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의세계248

국수 어원 국수 어원 밀가루, 메밀가루 따위에 물을 섞어 반죽으로 만든 상태에서 손이나 기계 등을 이용하여 가늘고 길게 뽑아낸 식품이나 그것을 삶아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을 국수라고 한다. 조선 시대 기록에서는 국수가 우리말이라고 하는데, 어원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일반화된 국수는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는데, 우리나라 관련 자료는 송나라 서긍(徐兢)이 1123년에 사신으로 왔다가 지은 고려도경(高麗圖經)에 실린 내용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이 자료에 의하면, 고려에서는 밀을 적게 심는 관계로 면(麪)의 값이 비싸서 성대한 의례가 아니면 국수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국수가 매우 귀한 음식이어서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 2025. 8. 15.
보도 싫다 와 보기 싫다 ‘보기 싫다’와 ‘보도 싫다’의 차이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말 중에 ‘보기 싫다’라는 표현이 있다. 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보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매우 직설적인 표현으로 상대방의 마음에 직접적으로 상처를 남길 수 있는 말이다. 현대사회는 우회적이고 부드러운 것보다는 직접적이고 직설적인 것들이 성행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보기 싫다’도 이런 종류의 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처럼 직설적이지 않았다. 지금은 거의 완전히 사라졌지만 ‘보기 싫다’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것 중에 ‘보도 싫다’라는 표현이 있었다. ‘보기도 싫다’라는 말에서 ‘기’를 뺀 것인데, 매우 부드러운 데다가 말하는 사람이 정말로 전달하려고 하는 바가 잘 드러나지 않고 있어서.. 2025. 8. 6.
땅이름문화사(7)-동두천(東豆川) 땅이름문화사(7)-동두천(東豆川) 경기도 북부에 자리하고 있는 동두천시는 남에서 북으로 시내를 관통해서 흐르는 강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지명의 역사는 매우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기록이 없거나 증빙 자료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 그런지 막연하게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민족혼 말살 정책을 펼치면서 아무렇게나 지었다는 주장과 1960년대에 지어졌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이다. 이것은 믿을만한 자료나 정확한 기록에 의하지 않는 일부 사람들의 주관적 견해일 뿐이어서 신뢰성이 전혀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동두천이란 지명의 어원과 유래 등에 대해서는 역사적, 문화사적 자료에 대한 정치한 분석과 세밀한 고찰이 필요하다. 동두천은 고구려 지명으로 내을매(內乙買) 또는 내이미(內.. 2025. 7. 31.
땅이름문화사(7)-동두천(東豆川) 땅이름문화사(7)-동두천(東豆川) 경기도 북부에 자리하고 있는 동두천은 고구려시대부터 땅이름이 있었다. 고구려 지명으로 내을매(內乙買)인데, 이것은 이두(吏讀)다. ‘물가에 있는 고을’이라는 뜻인데, 신라 경덕왕 때인 757년에는 사천(沙川)으로 바뀐다. ‘沙(모래 사)’가 지명으로 쓰일 때는 ‘모래와 작은 돌이 있는 물가의 땅’이라는 뜻이다. 지명에서 ‘川’은 평평하고 높은 땅으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곳이니 마을, 고을 등으로 해석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이담(伊淡)으로 불렸는데, ‘길쭉한 지팡이 모양으로 흐르는 물가의 공간’이라는 의미다. ‘伊’는 지팡이를 잡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벼리가 되는 권력자를 의미한다. 뼈대와 비슷한 뜻이다. ‘淡(싱거울 담)’이 지명으로 쓰일 때는 ‘물이 많다’.. 2025. 7. 31.
수원은 기준이 되는 고을이라는 뜻 ‘수원’은 ‘기준, 근본이 되는 지역(바탕 고을)’이라는 뜻이다.水原을 글자 그대로 직역하여 우리말로 옮긴 것이 ‘물벌(수원시청 홈페이지)’이다. 이것은 물이 많은 벌판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과연 수원 지역은 물이 많은 벌판일까? 지도를 보면 넓고 평평한 지역이라는 점은 알겠는데, 물이 많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이 지역은 큰 강이 없는 데다가 바다와도 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水’(물 수, 표준 수)가 지명의 맨 앞에 오면 ‘準(준할 준, 기준 준)’의 뜻이 된다. 즉, 무엇인가를 비교하고 평가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어떤 경우에도 모든 것을 평평하게 만들어버리는 물의 성질에서 파생된 것으로써 땅의 높낮이를 측정하는 기준점을 바다(海拔.. 2025. 7. 20.
