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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에서 북한강에서 물 많고 아름다워 楊江이라고 불렸건만지금은 그저 북한강으로만 일컫고 있네 시대가 변한 것이니 어찌 탓을 하랴마는 선조들 지혜 잃어버림 아쉽기만 하구나 물 지킴이 신령님 강 아래 살고 있다면楊湖를 다 말려 마실 물 없앨까 두렵네 잎이 꽃보다 좋은 날 龍津 물가에 서니멧부리는 키가 커졌고 살도 조금 붙었네 2025. 6. 10.
땅이름문화사(2)-여의도 땅이름문화사(2)-여의도(汝矣島)서울의 중심을 가로질러 동에서 서로 흐르고 있는 한강에는 여러 개의 섬이 있었다. 여의도, 노들섬, 밤섬, 뚝섬, 저자도(楮子島), 잠실도, 선유도, 무동도(舞童島) 등이 그것인데, 저자도, 무동도 등은 현재 사라지고 없다. 한강 가운데에 있는 섬(河中島)이면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속해 있는 여의도는 대한민국 정치, 금융의 중심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서쪽 끝에는 국회의사당이 있으며, 동쪽 끝에는 63빌딩이 있고, 가운데에는 서울국제금융센터(IFC), LG트윈타워, 전경련회관, 파크원 타워, 증권거래소 등 주요 기관과 기업의 사옥들이 즐비하다. 그야말로 여의도는 대한민국 수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곳이 원래부터 이처럼 중요시되었던 곳은 아니었다.여.. 2025. 6. 8.
땅이름 문화사(1) –양구(楊口) 지명유래 땅이름 문화사 –양구(楊口)강원도 양구군은 파로호와 소양호 사이에 있는 곳으로 춘천의 동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북쪽과 동쪽, 남쪽은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북쪽은 큰 호수로 연결되는 매우 특이한 지형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양구라는 이름은 고구려 시대나 그 이전부터 그렇게 불렸는데, 지금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이 지명은 신라, 고려, 조선을 지나면서도 뜻이 그대로 유지되었고 글자 표기만 약간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양구라는 지명은 이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한 땅이름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을 정도다. 양구라는 지명이 이 지역을 대표하는 땅이름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것인데, 아직도 그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양구군에서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한 지명 유래는.. 2025. 5. 27.
태백산 하늘 전망대 오월은 새로 나온 잎과 향기로운 풀이 꽃보다 좋은 시절(綠陰芳草勝花時)이다. 지금쯤이면 사람들이 많이 사는 낮은 지대는 녹음이 짙푸르러 졌지만, 산은 막 시작되는 곳이 많다. 1,566미터 높이의 태백산의 동북쪽 중턱에는 이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태백산국립공원 하늘 전망대가 1년 전에 개장했다. 연두색 잎이 나오고 송화가 막 돋아나는 모습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자연의 깊이와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월요일이라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충북 제천을 거쳐 정선을 지나 태백에 이르는 길 역시 연초록의 연속이어서 좋았지만 상동, 석항, 영월을 지나서 돌아오는 길은 더 좋았다. 막 돋아나는 연한 푸르름, 구름이 떠가는 높은 하늘, 맑고 깨끗한 공기를 한꺼번에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2025. 5. 20.
'논날(놋날) 같이' 어원 ‘논날(놋날) 같이’ 어원세차고 굵은 줄기로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것을 ‘비가 논날(놋날) 같이 온다’라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놋-날’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에서 실제로 말하고 표기하는 것은 ‘논날’이다. 아마도 국립국어원에서는 ‘노+날’로 이해한 뒤 ‘사이시옷’을 넣는다는 원칙만 생각하고 ‘놋날’이 표준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이것은 구리와 아연을 섞어서 만든 합금인 ‘놋’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서 바람직하지는 못한 것 같다. 하기야 ‘놋다리’에 대한 풀이를 하면서 구리 다리라는 뜻을 가진 동교(銅橋)와 같은 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니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놋다리’라는 말은, 사람과 사람이 허리를 굽혀 줄지어 엎드려서 만든 것으로 노끈처럼 구불구불하게 .. 2025. 5. 17.
