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MALL

전체 글1183

'쥐뿔'의 어원, 유래 ‘쥐뿔’의 어원, 유래 일상 생활에서 지금도 우리가 쓰고 있는 말 중에는, ‘쥐뿔도 모르는 주제에 아는 척한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의 뜻은 당연히 알아야 할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를 하거나 잘난 체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은 쥐뿔이 무슨 뜻이며, 어디에서 왔길래 이런 표현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즉, 사람들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이란 표현을 하필이면 쥐뿔이라는 말을 가져다가 썼느냐 하는 점이다. 어원을 밝혀내기가 어려운 말 중의 하나지만 근래에는 쥐뿔, 개뿔 등으로 표현이 확대되어서 더욱 알쏭달쏭하게 되기도 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1991년에 만든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쥐뿔’의 근거를 설화에서 찾고 있는데, ‘쥐좆’이.. 2024. 10. 2.
가을 단상 가을 단상(秋想) 귀뚜라미 소리 호박잎을 이울게 하는데기러기는 임을 찾아 남으로 날아서 오네 봄꽃보다 붉은 잎새 온 뫼를 덮을 때면단풍보다 붉은 마음 그대여 잊지 마소서 하늘에 올라 소리 높여 외칠 수 있다면훗날의 기약을 굳이 잊으라고 말하련만 제비 따라 남으로 가지 못한 마음만이허공에 맴돌며 흰 서리만 내리게 하네 2024. 9. 24.
張家界(武陵) 역사와 문화는 사라지고 풍광만 남은 張家界(武陵)를 가다. 장가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관광지로서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키우고, 즐겨 찾는 중국의 명소다. 근래에는 아바타라는 영화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한층 유명해졌다. 이 지역의 원래 이름은 무릉이었다. 우리에게는 영어의 유토피아와 같은 뜻을 가지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란 표현의 근거가 되었던 공간이다. 長江(양자강) 부근에 있는 지역이면서 산의 모습이 기이하여 수많은 전설과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다. 무릉(武陵)은 뾰족하지 않고 둥근 모습의 산봉우리가 장엄한 모양을 한 공간이란 뜻이다. 그러니 이런 산골짜기에 겨울에도 복숭아꽃이 피는 이상향이 있을 법하다.  무릉을 중심으로 수백 킬로 안에 동정호(洞庭湖-중국 남방 문화의 중심지), 소상강(瀟湘江-순임금.. 2024. 9. 24.
오징어 어원, 의미 오징어 어원, 의미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징어의 어원은 19세기 초에 丁若銓(정약전)이 흑산도에 유배가 생활하면서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까마귀를 잡아먹는 물고기라고 하면서 ‘까마귀의 적’, 혹은 ‘까마귀 도적’이라는 어원을 가진다고 한 이래 그것이 그대로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이 주장으로 보면 오징어는 까마귀라는 육지 동물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물고기가 되고 만다. 그러나 글을 잘 읽어보면 이것은 섬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적어 놓은 것으로 논리적인 근거나 설득력이 전혀 없는 주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약전은 당시의 뛰어난 학자로 한자의 뜻을 제대로 모르지도 않았을 것인데, 왜 이런 내용의 글을 기록으로 남겼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자산어보󰡕의 내용은.. 2024. 9. 17.
一字一言, 昆 우리 말에서 昆은 ‘맏이’라는 뜻(訓)을 대표적인 것으로 하지만 글자가 만들어진 초기에는 상당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글자 형태로 보면 해를 나타내는 일(日), 둘, 혹은 세 사람을 의미하는 비(比)가 아래위로 결합한 모양인데, 두 구성요소에 대한 해석에 많은 논란이 있다. 특히 청동기 같은 그릇에 새겨진 문자인 서주(西周) 시대의 금문(金文)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의견이 나뉠 수 있다. 금문의 글자를 보면 위에는 태양을 나타내는 日이 있고, 아래에는 양 날개를 가진 새가 있는 모양이어서 이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이 글자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아래에 있는 모양은 해를 등에 업거나 입에 물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조(神鳥.. 2024. 9. 14.