束草는 '물뫼ㅅ고을'이란 뜻이다. 束草는 ‘물묏고을’이란 뜻이다. 강원도 동해안에 있는 속초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호수, 바다 산 등이 잘 어우러져서 몸과 마음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속초시에서는 근래에 속초는 우리말로 ‘풀 묶음’이라면서 이것을 여러 곳에 사용하고 있다. 이 해석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유는 과연 우리 선조들이 이런 것으로 땅이름을 만들었을까 하는 점 때문이다. 束(묶을 속)은 여러 개의 나무를 묶어 놓은 모양을 본떠서 만든 상형자(象形字)다. 가운데에 있는 口는 나무 단을 묶은 줄이고 나머지는 木(나무 목)이다. 여러 개의 나무를 고정하기 위해서는 줄, 끈 등을 한가운데에 놓고 묶어야 한다. 그래서 이 글자는 한가운데, 무엇인가로 둘러싸여 있는 공간의 한가운데 등의 뜻으로 확장되어 쓰이게 .. 2025. 7. 11.
춘천에서 春은 봄이 아니다 춘천에서 ‘春’은 봄이란 뜻이 아니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땅이름에 얽인 사연을 중심으로 조사해 왔다.지금까지 조사한 바로는 가장 감동적인 지명은 춘천인 것으로 생각된다. 春川(봄 춘, 내 천)은 강원도 도청소재지가 있는 곳이다. 근래 지자체에서는 춘천을 ‘봄내’라는 우리말로 바꾸어서 여러 분야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땅이름에서 ‘春’은 ‘봄’이 아니라 ‘으뜸’이라는 뜻이다.즉, 춘천을 우리말로 하면 ‘으뜸 고을’이 되는 것이다. 춘천의 신라 때 지명이 가지는 뜻은 ‘북방의 으뜸 고을’이었다.한자식 표기로는 烏斤乃, 牛首州 등이었다. 이 이름은 문무왕 때까지 존속했다.신라가 이런 이름을 붙인 이유는 북쪽으로 함경도까지, 북서쪽으로는 압록강 너머까지 정복해 나가기 위한 핵심적인 지역이 바로 .. 2025. 7. 6.
一字一言-婚 남자와 여자가 결합하여 가정을 이루는 부부가 되기 위해 일정한 절차를 거쳐 치르는 의식(儀式)을 혼인(婚姻)이라고 한다. 이 표현에서 중심을 이루는 글자는 ‘婚’인데, 매우 흥미로운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 글자는 女와 昏(어두울 혼)이 결합한 형태인데, 왜 이런 글자들이 모여서 남녀의 결합을 나타내게 되었는지 의아스러울 정도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글자의 뜻만으로는 아무리 해도 그런 뜻이 나올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女(계집 녀)는 가슴에 두 손을 가슴에 교차하고, 무릎을 구부려서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이다. 갑골문을 비롯한 옛글자에서는 손과 무릎을 비롯하여 사람의 모습이 뚜렷했으나 秦 나라 시대를 거치면서 손과 사람의 모습이 사라지는 변화를.. 2025. 7. 3.
학을 떼다 어원 학을 떼다 어원 무엇인가에 질려버릴 정도로 괴롭거나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느라 진땀을 빼고 겨우 그것에서 빠져나온 것을 가리켜 ‘학을 떼다(뗐다)’라고 한다. ‘학+을+떼다’가 결합한 형태인 이 표현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은 ‘학’이다. ‘떼다’는 ‘붙어 있거나 이어져 있던 것을 떨어지게 하는 것이고, ’을‘은 목적격 조사이므로 이 표현에서 ’학‘이란 말이 없으면 주어가 없어서 다른 말은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학’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학’이 무엇이며, 사람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등등을 파악하면 저절로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말에서 쓰이는 ‘학’이라는 말은, 첫째, 토하거나 뱉는 소리, 둘째, 학질(瘧疾), 셋째, 학문(學問), 넷째, 두루.. 2025. 6. 27.