驪州 어원, 지명 유래 國文四人의 驪州 神勒寺 나들이국문과 출신 대학 동창과 함께 신륵사 나들이를 했다.답사 순서는 丹嵓과 枕石亭터, 神勒寺, 馬巖, 淸心樓터,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였다.이번 나들이의 최대 목표는 驪州라는 지명에 왜 검은 말이 들어가 있는지를 밝히자는 것이었다.역사적으로 여주는 말을 키우던 곳도 아니며 말과 관련이 있는 어떤 것도 있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말을 뜻하는 글자가 지명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여주에는 검은 말과 누른 말과 연관이 있는 전설이 있는데, 이것이 지명의 뜻을 이해하는 데에 단서가 된다. 지금 시청이 있는 공간이 신라 때부터 여주의 중심 지역인데, 이곳을 감고 흐르는 남한강의 모습이 검은 말과 누른 말로 상징화된 것이다. 음향오행설에서 물은 검은 색으로 북쪽을 나타낸다. 그래서 평소에 흐르.. 2025. 5. 15.
회까닥(헤까닥) 어원 회까닥(헤까닥) 어원 사람의 정신이 갑자기 이상해진 상태나 그런 모양을 속되게 이르는 것이 회까닥(헤까닥)이라는 말이다. 국립국어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여 사전에 정식으로 등록된 표준어 표기는 ‘회까닥’인데, 실제 생활에서는 이렇게 쓰는 사람이 거의 없거나 아무도 없다. 이 말은 일상생활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까닥’, 혹은 ‘헤까닥’으로 알고 있거나 그렇게 표기하고 있다. ‘회까닥’은 횟집 이름 정도에나 쓰이고 있으니 참으로 헛웃음이 나온다. ‘회까닥’을 표준어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국립국어원에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으므로 우리말 어휘를 근거로 추정해 보는 수밖에 없다. 우리말에 ‘획, 홱, 휙’ 등의 부사가 있는데, 세 개 모두 빠르다는 뜻을 강조하는 용도로 쓰이는 공통점이 있.. 2025. 5. 11.
어버이날 어버이날만 되면 생각나는 두 글귀가 있다. 하나는 愛日이고, 다른 하나는 以養父母日嚴이란 것이다. 愛日은 날을 아낀다는 뜻으로 부모를 섬기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 짧은 시간도 아껴서 정성을 다해야 함을 가리킨다. 以養父母日嚴은 어려서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다가 나이가 들어 부모를 봉양하게 되면 그 존엄함을 깨닫게 되어 나날이 공경을 다 한다는 말이다. 어버이를 모실 수 없는 나이가 되어서야 이 글귀의 뜻을 겨우 알아보니 참으로 바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라서 그렇다는 말로 변명해 보아도 참괴함은 감출 수 없다. #어버이날 #愛日 #만시지탄 #子欲養而親不待子欲養而親不待 #日嚴 2025. 5. 9.
북한강 유감 북한강 유감(有感) 서울을 휘감고 흐르는 강을 지금은 한강이라 부르고, 양수리에서 충주 방향으로 난 물길을 남한강, 춘천 방향으로 난 강을 북한강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 편의상 부르던 명칭이 굳어진 것이지 강의 성격을 중심으로 이름을 붙여서 불렀던 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특히 양수리를 기점으로 하여 제비 꼬리처럼 갈라진 형태를 가지고 있는 강의 이름에는 독특한 의미가 담겨 있어서 눈길을 끈다. 조선 시대까지는 양수리(兩水里)를 중심으로 한 상류 일대의 강 이름을 양강(楊江), 아래쪽은 양호(楊湖)라 불렀고, 동쪽에는 양근(楊根)이라는 지명이 있었다. 양근은 양평의 옛 이름이다. 일제강점기에 지평과 양근을 합쳐 양평이라고 했는데, 그 뒤에 지평은 분리되어 원래 이름을 되찾았지만.. 2025. 4. 28.
