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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재미있는 우리말64

쥐 죽은 듯 유래, 어원 쥐 죽은 듯이 유래, 어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거나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매우 조용한 상태를 지칭해서 ‘쥐 죽은 듯’, 혹은 ‘쥐 죽은 것처럼’ 등으로 말한다. 이 표현에는 어려운 말이 전혀 없으므로 그냥 쥐가 죽어서 조용한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기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아주 조용한 상태를 말할 때 하필이면 쥐, 그것도 죽은 쥐를 대상으로 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도대체 과거 우리 민족의 삶에서 쥐가 어떤 의미였길래 그것이 죽은 상태를 대상으로 하여 아주 조용한 상태를 강조하는 말로 만들었을까 하는 점을 이해하면 이런 의문은 풀릴 것으로 생각된다. 낮이 사람의 시간이라면 밤은 쥐의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밤이 되어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이면 어김없이 온 사방에서 나타나 시끄러운.. 2025. 3. 2.
부질없다 어원 ‘부질없다’의 어원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부질없다, 부질없이, 부질없는 등의 표현이 있다. 이것의 사전적인 뜻은, ‘대수롭지 않다, 쓸모없다, 허무하다, 헛되다, 쓸데없다’ 정도가 된다. 대수롭다가 중요하게 여길만하다는 뜻이니 대수롭지 않다는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등한시(等閑視)할 만하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부질없다는 말이 지닌 유래나 어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호사가(好事家)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럴듯한 설명을 해 놓은 것이 인터넷상에 많이 떠돌아다니기도 하고, 어떤 언론 기관에서는 TV에서 이것을 정설인 것처럼 소개하기도 한다.가장 많이 일컬어지고 있는 것이 ‘불질’에서 ‘ㄹ’이 탈락하여 ‘부질’로 되었다고.. 2025. 2. 12.
짐승 어원 짐승의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짐승’이란 표현이 있다. 사전적으로는 몸에 털이 나고 발은 네 개가 달린 동물을 부르는 이름이 짐승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짐승이란 말은 사람이 아니면서 살아있는 모든 동물을 지칭하는 말로 길짐승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등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을 통칭하는 말이 바로 짐승이 되는 것이다. 짐승 같은 놈, 짐승만도 못한 인간 등의 표현을 근거로 하여 야만적인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고도 말하지만, 이것 역시 원래의 의미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설명이어서 현상적인 것만 강조하는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것을 순우리말이라.. 2025. 1. 24.
막무가내 어원 막무가내 어원  ‘달리 어찌할 수 없음’, 혹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뾰족한 방도가 없음’ 등으로 풀이할 수 있는 막무가내는 우리말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자어, 혹은 한자어와 우리말의 혼합형 등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표 국어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막무가내라고 한글로 쓰면서 그것이 한자어에서 왔다는 의미로 莫無可奈로 표기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런 한자 단어 자체가 중국에서는 없는 것인 데다가 조선시대까지의 어떤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관계로 과연 이 표현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은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막무가내가 모두 한자어인지, 아니면 일부가 한자어이고 일부는 우리말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 2025. 1. 15.
묵사발 어원(묵사발이 되다) ‘묵사발이 되었다’에서 묵사발의 어원 지금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것 중에, ‘묵사발이 되었다.’, ‘묵사발로 만들다.’, ‘묵사발을 만들어 버린다.’ 등의 표현이 있다. 이 말들은 뭔가 좋지 않은 상태가 되거나 그런 상태로 만든다는 것으로, 좋지 않은 뜻과 어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기는 것은, 하필이면 이런 표현에 묵사발이란 말을 사용했느냐는 것이다. 특히 길게 썬 묵과 여러 재료들을 그릇에 담은 뒤 육수를 부어서 만든 음식을 묵사발이라고 하는 지금의 세태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묵사발이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1, 묵을 담은 사발. 2. 얻어맞거나 하여 얼굴 따위가 형편없이 깨지고 뭉개진 상태를 속되게 이르는 말. 3. 여지없이 패망한 상태를 비유.. 2025. 1. 7.
