仲春의 雪景
2024년 3월 25일에서 26일 사이는 봄비가 거세게 내렸다.
특히 이번 봄비는 양이 상당히 많았는데,
높은 산에서는 눈으로 내려 한겨울의 풍광을 만들었다.
대관령을 중심으로 한 백두대간의 산악준령들은 모두 하얀 세상으로 되었다.
마침 강릉에 있었기에 대관령과 횡계 계곡의 눈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밤부터 아침까지 내린 눈으로 한겨울보다 더 멋진 모습이었다.
삼척의 幻仙窟은 두 가지 전설이 있는데,
하나는 환선이란 승려가 들어간 뒤에 나오지 않고 성불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촛대바위에서 목욕하던 선녀가 사람들을 피해 이 굴에서 하늘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굴의 크기가 매우 크고 신기한 것도 많은 석회 동굴이다.
望洋亭은 관동팔경의 하나로 조선시대 여러 왕들이 직접 찾아서 시를 쓰기도 했던 곳이다.
그러나 현재의 망양정은 19세기 말에 옮긴 것이다.
望洋은 바다의 모습을 멀리까지 웅장하게 바라본다는 뜻인데,
지금의 망양정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원래 망양정이 있던 자리에는 엉성하게 만든 정자와 비석이 서 있다.
매우 초라한 모습인데, 바닷가로 도로까지 있어서 과거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매우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원래 자리에 옮겨야 하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오랜만에 정선 아우라지도 찾았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松川과 동쪽에서 내려오는 骨只川이 만아 朝陽江을 이루는 곳을
아우라지라고 하는데, 아리랑의 발상지이다.
이 지역의 아리랑을 정선아라리라고 한다.
조양강은 남으로 흐르면서 오대산에서 내려오는 오대천을 합친 후
다시 흘러 영월의 동강이 되고, 屯內에서 내려오는 서강을 만나 남한강이 된다.
정선에서 출발한 뗏목은 이 강을 따라 한양까지 내려간다.
떼돈은 떼꾼이 뗏목을 운반하고 받은 돈이다.
떼돈을 우려먹기 위해 제천부터 충주까지의 남한강 변에는 꽁지 갈보가 즐비했다.
신라가 불국토라는 사상을 확립하는 데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오대산에는 월정사가 있다.
寂光殿과 九層石塔, 寂滅寶宮 등이 유명한데,
근래에 보수가 끝난 구층 석탑을 보러 월정사에 잠깐 들렀다.
완연한 봄날에 본 대관령의 설경은 形言하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이었다.
완전히 딴 세상을 다녀온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