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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잃어버린민속14

망종 망종(芒種) 2024년 6월 5일은 망종이다. 망종은 까끄라기가 있는 식물을 심어야 하는 시기의 경계라는 뜻이다. 까끄라기는 벼, 보리 따위의 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 같은 것을 지칭한다. 봄보리, 벼, 기장, 봄보리 등의 파종 시기는 망종을 넘겨서 심으면 좋은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芒은 밀, 가을보리 등 까끄라기가 있는 식물의 수확을 의미하고, 種은 벼, 기장, 봄보리 등의 곡물을 심는다는 의미이다. 망종 절기가 되면 온도는 상승하고, 비는 자주 오며, 습도도 매우 높아진다. 바야흐로 식물이 자라기에 매우 적합한 시절이다.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때는 맞이하여 농작물을 잘 길러 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바쁜 시간이 된다. 그래서 망종 절기는 시간을 쪼개어 써야 할 만큼(夏爭時) 바쁘다고 .. 2024. 6. 2.
곡우(穀雨) 곡우(穀雨) 2024년 곡우는 4월 19일이다. 곡우는 24개의 절기 중 여섯 번째로 봄의 마지막 절기이다. 穀雨는 비가 내려서 모든 곡식을 키워낸다(雨生百穀)는 뜻이다. 이때가 되면 기온이 올라가고 비가 많이 내린다. 그래서 싹이 나온 온갖 식물이 그 비를 맞으면서 자라난다. 농촌에서는 모심기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가 못자리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한다. 볍씨에는 부정을 타면 안 되므로 밖에서 들어온 사람이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그곳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 곡우 절기 역시 5일씩 셋으로 구분(三候)하여 나눈다. 1후는 개구리밥(浮萍草)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2후에는 산비둘기(鳴鳩)나 뻐꾸기가 날개짓을 하며 울음을 울고, 3후에는 오디새(戴胜)가 뽕나무밭에 보이기 시작한다. 곡우 바로 전에 따서 가.. 2024. 4. 17.
청명과 한식 淸明과 寒食 2024년 청명은 4월 4일이고 한식은 4월 5일이다. 청명과 한식은 같은 날이 되기도 하지만 올해는 하루 차이다. 청명은 하늘이 아주 맑아 공기가 깨끗하고 온화하며(氣清), 봄빛이 좋아서 모든 풍경이 선명하고 고우며 아름다운(景明) 것을 의미한다. 모든 생명체가 다 자신을 드러내는 계절이다. 氣清景明을 줄여서 청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청명이 되면 따사로운 햇볕이 산과 들의 경치를 아름답게 만든다. 모든 풀과 나무에는 연초록의 싹이 나며, 온갖 꽃이 피어난다. 봄의 따뜻한 기운이 모든 것에 나타나면서 기온이 올라간다. 농사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물을 잘 관리하면서 병충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한다. 청명절에 주로 하는 일에는 조상의 산소 돌보기, 바깥에 나가 산책하기(踏靑), 쑥떡 해.. 2024. 4. 1.
백로(白露) 白露 2023년은 9월 8일이 백로다. 백로는 더위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處暑와 가을의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 秋分 사이에 드는 24절기 중 15번째 절기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해지고 서늘하면서 찬 기운이 도는 때이다. 열기에 눌려 있으면서 힘을 쓰지 못하던 냉기가 수동적인 자세에서 공격적인 자세로 바뀌는 시간이 바로 백로다. 낮에는 덥다가 밤이 되면 기온이 급강하함에 따라 음기(陰氣)가 강해지면서 수증기가 엉켜서 매달리게 되니(陰氣渐重 凌而爲露) 풀잎에 하얀 이슬이 맺히는 시기라고 해서 이런 명칭이 붙여졌다. 이름하여 가을의 시작(孟秋)을 알리는 절기로 하늘은 높아지고, 기운은 상쾌한 시간이다. 추운 기운이 살아나면서 이슬이 맺히는 것을 백로라고 한 이유는, 이때가 오행(五行)으로 보면 금(金).. 2023. 9. 7.
