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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문화사(21)-단양(丹陽) 땅이름문화사(21)-단양(丹陽)한강 상류 지역이면서 백두대간의 소백산 구간을 품고 있는 충북 단양군은 고구려, 백제, 신라가 대립했던 4세기에서 6세기에 이르는 시기에는 땅 주인이 여러 번 바뀌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곳이다. 처음에는 백제 땅이었으나 고구려가 남진하면서는 그 땅이 되었다가 신라가 북진할 때는 다시 신라의 땅이 되었다. 특히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고 출전했던 온달(溫達) 장군이 단양에서 전사한 일은 역사적으로 여러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온달의 죽음으로 단양 지역을 한층 굳건하게 장악한 신라는 거침없이 북으로 올라가면서 한강 하류 지역까지 단숨에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강 하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지역을 자신의 땅으로 만든 신라는 이를 통해 한반도의 주인이.. 2026. 8. 25.
정년 축하 모임 학교에 재직할 때 山河之情이라는 이름을 가진 등산모임을 함께 했던 동료 두 분이 2026년 8월 말에 정년을 맞이한다.정년 축하 모임이 있어서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해서 반가운 얼굴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보냈던 소중한 만남이 있었고 앞으로도 이어질 인연이어서 그런지 정도 많이 들고 사연도 많았던 얼굴들이었다.초기부터 함께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정년을 한 지라 앞으로는 비교적 평탄한 둘레길을 함께 걷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배롱나무꽃이 피는 계절에 정년을 맞으니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참으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2026. 8. 22.
一字一言-雪대기 중의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서 얼면 육각(六角)의 결정체가 되는데, 그것이 땅 위로 내려오는 것을 눈이라고 한다. 하얀색의 물체가 나풀거리며 가벼운 모습으로 내려와서 소복하게 쌓이는 것이 눈의 특징 중 하나이다. 그렇게 내리는 눈의 모습이 예뻐서 사랑스럽게 여기기도 하지만 사람의 삶에 불편함을 주기도 하므로 없애버려야 할 것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눈이라는 뜻을 가진 ‘雪’이라는 글자에는 비라는 뜻을 가진 ‘雨’와 함께 빗자루라는 뜻을 가진 글자(帚-비 추)가 함께 들어가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빗자루는 지저분하거나 쓸 데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쓸어서 없애는 생활 도구이다. 이것이 ‘雪’에 들어가 있는 이유는 눈이라는 존재가 옛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없애버려야 할 것으.. 2026. 8. 15.
땅이름문화사(17)-상주(尙州) 땅이름문화사(17)-상주(尙州)경상남도와 경상북도를 아울러 이르는 경상도(慶尙道)라는 말은 고려 충숙왕(忠肅王) 즉위 초인 1314년에 경주(慶州)와 상주(尙州)의 머리글자를 따와서 만든 행정 용어인데,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다. 이런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주가 영남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역이었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사벌국(沙伐國)이라는 작은 나라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상주 지역은 고구려, 백제, 가야, 신라가 대립하던 시기에 신라에 복속되면서 서북쪽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매김했다. 신라가 전국을 9주 5소경으로 편성할 때는 9주의 하나였고, 전국을 10도로 편제한 고려시대에는 영남도(嶺南道)의 중심 지역이었다. 고려 후기에 전국을 8목(牧)으로 나눌 때도 상주는 여기에 들어갈 정도로 중.. 2026. 8. 9.
