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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재미있는 우리말74

학을 떼다 어원 학을 떼다 어원 무엇인가에 질려버릴 정도로 괴롭거나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느라 진땀을 빼고 겨우 그것에서 빠져나온 것을 가리켜 ‘학을 떼다(뗐다)’라고 한다. ‘학+을+떼다’가 결합한 형태인 이 표현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은 ‘학’이다. ‘떼다’는 ‘붙어 있거나 이어져 있던 것을 떨어지게 하는 것이고, ’을‘은 목적격 조사이므로 이 표현에서 ’학‘이란 말이 없으면 주어가 없어서 다른 말은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학’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학’이 무엇이며, 사람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등등을 파악하면 저절로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말에서 쓰이는 ‘학’이라는 말은, 첫째, 토하거나 뱉는 소리, 둘째, 학질(瘧疾), 셋째, 학문(學問), 넷째, 두루.. 2025. 6. 27.
'논날(놋날) 같이' 어원 ‘논날(놋날) 같이’ 어원세차고 굵은 줄기로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것을 ‘비가 논날(놋날) 같이 온다’라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놋-날’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에서 실제로 말하고 표기하는 것은 ‘논날’이다. 아마도 국립국어원에서는 ‘노+날’로 이해한 뒤 ‘사이시옷’을 넣는다는 원칙만 생각하고 ‘놋날’이 표준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이것은 구리와 아연을 섞어서 만든 합금인 ‘놋’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서 바람직하지는 못한 것 같다. 하기야 ‘놋다리’에 대한 풀이를 하면서 구리 다리라는 뜻을 가진 동교(銅橋)와 같은 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니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놋다리’라는 말은, 사람과 사람이 허리를 굽혀 줄지어 엎드려서 만든 것으로 노끈처럼 구불구불하게 .. 2025. 5. 17.
회까닥(헤까닥) 어원 회까닥(헤까닥) 어원 사람의 정신이 갑자기 이상해진 상태나 그런 모양을 속되게 이르는 것이 회까닥(헤까닥)이라는 말이다. 국립국어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여 사전에 정식으로 등록된 표준어 표기는 ‘회까닥’인데, 실제 생활에서는 이렇게 쓰는 사람이 거의 없거나 아무도 없다. 이 말은 일상생활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까닥’, 혹은 ‘헤까닥’으로 알고 있거나 그렇게 표기하고 있다. ‘회까닥’은 횟집 이름 정도에나 쓰이고 있으니 참으로 헛웃음이 나온다. ‘회까닥’을 표준어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국립국어원에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으므로 우리말 어휘를 근거로 추정해 보는 수밖에 없다. 우리말에 ‘획, 홱, 휙’ 등의 부사가 있는데, 세 개 모두 빠르다는 뜻을 강조하는 용도로 쓰이는 공통점이 있.. 2025. 5. 11.
싸가지 어원 싸가지 어원요즘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아주 많이 쓰는 표현 중 ‘싸가지’라는 말이 있다. ‘싸가지가 없다’의 형태로 되어 있는 이 말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쓰고 있지만 사전에는 소위 말하는 표준어로 등록되어 있지 않고 특정 지방의 사투리라고 하면서 ‘싹수’가 정상적인 표현이라고 한다. 현상적으로 보면 지금은 ‘싹수’라는 말은 거의 쓰지 않고 ‘싸가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도 국가에서 편찬한 사전에는 이 말을 그저 사투리(方言) 정도로만 취급하고 있다. ‘싸가지’는 ‘싹+아지’의 형태이기 때문에 ‘싹수’를 어원으로 두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싹수’가 ‘싸가지’로 자연스럽게 변모되었으니, 사전에서도 그것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싹+아지’와 ‘싹수’는.. 2025. 4. 23.
제비 어원 제비 어원대표적인 여름 철새라고 할 수 있는 제비는 늦봄 무렵에 왔다가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돌아간다.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태어났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특징을 가진 새이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주변에 사는 데다가 해충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어서 그런지 제비는 복을 가져다주는 새로 인식되어 있다. 흥부전 같은 고전소설에서는 주인공인 흥부의 가난을 해결해 주는 복덩이가 바로 제비로 설정되어 있기도 하다.사람들이 도시를 형성해 대형으로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더 이상 제비가 오지 않는데, 먹이를 잡기 위해서는 상당히 먼 거리를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제비를 보지 못하고 어른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사람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살아가는 제비는 .. 2025. 4. 18.
