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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일상488

이천(利川)의 지명 유래 靑山四友 利川 나들이 장마와 7월이 시작되는 날에 청산사우는 여주와 더불어 경기도의 중심 지역이었던 이천의 고려시대 불상과 조선 초기 정자를 기행했다.  이천시 장호원읍에 있는 이천어석리석불입상(利川於石里石佛立像)이었다. 이 불상은 높이가 4미터 정도로 만들어진 불상으로 돌로 만들었으며, 서 있는 모습이다. 팔각으로 된 모자(天蓋)를 쓰고 있으며, 머리 꼭대기에는 상투 모양으로 된 솟은 뼈인 육계(肉髻)가 있는 모양이다. 매우 단순화되고 도식화된 형태의 이 불상는 돌장승처럼 뻣뻣하게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고려시대 석불상 특징 중의 하나이다. 이런 형식은 충남 개태사 석조삼존불과 함께 충청도과 경기도 일대에서 유행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천시 모가면 마옥산(磨玉山) 기슭에 있는 소고리 마애여래좌상(所.. 2024. 7. 5.
풀향기 여름이 시작되면 사람의 눈과 코를 사로잡는 것은 풀이다. 무성하면서도 청록색인 풀잎은 싱싱 그 자체이면서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희망을 준다.  또한 그러한 풀잎에서는 알 듯 모를 듯 한 향내가 진동한다.그야말로 풀향기다. 풀향기를 맡으면서 푸르름 속을 걷는 것은 참으로 즐겁고 좋다.다만, 햇빛 때문에 쓴 색안경이 거슬릴 뿐이다. 여름에는 사람을 제외한 모든 자연은 종족 보존을 위해 후손을 낳고 키우는 시간이다. 2024. 6. 7.
청일 조계지 계단과 쇠뿔고개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은 청나라 조계지와 일본 조계지를 나누기 위해 만든 계단이다. 이 계단을 중심으로 동쪽인 관동 방향은 일본, 서쪽의 북성동 방향은 중국의 조계지였다. 지금도 두 나라 풍의 건물이 남아있다. 주소는 인천 중구 관동1가 24 번지이다. 계단 양쪽에 세워진 석등조차 두 나라의 방식에 따라 다르다. 계단의 맨 위에는 왼쪽에 공자상이 서 있다. 중국풍 거리는 정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데, 일본풍 거리는 잘 갖추어져 있다. 근대에 지어진 일본식 목조주택이나 석조 건축물이 아직까지 보존되어 있기도 하고 외벽 모습만 일본풍으로 바꾼 건물들도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풍 목조건물들은 현재 카페나 박물관, 전시관 등으로 개조되어 사용되고 있다. 쇠뿔고개길(배다리헌책방)은 인천시 창영동.. 2024. 6. 4.
차이나타운 의선당 義善堂(의선당)인천의 차이나 타운 거리 안에 있는 중국식 종교시설로 도교 사당 양식을 가진 건물이다. 차이나타운 34에 있다. 신에게 제사 지내는 사당, 혹은 신당으로 1893년 개항 이후 중국인들이 늘어나자 지은 건물이다. 지금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의선당을 중심으로 초한지 벽화 거리, 삼국지 벽화 거리, 다양한 형태의 중국식 음식점 등이 있다. 2024. 6. 4.
인천 각국 조계 표지석 各國租界址階段(각국조계표지석)은 중구 자유공원남로 25에 있는 개항기의 유적이다. 자유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클럽인 제물포구락부 바로 옆에 있다. 작은 돌비석 하나와 설명 표지판,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20세기로 들어서기 전 열강의 주권 침해를 보여주는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불평등조약이 체결된 결과로 빚어진 것이 조계인데, 중국 ·한국에서는 조계, 일본에서는 거류지라는 이름으로 일컬어졌다. 아편전쟁 이후 1845년에 영국이 상하이[上海]에 둔 것이 최초이다. 조계 내의 행정권은 외국에 속하고 치외법권도 인정되어 실질적으로는 주권을 침해하였다. 우리나라에 한국에 조계가 처음 설정된 것은 1877년 1월 30일 부산항조계조약(釜山港.. 2024. 6. 4.