모을동비(철원) 어원, 뜻 모을동비(毛乙冬非-철원鐵原>) 어원, 뜻‘毛乙冬非’는 강원특별자치도에 속한 철원의 고구려 시대 땅이름이다. 󰡔삼국사기󰡕에서 한자 표기로는 ‘鐵圓’이라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모을동비’라고 한 점으로 보아 이것은 이두(吏讀) 표기인 것이 분명하다. 이두는 한자의 뜻(訓)과 소리(音)를 빌어서 우리말을 표기하는 방법인데, 고구려에서 만들어져 백제, 가야, 신라 등으로 전해졌다. 신라에서는 향찰(鄕札)이란 이름으로 집대성되면서 체계적으로 정리되기도 했다.‘毛乙冬非’는 ‘毛乙+冬非’의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두 말에 대한 별도의 고찰과 분석이 있어야 그 뜻을 올바르게 짚어낼 수 있다. 중심어는 한자의 뜻을 취해오고, 중심어가 아닌 것들은 소리를 취해오는 것이 이두 표기의 원칙이다. 후대의 지명과 연결.. 2026. 8. 2.
땅이름문화사-철원 땅이름문화사(33)-철원(鐵原)강원특별자치도 북서부에 있는 철원은 고구려 시대부터 국가에서 인정한 우리말 땅이름이 있었을 정도로 중요하게 인식되었던 곳이었다. 20세기에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되는 상황을 맞이하여서는 철원군 역시 둘로 쪼개지는 아픔을 겪었다. 또한 휴전선(DMZ)이 철원군 북쪽을 지나게 됨으로써 민간인 통제 구역을 중심으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고구려, 신라, 고려, 조선 시대 내내 지리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고 그 점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정도로 철원 지역은 소중한 가치를 지닌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고구려에서 지금의 철원을 부르는 공식적인 명칭은 ‘철원(鐵圓)’이었는데, 한자의 뜻과 소리를 빌어서 우리말 이름을 표기하는 이두.. 2026. 8. 1.
一字一言-落‘떨어지다’라는 뜻을 기본으로 하는 ‘落’은 ‘艹(풀 초)’와 ‘洛(물이름 락)’이 아래위로 결합한 모양을 지닌 글자이다. 원래 나무의 꽃과 잎이 시들어서 떨어지는 것을 의미했는데, 점차 그 용도가 넓어지면서 여러 가지 뜻을 가지게 되었고 매우 다양한 용법으로 쓰이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落’은 일정한 상태가 유지되던 어떤 물질이나 상황, 상태 등에 어떤 변화가 생겨나면서 다른 어떤 것이나 상태로 바뀌는 현상에 대해 폭넓게 쓰이는 중요한 글자가 되었다. ‘艸(풀 초)’의 부수 형태인 ‘艹’는 ‘풀’이라는 뜻을 기본으로 하는 글자지만 살아 있는 풀, 나무 등의 식물에 매달려 있거나 붙어 있는 잎, 줄기, 꽃 등을 아울러 지칭하는 것으로 쓰인다. ‘艸’는 씨에서 움이 돋고 싹이 나와 잎과 줄기.. 2026. 7. 30.
복날 어원, 유래 복날(伏日, 三伏) 어원, 유래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가장 더운 날 셋을 정해서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하는데, 이 시기를 여름의 절정이라고 본다. 초복, 중복, 말복을 합쳐서 ‘삼복(三伏)’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몸보신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산간 계곡을 찾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기도 하는(濯足) 등 건강을 지키면서 슬기롭게 더위를 물리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삼복’이라는 표현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이 ‘伏(엎드릴 복)’인데, 이 글자에 ‘犬(개 견)’이 핵심적인 구실을 하는 중요한 구성요소여서 눈길을 끈다. 일 년 중 가장 더운 날이라고 생각되는 세 날짜를 골라서 붙인 이름이 ‘복날’인데, 다른 동물을 모두 제치고 하필이면 .. 2026. 7. 25.
펀치볼(亥安) 땅이름 문화사(115)-亥安(해안, 펀치볼)‘펀치볼’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은 아주 특이한 지형을 가진 지역으로 명성이 높다. 동남 방향으로 물이 빠져나갈 정도의 작고 좁은 골짜기 하나가 외부를 향해 열려 있는 유일한 통로일 뿐 온 사방이 높은 산악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깥세상과 분리된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어떤 분지 지형도 이처럼 거의 완벽하게 막혀 있는 곳이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고립된 공간이 바로 해안 지역인데, 고산(高山) 지역이어서 상당히 춥고 습하기는 하지만 땅이 매우 비옥해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여겨졌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규경(李圭景, 1788~1856)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는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2026. 7. 18.
