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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재미있는 우리말74

덧없다 의미와 덧의 어원 덧없다 의미와 ‘덧’의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말 중에 ‘덧없는 청춘’, ‘덧없는 세월’ 같은 표현이 있다. 여기에서 ‘덧없는’은 허무하다, 헛되다 등의 뜻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덧+없다’의 형태로 되어 있다. ‘있다’의 반대가 ‘없다’이기 때문에, 없다는 부정을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덧’이 붙어서, 보람이나 쓸모가 없어 헛되고 허전하게, 혹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지나가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 등의 뜻을 가지는 표현이라고 사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이 표현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덧’의 어원과 뜻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덧’을 얼마 안 되는 퍽 짧은 시간이란 뜻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설명을 보면 당장 드는.. 2023. 10. 15.
한가위(秋夕)의 어원 한가위(秋夕)의 어원 지금은 秋夕이라는 말이 음력 8월 15일 명절을 나타내는 대표적 명칭이지만 고려 시대까지만 해도 ‘가ᄫᆡ’로 불렸다. 그러던 것이 ‘가ᄋᆡ’로 되었다가 다시 ‘가의’로 된 후 ‘가위’로 변화한 것으로 본다. ‘가ᄫᆡ’의 吏讀 표기는 嘉俳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표기는 고려 시대의 속요인 ‘動動’에 등장한다. 순경음 비읍에서는 가장 약한 것이 ‘ㅂ’이기 때문에 이것이 먼저 탈락하고, ‘ㆎ’가 ‘ㅢ’로 되었다가 여기서는 ‘ㅟ’로 된 것이다. 한강에서 가장 크고 넓은 섬이라는 뜻을 가진 ‘너ᄫᅴ섬’에서 ㅂ이 탈락하고 汝矣島(여의도)라는 이두 표기로 된 것과 같은 이치다. 추석은 한가위로도 불리는데, 이것은 ‘가위’ 앞에 크다는 뜻을 가진 ‘한’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2023. 9. 28.
살아생전, 혹은 생전(生前)의 의미 살아생전(生前), 혹은 생전의 의미 세상을 떠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살아생전에’, 혹은 ‘생전에’ 무엇 무엇을 했다. 혹은 무엇 무엇을 말했다 등의 표현을 많이 쓴다. 생전이란 표현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살아 있는 동안이라고 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문으로는,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하신 말씀, 생전에 통일이 되는 것을 꼭 보고 싶다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살아-생전’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이라고 하면서 예문으로는 ‘살아생전에 손자를 보고 싶다’, ‘살아생전 고향 땅을 다시 밟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등과 같은 것이 있다고 설명한다. 한자어인 生前이 어째서 살아 있는 동안이라는 뜻을 나타낼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알쏭달쏭해진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한자의 뜻에서 .. 2023. 9. 23.
사나이의 어원 사나이의 유래와 어원 ‘사나이’라는 표현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한창 혈기가 왕성할 때의 남자를 지칭하는 말”이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에 올라온 어원을 보면, ‘사나이’는 ‘ᄉᆞᆫ’과 ‘아해’가 결합한 것으로 ‘산’은 장정(壯丁)이란 뜻으로 건장한 남자라고 풀이하여 건장한 남자와 아이가 결합해서 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1527년에 발행된 훈몽자회(訓蒙字會)를 필두로 비슷한 시기에 간행된 다른 몇 개의 문헌에서 ‘丁’을 ᄉᆞᆫ 뎡이라고 하고 있으니 꽤 오래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ᄉᆞᆫ’이라는 말은 비슷한 시기에 나온 두세 개의 문헌에만 나타날 뿐 다른 어디에도 기록되지 못하고 사라졌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즉, ‘ᄉᆞᆫ’을 장정이라는 한.. 2023. 8. 27.
