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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다(迎立春)
옹장물 냄새가 바람결에 코끝을 스치니
봄이 움직이기 시작함을 그윽이 알겠네
기러기 울음소리 아직 하늘 끝에 있지만
초목 깊은 곳 꽃망울이 시작됨을 보노라
앞날이 보이지 않아도 희망을 품어 보고
妄想임을 잘 알지만 잡으려 애써 보나니
그대여 양말산 봄 물결 푸르지 않더라도
한 바람의 바램이라도 저버리지 마소서
옹장물(甕藏水) : 가축의 분뇨를 모아 놓는 웅덩이. 분뇨의 누설(漏泄)을 방지하기 위해 땅을 웅덩이 모양으로 판 다음에 옹기 같은 것을 묻어서 만든다. 이곳에 모인 분뇨를 두엄에 뿌려 발효시켜서 농사에 쓸 거름을 만든다. 겨울에 얼었던 분뇨가 녹으면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봄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입춘을 전후하여 옹장물의 냄새가 시작되는데, 가장 빠른 봄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냉정리 한탄강 지질 공원 구역에는 용암이 흘러간 자리가 침식되어 동굴로 만들어져서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는데, 이것을 옹장굴(甕藏窟)이라고 한다.
양말산 : 대한민국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있는 곳이 양말산이다. 한강의 푸른 물결이 잘 보이던 곳이다.
한 바람 : 실이나 새끼 따위의 길이. 한 발 정도의 아주 짧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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