칠월 백중 百中 2023년 8월 1일은 음력 7월 15일로 백중절이다. 중국에서는 중원절(中元節)이라 하고, 불교에서는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 하며, 일본에서는 오봉(お盆)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까지는 百種節이라고 했다. 도교의 행사에서 유래한 것인데, 민간에서는 조상과 부모에게 효도하는 명절이다. 백중날에는 새로 나온 과일이나 농작물 등으로 조상에게 제사 지내기, 호미씻이(풋굿), 토지신에게 제사 지내기 등을 한다. 우란분절은 불제자인 목련(目蓮)이 못된 행위를 한 죄를 지어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오미백과(五味百果)를 공양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고려시대의 노래인 동동(動動) 7월 조에, “칠월 보름에 온갖 종자(百種)를 늘어놓아 두고(排) 임과 함께 가기를 비옵노이다”에서도 알.. 2023. 8. 1.
복날의 의미 伏날과 개의 관계 伏이란 글자는 개가 사람의 옆이나 발 뒤에 엎드려서 주인을 지키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글자다. 엎드려 있다는 것은 복종하다. 순종하다 등의 뜻을 가진다. 또한 숨어서 노리다. 기회를 엿보다 등으로 쓰이기도 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몸을 숨기고 싶을 때는 대개 엎드리거나 누워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매복하다, 숨다 등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글자가 왜 여름의 절정을 의미하는 복날에 쓰이게 된 것일까? 의견이 분분할지 모르지만 놀랍게도 이것이 더운 여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글자로 쓰이게 된 것은 제사(祭祀)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옛날에는 여러 종류의 기념일을 만들어서 축하하거나 일정한 날을 기리는 행사를 많이 만들었는데, 冠婚喪祭와 名節, 節候 등이 그것이다. 이것들은 어느 집.. 2023. 7. 14.
소만(小滿) 소만(小滿) 2023년 5월 21일은 24절기 중 여덟 번째인 소만이다. 농사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인 소만은 비가 자주 내리는 시기, 보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 등을 중요한 특징으로 꼽는다. 앞의 것은 남쪽의 것이고, 뒤의 것은 북방의 것이라고 보면 된다. 소만 때가 되면 남쪽에서는 점점 강우량이 많아지면서 시내와 강과 호수의 물이 점차 불어난다. 여기에서 滿은 빗물이 가득 찼다는 뜻인데, 소만은 아직 가득 차지는 않았음을 나타낸다. 이것이 남쪽의 소만이다. 남쪽의 소만의 시기는 물이 가득차기 시작하는 때가 된다. 반면 북쪽에서는 강우량이 많지 않고 보리와 같은 여름 곡식은 물알이 들기 시작하면서 익을 준비를 한다. 물알은 아직 덜 여물어서 물기가 많고 말랑한 곡식알을 가리킨다. 이것은 북쪽의 소만이.. 2023. 5. 21.
경칩 경칩(驚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은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를 지칭한다. 겨울이 완전히 끝나고 본격적인 봄으로 향하는 시간이다. 그야말로 완전히 解凍이 된 것이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이 풀린다는 말이 바로 이것을 가리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겨울의 끝은 소한과 대한에서부터라고 할 수 있지만 그때는 아직 겨울 기운이 많이 남아 있어서 매우 추우므로 봄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소한, 대한 다 지나면 얼어 죽을 거지 없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겨울이 끝나가고 있음을 잘 드러낸 것으로 보면 된다. 경칩에 대해서는 한자어에 대한 풀이를 통해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驚은 敬을 음으로 하고, 馬를 뜻으로 하는 글자로 ‘말이 놀라다’라는 것이 원래 의미이다. 敬을 소리로 하.. 2023. 3. 5.
