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332

태항산 태항산(太行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사자성어 중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있다. 어리석게 보일 만큼 우직하게 노력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지닌 이 말은 중국의 태항산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로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 나온다. 중국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동쪽과 서쪽을 가르는 경계를 이루고 있는 태항산은 원래 화북평야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 산 아래에 살던 90살 되는 우공이 산을 파서 흙을 발해(渤海)에 버리겠다고 하는 바람에 산신이 하늘에 호소하여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고 한다. 수백 킬로에 달하는 협곡, 아찔한 절벽, 기암괴석으로 가득한 태항산은 모습도 웅장하지만 나무와 바위와 강이 아주 조화롭게 어울려서 매우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했다. 수억 년에.. 2026. 11. 1.
서울 도성 둘레길 걷기 山河之情의 도성 둘레길 걷기 방송대학교 등산 모임이었던 산하지정에서 함께했던 분들과 북한산 둘레길을 가볍게 걸었다.안국역에서 시작하여 북촌(北村), 삼청공원(三淸公園), 숙정문(肅靖門), 성북동 비둘기 공원, 심우장(尋牛莊) 등을 답사했다.유명 관광지가 된 북촌은 외국인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나라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한옥촌 길을 걷는 것은 매우 즐거웠다.삼청공원은 도교(道敎)의 최고 높은 자리에 있는 지도자 신선이 머무는 세 궁이 있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이 그것인데, 각각 원시천존, 영보천존, 도덕천존이 머무는 곳이다.숙정문은 조선 도성의 사대문 중 북문에 해당하는 곳이다. 음기가 강한 방향의 대문이었기 때문에 늘 닫혀 있었다.숙정문에서 내려오는.. 2026. 10. 21.
안간힘 어원 안간힘 어원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안간힘을 쓰다’라는 표현이 있다. 명사 ‘안간힘’과 동사 ‘쓰다’가 합쳐진 문장인데, ‘어떤 일을 하기 위해 몹시 애쓰거나 고통 등을 참으려고 힘을 쓰다’라는 뜻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이 문장에서는 ‘안간힘’이 주어 겸 목적어 역할을 하므로 이것이 중심어가 된다. 그런데, ‘안간힘’의 어원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국립국어원에서도 그렇고 일반 자료나 학술 자료 등에서도 논리적 체계를 갖춘 설득력 있는 주장이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논리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안간힘’은 구조상으로 볼 때 세 가지로 분석할 수 있는데, 첫째, ‘안+간힘’, 둘째, ‘안간+힘’, 셋째, ‘안+간+힘’ .. 2026. 10. 18.
樂 一字一言(52)-樂‘樂’은 우리말에서 세 가지 소리로 발음 나는 특이한 글자이다. ‘노래’ 혹은 ‘음악’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악’으로 발음되고, ‘즐기다’라는 뜻으로 쓸 때는 ‘락’으로 소리를 낸다. 또한 ‘좋아하다’라는 뜻으로 쓸 때는 ‘요’로 발음한다. ‘樂器(악기)’는 첫 번째 경우이고, 喜怒哀樂(희로애락) 같은 것은 두 번째 경우이며, 樂山樂水(요산요수)는 세 번째 경우이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뜻과 소리로 쓰이는 ‘樂’이 과연 무엇을 시발점으로 해서 만들어진 글자일까 하는 것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樂’의 가장 초기 형태는 갑골문에서부터 나타나는데, 두 가지 요소가 아래위로 결합한 모양이었다. 아래의 것은 현악기의 나무 구조물을 의미하고, 양쪽으로 갈라진 모양을 가진 위의.. 2026. 10. 15.
국문사인 풍기, 예천 나들이 우리나라 최초의 가전체 소설인 麴醇傳(국순전), 孔方傳(공방전) 등을 지은 林椿(임춘)은 중국 사람이었던 할아버지가 고려에 귀화하면서 한반도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는데, 임춘이 예천에 자리를 잡아 살면서 백성들을 보살피는 일을 많이 했다. 그는 예천 임씨의 시조가 되었는데, 예천군 감천면에 있는 玉川書院(옥천서원)은 임춘을 모시기 위해 조선 중기에 지은 것이다. 임춘은 산에 굴을 뚫어 물길을 만들어 논에 물을 댈 수 있도록 하기도 했는데, 굴모리굴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흔적이 남아 있다.登降城(등항성)은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의 항복문서를 받았던 곳인데, 영주시 봉현면 두산리에 있는 것으로 말의 등처럼 생긴 마산(馬山)이 그것이다. 예천군 용문면에 있는 御臨山城(어림산성)을 없애고 그 자리에 揚水(양수) 댐.. 2026. 10. 13.