인천 도호부 관아 인천도호부 관아는 근래에 새롭게 단장되었다. 미추홀구 매소홀로 553에 있는 도호부 관아는 조선시대 1677년에 새롭게 중수된 것으로 보인다. 1950년 학교를 세우면서 현재 위치로 이전했으며, 조선 말기까지 존재했다. 조선시대의 지방행정조직은 1413년(태종 13년)에 전국을 8도(道)로 나누었고, 도 밑에는 대도호부(大都護府) · 목(牧) · 도호부(都護府) · 군(郡) · 현(縣) 등이 있었다. 도호부는 중앙에서 파견된 도호부사(都護府使) 아래에 이(吏) · 호(戶) · 예(禮) · 병(兵) · 형(刑) · 공방(工房)의 6房을 두어 사무를 분담하게 하였는데 이를 담당하는 자는 지방의 향리(鄕吏)였다. 2024. 6. 4.
인천 능허대지 靑山四友의 개항기 인천 유적지 기행 인천 지역은 만주에서 내려온 온조와 비류가 처음에 자리를 잡은 곳으로 백제 땅이었는데, 중국과의 교통로 역할을 했던 곳이었다. 당시의 명칭은 미추홀(彌鄒忽)었다가 고구려가 이곳을 점령한 후에는 매소홀(買召忽)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고려 인종 때에 이르러 인주(仁州)로 했다가 조선시대에 인천으로 바꾸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미추홀과 매소홀 모두 물이 성처럼 넘실거리는 곳이라는 뜻이다.  능허대지(凌虛臺址)는 연수구 옥련2동 194-54번지에 있는 바위 절벽 산으로 인천이 시작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백제 근초고왕 때(372)부터 중국의 동진과 왕래할 때 배가 출항하던 곳이었다. 큰 나루(漢津)라고도 불렀다. 지금은 작은 동산 위에 정자가 하나 서 있고, 주변을 빙 .. 2024. 6. 4.
박신과 홍장의 사랑 이야기 경포호의 홍장암강릉에 가면 경포호와 경포대가 있고, 경포대와 경포해변의 중간쯤에 紅粧嵓이 있다. 이곳에는 고려 말의 선비와 기생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설화가 서려 있다. 그 내용은 조선 초기인 15세기 중반에 서거정이 지은 《동인시화(東人詩話)》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박신(朴信)이 젊어서부터 명망이 있었다. 강원도 안렴사(按廉使)로 있으면서 강릉 기생 홍장(紅粧)을 사랑하여 애정이 매우 깊었다. 임기가 차서 돌아갈 참인데, 부윤 조운흘(府尹 趙云仡)이 홍장이 벌써 죽었다고 거짓으로 고하였다. 박신은 슬피 생각하며 스스로 견디지 못하였다. 강릉부(府)에 경포대가 있는데 형승이 관동에서 으뜸이다. 부윤이 안렴사를 맞이하여 뱃놀이하면서, 몰래 홍장에게 화장을 곱게 하고 고운 옷을 입게 하였.. 2024. 5. 28.
殿春과 立夏 殿春과 立夏 봄은 마지막을 장식하고, 여름은 막 첫 움을 내려는 시간이 전춘이다. 음력으로는 3월이며 양력으로는 5월 초순 무렵이다. 이때는 햇빛은 따갑고 약간 덥지만,바람은 서늘하게 불고 온갖 초록이 짙어가는 계절이다.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는 꽃이 필 때보다 더 좋다고들 말한다. 5월 10일은 날씨가 맑고 바람도 잘 불어 벗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며,묵은 이야기를 하기에 좋은 날이었다.반세기에 걸쳐 비슷한 길을 걸으면서 서로에 대한 우정과 신뢰를 쌓았던 국문과 동창생 넷이 북한강 나들이를 했다. 강물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때가 바로 지금이니 녹색 나뭇잎과 어우러져 도도히 흐르는 북한강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청평호반을 거쳐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와준 명나라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2024. 5. 11.
5월 8일 아카시아꽃 피고  하얀 구름 좋은  오늘 같은 날은 그리운 사람이  더욱 그립다. 2024. 5. 8.