땅이름 문화사(3)-밀양(密陽) 땅이름 문화사(3)-밀양(密陽)경상남도 남쪽 낙동강의 지류인 밀양강 변에 자리하고 있는 밀양은 신라 때부터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던 곳이었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가야와 마주하고 있는 국경 도시였기 때문이다. 한자로는 빽빽하다, 촘촘하다, 편안하다 등의 뜻을 가지는 ‘蜜’과 태양, 햇볕 등의 의미를 지닌 ‘陽’이 합쳐진 말이지만 그 표현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뜻은 이런 정도가 아니라 훨씬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무척 흥미롭다.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서에 의하면, 밀양 지역은 미리미동국(彌離彌凍國)이라고 불렸던 국가의 지역 중 한 고을로 추정된다. 이것을 근거로 미리미동국 자체가 밀양이라는 주장을 하는 이도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미리미동국이란 이름이 붙은 곳으로 .. 2025. 6. 23.
땅이름문화사(2)-여의도 땅이름문화사(2)-여의도(汝矣島)서울의 중심을 가로질러 동에서 서로 흐르고 있는 한강에는 여러 개의 섬이 있었다. 여의도, 노들섬, 밤섬, 뚝섬, 저자도(楮子島), 잠실도, 선유도, 무동도(舞童島) 등이 그것인데, 저자도, 무동도 등은 현재 사라지고 없다. 한강 가운데에 있는 섬(河中島)이면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속해 있는 여의도는 대한민국 정치, 금융의 중심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서쪽 끝에는 국회의사당이 있으며, 동쪽 끝에는 63빌딩이 있고, 가운데에는 서울국제금융센터(IFC), LG트윈타워, 전경련회관, 파크원 타워, 증권거래소 등 주요 기관과 기업의 사옥들이 즐비하다. 그야말로 여의도는 대한민국 수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곳이 원래부터 이처럼 중요시되었던 곳은 아니었다.여.. 2025. 6. 8.
땅이름 문화사(1) –양구(楊口) 지명유래 땅이름 문화사 –양구(楊口)강원도 양구군은 파로호와 소양호 사이에 있는 곳으로 춘천의 동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북쪽과 동쪽, 남쪽은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북쪽은 큰 호수로 연결되는 매우 특이한 지형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양구라는 이름은 고구려 시대나 그 이전부터 그렇게 불렸는데, 지금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이 지명은 신라, 고려, 조선을 지나면서도 뜻이 그대로 유지되었고 글자 표기만 약간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양구라는 지명은 이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한 땅이름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을 정도다. 양구라는 지명이 이 지역을 대표하는 땅이름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것인데, 아직도 그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양구군에서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한 지명 유래는.. 2025. 5. 27.
'논날(놋날) 같이' 어원 ‘논날(놋날) 같이’ 어원세차고 굵은 줄기로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것을 ‘비가 논날(놋날) 같이 온다’라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놋-날’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에서 실제로 말하고 표기하는 것은 ‘논날’이다. 아마도 국립국어원에서는 ‘노+날’로 이해한 뒤 ‘사이시옷’을 넣는다는 원칙만 생각하고 ‘놋날’이 표준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이것은 구리와 아연을 섞어서 만든 합금인 ‘놋’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서 바람직하지는 못한 것 같다. 하기야 ‘놋다리’에 대한 풀이를 하면서 구리 다리라는 뜻을 가진 동교(銅橋)와 같은 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니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놋다리’라는 말은, 사람과 사람이 허리를 굽혀 줄지어 엎드려서 만든 것으로 노끈처럼 구불구불하게 .. 2025. 5. 17.
회까닥(헤까닥) 어원 회까닥(헤까닥) 어원 사람의 정신이 갑자기 이상해진 상태나 그런 모양을 속되게 이르는 것이 회까닥(헤까닥)이라는 말이다. 국립국어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여 사전에 정식으로 등록된 표준어 표기는 ‘회까닥’인데, 실제 생활에서는 이렇게 쓰는 사람이 거의 없거나 아무도 없다. 이 말은 일상생활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까닥’, 혹은 ‘헤까닥’으로 알고 있거나 그렇게 표기하고 있다. ‘회까닥’은 횟집 이름 정도에나 쓰이고 있으니 참으로 헛웃음이 나온다. ‘회까닥’을 표준어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국립국어원에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으므로 우리말 어휘를 근거로 추정해 보는 수밖에 없다. 우리말에 ‘획, 홱, 휙’ 등의 부사가 있는데, 세 개 모두 빠르다는 뜻을 강조하는 용도로 쓰이는 공통점이 있.. 2025. 5. 11.