一字一言-天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天’의 뜻은 ‘하늘’이지만 이 글자가 시작될 때인 고대에는 사람의 머리를 지칭하는 것이 기본적인 의미였다. 글자의 성질을 따져서 여섯 개의 범주로 분류하는 육서(六書)에서는 지사자(指事字)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고대의 글자 모양을 중심으로 하여 성질을 분류할 때는 상형자(象形字)로 보기도 하고, 회의자(會意字)로 보기도 한다. ‘天’은 갑골문자 시대부터 등장하는데, 후대로 오면서 아주 폭넓게 쓰이면서 매우 복잡한 성격을 가진 글자가 되었다.갑골문에 있는 글자의 모양을 보면 팔과 다리를 넓게 벌리고 서 있는 사람의 모양인데, 맨 꼭대기에 튀어나와 있는 네모 모양을 머리라고 생각해서 ‘天’은 사람의 형상을 그려서 만든 상형자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것은 주로 갑골.. 2026. 7. 8.
새삼스럽다 어원 새삼스럽다 어원‘새삼스럽다’의 뜻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두 가지 방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느껴지는 감정이 갑자기 새로운 데가 있다’라는 설명이 첫 번째이고, ‘하지 않던 일을 이제 와서 하는 것이 보기에 두드러진 데가 있다’라는 뜻이 두 번째이다. 일상생활에서 ‘새삼스럽다’라는 말은 ‘새삼스럽게’, ‘새삼스럽네’, ‘새삼스레’ 등의 방식으로 쓰인다. 그러므로 이 표현은 이미 알고 있는 어떤 것을 다시 덧붙여서 말한다는 것과 함께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다시 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하지 않던 짓을 하는 것에 대해 두드러진 느낌이 있다는 정도의 의미와 용도로도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새삼스럽다’라는 표현은 중심이 되는 어떤 일이나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 2026. 7. 5.
땅이름문화사(15)-담양 땅이름문화사(15)-담양전라남도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담양(潭陽)은 동쪽으로는 곡성군, 서쪽으로는 장성군, 남쪽으로는 광주광역시와 화순군, 북쪽은 순창군과 접하고 있는 지역인데, 예로부터 대나무가 유명하다. 백제시대부터 땅이름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볼 때 오랜 역사를 가진 고장임을 알 수 있는데, 지명의 변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백제시대에는 ‘추자혜(秋子兮)’였다가 신라 경덕왕 때 ‘추성(秋成)’으로 바꾸었다. 고려 성종 때에는 담주(潭州)로 했다가 1172년에 담양(潭陽)으로 다시 바꾸었는데, 지금까지도 이 땅이름이 유지되고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할 때 담양이라는 땅이름에 들어있는 지역적, 문화사적 성격과 그 의미를 정확하게 짚어내기 위해서는 ‘추자혜’가 지닌 뜻을 먼저 풀어내야 함을 알 .. 2026. 6. 28.
운탄고도 運炭古道운탄고도는 강원도 산악 지역의 광산에서 캐낸 석탄 같은 광석을 운반하던 옛길이라는 뜻인데, 이것을 트레킹 여행 코스로 개발하면서 붙인 명칭이다. 영월에서 시작하여 상동, 정선, 태백을 거쳐 삼척까지 이어지는 173킬로의 길이다.이번 여행은 단종이 영월에서 승하하자 뒤를 따라 열 명의 궁녀가 동강에 몸을 던진 유적지인 낙화암을 거쳐 사북, 고한, 함백산에 걸쳐 있는 길의 일부를 다녀왔다. 낙화암 바로 옆에는 영월 부사였던 신광수(申光洙, 1712~1775)의 수청을 거부하고 강에 몸을 던져 순절한 기생 경춘(慶春)의 기념비도 있다. 이 일로 신광수는 파면되었다. 별로 알려지지는 않은 곳이지만 이곳은 애달픈 순절의 사연을 안고 있는 유적지라고 할 수 있다.사북, 고한 지역의 운탄고도 길은 해발 1천 .. 2026. 6. 27.