팔마구리만한 게 까분다의 유래 팔마구리만한 게 까분다 어린 시절 키가 작은 아이를 놀릴 때 우리가 많이 하는 표현 중에 ‘팔마구리만하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작거나 힘없는 사람이 크고 힘이 센 사람에게 덤비거나 할 때, 혹은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 정도의 의미를 가진 말로 ‘팔마구리만한 게 까분다.’라고도 한다. 이 말은 어릴 때 유난히 키가 작았거나 싸움할 때 상대에게서 주로 들었던 표현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작거나 상대가 안 된다는 의미로 쓰는 표현에 왜 팔마구리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일까? 팔마구리는 산에 사는 나방의 유충인데, 번데기의 형태로 산에서 겨울을 나는 녹황색의 고치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말로는 유리산누에나방이라고 하는 해충의 나방이 그것인데, 겨울을 나는 수단으로 만든 녹황색의 고치가.. 2023. 7. 17.
존나, 혹은 졸라 라는 말의 유래 달팽이와 존나 빠른 거북이 달팽이는 여름의 진귀한 손님이다. 사람의 눈에 띌 정도로 바깥 출입을 하는 경우는 비가 올 때인데, 장마가 시작되는 요즈음 한적한 시골길을 가면 볼 수 있다. 등에 집을 등에 지고 다닌다고 하여 집달팽이라고 하는데, 이런 참달팽이는 보기가 어렵다. 장마가 시작되는 어제 마침 보였다. 주로 논밭의 돌 밑, 풀숲에 사는 녀석들이 비만 오면 왜 바깥으로 나오는지 알 수 없지만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 기분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달팽이와 관련을 지닌 말 중에 지금 우리가 아주 많이 쓰고 있는 표현이 유래했다는 사실이다. 상태나 일의 정도가 매우 심해서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를 가리켜 엄청나다는 말을 쓰는데, 이에 해당하는 상황에 부닥쳤을 때 아이, 어른을 할 것 없이 요즘 많이.. 2023. 6. 30.
속절없다 어원 ‘속절없다’의 어원 우리는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속절없다’, ‘속절없이’, ‘속절없는’ 등의 표현을 많이 쓴다. 그러나 이 표현의 어원이나 유래 등에 대한 것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단념할 수밖에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다.’라고만 되어 있고, 유래나 어원 등에 대해서는 一言半句의 설명도 없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사전(辭典)이란 어휘의 뜻을 보면, 일정한 범위 안에서 사람들이 쓰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그렇게 설명하고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현재의 언어생활에서 쓰이고 있는 의미만을 실어놓고 있을 뿐 어원에 대한 것은 눈을 씻고 .. 2023. 6. 22.
아닌 밤중에 홍두깨에 대한 이해 ‘아닌 밤중에 홍두깨’란 속담에 대한 이해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표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급작스럽게 당하거나 상대방이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말을 했을 때 하는 말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내밀 듯 한다’, 혹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등의 표현으로 많이 사용한다. 이 문장에는 ‘아닌’, ‘밤중’, ‘홍두깨’라는 세 개의 구성요소가 있는데, ‘밤중’은 밤이 깊을 때라는 뜻밖에 없으니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나머지 두 개의 구성요소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닌’의 기본형은 ‘아니다’인데, 어떤 사실을 부정하는 뜻을 가지고 있는 형용사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긍정이 아닌 부정문에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뜻하지 아니한 엉뚱한 때’, ‘뜻밖.. 2023. 5. 27.
가랑비의 뜻 ‘가랑비’의 뜻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서 그런지 비에 대한 표현이 매우 많다. 특히 봄에 비가 적게 내리면 농사를 망칠 수도 있으므로 이때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비가 오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봄에 내리는 비를 나타내는 말 중에 ‘가랑비’라는 것이 있는데, 이 어원이 매우 재미있다. ‘가랑비’는 ‘가랑’과 ‘비’가 합쳐져서 된 말이다. 비는 수증기가 높은 곳에서 찬 공기를 만나 식어서 엉긴 다음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 물방울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비는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가랑’이라는 표현이다. 이 말의 뜻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랑비’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판가름 난다. ‘가랑’에 대해서는 가루(粉)로 보는 견해, 가랑이.. 2023. 3. 9.