싸가지 어원 싸가지 어원요즘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아주 많이 쓰는 표현 중 ‘싸가지’라는 말이 있다. ‘싸가지가 없다’의 형태로 되어 있는 이 말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쓰고 있지만 사전에는 소위 말하는 표준어로 등록되어 있지 않고 특정 지방의 사투리라고 하면서 ‘싹수’가 정상적인 표현이라고 한다. 현상적으로 보면 지금은 ‘싹수’라는 말은 거의 쓰지 않고 ‘싸가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도 국가에서 편찬한 사전에는 이 말을 그저 사투리(方言) 정도로만 취급하고 있다. ‘싸가지’는 ‘싹+아지’의 형태이기 때문에 ‘싹수’를 어원으로 두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싹수’가 ‘싸가지’로 자연스럽게 변모되었으니, 사전에서도 그것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싹+아지’와 ‘싹수’는.. 2025. 4. 23.
제비 어원 제비 어원대표적인 여름 철새라고 할 수 있는 제비는 늦봄 무렵에 왔다가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돌아간다.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태어났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특징을 가진 새이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주변에 사는 데다가 해충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어서 그런지 제비는 복을 가져다주는 새로 인식되어 있다. 흥부전 같은 고전소설에서는 주인공인 흥부의 가난을 해결해 주는 복덩이가 바로 제비로 설정되어 있기도 하다.사람들이 도시를 형성해 대형으로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더 이상 제비가 오지 않는데, 먹이를 잡기 위해서는 상당히 먼 거리를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제비를 보지 못하고 어른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사람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살아가는 제비는 .. 2025. 4. 18.
콩쥐팥쥐 어원 콩쥐팥쥐 어원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민담(民譚) 중의 하나가 바로 콩쥐팥쥐이다. 이 이야기는 20세기 초에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교훈을 강조하는 고전소설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콩쥐와 팥쥐라는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사람의 이름이면서 설화와 소설의 명칭에 쓰인 콩쥐팥쥐에 하필이면 콩, 팥, 쥐 같은 것이 들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의문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명칭이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콩쥐와 팥쥐가 여성의 이름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거나 상당히 특이하다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콩쥐팥쥐라는 이름이 가지는 의미나 어원, 유래 등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 2025. 4. 13.
며느리 어원 며느리 어원한때 여성부라는 국가기관에서는 가족 호칭에 나타난 여성 비하적 표현이라는 주제 아래 우리가 쓰는 말 중에서 남존여비 사상에 근거를 둔 용어를 남성과 여성을 평등하게 할 수 있는 호칭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켐페인을 벌인 적이 있었다.이 기관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 가운데 “며느리”에 대한 해석이 특히 눈에 띈다. 이 주장에 의하면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되는 사람의 아들에 딸려서 더부살이로 기생하는 존재의 의미라고 하면서 철저한 남존여비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며느리”란 말의 어원과 그 말이 생겨난 사회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며느리”라는 말의 뜻에 여성 비하적인 의미나 의.. 2025. 4. 11.
수제비 어원 수제비 어원 밀가루, 메밀가루, 감자, 칡 녹말, 보리 등을 반죽하여 얇게 떼 낸 다음 끓는 장국에 넣어 익힌 음식을 수제비라고 한다. 수제비는 고려시대부터 먹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서 구체적인 시기는 알기 어렵다. 수제비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이니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된 데다 서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의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 일부에서는 조선 시대까지도 밀가루가 흔하지 않았으므로 양반들의 접대 음식일 것이라고 하지만, 수제비는 콩가루를 제외하고는 가루를 낼 수 있는 곡물이면 무엇으로나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처럼 수제비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민 음식의 하나이지만 지금까지는 그 말의 어원을 정확하게.. 2025. 3. 29.
