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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227

쥐 죽은 듯 유래, 어원 쥐 죽은 듯이 유래, 어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거나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매우 조용한 상태를 지칭해서 ‘쥐 죽은 듯’, 혹은 ‘쥐 죽은 것처럼’ 등으로 말한다. 이 표현에는 어려운 말이 전혀 없으므로 그냥 쥐가 죽어서 조용한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기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아주 조용한 상태를 말할 때 하필이면 쥐, 그것도 죽은 쥐를 대상으로 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도대체 과거 우리 민족의 삶에서 쥐가 어떤 의미였길래 그것이 죽은 상태를 대상으로 하여 아주 조용한 상태를 강조하는 말로 만들었을까 하는 점을 이해하면 이런 의문은 풀릴 것으로 생각된다. 낮이 사람의 시간이라면 밤은 쥐의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밤이 되어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이면 어김없이 온 사방에서 나타나 시끄러운.. 2025. 3. 2.
부질없다 어원 ‘부질없다’의 어원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부질없다, 부질없이, 부질없는 등의 표현이 있다. 이것의 사전적인 뜻은, ‘대수롭지 않다, 쓸모없다, 허무하다, 헛되다, 쓸데없다’ 정도가 된다. 대수롭다가 중요하게 여길만하다는 뜻이니 대수롭지 않다는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등한시(等閑視)할 만하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부질없다는 말이 지닌 유래나 어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호사가(好事家)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럴듯한 설명을 해 놓은 것이 인터넷상에 많이 떠돌아다니기도 하고, 어떤 언론 기관에서는 TV에서 이것을 정설인 것처럼 소개하기도 한다.가장 많이 일컬어지고 있는 것이 ‘불질’에서 ‘ㄹ’이 탈락하여 ‘부질’로 되었다고.. 2025. 2. 12.
一字一言, 裏우리말에 ‘속, 겉, 안, 밖’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한자어는 裏(속 리), 表(겉 표), 內(안 내), 外(바깥 외)이다. ‘속’은 물체의 안쪽 부분, 무엇인가로 둘러싸인 부분,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 현상이나 일의 가운데, 감추어진 일의 내용,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의식이나 생각 등의 뜻을 가지면서 매우 복잡하게 쓰인다. 한자어인 ‘裏’도 비슷한데, 글자의 구성요소와 만들어진 과정이 무척 흥미로워서 관심을 끈다.裏는 衣(옷 의)와 里(마을 리)의 두 글자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두 개의 구성요소 중 하나는 뜻을 나타내는 부분을 담당하고 하나는 소리를 나타내는 부분을 담당하면서 새로운 글자로 만들어지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형성자(形聲字)에 속한다. 裏.. 2025. 2. 7.
짐승 어원 짐승의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짐승’이란 표현이 있다. 사전적으로는 몸에 털이 나고 발은 네 개가 달린 동물을 부르는 이름이 짐승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짐승이란 말은 사람이 아니면서 살아있는 모든 동물을 지칭하는 말로 길짐승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등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을 통칭하는 말이 바로 짐승이 되는 것이다. 짐승 같은 놈, 짐승만도 못한 인간 등의 표현을 근거로 하여 야만적인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고도 말하지만, 이것 역시 원래의 의미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설명이어서 현상적인 것만 강조하는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것을 순우리말이라.. 2025. 1. 24.
안과 밖의 변증법 안과 밖의 변증법 어떤 사물이나 일정한 공간이 무엇인가에 의해 둘러싸인 가장자리에서 가운데로 향하는 쪽을 ‘안’이라고 한다. 둘러싸고 있는 것을 경계라고 할 때, 그것의 가운데에 있는 부분이 바로 ‘안’이 되는 것이다. 사물이나 공간 같은 것에서 가운데를 둘러싸고 있는 경계의 바깥쪽을 ‘밖’이라고 한다. ‘안’과 ‘밖’은 그것을 규정하는 주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관념적이면서 다분히 주관적이다. 즉, ‘안’과 ‘밖’은 보는 사람의 생각이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안’과 ‘밖’은 물체의 안쪽 부분과 바깥쪽 부분을 지칭하는 ‘속(裏)’, ‘겉(表)’과는 의미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성질을 가지는 ‘안’과 ‘밖’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면서 이.. 2025. 1. 23.