가을 비 오는 소리 2024. 9. 13.
노 OO존의 위험성 노 OO존의 위험성삼다일보 승인 2024.09.11. 19:21.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공동체적 사회란 상대방에 관한 관심과 애정,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 상호 간의 협동과 보살핌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유지되며 발전한다. 이것이 무너지면 건강하지 못한 사회가 되고 계속해서 진행되면 붕괴할 수밖에 없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는 더욱 심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겨주는 사회적 현상 중 하나로 누군가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막는다는 의미를 지닌 ‘노OO존’이 있다. 이것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결합한 것이면서 우리 사회가 퇴보의 길을 걷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OO’에는 여러 가지.. 2024. 9. 12.
청산사우 9월 답사 靑山四友 9월 답사 아직 날씨가 더운 관계로 9월 답사는 좀 가벼우면서 시원한 곳으로 정했다.광명시에 있는 유적을 중심으로 했는데, 충현박물관, 기형도문학관, 광명동굴, 가학동 지석묘를 대상으로 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인 梧里 李元翼의 종가 박물관인 충현박물관은 경기도 광명시 오리로 747번 길에 있다. 이원익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淸白吏로 꼽히는 인물이며, 광해군, 인조 때에 영의정을 지낸 분이다. 특히 인조반정을 한 세력들이 광해군을 사형하려고 하자 자신이 광해군 때에 영의정을 했으니 함께 사형하라고 하면서 반대하여 자신이 섬겼던 왕의 목숨을 구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국내 유일의 종가 박물관으로 여러 유물들이 보존되어 있지만 공사 중이라고 안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기형도는 스물아홉 살의 나이로.. 2024. 9. 4.
신간 소개(사찰에 깃든 문학) 불교 신문 문학과 함께 하는 사찰순례, 어디부터 갈까…입력 2024.08.30 09:14손종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사찰에 깃든 문학’ 출간 눈길역사가 살아 숨 쉬는 천년고찰 불교적으로 승화된 사랑이야기불국토 향한 염원에 이르기까지6가지 주제로 스물한 곳 소개손종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이천 년의 이야기를 품은 명찰 순례기 ‘사찰에 깃든 문학’을 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밀양 만어사 전경. 불교신문 자료사진관음보살이 머무는 양양 낙산사, 호랑이의 보은으로 세운 영주 희방사, 하늘 물고기의 신통력이 살아 있는 부산 범어사, 문수보살의 성지 평창 월정사… 40년 넘게 한국 고전문학을 연구해 온 손종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우리나라 방방곡곡, 21곳의 명찰을 직접 탐방해 그 속에 숨겨져 있.. 2024. 9. 2.
팔월 마지막 날 8월 31일은 여름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날이다.9월로 넘어가면 뭔가 선선한 바람이 불 것 같은 느낌 때문이고,2024년 8월이 유난히 더웠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더위에 지쳐서 허덕거렸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자연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어김없이 해나간다. 구름은 낮에 나온 반달을 맞아 춤추는 듯하고,개미는 겨울 준비를 하느라 매우 분주하며,논의 벼는 시절을 알아서 누렇게 익어가고,배롱나무는 어김없이 붉은 꽃은 피워낸다. 또한 나무 위의 매미와 청개구리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아쉬워하듯 더 요란스럽게 울어댄다. 자연의 모든 것이 어느 한순간도 쉬지 않고 돌아간다는 증거이다.모든 존재가 스스로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한순간도 멈추지 않듯이우리도 쉬지 않고 꾸준히 .. 2024. 8. 31.
매를 번다 어원 ‘매를 번다’의 유래, 혹은 어원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많이 쓰는 말 중에 ‘매를 번다(벌다).’, ‘매를 벌어요.’와 같은 표현이 있다. 이것은 명사 ‘매’, 목적격 조사 ‘-를’, 동사 ‘벌다’의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한 문장인데, 명사와 동사의 연결이 일상적인 언어 현상과는 좀 거리가 있다. ‘벌다’라는 동사는 ‘일을 하거나 무엇인가를 하여 돈 따위를 얻거나 모음’이라는 것이 기본 뜻이기 때문에 긍정적이거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됨을 나타낸다. 그런데, ‘매’라는 것은 자기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손해를 입히는 것이라 할 수 있어서 ‘벌다’라는 말과 결합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하기 어렵다. 이처럼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두 개의 말이 어떤 사연으로 이렇게 결합해서 지금과 같은 문장을 .. 2024. 8. 20.