싸가지 어원 싸가지 어원요즘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아주 많이 쓰는 표현 중 ‘싸가지’라는 말이 있다. ‘싸가지가 없다’의 형태로 되어 있는 이 말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쓰고 있지만 사전에는 소위 말하는 표준어로 등록되어 있지 않고 특정 지방의 사투리라고 하면서 ‘싹수’가 정상적인 표현이라고 한다. 현상적으로 보면 지금은 ‘싹수’라는 말은 거의 쓰지 않고 ‘싸가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도 국가에서 편찬한 사전에는 이 말을 그저 사투리(方言) 정도로만 취급하고 있다. ‘싸가지’는 ‘싹+아지’의 형태이기 때문에 ‘싹수’를 어원으로 두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싹수’가 ‘싸가지’로 자연스럽게 변모되었으니, 사전에서도 그것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싹+아지’와 ‘싹수’는.. 2025. 4. 23.
제비 어원 제비 어원대표적인 여름 철새라고 할 수 있는 제비는 늦봄 무렵에 왔다가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돌아간다.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태어났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특징을 가진 새이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주변에 사는 데다가 해충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어서 그런지 제비는 복을 가져다주는 새로 인식되어 있다. 흥부전 같은 고전소설에서는 주인공인 흥부의 가난을 해결해 주는 복덩이가 바로 제비로 설정되어 있기도 하다.사람들이 도시를 형성해 대형으로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더 이상 제비가 오지 않는데, 먹이를 잡기 위해서는 상당히 먼 거리를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제비를 보지 못하고 어른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사람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살아가는 제비는 .. 2025. 4. 18.
삼회리 벚꽃길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북한강 변 삼회리 벚꽃길 삼회리라는 지명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다. 그 지역에 세 개의 큰 무덤이 있어서 ‘쇠무덤’, 또는 ‘세모듬’이라 부르다가 삼회리로 되었다고 하는데, 정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서 북한강을 따라 청평대교까지 약 25킬로 구간은 강과 벚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이다. 올해는 날씨가 변덕스러워서인지 벚꽃이 피자마자 잎도 함께 나와서 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는 어려웠다.오늘이 거의 마지막 기회일 것 같아서 이 길을 다녀왔다. 2025. 4. 17.
콩쥐팥쥐 어원 콩쥐팥쥐 어원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민담(民譚) 중의 하나가 바로 콩쥐팥쥐이다. 이 이야기는 20세기 초에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교훈을 강조하는 고전소설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콩쥐와 팥쥐라는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사람의 이름이면서 설화와 소설의 명칭에 쓰인 콩쥐팥쥐에 하필이면 콩, 팥, 쥐 같은 것이 들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의문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명칭이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콩쥐와 팥쥐가 여성의 이름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거나 상당히 특이하다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콩쥐팥쥐라는 이름이 가지는 의미나 어원, 유래 등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 2025. 4. 13.
登別 등별(登別)이라 쓰고 느푸르 펫(노보리 벳츠)이라고 읽는 지명이 있다. 아이누 말인데, ‘펫’은 강(川)이란 뜻이고, ‘느푸르’는 ‘푸른’, ‘빛깔이 고운’, ‘많은’ 등의 뜻이라고 한다. 등별은 이두(吏讀) 표기인 셈이다. ‘느푸르’는 우리말 ‘늘푸른’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든다.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는 이곳은 화산 활동이 활발한 곳이기도 한데, 어디나 푸른 강물이 흐르고 온천이 발달한 곳이다.  잠시 그곳을 다녀왔다. 2025. 4. 13.