까마귀 까치집 뺏듯 한다는 속담에 대한 이해 까마귀 까치집 뺏듯 한다는 속담에 대한 이해 우리나라 텃새로 사람들과 가까운 주변에 살면서 상당히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새를 꼽는다면 까마귀와 까치를 들 수 있다. 까마귀와 까치가 함께 등장하는 속담이 있는데,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까마귀 까치집 뺏듯 한다”라는 속담이 그것인데, 이것은 국어사전에는 등재가 되어 있지 않다. 일부 속담 사전에 올라 있는데, 누가 한 것인지 몰라도 원래의 뜻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뜻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서로 비슷하게 생긴 것을 빙자하여 남의 것을 빼앗음을 비유’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남의 것은 빼앗는다는 것은 맞으.. 2023. 2. 22.
옹장물에 대하여 옹장물에 대하여 지금은 거의 쓰지 않거나 사라진 말 중에 ‘옹장물’이란 표현이 있다. 이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리지 않을 정도로 죽어버린 말이 되었지만, 선조들이 가졌던 삶의 지혜를 실감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옹장물’은 ‘옹장’과 ‘물’이 합쳐진 표현인데, 물은 지금도 쓰는 말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옹장’은 ‘동물의 배설물을 모아놓은 구덩이’라는 뜻이다.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동물의 배설물은 혐오의 대상이 되거나 처리가 매우 곤란한 것이 되었지만 수십 년 전만 해도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긴요하게 쓰이는 비료 중의 하나였다. 사람이 집에서 키우는 가축 중 우리에 가두어 사육하는 것 중에서 배설물이 많은 것은 돼지라고 할 수 있는데, 다음으로 소, .. 2023. 2. 4.
어처구니의 유래와 어원 어처구니의 어원에 대하여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어처구니’는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으며,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은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것만으로 볼 때는 두 표현에서 ‘어처구니’가 어떤 연결성을 가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이라는 뜻이 어떻게 해서 ‘너무나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라는 의미를 가지는 표현으로 쓰이게 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개의 설명 중에서 하나는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이 되는 관계로 ‘어처구니없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처구니’의 어원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국어사전이나 여타 사전 등에서는 ‘어처구니’의 어원에 대해서는 정확한 설명이.. 2023. 1. 27.
가는 날이 장날에 대한 이해 가는 날이 장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속담 표현 중에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의 의미로 풀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는 뜻밖의 행운처럼 긍정적인 의미로 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려던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난 상태인 부정의 의미로 쓰는 것이 그것이라고 말한다. 이 속담을 처음 사전에 등재한 사람은 문세영(文世榮)인데, 1938년에 편찬한 󰡔조선어 사전󰡕이 그것이다. 여기에 긍정과 부정 두 가지를 등재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혼동을 일으키게 된 것으로 보인다. 추정하건대 당시에 편찬자가 무엇인가를 착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실제 생활에서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 속담의 정확한 표현은 ‘.. 2023. 1. 8.
도긴개긴에 대하여 ‘도긴개긴’에 대하여 소위 말하는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준어에 해당하는 표현 중에 도긴개긴이 있다. 이것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윷놀이에서 도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으로, 조금 낫고 못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비슷비슷하여 견주어 볼 필요가 없음을 이르는 말.” 이 설명을 기준으로 하여 ‘거기서 거기’, ‘도토리 키재기’,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대동소이(大同小異)‘, ’이거나 저거나‘ 등의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이 표현이 사전에 등재된 것이 최근이라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긴‘의 뜻을 지.. 2023. 1. 3.
삼단 같은 머릿결의 유래 ‘삼단 같은 머리’에서 왜 삼단인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삼단 같은 머리’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숱이 많고 긴 머리’라는 설명만 있을 뿐 왜 그런 표현을 쓰는지, 이런 표현이 어디에서 유래된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다. 그리고, 인터넷상에도 이에 대한 설명이나 유래, 이유 등에 대해 서술한 글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 선조들은 숱이 많고 긴 여성의 머리를 왜 ‘삼단 같은 머리’, 혹은 ‘삼단 같은 머릿결’이라고 말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유래와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그에 해당하는 표현이나 어휘를 훨씬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풍부한 어휘력과 표현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표현에서 중심을 이루는 어휘는 머리, 혹은 머릿결이.. 2022. 6. 13.