콩쥐팥쥐 어원 콩쥐팥쥐 어원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민담(民譚) 중의 하나가 바로 콩쥐팥쥐이다. 이 이야기는 20세기 초에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교훈을 강조하는 고전소설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콩쥐와 팥쥐라는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사람의 이름이면서 설화와 소설의 명칭에 쓰인 콩쥐팥쥐에 하필이면 콩, 팥, 쥐 같은 것이 들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의문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명칭이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콩쥐와 팥쥐가 여성의 이름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거나 상당히 특이하다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콩쥐팥쥐라는 이름이 가지는 의미나 어원, 유래 등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 2025. 4. 13.
며느리 어원 며느리 어원한때 여성부라는 국가기관에서는 가족 호칭에 나타난 여성 비하적 표현이라는 주제 아래 우리가 쓰는 말 중에서 남존여비 사상에 근거를 둔 용어를 남성과 여성을 평등하게 할 수 있는 호칭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켐페인을 벌인 적이 있었다.이 기관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 가운데 “며느리”에 대한 해석이 특히 눈에 띈다. 이 주장에 의하면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되는 사람의 아들에 딸려서 더부살이로 기생하는 존재의 의미라고 하면서 철저한 남존여비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며느리”란 말의 어원과 그 말이 생겨난 사회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며느리”라는 말의 뜻에 여성 비하적인 의미나 의.. 2025. 4. 11.
수제비 어원 수제비 어원 밀가루, 메밀가루, 감자, 칡 녹말, 보리 등을 반죽하여 얇게 떼 낸 다음 끓는 장국에 넣어 익힌 음식을 수제비라고 한다. 수제비는 고려시대부터 먹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서 구체적인 시기는 알기 어렵다. 수제비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이니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된 데다 서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의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 일부에서는 조선 시대까지도 밀가루가 흔하지 않았으므로 양반들의 접대 음식일 것이라고 하지만, 수제비는 콩가루를 제외하고는 가루를 낼 수 있는 곡물이면 무엇으로나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처럼 수제비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민 음식의 하나이지만 지금까지는 그 말의 어원을 정확하게.. 2025. 3. 29.
들통나다 어원 들통나다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고 듣는 표현 중에 ‘들통-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비밀이나 잘못된 일 따위가 드러나다, 혹은 숨기거나 감추었던 일이 밝혀져 밖으로 알려지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표현은 들통+난다의 구조로 되어 있는데, 들통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서 어떤 어원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점이 있다. ‘들통’과 ‘나다’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만 있다면 이 표현이 어떤 유래를 가진 말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나다’를 보자. 동사이면서 ‘나다’를 기본형으로 하는 이 말은 매우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데, ‘들통-나다’에서는 ‘앞말이 뜻하는 행위를 끝내어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보조동사’로 쓰인 것으로 생각.. 2025. 3. 24.
뒤로 호박씨 깐다 유래, 어원 뒤로 호박씨 까다 어원, 유래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호박은 우리가 매우 사랑하는 채소 중 하나지만 한반도에 들어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760년 무렵에 이익(李瀷)이 지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의하면 그때로부터 대략 100년이 좀 넘었다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 중기의 문인이었던 허균(許筠)은 1618년에 지은 한정록(閑情錄)에서 박(瓠)을 심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호박(南瓜)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추정해 보면 호박은 임진왜란이 끝난 160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 들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호박은 키우기가 매우 쉬운 데다가 잎, 줄기에서부터 열매와 그 속의 씨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사랑하는 채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호박씨에는.. 2025. 3. 21.
꿀 먹은 벙어리 유래, 어원 꿀 먹은 벙어리의 유래 고려대학교에서 펴낸 한국어 대사전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란 표현에 대해, “속에 있는 생각을 겉으로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또한 표준 국어 대사전에서는, “속에 있는 생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풀이하고 있다.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은 이해가 되는데,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은 수긍하기 어렵다. 이 표현이 쓰이는 상황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 보면 놀리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꿀 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해야 할 상황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혹은 애정을 드러내기 위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좋은 일이 있어서.. 2025. 3. 19.