미안하다와 죄송하다의 차이 ‘미안하다’와 ‘죄송하다’의 차이점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미안하다’라는 표현은 “남에게 대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럽다”라고 풀이하고 있으며, ‘죄송하다’라는 말은 “죄스러울 정도로 미안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내용만으로 보면 죄송하다가 미안하다는 표현 보다 어느 정도 어감이 강한 것은 알겠는데, 그렇게 큰 차이는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안하다는 마음이 편하지 못할 정도이고, 죄송하다는 죄스러울 정도이니 구체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죄송하다라는 표현에 대한 설명에 미안하다가 들어가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죄스럽다는 말을 찾아보면, “죄지은 듯하여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다”라고 되어 있어서 더욱 그런 느낌을 준다. 그.. 2024. 11. 30.
뜨내기의 어원 뜨내기의 어원 ‘뜨내기’는 ‘뜨내기꾼’이라고도 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설명은 한곳에 정착해서 붙어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떠다니는 존재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뜨내기라는 표현은 고정적이거나 반복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존재를 좀 낮추어서 지칭하는 말이 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뜨내기는 뜨다+내기가 결합한 형태가 된다.  동사나 형용사로 쓰이는 ‘뜨다’라는 어휘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것이면서 매우 다양한 용법으로 쓰이고 있는데, 고정되어 있지 않다, 발효하다, 썩다, 떠나다, 떼어내다, 눈을 벌리다, 실로 만들다(뜨개질),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다, 탁본을 만들다, 모형을 만들다, 상.. 2024. 11. 17.
양치질의 유래, 어원 양치질의 유래, 어원 음식을 먹은 뒤 이(齒)에 붙은 것들을 없애거나 입에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될 때 이를 닦고 입안을 가시는 것을 양치질이라고 한다. 한자로는 이를 관리한다는 뜻을 가진 養齒로 적는데, 원래는 조선 시대부터 버드나무의 가지라는 뜻을 가진 양지(楊枝)가 잘못 전해져서(訛傳) 이렇게 되었다는 주장이 상당히 널리 퍼져 있다. 얼핏 보기에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바른 주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조선 시대의 기록을 보면 양치, 혹은 양치목(養齒木), 양치목장(養齒木匠), 양치장(養齒匠), 양치목인(養齒木人) 등의 표현이 16세기 초기(1505년)인 연산군 때의 기록에서 이미 등장하고 있어서 상당히 오랜 과거부터 양치라는 말이 널리 쓰였던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에는 손으로 무.. 2024. 11. 3.
‘떡 떠먹듯이 일러준다’의 어원, 유래 ‘떡 떠먹듯이 일러준다’의 유래 어떤 일이나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그것을 듣고 행해야 하는 사람에게 매우 자세히, 그리고 세심하게 여러 가지를 알려주는 것을 가리켜 ‘떡 떠먹듯이 일러준다.’, ‘떡 떠먹듯이 알려준다.’라고 한다. 여기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떡’이라는 음식과 그것을 먹는다는 뜻을 가진 ‘떠먹다’라고 할 수 있다. ‘떡을 뜨는’ 과정이 매우 세밀하고 섬세하다는 뜻인데, 그런 행위, 혹은 상황과 과정이 어떻길래 누군가에게 자세하게 설명하거나 일러줄 때 이런 표현을 쓰게 된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짚어봐야 하는데, 먼저 ‘떠먹다’부터 살펴보자. ‘떠먹다’는 ‘뜨어+먹다’가 줄어서 된 말이다. 이 표현은 어떤 물건을 아래에서 위로 들어 올린다.. 2024. 10. 21.
'쥐뿔'의 어원, 유래 ‘쥐뿔’의 어원, 유래 일상 생활에서 지금도 우리가 쓰고 있는 말 중에는, ‘쥐뿔도 모르는 주제에 아는 척한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의 뜻은 당연히 알아야 할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를 하거나 잘난 체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은 쥐뿔이 무슨 뜻이며, 어디에서 왔길래 이런 표현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즉, 사람들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이란 표현을 하필이면 쥐뿔이라는 말을 가져다가 썼느냐 하는 점이다. 어원을 밝혀내기가 어려운 말 중의 하나지만 근래에는 쥐뿔, 개뿔 등으로 표현이 확대되어서 더욱 알쏭달쏭하게 되기도 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1991년에 만든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쥐뿔’의 근거를 설화에서 찾고 있는데, ‘쥐좆’이.. 2024. 10. 2.