철원 평화전망대, 고석정 철원 샘통 고추냉이, 평화전망대, 고석정, 매월폭포 기행국문학과 동기생들과 함께 강원도 철원군 민통선 안에 있는 샘통고추냉이집을 찾았다. 예약도 해야 하고, 군부대의 검문과 승인 등을 받아야 하는 등 여러 까다로운 절차를 감수하고 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고추냉이(일본말, 와사비) 농장이면서 1급수로만 키우는 송어회를 고추냉이에 묻혀서 먹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천연 고추냉이 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것을 실제로 먹어보는 것도 거의 처음인지라 다들 즐거워해서 무척이나 좋았다.다음으로는 철원평화전망대를 갔는데, 북쪽 땅이라서 그런지 나뭇잎들이 아직 연초록을 띠고 있어서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아주 가까운 거리를 사이에 두고 태극기가 인공기가 나부끼는 초소를 보는 것은 별로였지만 우리 민족의 냉엄한.. 2026. 6. 19.
각설이 어원 각설이 어원지금은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과거의 사회 현상 중에 ‘거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구걸하는 풍경이 전국적으로 있었다. 그들은 동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면서 일종의 거리 공연 같은 행위를 하기도 했다. 그냥 공짜로 얻어먹겠다는 것이 아니고 실없거나 우스꽝스러운 말과 행동을 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니 그 대가로 푼돈이나 먹을 것이라도 조금 나누어 달라고 하는 존재가 바로 거지였기 때문에 이들의 행위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는 것이다. 개인 집을 찾아다니면서 구걸하는 거지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오일장 같은 곳이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명이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는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을 장타.. 2026. 6. 15.
두타연(頭陀淵) 두타연(頭陀淵)물기슭 고을 지나 굽이굽이 들어가니온 길에 인적은 끊어진 지 오래일세 높고 험한 뫼가 사방을 둘러쳤으니네모난 하늘만 머리 위에 떠 있구나 깎아지른 돌 절벽 산골짝 막았는데잠룡은 고개 들어 우레로 소리하네 두타연 굴 안에 마음 달을 띄웠나니三毒五慾 어디있나 묻지를 말으소서 물기슭 고을: 양구(楊口, 楊麓)의 우리말 뜻.네모난 하늘: 방산(方山-네모난 뫼)을 지칭한다.누운 용 우레 토해: 우렁찬 폭포 소리.마음 달: 내면의 빛, 원만한 마음, 맑은 지혜.三毒 五慾: 삼독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貪嗔痴)이고, 오욕은 재물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이다. 2026. 6. 14.
꽃과 여인 꽃과 여인, 그리고 여름. 2026. 6. 14.
두타연 두타연(頭陀淵)강원도 양구군 방산면에 있는 두타연과 그 계곡은 민통선 안에 있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못한 지 50년이 훨씬 넘은 공간이다. 그래서 더욱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두타(頭陀)’는 산스크리트어인 ‘dhuta’를 소리 그대로 옮긴 것인데, ‘탐욕과 번뇌를 끊어내고 니르바나에 이르기 위해 청정하게 불도를 닦는 수행자’라는 뜻이다.양구를 지나 방산(方山)으로 들어가 군 검문소를 지나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골짜기가 열리면서 두타 계곡이 나오고 그 중간쯤에 두타연이 있다. 두타 계곡의 물은 산사태가 많이 나서 사태동(沙汰洞)라고 불렀다는 산기슭 마을에서 발원하여 수입천을 거쳐 파로호로 들어간다. 두타연이 있는 공간은 암벽이 골짜기를 막는 바람에 물이 폭포를 이루어 쏟아지는 곳이어서.. 2026. 6. 13.
