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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觀看天下48

사법적 정의와 사회적 정의 사법적 정의와 사회적 정의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뉴제주일보 승인 2024.06.13 16:43  20년 전 수십 명의 10대 남학생들이 어린 여학생을 오랫동안 성폭행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던 사건이 있었다. 최근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데,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으니 어떤 식으로든 제재를 가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의견과 사적제재가 행해지면 사법 체계가 무너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양쪽 의견 모두 일리가 있지만 성폭력 피해자가 겪은 상처와 인권 유린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어 평생을 악몽 속에 살게 될 것이란 점과 당시 사법적 정의를 통해서는 어떤 해결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적제재에서 오.. 2024. 6. 16.
상과 벌 상과 벌뉴제주일보 승인 2024.05.22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전 과정을 통해 상(賞)과 벌(罰)을 경험하게 된다. 어릴 때는 부모나 선생님 등 인생 선배들로부터 칭찬과 꾸중 또는 상장과 경고장 등을 듣고 받으며 성장해 가고, 성인이 되어서는 다른 사람보다 잘한 업적과 행위에 대해서 그것을 기리고 격려하는 상을 받기도 하고, 잘못한 언행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벌을 받기도 한다. 그러므로 상과 벌은 우리가 세상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내내 함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은 뛰어난 업적이나 잘한 행위를 칭찬하고 격려하기 위해서 주는 것이고 잘못하거나 죄를 지은 사람에게 주는 고통은 벌인데, 이것은 가법(家法), 조직법(組織法), 국법(國.. 2024. 5. 24.
망국으로 가는 정치 망국으로 가는 정치 뉴제주일보 승인 2024.03.13. 18:37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는 혼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념도 없고, 체계도 없으며, 논리도 없는 상태에서 오직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지키기 위한 방향으로 모든 정치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가 정도를 벗어나면 나라가 어지러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것이 미치는 영향의 범위가 너무나 광범위하고 강력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사람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상호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등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인데, 정치인은 국민에 의해 위임된 법적 강제력을 가지고 있어서 사회적 혼란을 잠재울 수도 있고, 혼란을 일으키는 것도 가능한 권력을 .. 2024. 3. 14.
부모의 역할 부모의 역할( 뉴제주일보 승인 2024.02.15 17:28 )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작금의 우리 사회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가 비정상적으로 되면서 크게 일그러지고 뒤틀린 상황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식은 부모에 대한 존경과 공경은 하지 않으려 하면서 무리한 요구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부모는 자식에 대한 희생과 책임을 최소화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라도 넘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들이 대부분 무너지면서 존속과 비속에 대한 살해나 폭력 등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2024. 2. 15.
독재란 무엇인가! 독재란 무엇인가? 뉴제주일보 승인 2023.12.11 18:45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지금 대한민국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겪어 내는 중이다. 불법행위와 그것을 통해 취한 이득은 그 깊이를 측량조차 할 수 없는 데다 세상 어디에서도 불가능할 것 같은 탄핵과 국민의 삶을 망가트릴 수 있는 악법들이 끊임없이 남발되는 현상이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런 언행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당당하게 거친 의견을 개진하며 폭력적인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못된 일들이 정당화되면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상황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추잡한 형태의 독재라고 할 수 있다. 홀로라는 뜻을 지닌 獨(독)은 싸움을.. 2023. 12. 25.
나만 있고 우리는 없는 사회 나만 있고 우리는 없는 사회 뉴제주일보 승인 2023.09.20 19:08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작금의 대한민국에는 개별적 존재를 강조하는 ‘나’만 있고, 여러 사람이 함께임을 나타내는 ‘우리’가 없는 것이 커다란 문제다. ‘우리’가 없는 사회가 계속될 경우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 사이에는 갈등이 고조되면서 상대방에 대한 폭력이 갈수록 증가하다가 결국에는 폭발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일정한 경계가 설정된 공간 안에서 종교, 가치관, 규범, 언어, 문화 등을 상호 공유하고 특정한 제도와 조직을 형성해 질서를 유지하며 남녀 사이의 성적 관계를 통해 구성원을 지속적으로 재생산하면서 존속해가는 인간 집단이다. 사회에 속하는 모든 조직은 그것을 발전적으로 유지하면서 성장시키기 .. 2023. 9. 22.
교육의 붕괴, 나라의 위기 교육의 붕괴, 나라의 위기 뉴제주일보 승인 2023.08.30 18:59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만 18세 미만이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계속해서 성장해가고 있는 사람을 미성년자라고 하는데 이들은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통해 완전한 성인이 된다. 미성년자를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이끌기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라는 세 요소가 슬기로운 조화를 이루면서 힘을 합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느 하나라도 잘못되면 교육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회는 점차 피폐해지면서 국가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교육 현실을 보면 출산율이 낮아져서 그런지 아이에 대한 학부모의 이기심과 관심이 필요 이상으로 높아져서 교육자에 대해 사사건건 간섭함으로써 .. 2023. 8. 31.