쥐 죽은 듯 유래, 어원 쥐 죽은 듯이 유래, 어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거나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매우 조용한 상태를 지칭해서 ‘쥐 죽은 듯’, 혹은 ‘쥐 죽은 것처럼’ 등으로 말한다. 이 표현에는 어려운 말이 전혀 없으므로 그냥 쥐가 죽어서 조용한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기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아주 조용한 상태를 말할 때 하필이면 쥐, 그것도 죽은 쥐를 대상으로 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도대체 과거 우리 민족의 삶에서 쥐가 어떤 의미였길래 그것이 죽은 상태를 대상으로 하여 아주 조용한 상태를 강조하는 말로 만들었을까 하는 점을 이해하면 이런 의문은 풀릴 것으로 생각된다. 낮이 사람의 시간이라면 밤은 쥐의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밤이 되어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이면 어김없이 온 사방에서 나타나 시끄러운.. 2025. 3. 2.
부질없다 어원 ‘부질없다’의 어원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부질없다, 부질없이, 부질없는 등의 표현이 있다. 이것의 사전적인 뜻은, ‘대수롭지 않다, 쓸모없다, 허무하다, 헛되다, 쓸데없다’ 정도가 된다. 대수롭다가 중요하게 여길만하다는 뜻이니 대수롭지 않다는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등한시(等閑視)할 만하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부질없다는 말이 지닌 유래나 어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호사가(好事家)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럴듯한 설명을 해 놓은 것이 인터넷상에 많이 떠돌아다니기도 하고, 어떤 언론 기관에서는 TV에서 이것을 정설인 것처럼 소개하기도 한다.가장 많이 일컬어지고 있는 것이 ‘불질’에서 ‘ㄹ’이 탈락하여 ‘부질’로 되었다고.. 2025. 2. 12.
짐승 어원 짐승의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짐승’이란 표현이 있다. 사전적으로는 몸에 털이 나고 발은 네 개가 달린 동물을 부르는 이름이 짐승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짐승이란 말은 사람이 아니면서 살아있는 모든 동물을 지칭하는 말로 길짐승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등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을 통칭하는 말이 바로 짐승이 되는 것이다. 짐승 같은 놈, 짐승만도 못한 인간 등의 표현을 근거로 하여 야만적인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고도 말하지만, 이것 역시 원래의 의미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설명이어서 현상적인 것만 강조하는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것을 순우리말이라.. 2025. 1. 24.
막무가내 어원 막무가내 어원  ‘달리 어찌할 수 없음’, 혹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뾰족한 방도가 없음’ 등으로 풀이할 수 있는 막무가내는 우리말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자어, 혹은 한자어와 우리말의 혼합형 등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표 국어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막무가내라고 한글로 쓰면서 그것이 한자어에서 왔다는 의미로 莫無可奈로 표기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런 한자 단어 자체가 중국에서는 없는 것인 데다가 조선시대까지의 어떤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관계로 과연 이 표현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은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막무가내가 모두 한자어인지, 아니면 일부가 한자어이고 일부는 우리말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 2025. 1. 15.
묵사발 어원(묵사발이 되다) ‘묵사발이 되었다’에서 묵사발의 어원 지금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것 중에, ‘묵사발이 되었다.’, ‘묵사발로 만들다.’, ‘묵사발을 만들어 버린다.’ 등의 표현이 있다. 이 말들은 뭔가 좋지 않은 상태가 되거나 그런 상태로 만든다는 것으로, 좋지 않은 뜻과 어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기는 것은, 하필이면 이런 표현에 묵사발이란 말을 사용했느냐는 것이다. 특히 길게 썬 묵과 여러 재료들을 그릇에 담은 뒤 육수를 부어서 만든 음식을 묵사발이라고 하는 지금의 세태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묵사발이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1, 묵을 담은 사발. 2. 얻어맞거나 하여 얼굴 따위가 형편없이 깨지고 뭉개진 상태를 속되게 이르는 말. 3. 여지없이 패망한 상태를 비유.. 2025. 1. 7.