땅이름문화사(22)-양양 땅이름문화사(22)-양양(襄陽)강원특별자치도 동북쪽에 자리한 양양군은 동으로는 바다를 마주하고, 북으로는 고성군과 맞닿아 있으며, 남으로는 강릉과 경계를 이루고, 서쪽으로는 인제군과 접하고 있는 곳이면서 백두대간을 품고 있는 지역이다. 근래에 속초가 분리되기 전까지는 이곳까지도 양양군에 속해 있었다. 험준한 산악지역이 많은 데다 신라 시대부터 불교 성지로 부각 되면서 민족 문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고대에는 동예(東濊)의 땅이었다가 고구려를 거쳐 신라의 영토가 되었던 양양 지역을 일컫는 옛 땅이름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조선 전기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서는 양양의 고구려 시대 땅이름을 익현(翼峴)이라고 하면서 이문(伊文).. 2026. 10. 4.
시월의 첫 날 늦더위의 구월이 가고설레는 시월이 왔다세상은 어떨지알기 어렵지만찬이슬이 내리고찬비가 내리며단풍이 들것이다.그리고 먼 데서부터하염없이, 하릴없이낙엽이 지고드문드문 눈발 날리는산속에 천천히어둠이 내릴 것이다. 2026. 10. 1.
解 一字一言(47)-解‘解’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매우 폭넓게 쓰이는 글자이다. 이 글자가 들어가는 표현에는 理解, 解衣, 難解, 瓦解, 解體, 解除, 解散, 和解, 解決, 解氷 등을 대표적인 것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 외에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解’가 일상 언어에서 이처럼 광범위하게 쓰인다는 사실은 이 글자 속에는 생활 속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이미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解’는 갑골문자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했는데, 牛(소), 角(뿔), 手(손) 등 세 개의 구성 요소가 결합 되어 있는 모양으로 되어 있다. 글자의 맨 아래에 소 모양이 있고, 위에 뿔 모양이 있으며, 양옆에는 두 개의 손 모양이 있는 형태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형태의 초기 글.. 2026. 9. 17.
땅이름문화사(23)-파주(坡州) 땅이름문화사(23)-파주(坡州)경기도 서북단에 자리하고 있는 파주는 서쪽으로는 한강과 임진강 하구에 접하고 있으며, 이곳을 관통하여 동에서 서로 흐르는 임진강을 품고 있는 북쪽 면은 DMZ와 맞닿아 있는 지역으로 백제와 고구려가 서로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곳이다. 그러다가 6세기에 이르면 신라가 이 지역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임진강을 경계로 고구려와 신라가 대치하기도 했던 곳이기도 하다. 현존하는 자료에 따르면 파주 지역의 지명은 고구려의 것부터 남아 있는데, 이두와 한자로 표기된 땅이름이 함께 전하고 있다. 그런데 파주 지역 옛 이름은 좀 복잡해서 그 뜻을 일률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지금은 파주가 교하, 파평, 금촌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지만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교하.. 2026. 9. 14.
온달성 온달성 가을 초입에 바람 타고 阿旦城에 오르니세월에 늙은 구름만이 한층 희어져 있네 지나간 역사 다시 물어 무엇하리오 만은질 전쟁에 온달이 출전한 사연 궁금하네 돌 성곽은 굳건히 남아 사람을 반기는데야생화 지천인 城 안은 쓸쓸하기만 하네 서편에 고개 돌려 아스라이 赤城을 보니강 이룬 공주의 눈물만 보석처럼 빛나네 2026. 9. 12.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의 오해, 혹은 오류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의 오해, 혹은 오류 24절기의 하나인 처서(處暑)는 소서(小暑) 대서(大暑)와 함께 더위를 대표하는 절기이다. 이것의 뜻은 ‘더위가 멈춘다’이다. ‘멈춘다’라는 말은 진행되던 어떤 일이나 현상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더위가 멈춘다’라는 말은 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더 더워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처서를 지나도 더위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보다 더 더워지지는 않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처서 매직’,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와 같은 말에는 상당한 모순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처서라는 절기를 지나면 마치 시원해지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2026. 9. 12.