들통나다 어원 들통나다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고 듣는 표현 중에 ‘들통-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비밀이나 잘못된 일 따위가 드러나다, 혹은 숨기거나 감추었던 일이 밝혀져 밖으로 알려지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표현은 들통+난다의 구조로 되어 있는데, 들통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서 어떤 어원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점이 있다. ‘들통’과 ‘나다’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만 있다면 이 표현이 어떤 유래를 가진 말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나다’를 보자. 동사이면서 ‘나다’를 기본형으로 하는 이 말은 매우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데, ‘들통-나다’에서는 ‘앞말이 뜻하는 행위를 끝내어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보조동사’로 쓰인 것으로 생각.. 2025. 3. 24.
뒤로 호박씨 깐다 유래, 어원 뒤로 호박씨 까다 어원, 유래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호박은 우리가 매우 사랑하는 채소 중 하나지만 한반도에 들어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760년 무렵에 이익(李瀷)이 지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의하면 그때로부터 대략 100년이 좀 넘었다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 중기의 문인이었던 허균(許筠)은 1618년에 지은 한정록(閑情錄)에서 박(瓠)을 심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호박(南瓜)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추정해 보면 호박은 임진왜란이 끝난 160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 들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호박은 키우기가 매우 쉬운 데다가 잎, 줄기에서부터 열매와 그 속의 씨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사랑하는 채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호박씨에는.. 2025. 3. 21.
꿀 먹은 벙어리 유래, 어원 꿀 먹은 벙어리의 유래 고려대학교에서 펴낸 한국어 대사전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란 표현에 대해, “속에 있는 생각을 겉으로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또한 표준 국어 대사전에서는, “속에 있는 생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풀이하고 있다.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은 이해가 되는데,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은 수긍하기 어렵다. 이 표현이 쓰이는 상황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 보면 놀리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꿀 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해야 할 상황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혹은 애정을 드러내기 위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좋은 일이 있어서.. 2025. 3. 19.
쥐 죽은 듯 유래, 어원 쥐 죽은 듯이 유래, 어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거나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매우 조용한 상태를 지칭해서 ‘쥐 죽은 듯’, 혹은 ‘쥐 죽은 것처럼’ 등으로 말한다. 이 표현에는 어려운 말이 전혀 없으므로 그냥 쥐가 죽어서 조용한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기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아주 조용한 상태를 말할 때 하필이면 쥐, 그것도 죽은 쥐를 대상으로 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도대체 과거 우리 민족의 삶에서 쥐가 어떤 의미였길래 그것이 죽은 상태를 대상으로 하여 아주 조용한 상태를 강조하는 말로 만들었을까 하는 점을 이해하면 이런 의문은 풀릴 것으로 생각된다. 낮이 사람의 시간이라면 밤은 쥐의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밤이 되어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이면 어김없이 온 사방에서 나타나 시끄러운.. 2025. 3. 2.
부질없다 어원 ‘부질없다’의 어원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부질없다, 부질없이, 부질없는 등의 표현이 있다. 이것의 사전적인 뜻은, ‘대수롭지 않다, 쓸모없다, 허무하다, 헛되다, 쓸데없다’ 정도가 된다. 대수롭다가 중요하게 여길만하다는 뜻이니 대수롭지 않다는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등한시(等閑視)할 만하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부질없다는 말이 지닌 유래나 어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호사가(好事家)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럴듯한 설명을 해 놓은 것이 인터넷상에 많이 떠돌아다니기도 하고, 어떤 언론 기관에서는 TV에서 이것을 정설인 것처럼 소개하기도 한다.가장 많이 일컬어지고 있는 것이 ‘불질’에서 ‘ㄹ’이 탈락하여 ‘부질’로 되었다고.. 2025. 2. 12.
一字一言, 裏우리말에 ‘속, 겉, 안, 밖’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한자어는 裏(속 리), 表(겉 표), 內(안 내), 外(바깥 외)이다. ‘속’은 물체의 안쪽 부분, 무엇인가로 둘러싸인 부분,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 현상이나 일의 가운데, 감추어진 일의 내용,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의식이나 생각 등의 뜻을 가지면서 매우 복잡하게 쓰인다. 한자어인 ‘裏’도 비슷한데, 글자의 구성요소와 만들어진 과정이 무척 흥미로워서 관심을 끈다.裏는 衣(옷 의)와 里(마을 리)의 두 글자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두 개의 구성요소 중 하나는 뜻을 나타내는 부분을 담당하고 하나는 소리를 나타내는 부분을 담당하면서 새로운 글자로 만들어지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형성자(形聲字)에 속한다. 裏.. 2025. 2. 7.