막무가내 어원 막무가내 어원  ‘달리 어찌할 수 없음’, 혹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뾰족한 방도가 없음’ 등으로 풀이할 수 있는 막무가내는 우리말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자어, 혹은 한자어와 우리말의 혼합형 등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표 국어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막무가내라고 한글로 쓰면서 그것이 한자어에서 왔다는 의미로 莫無可奈로 표기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런 한자 단어 자체가 중국에서는 없는 것인 데다가 조선시대까지의 어떤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관계로 과연 이 표현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은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막무가내가 모두 한자어인지, 아니면 일부가 한자어이고 일부는 우리말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 2025. 1. 15.
묵사발 어원(묵사발이 되다) ‘묵사발이 되었다’에서 묵사발의 어원 지금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것 중에, ‘묵사발이 되었다.’, ‘묵사발로 만들다.’, ‘묵사발을 만들어 버린다.’ 등의 표현이 있다. 이 말들은 뭔가 좋지 않은 상태가 되거나 그런 상태로 만든다는 것으로, 좋지 않은 뜻과 어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기는 것은, 하필이면 이런 표현에 묵사발이란 말을 사용했느냐는 것이다. 특히 길게 썬 묵과 여러 재료들을 그릇에 담은 뒤 육수를 부어서 만든 음식을 묵사발이라고 하는 지금의 세태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묵사발이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1, 묵을 담은 사발. 2. 얻어맞거나 하여 얼굴 따위가 형편없이 깨지고 뭉개진 상태를 속되게 이르는 말. 3. 여지없이 패망한 상태를 비유.. 2025. 1. 7.
망국적 이기주의 망국적 이기주의삼다일보 2024.12.18 18:29 손종흠 한국방송대 전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작금의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생각과 행동의 중심을 이루는 것을 든다면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철저한 이기주의를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진 나라이며 그것이 여러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주의란 세계의 중심이 자기 자신이어야 하고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으면서 행동함으로써 일정한 상황에서 얻어지는 유무형의 이익은 당연히 자기 것이 최대여야 하고, 잘못이나 손해는 모두 다른 사람의 몫이 되어야 한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이기주의는 어떤 대상, 혹은 개인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2024. 12. 18.
一字一言, 興우리말로는 약하거나 희미하던 것이 성(盛)하게 되거나 위로 솟아오르다 등의 뜻으로 해석되는 興은 몇 개의 글자 요소가 합쳐져서 새로운 뜻을 나타내도록 만들어진 회의자(會意字)이다. 이 글자는 갑골문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초기 문자에서는 글자의 중앙에는 들것, 혹은 가마처럼 생긴 모양이 있고, 네 귀퉁이에는 네 개의 사람 손이 그려져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즉, 사람 넷이 네 귀퉁이에서 중간에 있는 물건을 들고 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興은 여러 개의 손으로 힘을 합쳐서 무거운 어떤 물체를 들어서 올리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글자였음을 알 수 있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다(올린다)는 뜻이 기본이었기 때문에, 후대로 오면서 이와 관련이 있는 다양한 의미로 확.. 2024. 12. 16.
一字一言, 朝 우리말로 아침을 뜻하는 한자어인 朝(아침 조)는 세 개의 구성요소가 모여서 만들어진 會意字이다. 국어사전에서 아침이란 어휘는, ‘날이 새면서 오전 반나절쯤까지의 동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한자 사전에서 정의하는 朝의 뜻은 우리말의 아침과는 시간의 차이가 좀 있다. 해가 떠오른 때로부터 아침밥을 먹기 전까지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해는 이미 떠 올랐지만, 달도 아직 지지 않은 때를 朝라고 하고 있어서 그렇다.  이 글자의 구성요소는 “日(해 일)”,“月(달 월)”, “茻(풀 우거질 망)”이다. 朝는 商나라 시대의 갑골문에서부터 보이는데, 초기 모양은 글자의 중간 왼쪽에는 네모 모양으로 된 口가 있고, 왼쪽에는 달 모양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글자의 아래위에는 어린 풀을 나타.. 2024. 12. 4.