며느리 어원 며느리 어원한때 여성부라는 국가기관에서는 가족 호칭에 나타난 여성 비하적 표현이라는 주제 아래 우리가 쓰는 말 중에서 남존여비 사상에 근거를 둔 용어를 남성과 여성을 평등하게 할 수 있는 호칭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켐페인을 벌인 적이 있었다.이 기관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 가운데 “며느리”에 대한 해석이 특히 눈에 띈다. 이 주장에 의하면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되는 사람의 아들에 딸려서 더부살이로 기생하는 존재의 의미라고 하면서 철저한 남존여비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며느리”란 말의 어원과 그 말이 생겨난 사회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며느리”라는 말의 뜻에 여성 비하적인 의미나 의.. 2025. 4. 11.
수제비 어원 수제비 어원 밀가루, 메밀가루, 감자, 칡 녹말, 보리 등을 반죽하여 얇게 떼 낸 다음 끓는 장국에 넣어 익힌 음식을 수제비라고 한다. 수제비는 고려시대부터 먹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서 구체적인 시기는 알기 어렵다. 수제비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이니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된 데다 서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의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 일부에서는 조선 시대까지도 밀가루가 흔하지 않았으므로 양반들의 접대 음식일 것이라고 하지만, 수제비는 콩가루를 제외하고는 가루를 낼 수 있는 곡물이면 무엇으로나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처럼 수제비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민 음식의 하나이지만 지금까지는 그 말의 어원을 정확하게.. 2025. 3. 29.
春雪 春雪 어느덧 봄이 오시어 파릇파릇 새잎 돋아나더니 오늘은 검은 하늘에 하얀 눈 느닷없이 내리네 春雪이 유난스럽게 어지럽고 紛紛하게 내림은떠나간 임의 마음과 발길이 그래서일 것이리라  내린 눈은 비록 눈 깜짝할 사이 녹아버리지만 그대 향한 기다림 천년을 가도 변하지 않으리 하늘이 허락하여 여름에 다시 눈이 내린다면품속으로 보듬어 영원히 녹지 않도록 하리라 2025. 3. 29.
반가운 매화(梅花) 요즘 며칠 동안 날씨가 따뜻해지더니 오늘은 매화(梅花)가 핀 것을 볼 수 있었다.지나간 겨울은 유난히 춥더니 수줍은 모습으로 그야말로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다.그래서 그런지 참으로 반가웠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백설이 잦아진 곳에 구름이 험하구나,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 있어 갈 곳 몰라 하노라”라고 노래했던 이색(李穡)의 시조가 생각나기도 한다.나라가 망해가는 고려 말기의 어지러운 상황을 노래한 작품인데, 오늘은 날씨도 이상한 데다가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그때의 어지러움이 재현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수줍으면서도 아름다운 매화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2025. 3. 25.
들통나다 어원 들통나다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고 듣는 표현 중에 ‘들통-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비밀이나 잘못된 일 따위가 드러나다, 혹은 숨기거나 감추었던 일이 밝혀져 밖으로 알려지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표현은 들통+난다의 구조로 되어 있는데, 들통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서 어떤 어원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점이 있다. ‘들통’과 ‘나다’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만 있다면 이 표현이 어떤 유래를 가진 말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나다’를 보자. 동사이면서 ‘나다’를 기본형으로 하는 이 말은 매우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데, ‘들통-나다’에서는 ‘앞말이 뜻하는 행위를 끝내어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보조동사’로 쓰인 것으로 생각.. 2025. 3. 24.
뒤로 호박씨 깐다 유래, 어원 뒤로 호박씨 까다 어원, 유래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호박은 우리가 매우 사랑하는 채소 중 하나지만 한반도에 들어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760년 무렵에 이익(李瀷)이 지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의하면 그때로부터 대략 100년이 좀 넘었다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 중기의 문인이었던 허균(許筠)은 1618년에 지은 한정록(閑情錄)에서 박(瓠)을 심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호박(南瓜)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추정해 보면 호박은 임진왜란이 끝난 160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 들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호박은 키우기가 매우 쉬운 데다가 잎, 줄기에서부터 열매와 그 속의 씨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사랑하는 채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호박씨에는.. 2025. 3. 21.