철쭉의 계절 오월은 철쭉의 계절이며, 여름의 시작이다. 철쭉이란 이름은 한자어 躑躅(척촉)에서 온 것인데, 텩쵹, 척촉, 철촉 등의 변화를 거쳐 철쭉으로 되었다. 철쭉은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에 분포하며, 중국에서는 동북부에 주로 산다. 특히 중국에서는 진달래와 철쭉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것이 山躑躅이다.  이 꽃이 필 때면 농사가 무르익어 가는데, 이즈음에 소쩍새도 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소쩍새는 접동새, 두견새, 不如歸, 望帝魂, 歸蜀道 등으로 불린다. 소쩍새가 이처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 사연으로는 기원전 10세기 蜀의 첫 황제였던 望帝가 왕위에서 쫓겨나 돌아가지 못해서 두견새가 되어 그 원통함을 하소연하느라고 슬프게 운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것은 상당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2024. 5. 5.
綠陰芳草勝花時의 靑山四友 나들이 綠陰芳草勝花時의 靑山四友 나들이 푸르게 우거진 잎과 향기로운 풀이 꽃보다 좋은 때(綠陰芳草勝花時)라고 불리는 시간이 5월이다.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인 5월 1일에 靑山四友는 의주대로(義州大路-서울에서 신의주로 가는 큰길)를 따라 유적답사를 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에는 혜음령(惠蔭嶺)이라는 고개가 있는데, 그 북쪽 산기슭에는 혜음원지(惠陰院址)가 있다. 혜음원지는 최근에 발견된 고려 시대 유적인데, 삼국사기를 지은 金富軾이 지은 혜음사신창기(惠陰寺新創記)에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 문헌에 의하면, 혜음령은 산이 험준하고, 골이 깊어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고, 산적이 행인의 보따리를 빼앗는 폐단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예종 때에 묘향산의 승려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절을 짓기 시작해서 .. 2024. 5. 3.
북한강의 벚꽃길 북한강은 금강산 옥발봉에서 발원하여 인제, 원통, 춘천 등을 거쳐 兩水里(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합쳐서 한강이 된다. 북한강의 마지막 구간이 청평대교에서부터 양수리까지인데, 강을 끼고 달리는 20킬로 정도의 길은 벚나무가 많다. 삼회리를 중심으로 하는 이 길은 꽃을 보면서 강을 볼 수 있는 곳이라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청명과 한식을 전후하여 하는 踏靑 대신에 북한강 길을 다녀왔다. 꽃이 덜 핀 곳도 있었지만, 해를 잘 받은 곳은 활짝 피어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강과 꽃을 함께 본다는 것은 늘 즐거운 일 중의 하나다. 2024. 4. 7.
仲春의 雪景 仲春의 雪景 2024년 3월 25일에서 26일 사이는 봄비가 거세게 내렸다. 특히 이번 봄비는 양이 상당히 많았는데, 높은 산에서는 눈으로 내려 한겨울의 풍광을 만들었다. 대관령을 중심으로 한 백두대간의 산악준령들은 모두 하얀 세상으로 되었다. 마침 강릉에 있었기에 대관령과 횡계 계곡의 눈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밤부터 아침까지 내린 눈으로 한겨울보다 더 멋진 모습이었다. 삼척의 幻仙窟은 두 가지 전설이 있는데, 하나는 환선이란 승려가 들어간 뒤에 나오지 않고 성불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촛대바위에서 목욕하던 선녀가 사람들을 피해 이 굴에서 하늘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굴의 크기가 매우 크고 신기한 것도 많은 석회 동굴이다. 望洋亭은 관동팔경의 하나로 조선시대 여러 왕들이 직접 찾아서 시를 쓰기도 했던 .. 2024. 3. 28.