미안하다와 죄송하다의 차이 ‘미안하다’와 ‘죄송하다’의 차이점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미안하다’라는 표현은 “남에게 대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럽다”라고 풀이하고 있으며, ‘죄송하다’라는 말은 “죄스러울 정도로 미안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내용만으로 보면 죄송하다가 미안하다는 표현 보다 어느 정도 어감이 강한 것은 알겠는데, 그렇게 큰 차이는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안하다는 마음이 편하지 못할 정도이고, 죄송하다는 죄스러울 정도이니 구체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죄송하다라는 표현에 대한 설명에 미안하다가 들어가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죄스럽다는 말을 찾아보면, “죄지은 듯하여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다”라고 되어 있어서 더욱 그런 느낌을 준다. 그.. 2024. 11. 30.
一字一言, 華 빛나다, 화려하다, 번성하다, 꽃, 꼭대기, 세월, 시간, 중화(중국) 등의 뜻을 가지는 華는 모양이 매우 복잡하지만 아주 흥미로운 글자이다. 이 글자는 기원전 11세기에 존재했던 西周 시대부터 있었는데, 이 당시에는 글자 꼭대기의 艹가 없는 모양으로 꽃의 모양을 형상화해서 만든 글자였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글자의 기본적인 뜻은 초목의 맨 꼭대기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꽃(花), 혹은 꽃봉오리를 지칭하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꽃봉오리는 아름다우므로 光彩, 華麗, 文彩 등의 의미로도 확장되었다. 華의 가장 빠른 글자는 𠌶(꽃 화)로 위에 艹가 없는 상태였다. 西周 시대의 金文에 이런 모양으로 나타내는데, 이것은 식물의 꼭대기에 피어 있는 꽃송이(꽃봉오리)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花(.. 2024. 11. 25.
뜨내기의 어원 뜨내기의 어원 ‘뜨내기’는 ‘뜨내기꾼’이라고도 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설명은 한곳에 정착해서 붙어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떠다니는 존재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뜨내기라는 표현은 고정적이거나 반복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존재를 좀 낮추어서 지칭하는 말이 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뜨내기는 뜨다+내기가 결합한 형태가 된다.  동사나 형용사로 쓰이는 ‘뜨다’라는 어휘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것이면서 매우 다양한 용법으로 쓰이고 있는데, 고정되어 있지 않다, 발효하다, 썩다, 떠나다, 떼어내다, 눈을 벌리다, 실로 만들다(뜨개질),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다, 탁본을 만들다, 모형을 만들다, 상.. 2024. 11. 17.
신이라 착각하는 사람들 신이라 착각하는 사람들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삼다일보 승인 2024.11.14 17:00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암수의 상호관계를 통해 종족을 보존함으로써 같은 종을 오랫동안 이어왔다. 여자와 남자로 구별되면서 자연의 일부이기도 한 사람도 이성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형성된 부부 관계를 통해 2세를 낳아 인류의 영속성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일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것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니 4B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비(非)연애, 비성관계, 비결혼, 비출산을 외치는 물결이 고조되면서 인구의 감소를 부추기고 있어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전통적인 가부장 제도에 저항하는 운동이라고 하지만, 이는 싸워서 바로잡아 개선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 2024. 11. 14.
양치질의 유래, 어원 양치질의 유래, 어원 음식을 먹은 뒤 이(齒)에 붙은 것들을 없애거나 입에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될 때 이를 닦고 입안을 가시는 것을 양치질이라고 한다. 한자로는 이를 관리한다는 뜻을 가진 養齒로 적는데, 원래는 조선 시대부터 버드나무의 가지라는 뜻을 가진 양지(楊枝)가 잘못 전해져서(訛傳) 이렇게 되었다는 주장이 상당히 널리 퍼져 있다. 얼핏 보기에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바른 주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조선 시대의 기록을 보면 양치, 혹은 양치목(養齒木), 양치목장(養齒木匠), 양치장(養齒匠), 양치목인(養齒木人) 등의 표현이 16세기 초기(1505년)인 연산군 때의 기록에서 이미 등장하고 있어서 상당히 오랜 과거부터 양치라는 말이 널리 쓰였던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에는 손으로 무.. 2024. 11. 3.