오징어 어원, 의미 오징어 어원, 의미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징어의 어원은 19세기 초에 丁若銓(정약전)이 흑산도에 유배가 생활하면서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까마귀를 잡아먹는 물고기라고 하면서 ‘까마귀의 적’, 혹은 ‘까마귀 도적’이라는 어원을 가진다고 한 이래 그것이 그대로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이 주장으로 보면 오징어는 까마귀라는 육지 동물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물고기가 되고 만다. 그러나 글을 잘 읽어보면 이것은 섬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적어 놓은 것으로 논리적인 근거나 설득력이 전혀 없는 주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약전은 당시의 뛰어난 학자로 한자의 뜻을 제대로 모르지도 않았을 것인데, 왜 이런 내용의 글을 기록으로 남겼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자산어보󰡕의 내용은.. 2024. 9. 17.
매를 번다 어원 ‘매를 번다’의 유래, 혹은 어원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많이 쓰는 말 중에 ‘매를 번다(벌다).’, ‘매를 벌어요.’와 같은 표현이 있다. 이것은 명사 ‘매’, 목적격 조사 ‘-를’, 동사 ‘벌다’의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한 문장인데, 명사와 동사의 연결이 일상적인 언어 현상과는 좀 거리가 있다. ‘벌다’라는 동사는 ‘일을 하거나 무엇인가를 하여 돈 따위를 얻거나 모음’이라는 것이 기본 뜻이기 때문에 긍정적이거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됨을 나타낸다. 그런데, ‘매’라는 것은 자기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손해를 입히는 것이라 할 수 있어서 ‘벌다’라는 말과 결합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하기 어렵다. 이처럼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두 개의 말이 어떤 사연으로 이렇게 결합해서 지금과 같은 문장을 .. 2024. 8. 20.
먹통의 어원 먹통의 어원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먹통이 되었다.”, 혹은 “먹통이다.” 등의 표현을 많이 쓰고, 또 듣는다.잘 작동해야 할 사회적 장치나 물건, 서비스 등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멈춰버렸을 때 보통 이 말을 쓴다. 사리에 밝지 못하면서 자기 생각만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답답한 사람을 놀림조로 말할 때도 먹통이란 것을 썼지만 지금은 잘 쓰지 않는다. 이처럼 많이 쓰이는 관용어인 “먹통이 되었다.” 등의 관용구에서 ‘먹통’이란 표현은 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먹통은 목공이나 석공들이 나무로 된 통에 먹물을 넣어두었다가 실을 그곳으로 지나가도록 하여 먹물을 묻힌 다음에 자재를 가공하기 위한 선을 긋는 데에 사용하는 도구를 지칭한다. 먹물이 들어 있어서 먹桶(그릇 통)이라고 쓰는데(표준.. 2024. 7. 25.
'어이없다'에서 '어이'의 어원 ‘어이없다’의 어원 국어사전에서는 ‘어이없다’의 뜻을,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로 풀이하면서 ‘어처구니없다’와 같은 뜻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어이’와 ‘어처구니’의 뜻을 찾아보면,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풀이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고 있는 표현의 뜻과는 아주 거리가 멀거나 전혀 엉뚱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실제 말을 할 때는 이런 뜻으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무엇을 근거로 이런 설명을 하고 있는지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참으로 답답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어이’와 ‘어처구니’가 실제로 쓰인 문장에서 쓰인 뜻과 사전에서 말하는 뜻이 너무 맞지 않아서 아무리 봐도 사전.. 2024. 5. 17.
학창시절에서 학창(學窓)의 의미 ‘학창 시절’에서 학창(學窓)의 의미 학창이란 단어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배움의 창가라는 뜻으로, 공부하는 교실이나 학교를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이 설명은 그야말로 글자 그대로 풀이한 한심하면서도 매우 무식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窓이라는 글자를 막연히 창가로만 해석함으로써 그 뜻을 완전히 왜곡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으로 공부하던 시절을 학창 시절, 학창 생활 등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려면 우선 글자의 뜻을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창에서 앞 글자인 學(배울 학)을 먼저 살펴보자. 이 글자는 사람의 두 손(兩手), 본받는다는 뜻을 가진 爻(본받을 효), 집의 모양인 冖(덮을 멱), 아이를 나타내는 子(아이 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會意字이다. 글자.. 2024. 5. 7.