미안하다와 죄송하다의 차이 ‘미안하다’와 ‘죄송하다’의 차이점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미안하다’라는 표현은 “남에게 대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럽다”라고 풀이하고 있으며, ‘죄송하다’라는 말은 “죄스러울 정도로 미안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내용만으로 보면 죄송하다가 미안하다는 표현 보다 어느 정도 어감이 강한 것은 알겠는데, 그렇게 큰 차이는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안하다는 마음이 편하지 못할 정도이고, 죄송하다는 죄스러울 정도이니 구체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죄송하다라는 표현에 대한 설명에 미안하다가 들어가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죄스럽다는 말을 찾아보면, “죄지은 듯하여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다”라고 되어 있어서 더욱 그런 느낌을 준다. 그.. 2024. 11. 30.
뜨내기의 어원 뜨내기의 어원 ‘뜨내기’는 ‘뜨내기꾼’이라고도 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설명은 한곳에 정착해서 붙어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떠다니는 존재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뜨내기라는 표현은 고정적이거나 반복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존재를 좀 낮추어서 지칭하는 말이 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뜨내기는 뜨다+내기가 결합한 형태가 된다.  동사나 형용사로 쓰이는 ‘뜨다’라는 어휘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것이면서 매우 다양한 용법으로 쓰이고 있는데, 고정되어 있지 않다, 발효하다, 썩다, 떠나다, 떼어내다, 눈을 벌리다, 실로 만들다(뜨개질),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다, 탁본을 만들다, 모형을 만들다, 상.. 2024. 11. 17.
양치질의 유래, 어원 양치질의 유래, 어원 음식을 먹은 뒤 이(齒)에 붙은 것들을 없애거나 입에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될 때 이를 닦고 입안을 가시는 것을 양치질이라고 한다. 한자로는 이를 관리한다는 뜻을 가진 養齒로 적는데, 원래는 조선 시대부터 버드나무의 가지라는 뜻을 가진 양지(楊枝)가 잘못 전해져서(訛傳) 이렇게 되었다는 주장이 상당히 널리 퍼져 있다. 얼핏 보기에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바른 주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조선 시대의 기록을 보면 양치, 혹은 양치목(養齒木), 양치목장(養齒木匠), 양치장(養齒匠), 양치목인(養齒木人) 등의 표현이 16세기 초기(1505년)인 연산군 때의 기록에서 이미 등장하고 있어서 상당히 오랜 과거부터 양치라는 말이 널리 쓰였던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에는 손으로 무.. 2024. 11. 3.
‘떡 떠먹듯이 일러준다’의 어원, 유래 ‘떡 떠먹듯이 일러준다’의 유래 어떤 일이나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그것을 듣고 행해야 하는 사람에게 매우 자세히, 그리고 세심하게 여러 가지를 알려주는 것을 가리켜 ‘떡 떠먹듯이 일러준다.’, ‘떡 떠먹듯이 알려준다.’라고 한다. 여기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떡’이라는 음식과 그것을 먹는다는 뜻을 가진 ‘떠먹다’라고 할 수 있다. ‘떡을 뜨는’ 과정이 매우 세밀하고 섬세하다는 뜻인데, 그런 행위, 혹은 상황과 과정이 어떻길래 누군가에게 자세하게 설명하거나 일러줄 때 이런 표현을 쓰게 된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짚어봐야 하는데, 먼저 ‘떠먹다’부터 살펴보자. ‘떠먹다’는 ‘뜨어+먹다’가 줄어서 된 말이다. 이 표현은 어떤 물건을 아래에서 위로 들어 올린다.. 2024. 10. 21.
'쥐뿔'의 어원, 유래 ‘쥐뿔’의 어원, 유래 일상 생활에서 지금도 우리가 쓰고 있는 말 중에는, ‘쥐뿔도 모르는 주제에 아는 척한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의 뜻은 당연히 알아야 할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를 하거나 잘난 체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은 쥐뿔이 무슨 뜻이며, 어디에서 왔길래 이런 표현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즉, 사람들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이란 표현을 하필이면 쥐뿔이라는 말을 가져다가 썼느냐 하는 점이다. 어원을 밝혀내기가 어려운 말 중의 하나지만 근래에는 쥐뿔, 개뿔 등으로 표현이 확대되어서 더욱 알쏭달쏭하게 되기도 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1991년에 만든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쥐뿔’의 근거를 설화에서 찾고 있는데, ‘쥐좆’이.. 2024. 10. 2.