一字一言(45)-客바깥이나 여타 다른 공간에서 찾아온 사람이나 지나가다가 잠시 들른 사람을 지칭하는 우리말을 ‘손’이라고 하는데, 이와 같은 뜻을 가진 한자 중에 ‘客(손 객)이라는 글자가 있다. 이 글자는 세 개의 구성요소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회의자(會意字)이면서 형성자(形聲字)이기도 하다. ‘客’은 행동이나 말, 생각 등이 별로 쓸데가 없고 싱겁다는 뜻을 가진 ‘객쩍다’라는 우리말 표현에서도 핵심적인 구실을 할 정도로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이고 있는 만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客’은 ‘宀(집 면)’, ‘夂(뒤져서 올 치)’, ‘口(입 구)’의 세 개 요소가 아래위로 결합한 구조로 되어 있다. ‘宀’은 사방을 막아서 비어 있는 공간을 만드는 벽과 그 위를 덮고 있는 .. 2026. 6. 9.
땅이름문화사(14)-아현(동) 땅이름문화사(14)-아현(阿峴)조선 시대 도읍지였던 한양의 행정, 군사 조직 단위 중의 하나였던 아현계(阿峴契)와 서울특별시 마포구에 있는 법정동인 아현동 등의 명칭은 모두 ‘아현(阿峴)’이라는 고개 이름을 근거로 한다. 이런 점만 보더라도 ‘아현’이 조선 시대부터 상당히 중요한 구실을 하던 고개였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민간에서는 ‘애오개’라고도 했는데, 이 이름들에 대한 해석이 매우 다양해서 갈피를 잡기가 어려울 정도다. ‘아현’은 한자 표기인 것이 분명한데, 우리말을 한자식으로 표기했다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면서 아이(兒)와 관련된 고개라는 주장, 작다는 뜻을 가진 ‘애’와 ‘고개’가 결합 되었다는 주장 등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견해들은 논리적 근거가 매우 빈약해.. 2026. 6. 5.
밤티 어원 밤티(밤티이) 어원사람이나 캐릭터의 모습을 비하하는 말이면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로 ‘밤티’라는 표현이 있다. 아바타 기반 게임에서 어떤 사람이 캐릭터의 이름으로 이것을 썼는데, 다른 누군가가 너무 못생겼다고 말한 것이 밈으로 번지면서 유행어가 되었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은 이 말이 원래 어떤 뜻이었으며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따위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아쉽기는 하다. 이 말은 상당히 오래된 표현이면서 어원을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표현 중의 하나이기도 해서 주의 깊게 살펴볼 만하다.‘밤티’는 실제 말할 때는 ‘밤티이’, 혹은 ‘밤팅이’, ‘밤탱이’ 등으로 발음 나는 표현인데, 대략 두 가지 방향으로 사용된다. 하나는 어떤 형상이나 모습을 놀리거나 낮잡아 말할 때 쓰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 2026. 6. 1.
정선 여행 강원도 정선의 고한(古汗), 사북(舍北)은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최대의 탄광지역이었다. 그러다가 강원랜드가 들어서면서 이곳은 우리나라 최고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고한은 고토일과 물한리를 합쳐서 만든 지명이고, 사북은 사음(舍音)과 북일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 이 지역은 고도가 매우 높은 데다가 산세와 물이 아주 좋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휴양지이기도 하다. 오월의 마지막 무렵에 2박 일정으로 정선의 사북, 고한 지역을 다녀왔다. 산과 구름, 바람, 물 등이 잘 어우러진 데다가 높으면서도 험하지 않은 함백산의 풍광은 가히 일품이었다. 광산과 종유석 동굴이 연결된 곳인 화암(畵巖)동굴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곳이라고 한다. 가파른 계단이 .. 2026. 5. 31.