문둥이 옻나무 작대기 떠딩기듯 한다 ‘문디(문둥이) 옻나무 작대기 떠딩기듯(떠군지듯) 한다’의 뜻 매우 싫은 것을 멀리하거나 얼른 치워버리는 행위를 빗대어 ‘문디 옻나무 작대기 떠딩기듯 한다’라고 하는 속담이 있다. 문디는 문둥이를 말하는데, 칠창(漆瘡)을 옮기는 옻나무를 만나면 끔찍할 정도로 싫어해서 멀리 던져버리고 만다. 무엇인가에 대해 매우 싫다는 뜻을 강력한 행동으로 나타내는 사람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옻의 독이 사람에게 묻으면 염증을 일으켜 부풀어 오르면서 물집이 생겨 매우 흉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다. 그러잖아도 문둥이는 보기 흉한데, 옻까지 오르면 더욱 흉하게 보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떠’는 동사 ‘뜨다’가 활용된 것으로 어간인 ‘뜨’에 종결어미인 ‘어’가 붙었다가 ‘으’가 탈락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뜨다’는.. 2024. 4. 22.
노파심(老婆心)의 의미 노파심(老婆心)의 의미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노파심으로 하는 소리’라는 표현이 있다. 노파심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필요 이상으로 남의 일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풀이하고 있는데, 노파심이란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매우 긍정적이고 칭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전 하나가 좀 잘못되었다고 그게 뭐 그리 큰일이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온갖 매체를 비롯한 모든 자료에서 이를 근거로 이해하고, 설명하고 있어서 그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노파심이란 말을 부정적으로 풀이하게 된 이유를 짚어보면, 노파(老婆)를 늙은이, 할머니 정도로만 파악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노파라는 단어를.. 2024. 3. 11.
여의도(汝矣島)의 어원 여의도(汝矣島) 어원(지명 유래) 한강 가운데에 있는 섬(河中島)으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속해 있는 여의도는 대한민국 정치, 금융의 중심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서쪽 끝에는 국회의사당이 있으며, 동쪽 끝에는 63빌딩이 있고, 가운데에는 서울국제금융센터 (IFC), LG트윈타워, 전경련회관, 파크원 타워, 증권거래소 등 주요 기관과 기업의 사옥들이 즐비하다. 그야말로 여의도는 대한민국 수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곳이 원래부터 중요시되었던 곳은 아니었다. 여의도는 조선이 세워지면서부터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제사 희생물을 공급하기 위해 돼지와 양 등의 가축을 기르는 장소로 시작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에 소속되어 음식을 만들거나 가축을 기르는 일을 했던 노비(典僕)들이 이곳에 거주하.. 2023. 12. 30.
같잖다의 어원과 의미 ‘같잖다’의 어원과 의미 ‘같잖다’의 뜻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1, 하는 짓이나 꼴이 제격에 맞지 않고 눈꼴 사납다. 2. (주로 같잖은 꼴로 쓰여서) 말하거나 생각할 거리도 못 된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전의 의미로 보면 말하려고 하는 대상(사람, 사물, 현상 등)에 대해 매우 무시하거나 하찮게 생각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말의 구조, 어원, 속뜻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말하는 사람 자신을 비하하거나 내가 하찮은 존재라고 스스로 드러내는 뜻이 더 강해서 매우 흥미롭다. ‘같잖다’라는 표현은 ‘같지 않다(不似)’의 줄임말이다. 중세국어 표기로 하면 ‘ᄀᆞᆮᄒᆞ다+ᄋᆞᆫ하다’이다. 앞은 긍정이고 뒤는 부정이다. 이 두 개가 합쳐져서 지금의 ‘같잖다’라는 표현이 만들.. 2023. 11. 12.
덧없다 의미와 덧의 어원 덧없다 의미와 ‘덧’의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말 중에 ‘덧없는 청춘’, ‘덧없는 세월’ 같은 표현이 있다. 여기에서 ‘덧없는’은 허무하다, 헛되다 등의 뜻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덧+없다’의 형태로 되어 있다. ‘있다’의 반대가 ‘없다’이기 때문에, 없다는 부정을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덧’이 붙어서, 보람이나 쓸모가 없어 헛되고 허전하게, 혹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지나가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 등의 뜻을 가지는 표현이라고 사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이 표현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덧’의 어원과 뜻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덧’을 얼마 안 되는 퍽 짧은 시간이란 뜻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설명을 보면 당장 드는.. 2023. 10. 15.