짐승 어원 짐승의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짐승’이란 표현이 있다. 사전적으로는 몸에 털이 나고 발은 네 개가 달린 동물을 부르는 이름이 짐승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짐승이란 말은 사람이 아니면서 살아있는 모든 동물을 지칭하는 말로 길짐승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등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을 통칭하는 말이 바로 짐승이 되는 것이다. 짐승 같은 놈, 짐승만도 못한 인간 등의 표현을 근거로 하여 야만적인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고도 말하지만, 이것 역시 원래의 의미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설명이어서 현상적인 것만 강조하는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것을 순우리말이라.. 2025. 1. 24.
안과 밖의 변증법 안과 밖의 변증법 어떤 사물이나 일정한 공간이 무엇인가에 의해 둘러싸인 가장자리에서 가운데로 향하는 쪽을 ‘안’이라고 한다. 둘러싸고 있는 것을 경계라고 할 때, 그것의 가운데에 있는 부분이 바로 ‘안’이 되는 것이다. 사물이나 공간 같은 것에서 가운데를 둘러싸고 있는 경계의 바깥쪽을 ‘밖’이라고 한다. ‘안’과 ‘밖’은 그것을 규정하는 주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관념적이면서 다분히 주관적이다. 즉, ‘안’과 ‘밖’은 보는 사람의 생각이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안’과 ‘밖’은 물체의 안쪽 부분과 바깥쪽 부분을 지칭하는 ‘속(裏)’, ‘겉(表)’과는 의미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성질을 가지는 ‘안’과 ‘밖’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면서 이.. 2025. 1. 23.
막무가내 어원 막무가내 어원  ‘달리 어찌할 수 없음’, 혹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뾰족한 방도가 없음’ 등으로 풀이할 수 있는 막무가내는 우리말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자어, 혹은 한자어와 우리말의 혼합형 등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표 국어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막무가내라고 한글로 쓰면서 그것이 한자어에서 왔다는 의미로 莫無可奈로 표기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런 한자 단어 자체가 중국에서는 없는 것인 데다가 조선시대까지의 어떤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관계로 과연 이 표현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은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막무가내가 모두 한자어인지, 아니면 일부가 한자어이고 일부는 우리말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 2025. 1. 15.
묵사발 어원(묵사발이 되다) ‘묵사발이 되었다’에서 묵사발의 어원 지금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것 중에, ‘묵사발이 되었다.’, ‘묵사발로 만들다.’, ‘묵사발을 만들어 버린다.’ 등의 표현이 있다. 이 말들은 뭔가 좋지 않은 상태가 되거나 그런 상태로 만든다는 것으로, 좋지 않은 뜻과 어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기는 것은, 하필이면 이런 표현에 묵사발이란 말을 사용했느냐는 것이다. 특히 길게 썬 묵과 여러 재료들을 그릇에 담은 뒤 육수를 부어서 만든 음식을 묵사발이라고 하는 지금의 세태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묵사발이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1, 묵을 담은 사발. 2. 얻어맞거나 하여 얼굴 따위가 형편없이 깨지고 뭉개진 상태를 속되게 이르는 말. 3. 여지없이 패망한 상태를 비유.. 2025. 1. 7.
망국적 이기주의 망국적 이기주의삼다일보 2024.12.18 18:29 손종흠 한국방송대 전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작금의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생각과 행동의 중심을 이루는 것을 든다면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철저한 이기주의를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진 나라이며 그것이 여러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주의란 세계의 중심이 자기 자신이어야 하고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으면서 행동함으로써 일정한 상황에서 얻어지는 유무형의 이익은 당연히 자기 것이 최대여야 하고, 잘못이나 손해는 모두 다른 사람의 몫이 되어야 한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이기주의는 어떤 대상, 혹은 개인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2024.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