一字一言-安형문자인 ‘安’은 세 개의 구성요소가 아래위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글자의 초기 형태는 집(家, 房) 모양(宀)이 가장 위에 있고, 여자(女)가 중간에 있으며 맨 아래에는 발(止)의 모양이 있었다. 집, 혹은 방은 위험하지 않은 공간을 나타내며, 여자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를 상징한다. 발 모양은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가서 멈추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 글자는 여자가 바깥으로부터 집 안으로 들어가서 머문다는 의미를 기본으로 한다.‘安’은 시대에 따른 글자 모양의 변화가 흥미로운데, 초기 갑골문에서는 방의 모양, 동쪽을 향한 여자의 모양, 발의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는 형태였다. 그러다가 후기 갑골문으로 오면 맨 아래의 발 모양은 두 개의 점(点)으로 바뀐다. 금문(金.. 2026. 5. 26.
수타사 수타사공작 날개 虛空 휘감아 千嵓萬壑 일으켰는데봉우리 하늘 꿰뚫고 골골 마다 푸른 물일세 그 아래 水墮寺 비구들 계율 엄히 지키나니綠驍 浪花에 水等十單墮 새겨 속세로 보내네 陷墮 無間의 길 언제나 내가 만들어 내나니나쁜 일이 절 이름 때문이라 탓하지 마소서 먹구름 뒤덮은 하늘에는 천둥소리 요란한데매화 진 山門엔 청개구리 나무 위에서 우네1) 水等十單墮 : 불교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죄를 單墮라고 하는데, 이 죄를 지으면 같은 수행자에게 털어놓고 참회하면 용서받는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한다. 단타 계율은 아흔 가지가 있는데, 이것을 九十單墮라고 한다. 각 항목의 아래에 다시 10개의 단타 계율이 들어 있는데, 수등단타는 제5부문에 속해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더러운 물을 마시는 .. 2026. 5. 21.
국문사인 양구 나들이 國文四人 양구 나들이강원도 楊口는 파로호가 시작되는 공간에 있는 지역이다. 양구를 우리말로 하면 물기슭 고을이 된다. 5월의 국문사인 나들이는 이곳으로 정했다.춘천의 명물인 닭갈비를 점심으로 먹은 네 사람은 오음리를 거쳐 소양강 꼬부랑길에 들러 소양호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여름을 대비하여 댐의 저수량을 많이 줄여서 그런지 물이 빠진 흰색의 절벽들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래도 워낙 풍광이 좋은 곳이라 보기에 아주 좋았다.꼬부랑길에서 양구 시내를 거쳐 상무룡출렁다리를 향했다. 파로호를 가로질러 건너도록 만들어진 다리인데, 아찔할 정도로 높은 다리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보수 중이라 건너보지는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다음으로 들린 후곡리 약수터는 잘 알려지지는 않은 곳이지만 물맛이 아주 좋은 약수이다. .. 2026. 5. 21.
뽀리뱅이 뽀리뱅이바람 불고 까마귀 울어 지나더니바위틈에 뽀리뱅이 한 떨기 돋네 微物일지라도 五德을 갖추었으니어찌 하찮다고 이를 수 있으리오 사람이 본을 받아 나라 다스리면태평성대라 하지 않을 수 없으리 먹구름 하늘 덮어 단비 내리는데예쁘고 앙증맞은 꽃 거듭해 피네 뽀리뱅이 五德: 집이 없어도 잘 사니 물욕 없음(無慾)이 첫 번째 덕이다, 작은 공간에 만족하여 남에게 폐(無弊)를 끼치지 않음이 두 번째 덕이다. 나물 반찬 되어 먹거리를 제공(給饌)하니 세 번째 덕이요. 꽃을 피워 아름다움을 선물(贈美)하니 네 번째 덕이다. 하늘 향해 꼿꼿하여 節操가 있음(有節)이 다섯 번째 덕이다. 2026. 5. 15.