靑山四友 봄나들이 靑山四友 봄나들이 청산사우 3월 답사는 한강과 산수유꽃을 중심으로 봄나들이했다. 도미나루, 배알미마을, 파사성, 양평산수유마을, 남한산성 침괘정(枕戈亭) 들을 돌았다. 도미나루와 배알미마을은 하남시 팔당댐 아래에 있다. 도미 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백제에 도미(都彌)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부인이 행실도 바르고 매우 아름다웠다. 소문을 들은 개루왕이 도미와 내기를 하여 부인의 절개를 시험해 보려 했다. 도미는 궁궐에 머무르게 한 다음, 신하에게 왕의 옷을 입혀 부인과 동침하도록 했는데, 부인은 하녀를 들여보냈다. 속은 것을 안 왕이 도미의 눈을 빼버리고 배에 태워 멀리 보냈다. 도미 부인과 강제로 동침하려하니 생리 중이라 속이고 도망 나와 배를 탄 곳이 도미나루로 불린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에 .. 2024. 3. 22.
폭설의 즐거움 봄맞이 春雪치고는 상당히 많은 눈이 어젯밤에 내렸다. 폭설을 즐거워한다고 하면 좀 그렇지만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 마음이 오히려 따뜻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산길을 걷는 것도 좋고, 아파트 안을 걸어도 좋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눈을 쓸어서 없애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만든 雪이란 글자는 별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실적이지 못한 4차원의 꿈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해서 인지도 모르지만, 눈이 펑펑 오는 날만큼은 그런 생각이 든다. 2024. 2. 22.
조종암 靑山四友 2월 답사 경기도 가평군 朝宗面에 특이한 유적이 하나 있는데, 朝宗嵓(巖)이 그것이다. 朝宗은 온갖 시내와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흘러 들어가듯이 세상의 모든 제후와 신하들이 황제를 흠모하고 존경한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朝宗縣이라고 했는데, 고려 때부터 이런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고구려 때는 심천현(深川縣)이었다가 신라 때에는 준천(浚川)으로 고쳤다가 고려 때에 조종으로 바꾸어서 지금까지 내려온다. 가평군 조종면 대보리 산 176-1에 있는 조종암은 바위 절벽에 여러 글씨를 새긴 유적이다. 조선 시대의 유적인데,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와준 명나라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청나라에 대한 적개심을 표현한 것이다. 성격이 맞지 않는 두 종류의 글이.. 2024. 2. 17.
눈비가 섞어치는 날 오늘은 봄이 왔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날이다. 눈과 비가 섞어치기 때문이다. 높은 공중에서는 얼어서 눈이 되었다가 온도가 높은 땅 위로 오면서 반은 녹은 상태에서 내리는 것이 바로 섞어치는 눈비다. 봄은 이미 와 있지만 심술궂은 겨울이 마지막 고집을 부려보는 것이다. 조선 중기 문인인 宋純이 지은 시조가 생각나는 시간이다. 風霜이 섯거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를 金盆에 가득 담아 玉堂에 보내오니 桃李야 곶이 온 양 마라 님의 ᄯᅳᆺ을 알괘라 2024. 2. 15.
待春 요란하게 오는 봄 봄은 조용히 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계절 중 봄이 가장 요란스럽게 온다. 더우면 여름이 온 줄 알고 낙엽이 지면 가을이 온 줄 알며 눈이 내리면 겨울이 온 줄 안다. 봄은 색이나 기온 등으로 오기 전에 매우 다양한 소리로 저가 왔음을 알린다. 그래서 봄은 매우 시끄럽다. 이것은 자연을 조금만 살피면 쉽게 알 수 있다. 며칠 전부터는 뻐꾸기가 짝 찾는 소리 내더니 이틀 전에는 거미가 내 앞을 가로질러 갔고 오늘은 장끼가 꿩꿩 요란한 소리를 냈고 까치는 들뜬 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한다. 그 외에도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새로운 소리가 난다. 봄은 이처럼 매우 소란스럽고 호들갑스럽게 온다. 자연의 색(色)이 바뀌기 전에 나는 소리가 바로 봄이다. 2024년의 봄은 며칠 전부터 이.. 2024. 2. 1.