꿀 먹은 벙어리 유래, 어원 꿀 먹은 벙어리의 유래 고려대학교에서 펴낸 한국어 대사전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란 표현에 대해, “속에 있는 생각을 겉으로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또한 표준 국어 대사전에서는, “속에 있는 생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풀이하고 있다.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은 이해가 되는데,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은 수긍하기 어렵다. 이 표현이 쓰이는 상황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 보면 놀리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꿀 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해야 할 상황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혹은 애정을 드러내기 위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좋은 일이 있어서.. 2025. 3. 19.
봄날에 쓰다(春日有感) ‘봄은 왔는데, 봄 같지 않다(春來不似春)’라는 말이 있다. 여러 상황으로 볼 때 올해의 봄이 그런 느낌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춥다가 갑자기 따뜻해졌다.그래서 가벼운 나들이를 했다.북한강을 따라 걸으면서 점심을 먹고 오는 일정이었다. 강력한 황사가 왔다가 걷히기 시작하는 한강은 그래도 봄 기운을 느끼기에 충분했다.春來不似春도 봄은 봄인지라 그에 대한 감흥이 있었다. 봄날에 쓰다(春日有感) 봄날이 다시 오니 黃沙는 절로 따라오는데처마 밑에 제비 날아도 임은 돌아오지 않네 물안개 앞을 막아 세상천지가 캄캄하더라도임 그리는 붉은 마음 그 무엇으로 막으리오 會者定離의 애달픔을 어느 누가 모르리오만무심한 春波에 부질없는 그리움만 실어 보내네  비 개인 강 언덕에 올라 목메어 불러보아도애끊는 메아리만 하.. 2025. 3. 14.
당신과 만난 날 당신과 만난 날 진달래 흐드러진 교정에서 당신을 만나던 날사람답게 사는 길이 비로소 열리기 시작했네 肉身과 學文의 두 목숨은 부모님께 받았지만사람다움의 생명은 모두 당신에게서 받았네 아직도 여전히 쑥, 마늘 열심히 먹고 있지만예전보다는 훨씬 더 사람 모습으로 되었다네 세 번의 삶 나에게는 모두 소중하고 귀하지만三生에 걸친 인연 무엇으로도 풀어내기 어렵네 2025. 3. 12.
쥐 죽은 듯 유래, 어원 쥐 죽은 듯이 유래, 어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거나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매우 조용한 상태를 지칭해서 ‘쥐 죽은 듯’, 혹은 ‘쥐 죽은 것처럼’ 등으로 말한다. 이 표현에는 어려운 말이 전혀 없으므로 그냥 쥐가 죽어서 조용한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기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아주 조용한 상태를 말할 때 하필이면 쥐, 그것도 죽은 쥐를 대상으로 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도대체 과거 우리 민족의 삶에서 쥐가 어떤 의미였길래 그것이 죽은 상태를 대상으로 하여 아주 조용한 상태를 강조하는 말로 만들었을까 하는 점을 이해하면 이런 의문은 풀릴 것으로 생각된다. 낮이 사람의 시간이라면 밤은 쥐의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밤이 되어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이면 어김없이 온 사방에서 나타나 시끄러운.. 2025. 3. 2.
약속 약속(約束)한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대를 보내던 날교정엔 꽃비 내리고 내 가슴엔 흙비가 내렸네 산 넘고 물 건너 아스라이 세상 끝에 있어도 그리움은 붉은 노을 되어 온 하늘 물들이네 다시 온다는 맹세 얼마나 虛妄한지를 아나니약속 없이 간 그대이기에 돌아올 것을 믿네 무심한 수수꽃다리는 몇 번이나 피고 졌던고꽃잎은 별이 되어 은하수가 된 지 오래일세 2025. 2. 18.