한가위(秋夕)의 어원 한가위(秋夕)의 어원 지금은 秋夕이라는 말이 음력 8월 15일 명절을 나타내는 대표적 명칭이지만 고려 시대까지만 해도 ‘가ᄫᆡ’로 불렸다. 그러던 것이 ‘가ᄋᆡ’로 되었다가 다시 ‘가의’로 된 후 ‘가위’로 변화한 것으로 본다. ‘가ᄫᆡ’의 吏讀 표기는 嘉俳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표기는 고려 시대의 속요인 ‘動動’에 등장한다. 순경음 비읍에서는 가장 약한 것이 ‘ㅂ’이기 때문에 이것이 먼저 탈락하고, ‘ㆎ’가 ‘ㅢ’로 되었다가 여기서는 ‘ㅟ’로 된 것이다. 한강에서 가장 크고 넓은 섬이라는 뜻을 가진 ‘너ᄫᅴ섬’에서 ㅂ이 탈락하고 汝矣島(여의도)라는 이두 표기로 된 것과 같은 이치다. 추석은 한가위로도 불리는데, 이것은 ‘가위’ 앞에 크다는 뜻을 가진 ‘한’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2023. 9. 28.
살아생전, 혹은 생전(生前)의 의미 살아생전(生前), 혹은 생전의 의미 세상을 떠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살아생전에’, 혹은 ‘생전에’ 무엇 무엇을 했다. 혹은 무엇 무엇을 말했다 등의 표현을 많이 쓴다. 생전이란 표현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살아 있는 동안이라고 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문으로는,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하신 말씀, 생전에 통일이 되는 것을 꼭 보고 싶다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살아-생전’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이라고 하면서 예문으로는 ‘살아생전에 손자를 보고 싶다’, ‘살아생전 고향 땅을 다시 밟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등과 같은 것이 있다고 설명한다. 한자어인 生前이 어째서 살아 있는 동안이라는 뜻을 나타낼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알쏭달쏭해진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한자의 뜻에서 .. 2023. 9. 23.
사나이의 어원 사나이의 유래와 어원 ‘사나이’라는 표현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한창 혈기가 왕성할 때의 남자를 지칭하는 말”이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에 올라온 어원을 보면, ‘사나이’는 ‘ᄉᆞᆫ’과 ‘아해’가 결합한 것으로 ‘산’은 장정(壯丁)이란 뜻으로 건장한 남자라고 풀이하여 건장한 남자와 아이가 결합해서 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1527년에 발행된 훈몽자회(訓蒙字會)를 필두로 비슷한 시기에 간행된 다른 몇 개의 문헌에서 ‘丁’을 ᄉᆞᆫ 뎡이라고 하고 있으니 꽤 오래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ᄉᆞᆫ’이라는 말은 비슷한 시기에 나온 두세 개의 문헌에만 나타날 뿐 다른 어디에도 기록되지 못하고 사라졌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즉, ‘ᄉᆞᆫ’을 장정이라는 한.. 2023. 8. 27.
팔마구리만한 게 까분다의 유래 팔마구리만한 게 까분다 어린 시절 키가 작은 아이를 놀릴 때 우리가 많이 하는 표현 중에 ‘팔마구리만하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작거나 힘없는 사람이 크고 힘이 센 사람에게 덤비거나 할 때, 혹은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 정도의 의미를 가진 말로 ‘팔마구리만한 게 까분다.’라고도 한다. 이 말은 어릴 때 유난히 키가 작았거나 싸움할 때 상대에게서 주로 들었던 표현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작거나 상대가 안 된다는 의미로 쓰는 표현에 왜 팔마구리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일까? 팔마구리는 산에 사는 나방의 유충인데, 번데기의 형태로 산에서 겨울을 나는 녹황색의 고치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말로는 유리산누에나방이라고 하는 해충의 나방이 그것인데, 겨울을 나는 수단으로 만든 녹황색의 고치가.. 2023. 7. 17.
존나, 혹은 졸라 라는 말의 유래 달팽이와 존나 빠른 거북이 달팽이는 여름의 진귀한 손님이다. 사람의 눈에 띌 정도로 바깥 출입을 하는 경우는 비가 올 때인데, 장마가 시작되는 요즈음 한적한 시골길을 가면 볼 수 있다. 등에 집을 등에 지고 다닌다고 하여 집달팽이라고 하는데, 이런 참달팽이는 보기가 어렵다. 장마가 시작되는 어제 마침 보였다. 주로 논밭의 돌 밑, 풀숲에 사는 녀석들이 비만 오면 왜 바깥으로 나오는지 알 수 없지만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 기분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달팽이와 관련을 지닌 말 중에 지금 우리가 아주 많이 쓰고 있는 표현이 유래했다는 사실이다. 상태나 일의 정도가 매우 심해서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를 가리켜 엄청나다는 말을 쓰는데, 이에 해당하는 상황에 부닥쳤을 때 아이, 어른을 할 것 없이 요즘 많이.. 2023. 6. 30.