무지개 무지개에 대하여 ‘물’과 ‘지개’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인 무지개는, ‘공중에 떠 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나타나는 반원 모양이면서 일곱 빛깔 줄을 가진 것인데, 흔히 비가 그친 뒤 태양의 반대쪽에서 나타난다. 요즘 같이 공기층이 불안정한 날씨에는 잠깐 소낙비가 온 후 하늘에 보인다. ‘물’이 ‘무’로 된 것은 ㄹ탈락 현상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별로 까다롭지 않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지개’이다. 무지개, 기지개 등에 남아 있는 이 표현은 국어사전에도 올라가지 못할 정도로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생활 언어 속에 엄연히 살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상세한 고찰 역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지개’는 반원, 혹은 그보다 더 큰 모양으로 된 둥근 형태를 가리.. 2021. 7. 16.
억지춘향? 억지춘양? ‘억지춘향’인가? ‘억지춘양’인가? 지금도 흔히 쓰는 말 중에 ‘억지춘향’, 혹은 ‘억지춘양’이라는 말이 있다. 두 가지가 혼용되어 쓰이는데, 어느 것이 원조인지를 가리기 어려울 만큼 사람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억지춘향은 있어도, 억지춘양은 없다는 것이다. 대사전에서는 억지춘향의 뜻에 대하여, ‘억지로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어떤 일이 억지로 겨우 이루어지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이 표현은 자기 뜻과는 관계없이 강요 때문에 무슨 일인가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자료를 찾아보면 20세기 초반부터 ‘억지춘향’이란 표현이 쓰인 것.. 2021. 5. 28.
바람을 피운다의 의미 ‘바람을 피운다’의 意味 부부나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어떤 사람이 연인이나 배우자 몰래 다른 이성과 관계를 가지는 것을 가리켜 ‘바람을 피운다’고 한다. 요즘은 이런 행위를 하는 남녀의 행위 모두를 가리켜 이렇게 말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만 해도 이 말은 주로 이성에 대한 남성의 일탈 행위 대해 사용하는 관용구였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나 행동을 왜 하필이면 ‘바람을 피운다’고 표현할까? 이 관용구는 ‘바람’이라는 명사와 구름이나 연기 따위가 커지는 것을 나타내는 ‘피다’의 사동사에 해당하는 ‘피우다’가 목적격 조사인 ‘을’을 매개로 하여 만들어진 문장이다. 다른 이성에 대한 일탈의 행위를 가리키는 뜻으로 굳어진 이 관용구 덕분에 ‘바람’에 대해 사전을 찾아보면, 몰래 다른 이성과 관계를 가짐.. 2017. 11. 11.
첫 딸은 살림 밑천의 유래 ‘첫딸은 살림밑천’이란 표현에 담긴 불편한 진실 남녀가 혼인을 해서 맨 처음 낳은 아이를 첫애, 첫아기 등으로 부르는데, 첫 아이가 딸인 경우 이 표현을 많이 썼다. 이 관용구, 혹은 속담은 지금으로부터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까지 일반적으로 쓰였던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이 관용구의 의미는 아들을 선호하던 전통시대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첫딸을 낳으면 당사자나 집안에서 매우 섭섭해 하였으므로 위로하는 차원에서 이런 말을 했다는 정도다. 이 해석은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남성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구조였으며, 그 결과 사회적으로 남아선호 사상이 팽배했던 분위기였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겨났다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고 .. 2016. 9. 3.
[스크랩] 처녀와 총각의 의미 총각(總角)과 처녀(處女)의 뜻 한자어인 총각과 처녀라는 표현은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 중에서 남자는 총각이라 하고, 여자는 처녀로 부르는 의미로 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이해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표현을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아주 재미있는 의미가 숨어 있어서 .. 2016. 9. 2.