국문사인 단양 나들이 國文四人 단양 나들이단양(丹陽)의 고구려 땅이름은 적성(赤城)이었는데, 신라, 고려, 조선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이름의 뜻이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 ‘赤’은 남방, 혹은 남쪽의 끝이라는 뜻인데, ‘丹’도 마찬가지다. 고구려와 신라가 남한강을 경계로 국경을 맞대 대치하던 곳이 바로 단양 지역이었다. 고구려에서 봤을 때 단양은 남쪽의 가장 끝에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적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할 수 있다. 국문사인의 이번 기행은 9월 9일부터 10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단양의 고구려 유적을 중심으로 했다.남한강과 마주한 곳이면서 강의 남쪽에 있는 산봉우리에 신라 진흥왕(眞興王)이 세운 적성비(赤城碑)와 적성(赤城)이 있다. 이곳까지 영토를 확장해서 성을 쌓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이곳.. 2026. 9. 11.
대전으로의 외출 지금의 대전광역시는 백제의 우술군(雨述郡) 지역이 중심이었다. 신라 경덕왕 때 비풍군(比豐郡)으로 바꾸었고, 고려 초기에 회덕(懷德)으로 다시 고쳤다. 회덕은 지금은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나누어지는 분기점 정도로 인식되지만 19세기까지는 대전의 중심을 이루는 지역이었다. 대전의 중심이 철도역이 있는 부근으로 되면서 회덕은 광역시의 북쪽 지역에 속하게 되었지만, 갑천, 유동천, 금강 등이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어서 천혜의 요새라고 할 수 있다. ‘우술’은 물, 혹은 강이 아주 많은 지역(雨注-물이 비처럼 흐른다)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비는 여러 줄기가 나란히 내리기 때문에 이 점을 강조한 지명이 바로 ‘比豐’이라고 할 수 있다. 멀리 있는 아이들이 그쪽의 어버이날에 맞추어서 맛있는 것을 먹으.. 2026. 9. 8.
땅이름문화사(21)-단양(丹陽) 땅이름문화사(21)-단양(丹陽)한강 상류 지역이면서 백두대간의 소백산 구간을 품고 있는 충북 단양군은 고구려, 백제, 신라가 대립했던 4세기에서 6세기에 이르는 시기에는 땅 주인이 여러 번 바뀌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곳이다. 처음에는 백제 땅이었으나 고구려가 남진하면서는 그 땅이 되었다가 신라가 북진할 때는 다시 신라의 땅이 되었다. 특히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고 출전했던 온달(溫達) 장군이 단양에서 전사한 일은 역사적으로 여러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온달의 죽음으로 단양 지역을 한층 굳건하게 장악한 신라는 거침없이 북으로 올라가면서 한강 하류 지역까지 단숨에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강 하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지역을 자신의 땅으로 만든 신라는 이를 통해 한반도의 주인이.. 2026. 8. 25.
정년 축하 모임 학교에 재직할 때 山河之情이라는 이름을 가진 등산모임을 함께 했던 동료 두 분이 2026년 8월 말에 정년을 맞이한다.정년 축하 모임이 있어서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해서 반가운 얼굴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보냈던 소중한 만남이 있었고 앞으로도 이어질 인연이어서 그런지 정도 많이 들고 사연도 많았던 얼굴들이었다.초기부터 함께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정년을 한 지라 앞으로는 비교적 평탄한 둘레길을 함께 걷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배롱나무꽃이 피는 계절에 정년을 맞으니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참으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2026. 8. 22.
雪 一字一言-雪대기 중의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서 얼면 육각(六角)의 결정체가 되는데, 그것이 땅 위로 내려오는 것을 눈이라고 한다. 하얀색의 물체가 나풀거리며 가벼운 모습으로 내려와서 소복하게 쌓이는 것이 눈의 특징 중 하나이다. 그렇게 내리는 눈의 모습이 예뻐서 사랑스럽게 여기기도 하지만 사람의 삶에 불편함을 주기도 하므로 없애버려야 할 것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눈이라는 뜻을 가진 ‘雪’이라는 글자에는 비라는 뜻을 가진 ‘雨’와 함께 빗자루라는 뜻을 가진 글자(帚-비 추)가 함께 들어가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빗자루는 지저분하거나 쓸 데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쓸어서 없애는 생활 도구이다. 이것이 ‘雪’에 들어가 있는 이유는 눈이라는 존재가 옛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없애버려야 할 것으.. 2026. 8. 15.