처서에 대한 이해 處暑(8월 22일) 처서는 24절기의 하나로 가을이 시작된다는 立秋와 흰 이슬이 내린다는 白露 사이에 들며, 음력 7월, 양력 8월 22~23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150°에 있을 때를 가리킨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약간 누그러지면서 식물이 더 자라지 않으므로 논두렁의 풀은 베어내고 산소(山所)의 풀을 깎는 벌초 등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더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4절기 중에서 더위를 나타내는 명칭으로는 세 가지가 있는데, 소서(小暑), 대서(大暑), 처서(處暑)가 그것이다. 이것을 각각, 초서(初暑), 중서(中暑), 말서(末暑)라고도 한다. 마지막 더위인 처서는 여름 더위에 비하면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더위가 완전히 물러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낮에는 매우 덥다. 그런데, .. 2024. 8. 19.
퇴보하는 우리말 퇴보하는 우리말 삼다일보 승인 2024.08.09 11:35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 논설위원대한민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현재의 우리말을 보면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못한 것들이 많은 데다가 매우 거친 데다가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심을 이루면서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 표현들이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말이 주는 결과에 주목하여 지극히 조심하면서 직접적인 표현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금은 우리말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말이 퇴보하게 된 핵심적인 이유는 한글 전용과 그에 따른 한자 교육의 폐지라고 할 수 있다. 1948년에 대한민국 공문서는 한글.. 2024. 8. 9.
{사찰에 깃든 문학} 출간 사찰에 깃든 문학-이천년의 이야기를 품은 대한민국 명찰 순례기-지은이 : 손종흠 출판사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문화원, 지식의 날개발행일 : 2024년 07월 31일, ISBN : 9788920050633, 360쪽, 국판 책소개사찰(寺刹)은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불상을 봉안한 법당, 사리를 모신 불탑, 불도를 닦으면서 수행에 정진하는 승려, 불교에 믿음을 가진 신도 등이 하나로 연결되는 곳이면서 모든 종교 활동과 신앙적 결과가 행해지고 나타나는 구역이며, 부처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행한 수행과 설법이 이것을 통해 전해지고 실현되면서 구도자로서의 승려와 태생적으로 불성을 가진 중생이 하나가 되어 이끌고 밀면서 불교를 발전시키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찰을 중심으로 수많은 인연.. 2024. 8. 7.
一字一言, 秋 秋는 사계절의 세 번째 순서에 해당하는 가을을 나타내는 글자이다. 곡식을 의미하는 禾와 불을 나타내는 火가 좌우로 결합한 모양인데, 이것이 왜 가을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는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글자의 형성과 변천의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어떤 인터넷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도 한다. 秋의 원래 글자에서는 禾가 아니라 메뚜기의 모양을 그린 모양의 글자가 있었다고 하면서 가을이 되면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메뚜기를 불에 구워 먹는 계절이라서 이런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소전(小篆)에 이르러 메뚜기 대신에 禾를 넣어서 지금처럼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낭만적이라고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 재고의 여지가 있다. 갑골문에서 .. 2024. 8. 6.
一字一言, 麗  우리말로 곱다, 고운 등의 뜻을 기본으로 한다고 알려진 麗(고울 려)는 매우 흥미로운 글자이다. 곱다, 아름답다, 보기 좋다 등은 본래의 뜻이 아니라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기본적인 의미로 하는 데에는 약간의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만들어질 당시의 글자 모양에서 변화된 것까지를 살펴보면 이러한 의문이 좀 더 분명하게 다가온다.  이 글자는 윗부분에 丽(고울 려)가 있고, 아랫부분에 鹿(사슴 록)이 상하로 결합하여 만들어진 형태다. 丽의 아래는 사람을 나타내는 人을 두 개 나란히 놓은 모양의 글자가 변형된 형태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위에 一을 놓았다. 그래서 이 글자는 부부, 짝을 의미하게 된다.  鹿은 사물의 모양을 본떠서 만.. 2024. 7. 30.