이념 부재의 시대 이념 부재의 시대 뉴제주일보 2023.06.21 18:35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인류는 대대로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사회적 이념을 만들고 간직하고 사용하면서 살아왔다. 일정한 성향을 지닌 이념은 사람들의 삶이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믿음을 주었으므로 정치의 동반자로 역사의 전면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의 우리나라도 일정한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를 이끌어가려 하고 실제로 그렇게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적 행태를 보면 과연 저것을 이념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입으로는 이념을 말하지만 철저하게 주관적인 데다 아무런 원칙도 없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라고도 하는 이념은 체계.. 2023. 6. 22.
어른 없는 사회 어른 없는 사회 뉴제주일보 승인 2023.04.03 19:3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근래 우리 사회는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절대적 가치가 되어 버려 존경과 본받음의 대상으로 여겨지던 어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사회가 되었다. 각자의 방식대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해 행동하게 됨으로써 폭력과 충돌로 인해 생기는 갈등에 대한 중재나 평화적 해결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 결과 사회 구성원들이 일상적으로 행하는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생기는 충돌이나 갈등은 모두 공권력의 판단과 법의 심판에 의지하게 되었고, 사회적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어른은 공동체나 국가 등에서 하나의 구심점을 이루면서 구성원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도 하고 경험, 지혜, 지식 등을 공유하면서 .. 2023. 4. 4.
범죄 공화국 범죄 공화국(뉴제주일보 승인 2023.02.23. 19:0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늘 범죄가 있지만 요즘처럼 잔인하면서도 비인간적인 범죄가 성행했던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저런 말과 행동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일들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아무리 큰 죄를 지었어도 반성하기는커녕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자신이 공권력의 최대 피해자라고 지껄이는 뻔뻔함을 소신처럼 드러내는 사람들이 날로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는 사회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구성원들의 약속으로 만든 규칙이나 법규를 어기는 그릇된 행위로 인해 발생한다. 이는 사회와 국가를 위태롭게 할 뿐 아니라 도덕적 해이와 모방 행위를 통해 넓게 전파되는 성.. 2023. 2. 23.
언어와 품격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3. 1. 26.
질서의 붕괴 질서의 붕괴 뉴제주일보 승인 2022.11.24 18:2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지금 우리나라를 진단한다면 사회적 질서가 무너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치부터 국민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순탄하게 일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 사건, 사고가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앞에 ‘묻지마’가 붙으면 한층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정쟁, 투쟁, 폭력, 살인, 스토킹, 사기, 거짓말, 분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은 스스로에 의한 통제가 불가능해지자 법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질서의 붕괴가 가속되는 양상인데, 이것은 사회구성체의 바탕을 이루는 체계가 뒤틀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체계란 일정한 원리에 의해 부분과 부분이 잘 연결되어 일사불란하게 통일된 모양을 갖춘 전체이다. 그중.. 2022. 11. 25.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를 삼는다(漱石枕流)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를 삼다(漱石枕流) 3세기 무렵 중국에서는 魏吳蜀으로 나누어졌던 삼국시대가 끝나고 잠시 천하를 통일한 것이 魏였다. 그러나 오래되지 않아 司馬炎에 의해 위가 멸망하면서 새로운 왕조가 등장했으니 바로 晉이었다. 그것도 오래가지 못하면서 다시 쪼개져 남북조시대가 열린다. 이런 혼란의 시대를 魏晉南北朝時代라고 하는데, 너무나 자주 바뀌는 왕조와 오랜 전쟁으로 사람들이 지치기 시작하면서 老壯과 같은 道家思想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세상을 등지고 산속에 은거하는 竹林七賢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진나라 시대의 인물 중에 孫楚라는 사람이 있었다. 글재주는 뛰어났지만 너무나 의기양양하여 세상을 우습게 여기는 성향이 있었다. 그가 젊을 때 세상을 떠나 산속에 은거하려.. 2022. 7. 21.
불인지심(不忍之心) 불인지심(不忍之心) 뉴제주일보 승인 2022.06.02 18:4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요즘 우리 사회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말과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도록 만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제 뜻과 맞지 않는 것은 옳고 그름을 따지지도 않고 반대하며,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슴지 않고 죽이기도 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질러 버리는 행위 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런 일은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차마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것들인데,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측은히 여기는 마음,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양보하며 사양하.. 2022. 6. 3.