땅이름문화사(17)-상주(尙州) 땅이름문화사(17)-상주(尙州)경상남도와 경상북도를 아울러 이르는 경상도(慶尙道)라는 말은 고려 충숙왕(忠肅王) 즉위 초인 1314년에 경주(慶州)와 상주(尙州)의 머리글자를 따와서 만든 행정 용어인데,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다. 이런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주가 영남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역이었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사벌국(沙伐國)이라는 작은 나라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상주 지역은 고구려, 백제, 가야, 신라가 대립하던 시기에 신라에 복속되면서 서북쪽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매김했다. 신라가 전국을 9주 5소경으로 편성할 때는 9주의 하나였고, 전국을 10도로 편제한 고려시대에는 영남도(嶺南道)의 중심 지역이었다. 고려 후기에 전국을 8목(牧)으로 나눌 때도 상주는 여기에 들어갈 정도로 중.. 2026. 8. 9.
모을동비(철원) 어원, 뜻 모을동비(毛乙冬非-철원鐵原>) 어원, 뜻‘毛乙冬非’는 강원특별자치도에 속한 철원의 고구려 시대 땅이름이다. 󰡔삼국사기󰡕에서 한자 표기로는 ‘鐵圓’이라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모을동비’라고 한 점으로 보아 이것은 이두(吏讀) 표기인 것이 분명하다. 이두는 한자의 뜻(訓)과 소리(音)를 빌어서 우리말을 표기하는 방법인데, 고구려에서 만들어져 백제, 가야, 신라 등으로 전해졌다. 신라에서는 향찰(鄕札)이란 이름으로 집대성되면서 체계적으로 정리되기도 했다.‘毛乙冬非’는 ‘毛乙+冬非’의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두 말에 대한 별도의 고찰과 분석이 있어야 그 뜻을 올바르게 짚어낼 수 있다. 중심어는 한자의 뜻을 취해오고, 중심어가 아닌 것들은 소리를 취해오는 것이 이두 표기의 원칙이다. 후대의 지명과 연결.. 2026. 8. 2.
땅이름문화사-철원 땅이름문화사(33)-철원(鐵原)강원특별자치도 북서부에 있는 철원은 고구려 시대부터 국가에서 인정한 우리말 땅이름이 있었을 정도로 중요하게 인식되었던 곳이었다. 20세기에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되는 상황을 맞이하여서는 철원군 역시 둘로 쪼개지는 아픔을 겪었다. 또한 휴전선(DMZ)이 철원군 북쪽을 지나게 됨으로써 민간인 통제 구역을 중심으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고구려, 신라, 고려, 조선 시대 내내 지리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고 그 점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정도로 철원 지역은 소중한 가치를 지닌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고구려에서 지금의 철원을 부르는 공식적인 명칭은 ‘철원(鐵圓)’이었는데, 한자의 뜻과 소리를 빌어서 우리말 이름을 표기하는 이두.. 2026. 8. 1.
落 一字一言-落‘떨어지다’라는 뜻을 기본으로 하는 ‘落’은 ‘艹(풀 초)’와 ‘洛(물이름 락)’이 아래위로 결합한 모양을 지닌 글자이다. 원래 나무의 꽃과 잎이 시들어서 떨어지는 것을 의미했는데, 점차 그 용도가 넓어지면서 여러 가지 뜻을 가지게 되었고 매우 다양한 용법으로 쓰이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落’은 일정한 상태가 유지되던 어떤 물질이나 상황, 상태 등에 어떤 변화가 생겨나면서 다른 어떤 것이나 상태로 바뀌는 현상에 대해 폭넓게 쓰이는 중요한 글자가 되었다. ‘艸(풀 초)’의 부수 형태인 ‘艹’는 ‘풀’이라는 뜻을 기본으로 하는 글자지만 살아 있는 풀, 나무 등의 식물에 매달려 있거나 붙어 있는 잎, 줄기, 꽃 등을 아울러 지칭하는 것으로 쓰인다. ‘艸’는 씨에서 움이 돋고 싹이 나와 잎과 줄기.. 2026. 7. 30.