눈 내리는 수요일 눈 내리는 수요일 새해 들어 눈이 자주 내리는 편이다. 눈은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서 우리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뒤처리가 까다롭거나 얼어붙어서 빙판을 만들기도 해서 불편을 주기도 한다. 눈을 의미하는 한자는 雪인데, 이 글자가 매우 재미있다. 글자의 윗부분은 비를 나타내는 雨이고 아래는 손을 나타내는 彐가 있다. 비는 하늘에서 내리는 것의 상징이기 때문에 눈을 나타내는 글자에도 쓰였다. 갑골문 같은 초기 글자에서는 현재와는 달리 아랫부분에 羽(깃털 우)가 쓰였다. 하늘에서 천천히 내리는 눈이 마치 새의 깃털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周나라 시대를 지나면서 빗자루를 나타내는 彗(빗자루 혜)로 바뀌었고, 그것이 다시 변형되어 현재처럼 彐(사람의 손을 나타냄)로 되었다. 이때부터는 깃털 같다.. 2024. 1. 17.
靑山四友 새해모임 2024년 靑山四友 첫 모임은 서울의 강남구 유적 답사였다. 조선 초기 한명회의 별장이었던 狎鷗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 자리에 현대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조그만 비석이 하나 서 있다. 이 아파트는 한강 한가운데에 있던 楮子島(닥나무 섬)를 폭파한 흙으로 제방을 만든 후 1976년에 지었다. 세월의 무상함을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유적지다. 청담 근린공원 안에는 조선 중기 譯官인 洪純彦을 기리는 기념비가 함초롬히 서 있다. 약수터 부근의 쉼터 의자 바로 앞에 있다. 이분은 명나라에 갔을 때 妓樓에 들렀는데, 그날 처음 나온 기생을 구해준 적이 있었다. 공금으로 기생의 빚을 갚아주었기 때문에 돌아온 뒤에는 공금 횡령죄로 감옥에 갔다. 실력이 뛰어났던 그는 태조 李成桂 아버지의 성.. 2024. 1. 6.
謹賀新年 甲辰年인 2024년은 푸른 용의 해이다. 청색은 동쪽을 뜻하고, 동쪽은 해가 떠오르는 방향이니 희망과 생명이 충만하다. 올해는 그런 해가 될 것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준비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지난 어느 해보다 밝고 힘찬 일 년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팔청춘의 마음으로 서로에 대한 배려와 희생을 염두에 두면서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024. 1. 1.
送舊迎新 送舊迎新 2023년 토끼해는 모두에게 어려운 시간이었다. 오늘(12월 30일) 내린 눈이 어려웠던 모든 것을 덮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새해는 한층 희망적이고, 밝은 기운이 우리 모두에게 깃들어 힘차게 앞으로 나가는 시간이 될 것으로 믿는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는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산다. 눈이 많이 내리자 모두 밖으로 나와 눈사람을 만들고 썰매를 타면서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떤 아빠는 아이가 탄 썰매를 끌기 힘들어지자 전기 자전거를 집에서 가져와 뒤에 묶어서 신나게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용은 하늘로 비상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새해가 더욱 기다려진다. 2023. 12. 30.
화이트크리스마스 성탄절에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린 것을 정말로 오랜만에 본다. 나는 1970년대 중반에 강원도 양구에서 군대 생활을 했는데, 그때 이후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아주 오래되었다. 근력운동을 강하게 한 이후에 동네 주변을 가볍게 걸었다. 지난주는 그렇게 춥더니 날씨가 풀려서 그런지 아주 상쾌하게 한 운동이었다. 2023. 12. 25.
겨울과 여름의 거리 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 전체를 고해(苦海)라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려 한다. 인생을 고해라고 생각하면 조금만 변화를 주어도 그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인생을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면 조금만 변화가 와도 그로 인해 받는 고통이 너무나 클 것이기 때문이다. 고통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과 즐거움에서 고통을 맛보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저 선택만이 있을 뿐이다. 나는 고통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생을 고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때로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하루 이상을 쉬어본 적이 없다. 특히 공부를 인생의 목표로 세워서 실천하기로 한 때부터는 거의 매일 .. 2023. 12. 25.