속절없다 어원 ‘속절없다’의 어원 우리는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속절없다’, ‘속절없이’, ‘속절없는’ 등의 표현을 많이 쓴다. 그러나 이 표현의 어원이나 유래 등에 대한 것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단념할 수밖에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다.’라고만 되어 있고, 유래나 어원 등에 대해서는 一言半句의 설명도 없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사전(辭典)이란 어휘의 뜻을 보면, 일정한 범위 안에서 사람들이 쓰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그렇게 설명하고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현재의 언어생활에서 쓰이고 있는 의미만을 실어놓고 있을 뿐 어원에 대한 것은 눈을 씻고 .. 2023. 6. 22.
아닌 밤중에 홍두깨에 대한 이해 ‘아닌 밤중에 홍두깨’란 속담에 대한 이해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표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급작스럽게 당하거나 상대방이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말을 했을 때 하는 말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내밀 듯 한다’, 혹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등의 표현으로 많이 사용한다. 이 문장에는 ‘아닌’, ‘밤중’, ‘홍두깨’라는 세 개의 구성요소가 있는데, ‘밤중’은 밤이 깊을 때라는 뜻밖에 없으니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나머지 두 개의 구성요소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닌’의 기본형은 ‘아니다’인데, 어떤 사실을 부정하는 뜻을 가지고 있는 형용사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긍정이 아닌 부정문에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뜻하지 아니한 엉뚱한 때’, ‘뜻밖.. 2023. 5. 27.
가랑비의 뜻 ‘가랑비’의 뜻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서 그런지 비에 대한 표현이 매우 많다. 특히 봄에 비가 적게 내리면 농사를 망칠 수도 있으므로 이때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비가 오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봄에 내리는 비를 나타내는 말 중에 ‘가랑비’라는 것이 있는데, 이 어원이 매우 재미있다. ‘가랑비’는 ‘가랑’과 ‘비’가 합쳐져서 된 말이다. 비는 수증기가 높은 곳에서 찬 공기를 만나 식어서 엉긴 다음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 물방울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비는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가랑’이라는 표현이다. 이 말의 뜻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랑비’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판가름 난다. ‘가랑’에 대해서는 가루(粉)로 보는 견해, 가랑이.. 2023. 3. 9.
까마귀 까치집 뺏듯 한다는 속담에 대한 이해 까마귀 까치집 뺏듯 한다는 속담에 대한 이해 우리나라 텃새로 사람들과 가까운 주변에 살면서 상당히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새를 꼽는다면 까마귀와 까치를 들 수 있다. 까마귀와 까치가 함께 등장하는 속담이 있는데,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까마귀 까치집 뺏듯 한다”라는 속담이 그것인데, 이것은 국어사전에는 등재가 되어 있지 않다. 일부 속담 사전에 올라 있는데, 누가 한 것인지 몰라도 원래의 뜻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뜻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서로 비슷하게 생긴 것을 빙자하여 남의 것을 빼앗음을 비유’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남의 것은 빼앗는다는 것은 맞으.. 2023. 2. 22.
옹장물에 대하여 옹장물에 대하여 지금은 거의 쓰지 않거나 사라진 말 중에 ‘옹장물’이란 표현이 있다. 이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리지 않을 정도로 죽어버린 말이 되었지만, 선조들이 가졌던 삶의 지혜를 실감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옹장물’은 ‘옹장’과 ‘물’이 합쳐진 표현인데, 물은 지금도 쓰는 말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옹장’은 ‘동물의 배설물을 모아놓은 구덩이’라는 뜻이다.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동물의 배설물은 혐오의 대상이 되거나 처리가 매우 곤란한 것이 되었지만 수십 년 전만 해도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긴요하게 쓰이는 비료 중의 하나였다. 사람이 집에서 키우는 가축 중 우리에 가두어 사육하는 것 중에서 배설물이 많은 것은 돼지라고 할 수 있는데, 다음으로 소, .. 202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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