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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보다
나는 공인(公人)이었는데
술을 먹고 운전하다
충돌 사고를 냈다
모든 것을 조작하고
거짓말로 덮으면서
돈을 잔뜩 챙기며
그냥 넘어가려 했다
뉴스에 나오는 공인은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무조건 버티기를 해도
잡혀가지 않길래
나도 그렇게 해봤다
국민을 배신해 가면서
입시부정을 하고
2심에서 유죄가 되어도
구속은 되지 않고
국회의원이 되고
대표도 되니
공인은 다 그러는 줄 알았다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 치고
부정부패로 엄청난 돈을 챙겨도
감옥에 가기는 고사하고
국회의원이 되고
대표도 되고
여의주 대통령도 되길래
공인이면 그렇게 하는 건 줄 알았다
나도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공인 중 공인인지라
그들처럼 따라 했더니
구속되어 감옥으로 갔다
이성적으로는 잘못이 큼을
아주 잘 알고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이기가
매우 어렵고 힘들다
돈도 있고 인지도도 높은데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보았다
권력의 차이일까
뻔뻔함의 차이일까
음주를 인정하는 게 아니었다
끝까지 거짓말했어야 했다
그 순간 나는 바보가 되었다.
어쩌면 원래부터 그랬을지 모른다
잘못 하기는 했지만
참으로 슬프고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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