복날 어원, 유래 복날(伏日, 三伏) 어원, 유래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가장 더운 날 셋을 정해서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하는데, 이 시기를 여름의 절정이라고 본다. 초복, 중복, 말복을 합쳐서 ‘삼복(三伏)’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몸보신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산간 계곡을 찾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기도 하는(濯足) 등 건강을 지키면서 슬기롭게 더위를 물리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삼복’이라는 표현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이 ‘伏(엎드릴 복)’인데, 이 글자에 ‘犬(개 견)’이 핵심적인 구실을 하는 중요한 구성요소여서 눈길을 끈다. 일 년 중 가장 더운 날이라고 생각되는 세 날짜를 골라서 붙인 이름이 ‘복날’인데, 다른 동물을 모두 제치고 하필이면 .. 2026. 7. 25.
펀치볼(亥安) 땅이름 문화사(115)-亥安(해안, 펀치볼)‘펀치볼’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은 아주 특이한 지형을 가진 지역으로 명성이 높다. 동남 방향으로 물이 빠져나갈 정도의 작고 좁은 골짜기 하나가 외부를 향해 열려 있는 유일한 통로일 뿐 온 사방이 높은 산악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깥세상과 분리된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어떤 분지 지형도 이처럼 거의 완벽하게 막혀 있는 곳이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고립된 공간이 바로 해안 지역인데, 고산(高山) 지역이어서 상당히 춥고 습하기는 하지만 땅이 매우 비옥해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여겨졌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규경(李圭景, 1788~1856)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는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2026. 7. 18.
天 一字一言-天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天’의 뜻은 ‘하늘’이지만 이 글자가 시작될 때인 고대에는 사람의 머리를 지칭하는 것이 기본적인 의미였다. 글자의 성질을 따져서 여섯 개의 범주로 분류하는 육서(六書)에서는 지사자(指事字)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고대의 글자 모양을 중심으로 하여 성질을 분류할 때는 상형자(象形字)로 보기도 하고, 회의자(會意字)로 보기도 한다. ‘天’은 갑골문자 시대부터 등장하는데, 후대로 오면서 아주 폭넓게 쓰이면서 매우 복잡한 성격을 가진 글자가 되었다.갑골문에 있는 글자의 모양을 보면 팔과 다리를 넓게 벌리고 서 있는 사람의 모양인데, 맨 꼭대기에 튀어나와 있는 네모 모양을 머리라고 생각해서 ‘天’은 사람의 형상을 그려서 만든 상형자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것은 주로 갑골.. 2026. 7. 8.
새삼스럽다 어원 새삼스럽다 어원‘새삼스럽다’의 뜻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두 가지 방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느껴지는 감정이 갑자기 새로운 데가 있다’라는 설명이 첫 번째이고, ‘하지 않던 일을 이제 와서 하는 것이 보기에 두드러진 데가 있다’라는 뜻이 두 번째이다. 일상생활에서 ‘새삼스럽다’라는 말은 ‘새삼스럽게’, ‘새삼스럽네’, ‘새삼스레’ 등의 방식으로 쓰인다. 그러므로 이 표현은 이미 알고 있는 어떤 것을 다시 덧붙여서 말한다는 것과 함께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다시 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하지 않던 짓을 하는 것에 대해 두드러진 느낌이 있다는 정도의 의미와 용도로도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새삼스럽다’라는 표현은 중심이 되는 어떤 일이나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 2026. 7. 5.
땅이름문화사(15)-담양 땅이름문화사(15)-담양전라남도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담양(潭陽)은 동쪽으로는 곡성군, 서쪽으로는 장성군, 남쪽으로는 광주광역시와 화순군, 북쪽은 순창군과 접하고 있는 지역인데, 예로부터 대나무가 유명하다. 백제시대부터 땅이름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볼 때 오랜 역사를 가진 고장임을 알 수 있는데, 지명의 변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백제시대에는 ‘추자혜(秋子兮)’였다가 신라 경덕왕 때 ‘추성(秋成)’으로 바꾸었다. 고려 성종 때에는 담주(潭州)로 했다가 1172년에 담양(潭陽)으로 다시 바꾸었는데, 지금까지도 이 땅이름이 유지되고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할 때 담양이라는 땅이름에 들어있는 지역적, 문화사적 성격과 그 의미를 정확하게 짚어내기 위해서는 ‘추자혜’가 지닌 뜻을 먼저 풀어내야 함을 알 .. 2026. 6. 28.