오징어 어원, 의미 오징어 어원, 의미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징어의 어원은 19세기 초에 丁若銓(정약전)이 흑산도에 유배가 생활하면서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까마귀를 잡아먹는 물고기라고 하면서 ‘까마귀의 적’, 혹은 ‘까마귀 도적’이라는 어원을 가진다고 한 이래 그것이 그대로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이 주장으로 보면 오징어는 까마귀라는 육지 동물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물고기가 되고 만다. 그러나 글을 잘 읽어보면 이것은 섬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적어 놓은 것으로 논리적인 근거나 설득력이 전혀 없는 주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약전은 당시의 뛰어난 학자로 한자의 뜻을 제대로 모르지도 않았을 것인데, 왜 이런 내용의 글을 기록으로 남겼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자산어보󰡕의 내용은.. 2024. 9. 17.
매를 번다 어원 ‘매를 번다’의 유래, 혹은 어원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많이 쓰는 말 중에 ‘매를 번다(벌다).’, ‘매를 벌어요.’와 같은 표현이 있다. 이것은 명사 ‘매’, 목적격 조사 ‘-를’, 동사 ‘벌다’의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한 문장인데, 명사와 동사의 연결이 일상적인 언어 현상과는 좀 거리가 있다. ‘벌다’라는 동사는 ‘일을 하거나 무엇인가를 하여 돈 따위를 얻거나 모음’이라는 것이 기본 뜻이기 때문에 긍정적이거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됨을 나타낸다. 그런데, ‘매’라는 것은 자기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손해를 입히는 것이라 할 수 있어서 ‘벌다’라는 말과 결합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하기 어렵다. 이처럼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두 개의 말이 어떤 사연으로 이렇게 결합해서 지금과 같은 문장을 .. 2024. 8. 20.
먹통의 어원 먹통의 어원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먹통이 되었다.”, 혹은 “먹통이다.” 등의 표현을 많이 쓰고, 또 듣는다.잘 작동해야 할 사회적 장치나 물건, 서비스 등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멈춰버렸을 때 보통 이 말을 쓴다. 사리에 밝지 못하면서 자기 생각만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답답한 사람을 놀림조로 말할 때도 먹통이란 것을 썼지만 지금은 잘 쓰지 않는다. 이처럼 많이 쓰이는 관용어인 “먹통이 되었다.” 등의 관용구에서 ‘먹통’이란 표현은 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먹통은 목공이나 석공들이 나무로 된 통에 먹물을 넣어두었다가 실을 그곳으로 지나가도록 하여 먹물을 묻힌 다음에 자재를 가공하기 위한 선을 긋는 데에 사용하는 도구를 지칭한다. 먹물이 들어 있어서 먹桶(그릇 통)이라고 쓰는데(표준.. 2024. 7. 25.
'어이없다'에서 '어이'의 어원 ‘어이없다’의 어원 국어사전에서는 ‘어이없다’의 뜻을,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로 풀이하면서 ‘어처구니없다’와 같은 뜻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어이’와 ‘어처구니’의 뜻을 찾아보면,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풀이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고 있는 표현의 뜻과는 아주 거리가 멀거나 전혀 엉뚱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실제 말을 할 때는 이런 뜻으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무엇을 근거로 이런 설명을 하고 있는지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참으로 답답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어이’와 ‘어처구니’가 실제로 쓰인 문장에서 쓰인 뜻과 사전에서 말하는 뜻이 너무 맞지 않아서 아무리 봐도 사전.. 2024. 5. 17.