먹통의 어원 먹통의 어원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먹통이 되었다.”, 혹은 “먹통이다.” 등의 표현을 많이 쓰고, 또 듣는다.잘 작동해야 할 사회적 장치나 물건, 서비스 등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멈춰버렸을 때 보통 이 말을 쓴다. 사리에 밝지 못하면서 자기 생각만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답답한 사람을 놀림조로 말할 때도 먹통이란 것을 썼지만 지금은 잘 쓰지 않는다. 이처럼 많이 쓰이는 관용어인 “먹통이 되었다.” 등의 관용구에서 ‘먹통’이란 표현은 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먹통은 목공이나 석공들이 나무로 된 통에 먹물을 넣어두었다가 실을 그곳으로 지나가도록 하여 먹물을 묻힌 다음에 자재를 가공하기 위한 선을 긋는 데에 사용하는 도구를 지칭한다. 먹물이 들어 있어서 먹桶(그릇 통)이라고 쓰는데(표준.. 2024. 7. 25.
조무락골 답사 조무락골을 답사하다. 근래에 가평군에서 좋은 계곡으로 홍보하는 곳 중 조무락골이라는 곳이 있다.그런데, 조무락이란 지명의 뜻에 대해 가평군에서 해설한 것이 많이 이상해서 국문학과 동창들 몇 명과 함께 발이라도 담궈볼 양으로 찾아가 보았다. 가평군청에서 해설하는 바에 따르면, 조무락은 새가 춤을 추면서 즐거워한다(鳥舞樂)는 뜻이라고 한다. 이것은 어법상 전혀 맞지 않는 데다가 말도 안되는 것이다.한자 표기상 이런 표현을 불가능하며, 어디에도 典據를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한자식 표기는 강제로, 그리고 임의로 갖다 붙인 것이 된다. 이것은 강원도 태백시 동점에 있는 구무소(穿川-구멍에서 나온 웅덩이, 혹은 내)를 성적인 의미를 가진 표현이라는 이유로 어느 주민이 주장하여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이름인 구문.. 2024. 7. 17.
여름날의 흥취 여름날에(夏日卽事) 기이한 구름 산봉우리처럼 일어나더니어느새 하늘 덮어 사방이 캄캄해 지네  우뚝 솟은 나무가지 끝에 까치 한 마리누구를 기다리기에 정성껏 깃을 다듬나 맹꽁이 소리 들으며 님 기다려 보지만먼 우레처럼 그 모습 아득하기만 하네  구름을 따라 내리는 비가 될 수 있다면세찬 소나기 되어 그대 창문 울리리라 2024. 7. 17.
반구저기(反求諸己)-나에게서 실패의 원인 찾기 반구저기(反求諸己) 뉴제주일보 승인 2024.07.09 18:31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우리는 모두 자신의 인격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바라며, 생활의 질은 점차 나아지고 발전적으로 인생이 펼쳐지는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길고 긴 인생 여정에서는 성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이나 실패도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우리를 힘든 상황으로 이끌기도 한다. 성공보다 실패의 경우 사람들이 보이는 마음 자세와 행위는 개인의 삶을 발전시키거나 후퇴시키는 중요한 잣대가 되는데, 실패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느냐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반구저기(反求諸己)란 모든 원인을 자신에게서 구한다는 것으로, 사람들은 이성적으로는 실패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실패라는 .. 2024. 7. 9.