땅이름문화사(12)-여주 땅이름문화사-여주(驪州)주(州)가 붙은 지명을 가진 지역은 조선시대 각 지방 중요 거점 도시에 설치된 지방행정의 명칭인 목(牧)이 설치된 곳이었다. 전국에 20곳의 목이 설치되었는데, 모두 지명에 州가 붙어 있다. 목이 설치된 곳에는 지방 장관이라고 할 수 있는 목사(牧使)가 부임하여 넓은 지역을 다스렸다. 경기도에는 네 군데에 목이 있었는데, 여주도 그중의 하나였다. 지명의 앞 글자가 검은 말을 뜻하는 驪(려)인 것을 보면 말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여주는 말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없고 지형과 연관이 있는 전설을 간직한 것이 있을 뿐이다. 조선시대에 청심루(淸心樓)가 있었던 驪江을 가보면 강에서 말이 나왔다고 하는 전설을 간직한 말바위(馬巖)가 있기는 하지만 여러 .. 2026. 5. 3.
땅이름문화사-안동(安東) 땅이름 문화사(9)-안동(安東) 경상북도 북부 낙동강 변에 자리하고 있는 안동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명의 변화가 매우 심했던 지역이라는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제시하고 있는 안동의 땅이름을 보면 고구려 시대의 이름인 ‘고타야(古陁耶)’를 시작으로 약 13개에 이르는 명칭이 등장하고 있는 점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을 비롯한 조선 시대의 여러 문헌 기록에서는 안동의 시대별 지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창녕(昌寧), 고창(古昌), 지평(地平), 고령(古寧), 석릉(石陵), 일계(一界), 화산(花山), 고장(古藏) 등은 모두 신라 때의 지명이고, 안동, 영가(永嘉), 길주(吉州).. 2026. 4. 26.
철원평야 샘통 샘통(泉桶)은 철원평야 한가운데에 있는 샘으로 현무암 아래를 흐르던 물이 솟아나는 곳이다. 일 년 내내 온도가 일정하며, 마르지 않는 샘으로도 유명하다. 민통선 안에 있어서 일반이 찾기는 어려운 곳이다. 근래에 이곳에서 고추냉이 재배에 성공하여 송어회와 고추냉이를 곁들여 시식하면서 체험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오늘은 샘통 고추냉이 농장을 찾아가 보았는데, 鐵原(거문벌-땅이 매우 기름진 벌판)의 참모습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간 김에 지금은 폐역이 된 월정리역과 철원평화전망대를 가 보기도 했다. 분단의 아픔과 그것이 지속되는 작금의 현실을 직접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더욱 숙연해지는 느낌이었다. 2026. 4. 16.
一字一言(44)-空형성자(形聲字)에 속하는 ‘空(빌 공)’은 ‘穴(구멍 혈)’과 ‘工(재주 공)’이 아래위로 결합 되어 만들어진 것인데, 위의 것은 의미를 담당하고 아래의 것은 소리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된 글자이다. 그러므로 이 글자가 가진 기본적인 뜻은 ‘비어 있음’, ‘빈 것’ 등이 된다. 그러나 비슷한 뜻을 가진 ‘虛(빌 허)’와는 상당히 다른 의미와 용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별해서 이해해 둘 필요가 있다.‘穴’은 땅 위에 지붕을 덮고 벽을 만들어 놓은 상태를 나타내는 ‘宀(집 면)’과 들어가고 나가는 곳을 의미하는 창이나 문을 표시하는 ‘八’의 모양이 함께 있는 것을 지칭하는데, 움집이나 동굴 같은 것을 본떠서 만든 상형자이다. 즉, 이 글자는 땅 위에 지붕과 벽 같은 것으로 덮어서 비어 있는.. 2026.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