‘떡 떠먹듯이 일러준다’의 어원, 유래 ‘떡 떠먹듯이 일러준다’의 유래 어떤 일이나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그것을 듣고 행해야 하는 사람에게 매우 자세히, 그리고 세심하게 여러 가지를 알려주는 것을 가리켜 ‘떡 떠먹듯이 일러준다.’, ‘떡 떠먹듯이 알려준다.’라고 한다. 여기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떡’이라는 음식과 그것을 먹는다는 뜻을 가진 ‘떠먹다’라고 할 수 있다. ‘떡을 뜨는’ 과정이 매우 세밀하고 섬세하다는 뜻인데, 그런 행위, 혹은 상황과 과정이 어떻길래 누군가에게 자세하게 설명하거나 일러줄 때 이런 표현을 쓰게 된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짚어봐야 하는데, 먼저 ‘떠먹다’부터 살펴보자. ‘떠먹다’는 ‘뜨어+먹다’가 줄어서 된 말이다. 이 표현은 어떤 물건을 아래에서 위로 들어 올린다.. 2024. 10. 21.
모기와의 이별을 슬퍼함(2) 모기와의 이별을 슬퍼함(2)유례(類例)가 없었던 폭염으로 인해 모두가 고생했던 2024년 여름은 가고 가을이 왔다. 그러나 늦더위 때문인지 아직 가을 분위기는 제대로 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구 전체가 겪었던 자연재해는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지만 기후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은 핵심적인 원인 제공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힘들게 하지만, 자연을 이루고 있는 여타의 구성체에게는 더 큰 위협이 되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올해 여름을 지나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현상은 더위의 시작과 더불어 반드시 나타나 무자비하게 사람의 피를 빨았던 모기가 거의 보이지 않았던 일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여름이 되어 열대야 같은 것이 .. 2024. 10. 10.
개인과 국가 개인과 국가 삼다일보 2024.10.09. 19:00 :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현재 우리나라는 개인만 있고 국가는 없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현상들이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 개개인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는 전혀 생각지 않고, 국가가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를 가장 우선으로 여겨 개인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부도덕한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없는 국가도 존재할 수 없지만, 국가가 없는 개인도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민과 영토와 주권이 국가의 핵심 구성요소인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다. 아무리 영토가 넓.. 2024. 10. 10.
'쥐뿔'의 어원, 유래 ‘쥐뿔’의 어원, 유래 일상 생활에서 지금도 우리가 쓰고 있는 말 중에는, ‘쥐뿔도 모르는 주제에 아는 척한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의 뜻은 당연히 알아야 할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를 하거나 잘난 체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은 쥐뿔이 무슨 뜻이며, 어디에서 왔길래 이런 표현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즉, 사람들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이란 표현을 하필이면 쥐뿔이라는 말을 가져다가 썼느냐 하는 점이다. 어원을 밝혀내기가 어려운 말 중의 하나지만 근래에는 쥐뿔, 개뿔 등으로 표현이 확대되어서 더욱 알쏭달쏭하게 되기도 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1991년에 만든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쥐뿔’의 근거를 설화에서 찾고 있는데, ‘쥐좆’이.. 2024. 10. 2.
오징어 어원, 의미 오징어 어원, 의미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징어의 어원은 19세기 초에 丁若銓(정약전)이 흑산도에 유배가 생활하면서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까마귀를 잡아먹는 물고기라고 하면서 ‘까마귀의 적’, 혹은 ‘까마귀 도적’이라는 어원을 가진다고 한 이래 그것이 그대로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이 주장으로 보면 오징어는 까마귀라는 육지 동물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물고기가 되고 만다. 그러나 글을 잘 읽어보면 이것은 섬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적어 놓은 것으로 논리적인 근거나 설득력이 전혀 없는 주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약전은 당시의 뛰어난 학자로 한자의 뜻을 제대로 모르지도 않았을 것인데, 왜 이런 내용의 글을 기록으로 남겼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자산어보󰡕의 내용은.. 2024. 9. 17.
