나라 張栻(장식, 1133년 출생)이란 사람이 지은 절구 두 편을 감상합니다. 장식은 관료 집안에서 태어난 문인으로 사천성 출신입니다. 호굉에게 사사했고, 주희와도 교류했던 인물입니다. 城南書院 絶句 八首 중 제6, 7수입니다. 新涼修竹意逾靜 初日芙蓉色倍鮮 物態直須閒.. 2017. 7. 8. [스크랩] 題畫竹 十一首 元나라 倪瓚이 지은 題畫竹十一首 중 10번째 작품을 감상합니다. 右臨青嶂左澄江 오른쪽은 푸른산 임하고, 왼쪽은 맑은 강이니 未覺羲皇逺北窓 희황이 북창으로부터 멀어짐을 깨닫지 못하네 安得茅君酒斟酌 언제 모군 같은 벗 만나 술잔을 두고 받을까 幽人許.. 2017. 7. 8. (영화)싱글라이더에 대한 평 싱글라이더(일인탑승자) 어떻게 볼 것인가? 얼핏 보면 이 영화는 부인과 아이를 외국에 보내고 홀로 생활하는 기러기아빠의 삶과 애환을 주제로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기러기아빠의 삶과 애환은 하나의 소재에 불과할 뿐 주제로 부상하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주.. 2017. 2. 2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