이천(利川)의 지명 유래 靑山四友 利川 나들이 장마와 7월이 시작되는 날에 청산사우는 여주와 더불어 경기도의 중심 지역이었던 이천의 고려시대 불상과 조선 초기 정자를 기행했다.  이천시 장호원읍에 있는 이천어석리석불입상(利川於石里石佛立像)이었다. 이 불상은 높이가 4미터 정도로 만들어진 불상으로 돌로 만들었으며, 서 있는 모습이다. 팔각으로 된 모자(天蓋)를 쓰고 있으며, 머리 꼭대기에는 상투 모양으로 된 솟은 뼈인 육계(肉髻)가 있는 모양이다. 매우 단순화되고 도식화된 형태의 이 불상는 돌장승처럼 뻣뻣하게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고려시대 석불상 특징 중의 하나이다. 이런 형식은 충남 개태사 석조삼존불과 함께 충청도과 경기도 일대에서 유행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천시 모가면 마옥산(磨玉山) 기슭에 있는 소고리 마애여래좌상(所.. 2024. 7. 5.
매미를 기다리며 매미를 기다리며요란한 울음소리가 매력적인 매미는 여름을 대표하는 곤충이다. 매미 우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하면 여름이 무르익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미를 기다리는 이유는 시원하면서도 맑은소리를 듣기 위한 것도 있지만, 매미와 얽혀 있는 문화적 의미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조선시대 군주 중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세종대왕이나 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초상화인 어진(御眞) 등에서 머리에 쓰고 있는 모자가 매미의 날개 모양을 본떠서 만든 익선관(翼蟬冠, 翼善冠)이며, 조선시대 고위 관리들이 관복을 입을 때 쓰는 선관(蟬冠)도 매미의 날개 모양이 들어가 있는 모자라서 그렇다. 그렇다면, 과거의 왕과 고위 관료들은 왜 매미 날개 모양을 본뜬 모자를 머리에 쓰고 업무를 볼 만큼 그것을 중요하게 여겼을까.. 2024. 7. 1.
사법적 정의와 사회적 정의 사법적 정의와 사회적 정의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뉴제주일보 승인 2024.06.13 16:43  20년 전 수십 명의 10대 남학생들이 어린 여학생을 오랫동안 성폭행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던 사건이 있었다. 최근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데,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으니 어떤 식으로든 제재를 가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의견과 사적제재가 행해지면 사법 체계가 무너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양쪽 의견 모두 일리가 있지만 성폭력 피해자가 겪은 상처와 인권 유린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어 평생을 악몽 속에 살게 될 것이란 점과 당시 사법적 정의를 통해서는 어떤 해결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적제재에서 오.. 2024. 6. 16.
풀향기 여름이 시작되면 사람의 눈과 코를 사로잡는 것은 풀이다. 무성하면서도 청록색인 풀잎은 싱싱 그 자체이면서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희망을 준다.  또한 그러한 풀잎에서는 알 듯 모를 듯 한 향내가 진동한다.그야말로 풀향기다. 풀향기를 맡으면서 푸르름 속을 걷는 것은 참으로 즐겁고 좋다.다만, 햇빛 때문에 쓴 색안경이 거슬릴 뿐이다. 여름에는 사람을 제외한 모든 자연은 종족 보존을 위해 후손을 낳고 키우는 시간이다. 2024. 6. 7.
청일 조계지 계단과 쇠뿔고개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은 청나라 조계지와 일본 조계지를 나누기 위해 만든 계단이다. 이 계단을 중심으로 동쪽인 관동 방향은 일본, 서쪽의 북성동 방향은 중국의 조계지였다. 지금도 두 나라 풍의 건물이 남아있다. 주소는 인천 중구 관동1가 24 번지이다. 계단 양쪽에 세워진 석등조차 두 나라의 방식에 따라 다르다. 계단의 맨 위에는 왼쪽에 공자상이 서 있다. 중국풍 거리는 정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데, 일본풍 거리는 잘 갖추어져 있다. 근대에 지어진 일본식 목조주택이나 석조 건축물이 아직까지 보존되어 있기도 하고 외벽 모습만 일본풍으로 바꾼 건물들도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풍 목조건물들은 현재 카페나 박물관, 전시관 등으로 개조되어 사용되고 있다. 쇠뿔고개길(배다리헌책방)은 인천시 창영동.. 2024. 6. 4.
