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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觀看天下

복지포퓰리즘의 위험성

by 竹溪(죽계) 2021.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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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포퓰리즘의 위험성

뉴제주일보 승인 2021.08.01 19:28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선거 때가 되면 언제나 등장했던 중요한 논쟁 중의 하나를 든다면 사회적 복지 공약이나 정책을 꼽을 수 있다. 2022년의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 역시 복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고통받는 국민의 생활에 보탬을 주기 위해 국가에서 제공하는 재난지원금을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어느 층위까지 지급할 것인가 등의 쟁점과 맞물리면서 그 파장은 한층 확대되고 있다. 선출직 공직에 출마하는 후보자가 공약으로 제시하는 정책에서 구체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당선 여부에 따라 미래의 복지 정책을 좌우할 것이므로 그에 대한 세심한 검증이 이루어지면서 격렬한 논쟁의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이 안락한 환경에서 질 높은 삶을 누리면서 행복을 느끼는 상태를 복지(福祉)라고 한다. 고대사회로부터 존재했던 복지에 대한 인식과 방법은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러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각각의 방법에 대한 검증과 논쟁도 한층 가열되었다. 이런 성격을 가지는 사회적 복지는 자격이나 조건을 가리지 않고 모든 국민을 직접적인 수혜자로 삼아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한정적으로 선별하여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선별적 복지가 중심을 이룬다. 보편적 복지는 국민의 질병, 부상 등에 대한 예방, 진단, 치료, 재활, 출산 및 보험급여를 통해 국민보건을 향상하고, 사회 보장을 증진시킬 목적을 가진 국민건강 보험제도가 대표적이다. 선별적 복지는 국가 또는 지방 자치 단체가 생활 유지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에게 최저한도의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해 일정한 기준에 따라 현금이나 현물을 지원하는 공공부조 같은 것이 있다.

이러한 복지에 대한 논의와 채택은 각 나라가 처한 사회적, 경제적 여건에 따라 합리적인 선에서 적재적소에 시행되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포퓰리즘의 공약이나 정책들이 파생시키는 부정적인 현상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올바르고 공익적인 사회적 복지제도나 정책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인기에 영합하거나 선거에 이기기 위한 목적으로 제시되고, 행해진다면 그 후유증이나 피해는 고스란히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한다는 목적을 내세우면서 재산과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조건 없이 균등하게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깊은 고찰을 요구하는 복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일괄적으로 균등하게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과 비슷한 정책으로 복지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개인이 지닌 여건과 상관없이 모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함으로써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윤택하게 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복지 정책은 전체적인 소득 수준이 낮은 빈곤 국가에서는 유용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간 우리나라에서는 역효과만 낼 것이기 때문이다.

 

보편적 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 범주를 얼마만큼 합리적으로 정하느냐인데, 보편성을 상실할 정도로 일정한 경계를 넘어서면 시혜적 복지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첫째, 빈곤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있음을 간과하여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 둘째, 복지 수혜자는 복지제공자에게 의존함으로써 자생적 삶을 어렵게 만들며, 셋째, 복지제공자가 우위를 가짐으로써 사회적 불의를 조장하는 치명적인 결점을 노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포퓰리즘이 복지라는 허울을 쓰고 국민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우리 모두 감시자가 되어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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