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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일상/202114

잘가라 申丑年 소의 해였던 辛丑年은 참으로 힘들었다. 코로나로 힘들었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겪느라 힘들었고, 질서가 무너져 가는 사회를 보느라 힘들었고, 잘못해도 반성하지 않는 뻔뻔함을 보며 힘들었다. 朝三暮四에 늘 넘어가는 우리를 보며 힘들었고, 장래는 더욱 어두울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힘들었으며,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징벌적 세금에 더욱 힘들었다. 내년은 좀 나아질까 하는 희망 고문도 힘들고, 희망 자체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또 힘들며, 둘로 갈라진 사회를 견뎌내는 것도 힘들었다. 호랑이해인 壬寅年은 내일이면 올 것인데, 그래도 지금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알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물가의 폭등은 거의 확실시 되고, 각종 공공요금 역시 대폭 오를 것이 뻔하며, 앞으로 더.. 2021. 12. 31.
정동진에 대하여 정동진(正東津)의 유래에 대하여 추운 날씨였지만 1박 일정으로 정동진과 경포해변을 다녀왔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매우 추웠지만 하얀 물보라를 날리면서 짓쳐 들어오는 파도를 마주하는 것은 아주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내친김에 정동진에 대한 그릇된 정보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한다. 강릉의 남쪽 바닷가에 있는 정동진과 정동진역, 그리고 해변은 모래시계라는 드라마에서 나온 후 새해 해맞이의 명소가 되었고, 지금은 소도시 수준의 시설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으며, 유명한 관광지로 탈바꿈해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로는 조선의 왕궁이었던 경복궁의 정동쪽에 있는 곳이라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지만 이것은 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이 지역을 정동이란 이름으로 불렀다는 기록이 이미 고려 시대부터 등장하고 있기 때.. 2021. 12. 5.
가는 가을을 아쉬워함 가는 가을을 아쉬워 함(可惜送秋日) 가을이 저만치 가고 있다. 이제 곧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될 것임을 알려주는 징후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곱게 물들었던 단풍은 찬바람에 시들어 떨어지고, 들에 내리는 찬비는 을씨년스런 풍광으로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가을은 곡식이 익으면서 결실을 거두는 계절이다. 지금은 인공적으로 곡식이나 채소 등을 가꾸어 계절을 가리지 않고 거두지만 과거에는 대부분의 먹거리는 일 년에 한 번 익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므로 가을(秋)은 봄과 합쳐져서(春秋) 연대, 시대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가을을 상징하는 존재로는 귀뚜라미(蟋蟀)을 말하지만 글자가 만들어질 당시 사회에서는 농경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것이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되었다. 농경사회에서 가장 큰.. 2021. 11. 22.
어느 가을날 청명한 가을의 어느 날 코로나가 시작된 지 2년째 되는 2021년의 가을이다. 감염병 때문에 사람들이 이동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지 유난히 하늘이 맑고 높다. 수십 년 전, 혹은 어릴 때 보았던 날씨요, 하늘이다. 올해만큼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때가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다. 잘 계획해서 만들어진 양주의 옥정신도시는 길이 잘 뚫려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이 걷기에 불편함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논지가 많고, 잘 연결되어 있다. 동서남북 어디를 보아도 푸른 산이 보이고, 구름과 푸르름으로 빛나는 하늘은 시시때때로 기묘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공기가 맑지 않으면 도저히 볼 수 없는 풍광이다. 저녁 먹은 후 운동을 나가면서 쳐다본 하늘에 나타난 구름의 모습과 길목 옆에 피어난 황화코스모스를.. 2021. 9. 30.
노을부르스 경기도 양주에는 회암사(檜巖寺)라는 사찰의 터가 남아 있다. 고려말까지 전국 사찰의 총본산이면서 승려의 수가 3,000명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절이었으나 퇴락하여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고려 때 승려인 나옹(懶翁)과 조선의 승려였던 무학(無學)의 부도와 탑비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을 머물게 하면서 자신도 자주 왕래하였는데, 주변 산세를 보기 위해 칠봉산(御登山)에 올랐다가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20여리 떨어진 고개로 내려왔다고 하여 이곳 이름을 어하(御下)고개라 하였고, 그 아래 동네를 어하마을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이곳에서 서쪽을 보면 고구려 시대에 군사적 요충지였던 독바우(瓮巖)와 도락산(道樂山), 불곡산(佛谷山) 등이 보이는데, 해가 질 때 .. 2021. 9. 18.
서산 부석사 서산 부석사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에 있는 도비산(島飛山)의 혈(穴) 자리에는 신라 때 의상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부석사(浮石寺)가 있다. 도비산은 동쪽의 천수만에서 바라보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인다. 이름도 그래서 붙여진 것으로 생각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의상과 선묘의 사랑 이야기를 창건설화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석사라 하면,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자락에 있는 사찰을 의미하지만, 공간적 위치로 보면 서산의 부석사 이야기가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서산 부석사 창건설화에는 두 가지가 전한다. 하나는, 677년(문무왕 17)에 의상(義湘)이 선묘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창건할 때에 도둑의 무리가 몇 번이나 달려들어 허물어버렸다고 한다. 선묘(善妙)가 죽어서 변.. 2021. 9. 15.