학창시절에서 학창(學窓)의 의미 ‘학창 시절’에서 학창(學窓)의 의미 학창이란 단어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배움의 창가라는 뜻으로, 공부하는 교실이나 학교를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이 설명은 그야말로 글자 그대로 풀이한 한심하면서도 매우 무식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窓이라는 글자를 막연히 창가로만 해석함으로써 그 뜻을 완전히 왜곡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으로 공부하던 시절을 학창 시절, 학창 생활 등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려면 우선 글자의 뜻을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창에서 앞 글자인 學(배울 학)을 먼저 살펴보자. 이 글자는 사람의 두 손(兩手), 본받는다는 뜻을 가진 爻(본받을 효), 집의 모양인 冖(덮을 멱), 아이를 나타내는 子(아이 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會意字이다. 글자.. 2024. 5. 7.
문둥이 옻나무 작대기 떠딩기듯 한다 ‘문디(문둥이) 옻나무 작대기 떠딩기듯(떠군지듯) 한다’의 뜻 매우 싫은 것을 멀리하거나 얼른 치워버리는 행위를 빗대어 ‘문디 옻나무 작대기 떠딩기듯 한다’라고 하는 속담이 있다. 문디는 문둥이를 말하는데, 칠창(漆瘡)을 옮기는 옻나무를 만나면 끔찍할 정도로 싫어해서 멀리 던져버리고 만다. 무엇인가에 대해 매우 싫다는 뜻을 강력한 행동으로 나타내는 사람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옻의 독이 사람에게 묻으면 염증을 일으켜 부풀어 오르면서 물집이 생겨 매우 흉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다. 그러잖아도 문둥이는 보기 흉한데, 옻까지 오르면 더욱 흉하게 보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떠’는 동사 ‘뜨다’가 활용된 것으로 어간인 ‘뜨’에 종결어미인 ‘어’가 붙었다가 ‘으’가 탈락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뜨다’는.. 2024. 4. 22.
노파심(老婆心)의 의미 노파심(老婆心)의 의미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노파심으로 하는 소리’라는 표현이 있다. 노파심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필요 이상으로 남의 일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풀이하고 있는데, 노파심이란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매우 긍정적이고 칭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전 하나가 좀 잘못되었다고 그게 뭐 그리 큰일이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온갖 매체를 비롯한 모든 자료에서 이를 근거로 이해하고, 설명하고 있어서 그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노파심이란 말을 부정적으로 풀이하게 된 이유를 짚어보면, 노파(老婆)를 늙은이, 할머니 정도로만 파악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노파라는 단어를.. 2024. 3. 11.
여의도(汝矣島)의 어원 여의도(汝矣島) 어원(지명 유래) 한강 가운데에 있는 섬(河中島)으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속해 있는 여의도는 대한민국 정치, 금융의 중심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서쪽 끝에는 국회의사당이 있으며, 동쪽 끝에는 63빌딩이 있고, 가운데에는 서울국제금융센터 (IFC), LG트윈타워, 전경련회관, 파크원 타워, 증권거래소 등 주요 기관과 기업의 사옥들이 즐비하다. 그야말로 여의도는 대한민국 수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곳이 원래부터 중요시되었던 곳은 아니었다. 여의도는 조선이 세워지면서부터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제사 희생물을 공급하기 위해 돼지와 양 등의 가축을 기르는 장소로 시작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에 소속되어 음식을 만들거나 가축을 기르는 일을 했던 노비(典僕)들이 이곳에 거주하.. 2023. 12. 30.
같잖다의 어원과 의미 ‘같잖다’의 어원과 의미 ‘같잖다’의 뜻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1, 하는 짓이나 꼴이 제격에 맞지 않고 눈꼴 사납다. 2. (주로 같잖은 꼴로 쓰여서) 말하거나 생각할 거리도 못 된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전의 의미로 보면 말하려고 하는 대상(사람, 사물, 현상 등)에 대해 매우 무시하거나 하찮게 생각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말의 구조, 어원, 속뜻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말하는 사람 자신을 비하하거나 내가 하찮은 존재라고 스스로 드러내는 뜻이 더 강해서 매우 흥미롭다. ‘같잖다’라는 표현은 ‘같지 않다(不似)’의 줄임말이다. 중세국어 표기로 하면 ‘ᄀᆞᆮᄒᆞ다+ᄋᆞᆫ하다’이다. 앞은 긍정이고 뒤는 부정이다. 이 두 개가 합쳐져서 지금의 ‘같잖다’라는 표현이 만들.. 2023.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