[스크랩] 處暑의 올바른 뜻 處暑의 뜻 처서는 24절기의 하나로 立秋와 白鷺 사이에 들며, 음력 7월, 양력 8월 23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이 150°에 있을 때를 가리킨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한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 .. 2016. 8. 22.
[스크랩] 풀방구리와 쥐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한다. ‘풀방구리’는 풀과 방구리가 결합한 합성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지만 오래지 않은 과거까지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중요한 그릇의 하나였다. 먼저 방구리에 대해 살펴보자. 이것은 동이처럼 배 부분이 불룩하고 둥글며, 바닥과 주둥이는 복부보다 약간 좁으면서 둥근 모양을 가진 질그릇이다. 또한 양쪽에는 고리가 달려 있어서 손으로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뚜껑이 없는데다가 물동이보다는 약간 작으며 약간 펑퍼짐하다. 이러한 모양을 한 방구리는 질그릇으로 된 것도 있고, 오지그릇으로 된 것도 있다. 질그릇 방구리는 질방구리라고 하는데, 매우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담겨 있는 물건에 공기가 통하도록 하여 숨을 쉴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물건을 오래 담아두면 거.. 2016. 6. 26.
영락없다의 유래 ‘영락(零落)없다’에 대한 올바른 이해 어떤 것과 완전히 같거나 무슨 일이 예상 했던 것처럼 딱 들어맞을 때 ‘영락없다’라는 말을 씁니다. 이 말을 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에서 찾아보면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고 꼭 들어맞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과 관련된 예문에 보면, “담장 위에 허리를 구부리고 뒤뜰 쪽을 노리고 있는 그 모습은 영락없는 표범이었다.” “그 계집아이는 지나치리만큼 뽀얀 피부색만 빼면 영락없는 한국 아이다. 유의어 틀림없다.” “김 부장이 선뜻 응해 줄 리 없다는 우리의 예상은 영락없이 들어맞았다.” 등이 있다. 이런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영락없다는 무엇과 무엇이 일치한다. 예상했던 대로 일이 일어난 것 등을 가리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종류의 어원사전이나 .. 2012. 11. 9.
언 송아지 똥 싸듯 한다의 유래 "언 송아지 똥 싸듯 한다"의 뜻 지금 우리가 쓰는 표현 중에 ‘靑山流水 같다’는 말이 있다. 푸른 산에 흘러가는 물처럼 막힘이 없다는 뜻을 가진 이 표현은 言辯이 아주 좋거나 말을 아주 잘하는 사람에 대해 주로 쓴다. 그런데, 이런 뜻으로 쓰이는 말 중에는 청산유수라는 한자표현보다 더 오래된 우리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언 송아지 똥 싸듯 한다’이다. 이 말의 뜻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송아지가 추위에 얼어서 설사를 계속해서 하는데, 어떤 사람이 말하는 것이 바로 이것처럼 막힘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말은 한자어인 청산유수에 밀려 지금은 거의 사라질 위기에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은 동물이나 자연현상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생활 속의 언어에 활용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보여주고 있기 .. 2011. 11. 7.
뜬금없다의 유래와 뜻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뜬금없다”라는 표현을 참으로 많이 씁니다. 이 말은 ‘뜬금’과 ‘없다’가 합쳐진 것으로 각각의 뜻을 봐서는 우리가 쓰는 뜻을 유추해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먼저 ‘뜬금’을 보면, “일정하지 않고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 값”입니다. 그러니까 일정한 값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는 의미가 됩니다. 여기에 ‘없다’라는 말이 붙으면,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값’ 정도가 되어야할 것인데, 실제 사용될 때는 그런 뜻이 아닌 것으로 되니 참으로 아리송할 수밖에 없습니다. “뜬금없다”는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말감고(말監考)’라는 직업인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말감고’는 곡식을 팔고 사는 시장판에서 되질.. 2011. 6. 13.