索隱行怪 색은행괴(索隱行怪) 매우 하찮고 작은 것이면서 후미지고 으슥한 곳에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내어 으스대는 것을 색은이라 하고, 말이나 행동을 괴상하게 하면서 명성이나 명예를 구하는 것을 행괴라고 한다. 앞엣것은 숨어 있는 것을 찾아내려는 생각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상태를 지칭하므로 정신, 혹은 의식과 관련이 있으며, 뒤엣것은 사람이 말하고 움직이면서 실제 하는 행동으로 육체적, 물리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 마음이 지향하는 바도 이상하고, 몸이 지향하는 바도 이상하고 해괴하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바로 색은행괴라고 보면 된다. 이 말은 공자(孔子)가 한 말로 ?漢書 藝文志?에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中庸?에서는 소은행괴(素隱行怪)라고 했다. 송나라 때의 주희(朱熹)는 索을 素로 잘못 표기한 것이라고 밝힌 .. 2022. 3. 10.
약탈의 시대 약탈의 시대 뉴제주일보 승인 2021.12.08 18:0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지금 우리는 다른 사람 것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해버리는 풍조가 만연한 약탈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전파력을 가지는 고위공직자나 정치가 등 지도층의 언행에서 비롯된 이런 현상들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력을 미치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현 상황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사회를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꼭 필요하다. 약탈이란 노략질을 해서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는 것인데,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여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에 기반을 둔다. 내 편이 아닌 것은 무엇이든지 적으로 규정하려는 생각은 구성원을 이편과 저편으로 나눔과 동시에 돕고 이해하며 함께 발전하는 공존보다는 .. 2021. 12. 8.
교육의 정치화 유감 교육의 정치화 유감 뉴제주일보, 승인 2021.10.17 19:1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교육은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사람들이 올바른 삶을 영위하는 데에 필요한 인성과 지식, 그리고 기술 등을 가르쳐서 길러 내는 것이다. 교육의 성패는 나라의 명운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이에 대한 정책이나 방향은 정치적 이념이나 개인적 성향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백년지대계로 불리는 교육정책이 일 년 뒤의 일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제도적 변화가 심해서 커다란 혼란을 주고 있다. 자신들의 이념에 맞추어 새로운 교육의 틀을 짜겠다는 생각에 매몰된 교육부가 억지스러운 일을 벌이는 상태가 계속되는 관계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제도.. 2021. 10. 18.
복지포퓰리즘의 위험성 복지 포퓰리즘의 위험성 뉴제주일보 승인 2021.08.01 19:28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선거 때가 되면 언제나 등장했던 중요한 논쟁 중의 하나를 든다면 사회적 복지 공약이나 정책을 꼽을 수 있다. 2022년의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 역시 복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고통받는 국민의 생활에 보탬을 주기 위해 국가에서 제공하는 재난지원금을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어느 층위까지 지급할 것인가 등의 쟁점과 맞물리면서 그 파장은 한층 확대되고 있다. 선출직 공직에 출마하는 후보자가 공약으로 제시하는 정책에서 구체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당선 여부에 따라 미래의 복지 정책을 좌우할 것이므로 그에 대한 세심한 검증이 이루어지면서 격렬한 논쟁의 과정을 겪을 .. 2021. 8. 2.
법(法)의 양면성 법(法)의 양면성 뉴제주일보 승인 2021.06.29 19:4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요즘 들어 우리 사회에는 대화와 이해, 양보 등으로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법대로 하자’는 것을 먼저 떠올리고 실행하려는 경향이 아주 짙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위나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국가 지도자가 그 상대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하겠다며 고소하는 실정이니 더 말하면 입이 아플 지경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고소, 고발, 소송 등이 우리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법이 해결해주는 것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불완전한 현재의 법체계가 사회적 변화를 섬세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맹점이 존재하.. 2021. 7. 3.
'이생망'의 청춘 `이생망`의 청춘 뉴제주일보, 승인 2021,05,23,18:2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청년들은, “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야!”라는 말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한탄한다. ‘이생망’에 담겨 있는 절망과 무기력은 청춘을 병들게 함과 동시에 어렵게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보다 미래의 삶이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 혹은 바람인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희망이란 일정한 목적이 달성되거나 바람직한 상황이 실현되도록 마음속으로 바라는 것을 말하는데, 그 속에 담긴 가능성을 믿음으로써 현실의 고통이나 어려움을 참아내고 극복할 힘을 얻는다. 그러므로 희망은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희망이 사라지면 살아갈 의지나 동력을 잃어버리게 됨으로써 더는 삶을 .. 2021. 5. 24.
제자리 찾기 제자리 찾기 뉴제주일보 승인 2021.02.23 19:4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향가 중 충담(忠談)이 지은 안민가(安民歌)에 ‘군(君)다이, 신(臣)다이, 민(民)다이 하날단 나라악 태평하니이다’는 표현이 있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한다면 나라가 태평할 것입니다’로 해석된다. 군주와 신하와 백성이 제자리를 지키면서 그에 걸맞은 언행을 하면 나라가 평안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하와 임금의 자리가 뒤바뀌면 반역이 되고, 백성과 신하의 자리가 바뀌면 통치의 기반이 무너지면서 큰 혼란이 야기되어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없게 될 것이다. 국가의 구성원들이 제자리를 지키면서 성실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이 교훈은 어.. 2021. 2. 24.