一字一言, 昆 우리 말에서 昆은 ‘맏이’라는 뜻(訓)을 대표적인 것으로 하지만 글자가 만들어진 초기에는 상당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글자 형태로 보면 해를 나타내는 일(日), 둘, 혹은 세 사람을 의미하는 비(比)가 아래위로 결합한 모양인데, 두 구성요소에 대한 해석에 많은 논란이 있다. 특히 청동기 같은 그릇에 새겨진 문자인 서주(西周) 시대의 금문(金文)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의견이 나뉠 수 있다. 금문의 글자를 보면 위에는 태양을 나타내는 日이 있고, 아래에는 양 날개를 가진 새가 있는 모양이어서 이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이 글자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아래에 있는 모양은 해를 등에 업거나 입에 물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조(神鳥.. 2024. 9. 14.
노 OO존의 위험성 노 OO존의 위험성삼다일보 승인 2024.09.11. 19:21.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공동체적 사회란 상대방에 관한 관심과 애정,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 상호 간의 협동과 보살핌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유지되며 발전한다. 이것이 무너지면 건강하지 못한 사회가 되고 계속해서 진행되면 붕괴할 수밖에 없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는 더욱 심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겨주는 사회적 현상 중 하나로 누군가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막는다는 의미를 지닌 ‘노OO존’이 있다. 이것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결합한 것이면서 우리 사회가 퇴보의 길을 걷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OO’에는 여러 가지.. 2024. 9. 12.
매를 번다 어원 ‘매를 번다’의 유래, 혹은 어원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많이 쓰는 말 중에 ‘매를 번다(벌다).’, ‘매를 벌어요.’와 같은 표현이 있다. 이것은 명사 ‘매’, 목적격 조사 ‘-를’, 동사 ‘벌다’의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한 문장인데, 명사와 동사의 연결이 일상적인 언어 현상과는 좀 거리가 있다. ‘벌다’라는 동사는 ‘일을 하거나 무엇인가를 하여 돈 따위를 얻거나 모음’이라는 것이 기본 뜻이기 때문에 긍정적이거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됨을 나타낸다. 그런데, ‘매’라는 것은 자기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손해를 입히는 것이라 할 수 있어서 ‘벌다’라는 말과 결합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하기 어렵다. 이처럼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두 개의 말이 어떤 사연으로 이렇게 결합해서 지금과 같은 문장을 .. 2024. 8. 20.
처서에 대한 이해 處暑(8월 22일) 처서는 24절기의 하나로 가을이 시작된다는 立秋와 흰 이슬이 내린다는 白露 사이에 들며, 음력 7월, 양력 8월 22~23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150°에 있을 때를 가리킨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약간 누그러지면서 식물이 더 자라지 않으므로 논두렁의 풀은 베어내고 산소(山所)의 풀을 깎는 벌초 등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더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4절기 중에서 더위를 나타내는 명칭으로는 세 가지가 있는데, 소서(小暑), 대서(大暑), 처서(處暑)가 그것이다. 이것을 각각, 초서(初暑), 중서(中暑), 말서(末暑)라고도 한다. 마지막 더위인 처서는 여름 더위에 비하면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더위가 완전히 물러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낮에는 매우 덥다. 그런데, .. 2024. 8. 19.
퇴보하는 우리말 퇴보하는 우리말 삼다일보 승인 2024.08.09 11:35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 논설위원대한민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현재의 우리말을 보면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못한 것들이 많은 데다가 매우 거친 데다가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심을 이루면서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 표현들이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말이 주는 결과에 주목하여 지극히 조심하면서 직접적인 표현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금은 우리말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말이 퇴보하게 된 핵심적인 이유는 한글 전용과 그에 따른 한자 교육의 폐지라고 할 수 있다. 1948년에 대한민국 공문서는 한글.. 2024. 8. 9.