구름달의 의미 구름달이란 표현에 대한 이해 지금은 잘 쓰지 않는 표현 중에 “구름달”이란 말이 있다. 얼핏 보아서는 구름에 가려진 달 정도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 말은 그보다 훨씬 아름답고 애처로운 뜻을 담고 있는 표현이다. 특히 요즘 인터넷에 보면 “구름달”은, ‘달처럼 생긴 구름의 모양’, ‘낮에 뜬 달로 구름처럼 뿌옇게 보이는 달’, ‘구름 사이로 뜨는 달’ 등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것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너무나 답답한데다가 예쁜 우리말이 사라져 간다는 안타까움 때문에 구름달의 뜻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름달”은 기후가 좋지 않아 아주 맑지는 못한 날씨인 데다가 하늘가에 구름이 있는 상태에서 그 구름에 걸려서 달이 지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보통은 달이 서쪽으로.. 2011. 6. 3.
말만한 처녀의 유래 “말만한 처녀”의 의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다 큰 여자아이를 보고 “말만한 처녀”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은 전통사회의 윤리 기준에서 보았을 때,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을 정도의 여성을 가리키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 뜻을 “튼튼한 말 엉덩이만큼이나 처녀의 엉덩이가 튼실하고 크다”는 정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말을 성적인 의미와 연결시켜 풀어내려는 잘못된 민간어원설에 불과하므로 참고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왜 다 큰 처녀를 말에다 비유해서 표현하게 되었을까? 이 표현에는 전통사회의 경제적 관념과 남존여비 사상이 짙게 배여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주 흥미롭다. 이 표현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말(馬)이 가지는 경제적인 의미부터 살펴볼 필요가 .. 2011. 5. 24.
감쪽같다의 유래와 어원 “꾸미거나 고친 것이 전혀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티가 나지 아니하다”는 뜻을 가지는 표현으로 우리는 감쪽같다는 말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감쪽’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어디에서 유래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감쪽’의 의미와 유래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대략 세 가지 정도의 견해가 있습니다. 첫째, 곶감의 작은 쪼가리(조각)를 가리킨다는 주장입니다. 곶감과 호랑이 이야기에서도 나오지만 옛날에는 간식이나 군것질 거리로 가장 맛있는 것이 바로 곶감이었습니다. 달고 맛있는 곶감을 가진 사람은 행여 누가 달라거나 뺏아 갈까봐 그것을 눈깜작할 사이에 먹어치운다는 것입니다. 그런 지경이니 곶감 한 조각 정도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흔적도.. 2011. 5. 18.
죽탕관에 개(犬) 보아라의 유래와 어원 이 표현은 조선 후기 백성들을 가장 어렵게 만들었던 還穀의 폐해에 대해 노래한 다음과 같은 사설시조에 등장합니다. 우선 작품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문 還上에 볼기 셜흔 맛고 장리(掌利) 갑셰 동(銅)소츨 뚝 떠여낸다 사랑하던 여기첩(女妓妾)은 월리차사(月利差使) 등 미러 간다 아해야 粥湯罐(죽탕관)에 개(犬) 보아라 豪興 계워 하노라 현대어 해석 (환곡 대신에 엉덩이 서른 대를 맞고 이자 값으로 구리 솥을 뚝 떼어 낸다 사랑하던 기생첩은 나라의 관리들이 등을 밀어서 데려가네 아이야, 죽탕관에 개 보아라 호탕한 흥취를 견디기 어렵구나) 어휘 풀이 月利 差使: 달 이자를 거두어들이는 임시직. 還上: 還子, 춘궁기인 봄에 정부에서 백성에게 빌려 주었던 창고의 곡식. 가을에 거두어들인다. 掌利 : 長利, 돈이.. 2011. 4. 27.
석간적을 아십니까? 석간적(石間炙)을 아십니까? 석간적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오직 ?한양오백년가?라는 가사집에 실려 있습니다. 그 부분을 보면 압록강이 여기로다. 순식간에 건너와서 이여송의 거동보소. 강두에 유진하고, 트집 내어 하는 말이, 오늘 점심 지을 적에 황하수 길어다가 점심 진지 .. 2009.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