雨水 雨水 2월 19일은 봄기운이 완연해진다는 우수다. 24절기의 하나인 우수는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간이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앞의 雨는 동사로 비가 내리다 이고, 뒤의 水는 명사로 물, 혹은 비를 나타낸다. 그래서 그대로 해석하자면 ‘눈으로 오던 것이 물로 되어 내린다’로 된다. 원래대로 한다면 雨雨의 형태로 되어서 앞은 내리다 는 동사이고, 뒤는 비라는 명사로 되어야 하지만 같은 글자가 반복되는 모양을 피하려고 水를 넣었다고 볼 수 있다. 이때부터 눈은 잘 내리지 않고, 주로 비가 내리면서 비가 내릴 때마다 조금씩 온도가 올라가면서 기온이 점점 따뜻해져 가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물론 이것은 농경사회의 특징을 잘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눈이 아주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눈의 양을 점.. 2023. 2. 18.
霜降 霜降에 대하여 서리가 내린다는 뜻을 가진 상강은 寒露와 立冬 사이에 드는 24절기의 18번째 절후이다. 양력으로 10월 23일경이 되는데, 이 시기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매우 커서 건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날씨는 맑고 쾌청하지만,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나기 때문에 식물의 잎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때이기도 하다. 또한 추수가 마무리되는 시기여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상강을 지나면 겨울의 절기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음양론으로 말하자면 陽의 기운은 쇠하여 땅으로 들어가고, 陰의 기운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만물은 모든 것을 마치고 이루어져서 움직임을 끝내고 소멸하는 경지로 들어가는 때이다. 사실 서리가 내린다고 하는 말은 이치상 맞지 않는다. 왜냐.. 2022. 10. 22.
동지(冬至) 동지(冬至)에 대하여 24절기 중 22번째 節氣인 동지는 대설과 소한 사이에 드는데,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낮의 길이는 夏至날 가장 길었다가 점차 짧아져서 동지에 가장 짧다. 동지를 지나면 해가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동짓날을 죽었던 해가 다시 살아난다고 보아 생명 탄생을 기리는 축제를 벌이고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태양이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에서 동지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명절이었다. 과거에 동지를 새로운 한 해의 시작으로 보아 설로 삼은 것은 태양의 부활을 기점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동지를 잘못 해석하면 겨울에 이른 때, 혹은 겨울의 극치로 하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동지에 담긴 깊은 의미를 퇴색시킴과 동시에 음양의 논리를 거스르는 것으로 되기 쉽.. 2021. 12. 19.
일제가 남겨준 숫자 4(四)에 대한 잘못된 강박관념 일제가 남겨준 숫자 4(四)에 대한 잘못된 강박관념 우리나라에서 쏘아 올린 아리랑 2호 위성이 궤도에 안착함으로서 우리도 엄연히 위성선진국의 대열에 들었다는 기사를 보다가 필자는 매우 놀라운 내용을 발견했다. 아리랑 위성의 호수를 헤아리는 숫자에 4를 빼고 5로 건너뛴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 2006. 8. 18.
고무줄놀이에 담긴 놀라운 사회상 고무줄놀이에 담긴 놀라운 사회상 요즈음은 거의 사라져버린 놀이가 되어버렸지만 오래지 않는 과거까지만해도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쉬는 시간만 되면 운동장에 나가서 고무줄놀이를 하곤 했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평소에는 그렇게 넓던 운동장이 여기저기서 벌린 놀이판 때문에 무척 좁게 보이곤 .. 2006. 1. 15.
오리정에 대하여 五里亭의 문화적 의미와 용도  우리 나라에 오리정이 남아 있는 곳은 전라도의 남원 한 곳밖에 없다. 그러나 일제시대를 겪기 전까지는 전국에 있었던 우리 나라 미풍양속을 잘 보여주던 곳이 바로 오리정이었다. 이번 문학강의에서는 오리정에 대해서 다루어보고자 한다.  오리정에 대해서 말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그 의미이고, 그 다음으로는 오리라는 말의 거리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오리정이 무슨 목적에서 생겼으며, 그것이 어찌하여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모두 사라지게 되었는가 하는 점등이다. 이제 아래에서 이것들에 대해서 차례차례 살펴보도록 한다.    오리정은 조선조 때 관아가 있던 곳에서 서울 쪽으로 오리 정도의 거리가 떨어진 곳에 세운 亭子를 가리킨다. 서울 쪽으로 오리 떨어진 곳에 세워진 정.. 2006.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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