운탄고도 運炭古道운탄고도는 강원도 산악 지역의 광산에서 캐낸 석탄 같은 광석을 운반하던 옛길이라는 뜻인데, 이것을 트레킹 여행 코스로 개발하면서 붙인 명칭이다. 영월에서 시작하여 상동, 정선, 태백을 거쳐 삼척까지 이어지는 173킬로의 길이다.이번 여행은 단종이 영월에서 승하하자 뒤를 따라 열 명의 궁녀가 동강에 몸을 던진 유적지인 낙화암을 거쳐 사북, 고한, 함백산에 걸쳐 있는 길의 일부를 다녀왔다. 낙화암 바로 옆에는 영월 부사였던 신광수(申光洙, 1712~1775)의 수청을 거부하고 강에 몸을 던져 순절한 기생 경춘(慶春)의 기념비도 있다. 이 일로 신광수는 파면되었다. 별로 알려지지는 않은 곳이지만 이곳은 애달픈 순절의 사연을 안고 있는 유적지라고 할 수 있다.사북, 고한 지역의 운탄고도 길은 해발 1천 .. 2026. 6. 27.
철원 평화전망대, 고석정 철원 샘통 고추냉이, 평화전망대, 고석정, 매월폭포 기행국문학과 동기생들과 함께 강원도 철원군 민통선 안에 있는 샘통고추냉이집을 찾았다. 예약도 해야 하고, 군부대의 검문과 승인 등을 받아야 하는 등 여러 까다로운 절차를 감수하고 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고추냉이(일본말, 와사비) 농장이면서 1급수로만 키우는 송어회를 고추냉이에 묻혀서 먹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천연 고추냉이 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것을 실제로 먹어보는 것도 거의 처음인지라 다들 즐거워해서 무척이나 좋았다.다음으로는 철원평화전망대를 갔는데, 북쪽 땅이라서 그런지 나뭇잎들이 아직 연초록을 띠고 있어서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아주 가까운 거리를 사이에 두고 태극기가 인공기가 나부끼는 초소를 보는 것은 별로였지만 우리 민족의 냉엄한.. 2026. 6. 19.
각설이 어원 각설이 어원지금은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과거의 사회 현상 중에 ‘거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구걸하는 풍경이 전국적으로 있었다. 그들은 동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면서 일종의 거리 공연 같은 행위를 하기도 했다. 그냥 공짜로 얻어먹겠다는 것이 아니고 실없거나 우스꽝스러운 말과 행동을 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니 그 대가로 푼돈이나 먹을 것이라도 조금 나누어 달라고 하는 존재가 바로 거지였기 때문에 이들의 행위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는 것이다. 개인 집을 찾아다니면서 구걸하는 거지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오일장 같은 곳이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명이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는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을 장타.. 2026. 6. 15.
두타연(頭陀淵) 두타연(頭陀淵)물기슭 고을 지나 굽이굽이 들어가니온 길에 인적은 끊어진 지 오래일세 높고 험한 뫼가 사방을 둘러쳤으니네모난 하늘만 머리 위에 떠 있구나 깎아지른 돌 절벽 산골짝 막았는데잠룡은 고개 들어 우레로 소리하네 두타연 굴 안에 마음 달을 띄웠나니三毒五慾 어디있나 묻지를 말으소서 물기슭 고을: 양구(楊口, 楊麓)의 우리말 뜻.네모난 하늘: 방산(方山-네모난 뫼)을 지칭한다.누운 용 우레 토해: 우렁찬 폭포 소리.마음 달: 내면의 빛, 원만한 마음, 맑은 지혜.三毒 五慾: 삼독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貪嗔痴)이고, 오욕은 재물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이다. 2026. 6. 14.
꽃과 여인 꽃과 여인, 그리고 여름. 2026.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