再訪 靑山島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전체를 이루고 있는 靑山島는 봉황새가 해뜨는 동쪽을 향해 날아가는 형국을 가지고 있는 섬이다. 섬의 한 가운데에는 大鳳山이 있고, 동쪽 끝에는 項島(새목아지섬)이 있으며, 서쪽 끝에는 새 꼬리에 해당하는 새땅끝이 있다. 이런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나 조사 등은 보이지 않지만, 몇 개의 지명과 섬의 모양을 보면 옛 사람들이 이 섬을 봉황새의 모양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봉황새는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상상의 새인데, 기린, 거북, 용과 함께 사령(四靈) 또는 사서(四瑞)로 불린다. 수컷은 ‘鳳’, 암컷은 ‘凰’이라고 하며, 오색의 깃털이 있고, 울음소리는 아름답다.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새이다. 아주 오랜 옛날에는 仙山, 仙源 등으로 불렸던 점으로 보아 청산도는 道家와 무관..
2022. 6. 12.
연산군 유적지와 손돌목 기행
연산군 유배지, 그리고 손돌(孫乭)목 전설 강화군에 속하는 강화도, 교동도, 석모도 등은 한강, 임진강, 예성강 등의 강들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있는 섬으로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과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역사적으로 많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고려 때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왕과 왕족의 유배지가 되었으며, 몽골이 침입해서 왕이 강화도로 피난 갈 때는 억울하게 죽은 뱃사공의 한이 서린 전설과 유적이 남아 전한다. 고려의 희종, 조선의 연산군, 임해군, 영창대군, 광해군 등이 모두 이곳에 유배되었다. 또한 정치가이며, 문학가였던 조선의 송강 정철도 이곳에 유배되었다가 평민의 신분으로 생을 마감했다. 몽골이 침략해오자 고려 왕실은 해전에 약한 몽골군에게 저항하기 위해 왕이 ..
2022. 5. 17.
崇義殿
임진강변의 崇義殿 숭의전은 고려를 이어 건국한 조선에서 세운 것으로, 고려의 왕과 충신들에게 제사를 올리는 사당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1385년에 고려를 제 하는 묘(廟-사당)를 세우고, 고려 태조 왕건과 헤종, 성종, 현종, 문종, 경종, 현종, 충렬왕, 공민왕의 여덟 왕을 제사 지내도록 했다. 또한 고려를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 정몽주 외 15인도 함께 제사 지내도록 했다. 세종 때에는 8왕을 모시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여, 태조, 원종, 문종, 현종의 4왕만을 제사 지내도록 했다. 숭의전을 관리하는 사람으로는 왕씨가 세습하도록 했다. 고려를 멸망시킨 조선에서 왜 이런 사당을 세워 제사를 지냈을까 의아스러운 점이 있을 수 있지만, 바로 앞 시대의 정권이나 왕조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
2022. 4. 22.
동구릉
조선 왕릉의 이해 조선 시대의 왕릉은 경기도 구리시의 동구릉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능묘인 健元陵로 부터 시작되었다. 건원릉의 묘제가 조선 오백 년 동안의 왕릉의 모범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답사는 동구릉을 중심으로 망우공원 등을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간단하게 설명한다. 조선 시대 왕릉은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눈다. 첫째, 진입의 공간, 둘째, 제향의 공간, 셋째, 轉移의 공간, 넷째, 陵寢의 공간이 그것이다. 진입의 공간은 왕릉의 입구인데, 여기에는 禁川橋, 홍살문(紅箭門), 拜位 등으로 구성된다. 금천교는 입구에 있는 작은 시내를 건너는 다리로 인간의 공간과 신의 공간을 나눈다는 의미를 가진 다리다. 禁은 신이 산다고 믿었던 숲(林)을 향해 제(示-祭壇의 모양)를 지내는 것으로 신과 인간의 영역을..
2022. 3. 18.
독바위와 청담천
새해의 독바위(瓮巖)와 淸潭川 양주시 회천동 일대는 동서남북이 漢北正脈의 준령들로 둘러싸여 있다. 북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면, 逍遙山, 七峯山 , 天寶山, 金烏山, 水落山, 佛巖山, 道峯山, 佛谷山, 道樂山, 紺岳山 등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아주 아늑한 분지다. 이 지역은 고려의 승려인 나옹화상과 조선 태조의 스승인 무학대사 등이 머물렀던 檜巖寺가 엄청난 교세를 떨쳤던 곳이기도 하다. 옥정신도시가 있는 곳을 옥정동이라고 하는데, 이 이름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우습게 생겨났다. 원래 玉井이란 이름을 가진 곳은 지형상 특징을 가지고 있다. 玉은 여성의 상징이고, 井은 물을 나타내기 때문에 陰氣가 매우 강한 곳에 있는 우물을 나타내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서울에서는 玉水洞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
2022. 1. 8.
잘가라 申丑年
소의 해였던 辛丑年은 참으로 힘들었다. 코로나로 힘들었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겪느라 힘들었고, 질서가 무너져 가는 사회를 보느라 힘들었고, 잘못해도 반성하지 않는 뻔뻔함을 보며 힘들었다. 朝三暮四에 늘 넘어가는 우리를 보며 힘들었고, 장래는 더욱 어두울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힘들었으며,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징벌적 세금에 더욱 힘들었다. 내년은 좀 나아질까 하는 희망 고문도 힘들고, 희망 자체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또 힘들며, 둘로 갈라진 사회를 견뎌내는 것도 힘들었다. 호랑이해인 壬寅年은 내일이면 올 것인데, 그래도 지금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알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물가의 폭등은 거의 확실시 되고, 각종 공공요금 역시 대폭 오를 것이 뻔하며, 앞으로 더..
2021.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