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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水의 봄눈
雨水를 지나자 버들가지에 물이 잔뜩 올라 연두색인데
버들피리 꺾어 부는 아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구나!
눈과 찬비 섞어 내리는 봄날은 날씨가 몹시 사무라우니
어디를 가더라도 걸음걸음 모두 조심하지 않을 수 없네
야트막한 언덕 저 너머에는 봄 햇살이 정겹기는 하지만
인생의 복병인 양 숲속에는 검은 안개가 웅크리고 있네
革新은 가죽 벗기는 것이라는 사람이 정치판에서 설치니
진달래 필 때 나라가 우스워지는 꼴 볼까 두렵기만 하네
革新이란 표현은 털이 있어서 가공할 수 없는 동물의 거죽(皮)에서 털을 제거함으로써 그것을 쓸모 있는 새로운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우리말에서 가죽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글자는 皮와 革이 있는데, 두 글자는 엄연히 다르다. 皮는 껍데기라는 뜻으로 바깥에서 알맹이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皮는 껍데기, 껍질, 거죽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즉, 동물이든 식물이든 겉을 싸고 있는 것이 皮이다. 革은 털이 있는 짐승의 皮에서 털을 제거한 것을 가리킨다. 털이 있는 거죽은 가공할 수 없으므로 이것을 없애는 것이다. 일정한 용도로 쓸 수 있도록 만든 동물의 거죽이 바로 革이다. 그러므로 혁신은 皮에서 털을 제거함으로써 쓸모 있는 것으로 새롭게 만든다는 뜻으로 되는 것이다. 혁신이란 가죽을 벗겨내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가죽을 벗겨내면 모든 생명체는 죽으니, 비명횡사(非明橫死)에는 맞는 말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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