프레임의 전쟁 프레임의 전쟁 뉴제주일보 승인 2021.01.05 20:0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프레임이란 현대인이 정치적, 사회적 현상들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본질과 의미, 사건과 사실 등의 관계를 규정하는 직관적 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특정한 언어와 연결되어 연상되는 사고의 체계로 정의된다. 이러한 프레임은 일정한 조건이나 현상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그것이 지닌 성격에 따라 대상이나 현상에 대한 해석을 바꾸거나 고정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느 한 쪽으로만 치우치는 편향성으로 인해 상식을 크게 벗어날 때는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특히 구성원의 생각과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나 통치 행위가 가지는 강한 편향성의 프레임은 절대 .. 2021. 1. 6.
위기와 기회 위기와 기회 뉴제주일보 2020.12.08. 18:12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위기(危機)란 앞으로 닥칠 큰 어려움이나 불행한 일을 가리키는 표현 중에 위험한 고비나 시기라는 뜻이다. 올해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해 전 세계가 재앙 수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극도로 침체 된 경제와 함께 발전은커녕 후퇴하는 수준의 정치 상황 등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면서 총체적 위기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다. 그런데 위기라는 말은 위험(危險)+기회(機會)의 합성어로, 매우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강조하는 뜻과 함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여 잘만 대응하면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危(높을 위, 두려워할 위,.. 2020. 12. 9.
제주앱의 필요성 제주앱의 필요성 뉴제주일보 승인 2020.11.03 18:5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섬인 제주는 천혜의 자연과 함께 역사와 문화가 잘 어우러진 환경 덕분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 있는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문화관광자원의 보고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하게 된 요즘에는 제주로 향하는 발길이 더욱 많아지고 있으며 관심 또한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편으로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욱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므로 정교하면서도 치밀한 기획을 통해 수요자의 발길과 관심을 지속해서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함을 보여준다. 기존의 방식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제.. 2020. 11. 4.
판단의 기준 판단의 기준 뉴제주일보 승인 2020.09.17 19:39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일상의 파괴는 수많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아픔을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자유로운 바깥 활동이 제약받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심적인 부담이 가중돼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을 중심으로 하는 진영논리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우리나라는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누는 정치와 통치 행위에서 기인하는 혼란으로 인해 국민이 받는 고통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판단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옳고 그.. 2020. 9. 18.
질서의 붕괴 질서의 붕괴 뉴제주일보 승인 2020.08.20 17:41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지금의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면 그동안 사회를 지탱하면서 발전적으로 이끌어왔던 여러 원칙과 장점이 흐트러지거나 사라지면서 질서가 여지없이 무너지는 현상을 쉽게 목격할 수 있어 마음이 무겁다. 상식적인 차원에서 볼 때 분명히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이나 국가를 운영하는 통치그룹의 사람들은 그것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자신을 공격하는 것은 모두 가짜라고 하면서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항변을 서슴지 않으며 사회 구성원은 스스로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에 빠진 나머지 자기 생각이나 이익과 충돌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공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오히려.. 2020. 8. 20.
주인과 주인의식의 중요성 주인과 주인의식 뉴제주일보 승인 2020.07.16 19:21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2017년 3월 10일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결정으로 마무리가 된 촛불 집회는 촛불정부라고 불리는 지금의 정권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사람들은 나라의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중심을 이루는 존재이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주인의식을 온몸으로 체휼하게 된 것이다. 주인의식의 사전적 정의는 ‘일이나 단체 따위에 대해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식’이다. 주인의식에서 특별히 책임감이 강조되는 이유는 주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생각이 조직이나 국가와 같은 단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주인(主人)에서 중심은 주(主).. 2020. 7. 17.
분노의 그늘 분노의 그늘 제주일보 승인 2020.01.28. 18:56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나라 전체가 분노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사회가 되었다. 매스컴을 통해 매일 전해지는 뉴스에는 분노를 억제하지 못해 일어나는 사건이나 사고가 단골 .. 2020. 1. 29.
권력의 본질 제주일보, 오피니언, 제주시론 승인 2019.12.25 16:46 권력의 본질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요즘 우리는 방송이나 신문 등을 통해 권력형 게이트라는 단어를 수시로 접하고 있다. 비리나 불법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게 마련인데 이런 소식이.. 2020. 1. 2.
교육과 민족의 미래 교육과 민족의 미래 제주일보 승인 2019.09.25 20:37 댓글 0기사공유하기프린트메일보내기글씨키우기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지금의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잔인함과 분노를 바탕으로 하는 잔혹한 범죄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 2019.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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