부질없다 어원 ‘부질없다’의 어원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부질없다, 부질없이, 부질없는 등의 표현이 있다. 이것의 사전적인 뜻은, ‘대수롭지 않다, 쓸모없다, 허무하다, 헛되다, 쓸데없다’ 정도가 된다. 대수롭다가 중요하게 여길만하다는 뜻이니 대수롭지 않다는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등한시(等閑視)할 만하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부질없다는 말이 지닌 유래나 어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호사가(好事家)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럴듯한 설명을 해 놓은 것이 인터넷상에 많이 떠돌아다니기도 하고, 어떤 언론 기관에서는 TV에서 이것을 정설인 것처럼 소개하기도 한다.가장 많이 일컬어지고 있는 것이 ‘불질’에서 ‘ㄹ’이 탈락하여 ‘부질’로 되었다고.. 2025. 2. 12.
一字一言, 裏우리말에 ‘속, 겉, 안, 밖’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한자어는 裏(속 리), 表(겉 표), 內(안 내), 外(바깥 외)이다. ‘속’은 물체의 안쪽 부분, 무엇인가로 둘러싸인 부분,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 현상이나 일의 가운데, 감추어진 일의 내용,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의식이나 생각 등의 뜻을 가지면서 매우 복잡하게 쓰인다. 한자어인 ‘裏’도 비슷한데, 글자의 구성요소와 만들어진 과정이 무척 흥미로워서 관심을 끈다.裏는 衣(옷 의)와 里(마을 리)의 두 글자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두 개의 구성요소 중 하나는 뜻을 나타내는 부분을 담당하고 하나는 소리를 나타내는 부분을 담당하면서 새로운 글자로 만들어지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형성자(形聲字)에 속한다. 裏.. 2025. 2. 7.
봄을 맞이하다 봄을 맞이하다(迎立春) 옹장물 냄새가 바람결에 코끝을 스치니봄이 움직이기 시작함을 그윽이 알겠네 기러기 울음소리 아직 하늘 끝에 있지만초목 깊은 곳 꽃망울이 시작됨을 보노라 앞날이 보이지 않아도 희망을 품어 보고妄想임을 잘 알지만 잡으려 애써 보나니  그대여 양말산 봄 물결 푸르지 않더라도한 바람의 바램이라도 저버리지 마소서  옹장물(甕藏水) : 가축의 분뇨를 모아 놓는 웅덩이. 분뇨의 누설(漏泄)을 방지하기 위해 땅을 웅덩이 모양으로 판 다음에 옹기 같은 것을 묻어서 만든다. 이곳에 모인 분뇨를 두엄에 뿌려 발효시켜서 농사에 쓸 거름을 만든다. 겨울에 얼었던 분뇨가 녹으면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봄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입춘을 전후하여 옹장물의 냄새가 시작되는데, 가장 빠른 봄소식이라고 할 .. 2025. 2. 2.
烏鵲聲 烏鵲聲 추운 날 눈 내려 앞은 더욱 보이지 않는데요란한 烏鵲의 소리만 허공을 가로지르네 까마귀는 까치가 억지부려 못 살겠다 하고까치는 까마귀의 내로남불로 힘들다 하네 사람은 안 보이고 까막까치만 우짖어대니두 동강 난 나라에는 어둠만이 내려앉네 단군의 검 내게 있다면 일도양단하련마는하늘은 말이 없고 땅은 소리없이 흐느끼네#오작성 #까마귀까치 #까마귀 #민적당 #民敵黨 #까마귀 #까치 #내로남불 #烏鵲聲 2025. 1. 31.
짐승 어원 짐승의 어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짐승’이란 표현이 있다. 사전적으로는 몸에 털이 나고 발은 네 개가 달린 동물을 부르는 이름이 짐승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짐승이란 말은 사람이 아니면서 살아있는 모든 동물을 지칭하는 말로 길짐승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등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을 통칭하는 말이 바로 짐승이 되는 것이다. 짐승 같은 놈, 짐승만도 못한 인간 등의 표현을 근거로 하여 야만적인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고도 말하지만, 이것 역시 원래의 의미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설명이어서 현상적인 것만 강조하는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것을 순우리말이라.. 2025.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