또 한 해를 보내며 겨울 답지 않게 따뜻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고, 성탄절과 연말연시는 어김없이 온다. 겨울이 춥지 않은 것은 얼핏 보아서는 좋게 보일지 모르지만 내년에는 병해중이 아주 많아지면서 사람과 농작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성탄절, #연말연시 #새해 #2024년 #甲辰年 #청룡 #靑龍 #송구영신 #送舊迎新 2023. 12. 9.
한강 하류의 유적 비가 내리는 겨울 초입에 靑山四友는 한강의 서쪽 하류 지역의 유적을 답사했다. 20세기에 들어와 한강에 다리가 놓이면서 나루터의 의미가 퇴색되었지만 조선시대까지는 나루터가 강을 건너는 데에 핵심적인 구실을 했다. 한강에는 여러 개의 나루가 있었는데,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공암 나루(孔巖津)는 색다른 의미를 가지는 유적이 있어서 눈길을 끈다. 공암 나루터 바로 옆에는 양천 허씨의 시조가 탄생했다는 신화를 가진 허가바위, 혹은 孔巖(구멍 바위)이 있으며, 이 나루에서 강을 건너던 형제가 황금을 물에 던진 전설이 전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양천 허씨의 시조인 허선문(許宣文)은 가야 김수로왕 30세 손으로 이 바위 구멍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강 바로 옆에 있는 바위 구멍이었지만 산업화에 밀려 지금은 아주 초라한 .. 2023. 11. 28.
겨울 초입의 낙산사 겨울 초입의 낙산사 의상은 관세음보살을 친견했지만, 원효는 만나지 못했다는 곳에 세워진 홍련암과 낙산사. 낙산사는 다섯 개의 봉우리가 있는 산 위에 지은 절인데, 보타낙가산을 줄인 것이다. 이 산의 원래 이름은 오봉산이었으나 관세음보살의 진신이 굴속에 머문다는 말을 듣고 산의 이름을 낙산이라고 했다. 동해를 향한 절벽 끝에서 바다 위에 붉은 연꽃을 타고 나타난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지은 홍련암이고, 그 뒤에 대나무가 솟아난 곳에 지은 절이 낙산사이다. 아마도 붉은 연꽃은 아침에 떠오르는 붉은 해일 것이고, 그 위에 관세음보살의 모습이 의상의 눈에 보였을 것이다. 낙산사의 법당은 圓通寶殿으로 그 안에는 관세음보살상만을 모시고 있다. 마른 옻칠을 한 보살상이기 때문에 乾漆觀音菩薩坐像이라고 부른다. 조선 전기 .. 2023. 11. 19.
다시 찾은 수종사 빗속에 다시 찾은 수종사(雨中再訪水鐘寺) 11월 6일 월요일은 날씨가 참으로 묘한 날이었다. 비가 오다가 해가 나길래 그냥 올라갔더니 다시 비가 내려서 멈춰야 했고, 다시 해가 나길래 운길산까지 가려고 했더니 다시 비가 쏟아졌다. 비에 젖은 낙엽만큼 위험한 것도 없기에 결국 정상은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변덕을 부리기를 열 번 정도 하고 나니 우리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그래도 동창들과 함께 옛이야기도 하면서 비를 맞아 보는 것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서 좋았다. 가을 비 내리는 수종사의 감흥을 몇 자 적어 본다. 水鍾寺에서 반세기의 벗들과 수종사에 오르려니 비, 구름, 바람도 함께 가자고 하네 세조 杏木은 裸木이 되어도 여전하고 二水頭 江山은 삼신산 옮겨온 듯하네! 북풍에 기러기 울음 맑게 들려오는데 구.. 2023. 11. 6.
늦가을(晩秋)의 감흥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서리 물든 가을 잎이 봄꽃보다 더 붉어서(霜葉紅於二月花)이기도 하지만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많이 걸어도 지치지 않고, 몸이 오히려 가벼워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매일 걷는 길이지만 오늘도 동네길 7킬로를 걸었는데, 晩秋의 풍경에 빠지는 바람에 걷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다. 이제 비가 한두 번 더 오면 고운 단풍은 사라질 것이다. #단풍 #丹楓 #가을 #晩秋 #만추 #옥정신도시 #가을바람 #秋風 #秋風落葉 #추풍낙엽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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