一字一言, 秋 秋는 사계절의 세 번째 순서에 해당하는 가을을 나타내는 글자이다. 곡식을 의미하는 禾와 불을 나타내는 火가 좌우로 결합한 모양인데, 이것이 왜 가을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는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글자의 형성과 변천의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어떤 인터넷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도 한다. 秋의 원래 글자에서는 禾가 아니라 메뚜기의 모양을 그린 모양의 글자가 있었다고 하면서 가을이 되면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메뚜기를 불에 구워 먹는 계절이라서 이런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소전(小篆)에 이르러 메뚜기 대신에 禾를 넣어서 지금처럼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낭만적이라고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 재고의 여지가 있다. 갑골문에서 .. 2024. 8. 6.
一字一言, 麗  우리말로 곱다, 고운 등의 뜻을 기본으로 한다고 알려진 麗(고울 려)는 매우 흥미로운 글자이다. 곱다, 아름답다, 보기 좋다 등은 본래의 뜻이 아니라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기본적인 의미로 하는 데에는 약간의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만들어질 당시의 글자 모양에서 변화된 것까지를 살펴보면 이러한 의문이 좀 더 분명하게 다가온다.  이 글자는 윗부분에 丽(고울 려)가 있고, 아랫부분에 鹿(사슴 록)이 상하로 결합하여 만들어진 형태다. 丽의 아래는 사람을 나타내는 人을 두 개 나란히 놓은 모양의 글자가 변형된 형태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위에 一을 놓았다. 그래서 이 글자는 부부, 짝을 의미하게 된다.  鹿은 사물의 모양을 본떠서 만.. 2024. 7. 30.
먹통의 어원 먹통의 어원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먹통이 되었다.”, 혹은 “먹통이다.” 등의 표현을 많이 쓰고, 또 듣는다.잘 작동해야 할 사회적 장치나 물건, 서비스 등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멈춰버렸을 때 보통 이 말을 쓴다. 사리에 밝지 못하면서 자기 생각만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답답한 사람을 놀림조로 말할 때도 먹통이란 것을 썼지만 지금은 잘 쓰지 않는다. 이처럼 많이 쓰이는 관용어인 “먹통이 되었다.” 등의 관용구에서 ‘먹통’이란 표현은 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먹통은 목공이나 석공들이 나무로 된 통에 먹물을 넣어두었다가 실을 그곳으로 지나가도록 하여 먹물을 묻힌 다음에 자재를 가공하기 위한 선을 긋는 데에 사용하는 도구를 지칭한다. 먹물이 들어 있어서 먹桶(그릇 통)이라고 쓰는데(표준.. 2024. 7. 25.
반구저기(反求諸己)-나에게서 실패의 원인 찾기 반구저기(反求諸己) 뉴제주일보 승인 2024.07.09 18:31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우리는 모두 자신의 인격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바라며, 생활의 질은 점차 나아지고 발전적으로 인생이 펼쳐지는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길고 긴 인생 여정에서는 성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이나 실패도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우리를 힘든 상황으로 이끌기도 한다. 성공보다 실패의 경우 사람들이 보이는 마음 자세와 행위는 개인의 삶을 발전시키거나 후퇴시키는 중요한 잣대가 되는데, 실패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느냐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반구저기(反求諸己)란 모든 원인을 자신에게서 구한다는 것으로, 사람들은 이성적으로는 실패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실패라는 .. 2024. 7. 9.
매미를 기다리며 매미를 기다리며요란한 울음소리가 매력적인 매미는 여름을 대표하는 곤충이다. 매미 우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하면 여름이 무르익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미를 기다리는 이유는 시원하면서도 맑은소리를 듣기 위한 것도 있지만, 매미와 얽혀 있는 문화적 의미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조선시대 군주 중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세종대왕이나 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초상화인 어진(御眞) 등에서 머리에 쓰고 있는 모자가 매미의 날개 모양을 본떠서 만든 익선관(翼蟬冠, 翼善冠)이며, 조선시대 고위 관리들이 관복을 입을 때 쓰는 선관(蟬冠)도 매미의 날개 모양이 들어가 있는 모자라서 그렇다. 그렇다면, 과거의 왕과 고위 관료들은 왜 매미 날개 모양을 본뜬 모자를 머리에 쓰고 업무를 볼 만큼 그것을 중요하게 여겼을까.. 2024.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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