한탄강과 비둘기낭폭포 추가령지구대는 원산에서 추가령을 거쳐, 임진강으로 이어지는 긴 협곡을 지칭하는 용어다. 강원도 평강군 고삽면과 함경남도 안변군 신고산면의 경계에 있는 추가령(楸哥嶺)은 해발 752미터의 고개다. 이 추가령은 백두대간을 남과 북으로 양분하는 중간 지점에 있다. 일명 죽가령이라고도 하는 이 고개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지질ㆍ지형을 구분하는 추가령지구대가 북북동에서 남남서 방향으로 뻗어 있다. 추가령열곡, 추가령구조곡이라고도 한다. 조선 후기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제47권 「지리산변증설」은 한반도의 산줄기를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기록한 글이다. 그중에 “분수령이 되고, 철령이 되고, 흘러서 대관령이 된다”라고 하면서 추가령 부근을 분수령으로 표시하였다. 추가령지구대.. 2021. 9. 9.
불곡산의 여름 佛谷山의 여름 양주(楊州)는 한강과 지금의 서울을 품고 있었던 지역으로 한반도의 중심을 이루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고구려의 땅이었다가 나제동맹으로 고구려를 물리치면서 잠시 백제에 속했다가 다시 신라의 땅이 되었다. 고려 때에는 남평양으로 불리면서 번성했고,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한강 유역에 도읍지가 정해지면서 축소되었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남양주, 동두천, 의정부 등을 모두 독립시키면서 더욱 쪼그라들었다. 불곡산(佛谷山)은 해발 400여미터로 나지막한 뫼이지만 신령한 기운을 머금고 있어서 양주의 진산(鎭山)으로 여겨졌고, 그 주변에는 영험함을 받으려는 점집과 굿당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다. 고려, 조선시대부터 불곡산 자락은 관청이 자리했고, 지금도 그 자락에 양주시청이 있으니 그야말로 양주의 중심을 이.. 2021. 8. 10.
청산도 2021. 5. 2.
부산지역대학 줌 출석수업 2021. 5. 2.
落花如雨 落花如雨 오늘은 비바람이 불면서 꽃비(花雨)가 눈처럼 날렸다. 그야말로 꽃 사이의 나비춤은 어지럽게 날리는 눈과 같고, 버드나무 위에 나는 꾀꼬리는 조각조각 모두가 금(花間蝶舞紛紛雪 柳上鶯飛片片金)이라는 말과 같았다. 꽃비, 혹은 화우라는 말은 봄비를 지칭하기도 하지만 지는 꽃이 비처럼 내린다(落花如雨)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광풍이 갑자기 몰아치니 그야말로 비처럼 꽃이 떨어졌다. 마침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그 장면을 영상으로 담을 수 있었다. 영상의 마지막 즈음에는 장끼가 꿩꿩하고 울어서 묘미를 더해주기도 했다. 이런 날은 역시 시가 제격이다. 조선 전기의 문인인 서거정의 작품을 살펴본다. 徐居正은 조선 전기의 문신이다. 본관은 대구이며, 호는 四佳亭이다. 조수(趙須)·유방선(柳方善) 등에게 배웠.. 2021. 4. 12.
비오는 날의 걷기 2021년 1월 21일 오후부터는 비가 내렸고, 저녁 운동은 우산으르 들고 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운동은 계속된다. 오늘도 12킬로 정도 걸었다. 2021. 1. 23.
자연으로 시간 읽기 자연으로 시간 보기 며칠 전부터 산에서는 뻐꾸기가 짝을 찾는 구구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늦가을에는 추위를 피해 한반도로 내려왔던 솔개가 더 남쪽으로 내려갔었는데, 이제 곧 다시 올라와 북쪽으로 멀리 날아갈 것이다. 자연은 한순간도 머물지 않고 변화하며, 어김없이 때를 찾아서 돈다. 그것에 순응하며 사는 존재는 행복할 것이나 그렇지 못한 존재는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봄을 기다리는 정몽주의 시 한 편을 감상한다. 春興 春雨細不滴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夜中微有聲 밤중에야 조그맣게 소리 들리네 雪盡南溪漲 눈 녹아 남쪽개울 물 불었으니 草芽多小生 풀의 싹도 여러 갈래 나오겠네 지금부터는 강력한 한파나 긴 추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곧 봄이 올 것이다. 2021. 1. 23.
신축년 눈오는 날 눈오는 날의 운동 은 즐겁다. 요즘은 운동량이 약간 늘었다. 매일 걷는 거리가 12킬로로 걸음으로는 15,000보 정도이다 그리고, 역기는 45킬로 정도의 무게를 200에서 220회 정도 들어 올리기를 반복한다. 눈이 오나, 날이 추우나, 비가 오나 매일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한다.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몸이 느껴서 준비를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운동만 한다. 운동에는 이성이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21.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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