차이나타운 의선당 義善堂(의선당)인천의 차이나 타운 거리 안에 있는 중국식 종교시설로 도교 사당 양식을 가진 건물이다. 차이나타운 34에 있다. 신에게 제사 지내는 사당, 혹은 신당으로 1893년 개항 이후 중국인들이 늘어나자 지은 건물이다. 지금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의선당을 중심으로 초한지 벽화 거리, 삼국지 벽화 거리, 다양한 형태의 중국식 음식점 등이 있다. 2024. 6. 4.
인천 각국 조계 표지석 各國租界址階段(각국조계표지석)은 중구 자유공원남로 25에 있는 개항기의 유적이다. 자유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클럽인 제물포구락부 바로 옆에 있다. 작은 돌비석 하나와 설명 표지판,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20세기로 들어서기 전 열강의 주권 침해를 보여주는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불평등조약이 체결된 결과로 빚어진 것이 조계인데, 중국 ·한국에서는 조계, 일본에서는 거류지라는 이름으로 일컬어졌다. 아편전쟁 이후 1845년에 영국이 상하이[上海]에 둔 것이 최초이다. 조계 내의 행정권은 외국에 속하고 치외법권도 인정되어 실질적으로는 주권을 침해하였다. 우리나라에 한국에 조계가 처음 설정된 것은 1877년 1월 30일 부산항조계조약(釜山港.. 2024. 6. 4.
인천 도호부 관아 인천도호부 관아는 근래에 새롭게 단장되었다. 미추홀구 매소홀로 553에 있는 도호부 관아는 조선시대 1677년에 새롭게 중수된 것으로 보인다. 1950년 학교를 세우면서 현재 위치로 이전했으며, 조선 말기까지 존재했다. 조선시대의 지방행정조직은 1413년(태종 13년)에 전국을 8도(道)로 나누었고, 도 밑에는 대도호부(大都護府) · 목(牧) · 도호부(都護府) · 군(郡) · 현(縣) 등이 있었다. 도호부는 중앙에서 파견된 도호부사(都護府使) 아래에 이(吏) · 호(戶) · 예(禮) · 병(兵) · 형(刑) · 공방(工房)의 6房을 두어 사무를 분담하게 하였는데 이를 담당하는 자는 지방의 향리(鄕吏)였다. 2024. 6. 4.
인천 능허대지 靑山四友의 개항기 인천 유적지 기행 인천 지역은 만주에서 내려온 온조와 비류가 처음에 자리를 잡은 곳으로 백제 땅이었는데, 중국과의 교통로 역할을 했던 곳이었다. 당시의 명칭은 미추홀(彌鄒忽)었다가 고구려가 이곳을 점령한 후에는 매소홀(買召忽)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고려 인종 때에 이르러 인주(仁州)로 했다가 조선시대에 인천으로 바꾸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미추홀과 매소홀 모두 물이 성처럼 넘실거리는 곳이라는 뜻이다.  능허대지(凌虛臺址)는 연수구 옥련2동 194-54번지에 있는 바위 절벽 산으로 인천이 시작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백제 근초고왕 때(372)부터 중국의 동진과 왕래할 때 배가 출항하던 곳이었다. 큰 나루(漢津)라고도 불렀다. 지금은 작은 동산 위에 정자가 하나 서 있고, 주변을 빙 .. 2024. 6. 4.
망종 망종(芒種) 2024년 6월 5일은 망종이다. 망종은 까끄라기가 있는 식물을 심어야 하는 시기의 경계라는 뜻이다. 까끄라기는 벼, 보리 따위의 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 같은 것을 지칭한다. 봄보리, 벼, 기장, 봄보리 등의 파종 시기는 망종을 넘겨서 심으면 좋은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芒은 밀, 가을보리 등 까끄라기가 있는 식물의 수확을 의미하고, 種은 벼, 기장, 봄보리 등의 곡물을 심는다는 의미이다. 망종 절기가 되면 온도는 상승하고, 비는 자주 오며, 습도도 매우 높아진다. 바야흐로 식물이 자라기에 매우 적합한 시절이다.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때는 맞이하여 농작물을 잘 길러 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바쁜 시간이 된다. 그래서 망종 절기는 시간을 쪼개어 써야 할 만큼(夏爭時) 바쁘다고 .. 2024. 6. 2.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