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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와 신라의 격전지를 가다 2022. 2. 6.
進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을 가진 進(나아갈 진)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자라고 할 수 있다. 두 개의 글자가 결합하여 새로운 뜻을 가지는 회의자(會意字)에 속하는 進은 새를 지칭하는 隹(새 추)와 다리, 혹은 천천히 걷다 는 뜻을 가진 辵(쉬엄쉬엄 갈 착)이 합쳐진 형태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글자의 유래와 뜻을 정확하게 살피기 위해서는 隹와 辵에 대해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물 현상의 모양을 본뜬 상형자(象形字)에 해당하는 隹는 새라는 뜻을 가지지만 같은 의미를 지닌 鳥(새 조)와 구별하여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隹는 꼬리가 짧은 새를 총칭하는 것이고, 鳥는 꼬리가 긴 새를 총칭하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이 글자는 꼬리 짧은 새가 앉아 있는 모양을 본떠서 만든 것으로 초기의 .. 2022. 1. 14.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원대리 자작나무 숲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에 있는 자작나무숲은 지자체에서 야심적으로 조성하여 만든 것으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매력이 있다. 자작나무 숲을 가기 위해서는 약3.2킬로 정도의 가파른 언덕을 등산하듯이 올라가야만 하는데, 내가 보기에 이것이 아주 특수한 장치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올라갈 때는 매우 가파른 길을 걸어서 올라가야 하므로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숲까지 올라가면 자른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렇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가파른 언덕길이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즉, 아래의 주차장까지는 인간세계였다면, 올라오는 가파른 길은 다른 차원으로 가는 통로이고, 자작나무숲은 신선세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조선 시대 사대부들이 창안.. 2022. 1. 8.
독바위와 청담천 새해의 독바위(瓮巖)와 淸潭川 양주시 회천동 일대는 동서남북이 漢北正脈의 준령들로 둘러싸여 있다. 북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면, 逍遙山, 七峯山 , 天寶山, 金烏山, 水落山, 佛巖山, 道峯山, 佛谷山, 道樂山, 紺岳山 등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아주 아늑한 분지다. 이 지역은 고려의 승려인 나옹화상과 조선 태조의 스승인 무학대사 등이 머물렀던 檜巖寺가 엄청난 교세를 떨쳤던 곳이기도 하다. 옥정신도시가 있는 곳을 옥정동이라고 하는데, 이 이름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우습게 생겨났다. 원래 玉井이란 이름을 가진 곳은 지형상 특징을 가지고 있다. 玉은 여성의 상징이고, 井은 물을 나타내기 때문에 陰氣가 매우 강한 곳에 있는 우물을 나타내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서울에서는 玉水洞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 2022. 1. 8.
잘가라 申丑年 소의 해였던 辛丑年은 참으로 힘들었다. 코로나로 힘들었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겪느라 힘들었고, 질서가 무너져 가는 사회를 보느라 힘들었고, 잘못해도 반성하지 않는 뻔뻔함을 보며 힘들었다. 朝三暮四에 늘 넘어가는 우리를 보며 힘들었고, 장래는 더욱 어두울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힘들었으며,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징벌적 세금에 더욱 힘들었다. 내년은 좀 나아질까 하는 희망 고문도 힘들고, 희망 자체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또 힘들며, 둘로 갈라진 사회를 견뎌내는 것도 힘들었다. 호랑이해인 壬寅年은 내일이면 올 것인데, 그래도 지금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알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물가의 폭등은 거의 확실시 되고, 각종 공공요금 역시 대폭 오를 것이 뻔하며, 앞으로 더.. 2021. 12. 31.
동지(冬至) 동지(冬至)에 대하여 24절기 중 22번째 節氣인 동지는 대설과 소한 사이에 드는데,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낮의 길이는 夏至날 가장 길었다가 점차 짧아져서 동지에 가장 짧다. 동지를 지나면 해가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동짓날을 죽었던 해가 다시 살아난다고 보아 생명 탄생을 기리는 축제를 벌이고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태양이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에서 동지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명절이었다. 과거에 동지를 새로운 한 해의 시작으로 보아 설로 삼은 것은 태양의 부활을 기점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동지를 잘못 해석하면 겨울에 이른 때, 혹은 겨울의 극치로 하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동지에 담긴 깊은 의미를 퇴색시킴과 동시에 음양의 논리를 거스르는 것으로 되기 쉽.. 2021. 12. 19.
약탈의 시대 약탈의 시대 뉴제주일보 승인 2021.12.08 18:0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지금 우리는 다른 사람 것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해버리는 풍조가 만연한 약탈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전파력을 가지는 고위공직자나 정치가 등 지도층의 언행에서 비롯된 이런 현상들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력을 미치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현 상황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사회를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꼭 필요하다. 약탈이란 노략질을 해서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는 것인데,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여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에 기반을 둔다. 내 편이 아닌 것은 무엇이든지 적으로 규정하려는 생각은 구성원을 이편과 저편으로 나눔과 동시에 돕고 이해하며 함께 발전하는 공존보다는 .. 2021. 12. 8.
정동진에 대하여 정동진(正東津)의 유래에 대하여 추운 날씨였지만 1박 일정으로 정동진과 경포해변을 다녀왔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매우 추웠지만 하얀 물보라를 날리면서 짓쳐 들어오는 파도를 마주하는 것은 아주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내친김에 정동진에 대한 그릇된 정보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한다. 강릉의 남쪽 바닷가에 있는 정동진과 정동진역, 그리고 해변은 모래시계라는 드라마에서 나온 후 새해 해맞이의 명소가 되었고, 지금은 소도시 수준의 시설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으며, 유명한 관광지로 탈바꿈해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로는 조선의 왕궁이었던 경복궁의 정동쪽에 있는 곳이라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지만 이것은 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이 지역을 정동이란 이름으로 불렀다는 기록이 이미 고려 시대부터 등장하고 있기 때.. 2021. 12. 5.
넷플릭스 ‘지옥’ 후기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감상 후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여 우리나라에서 제작하고,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는 ‘지옥’이란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의 내용이나 줄거리는 간단하다. 어떤 예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하는 지옥의 사자들이 죽음을 알리는 ‘고지’의 형태로 지옥행을 알리고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면서 해당하는 사람은 ‘지옥’과 같은 고통을 맛보면서 죽음을 맞는다. 이런 혼란을 이용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종교단체인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조직이 서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지옥은 사람이 죽어서 가는 저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금의 이 세상에 있으며, 그것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통해 행해지는 ‘고지(告知)’와 .. 2021. 11. 27.
가는 가을을 아쉬워함 가는 가을을 아쉬워 함(可惜送秋日) 가을이 저만치 가고 있다. 이제 곧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될 것임을 알려주는 징후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곱게 물들었던 단풍은 찬바람에 시들어 떨어지고, 들에 내리는 찬비는 을씨년스런 풍광으로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가을은 곡식이 익으면서 결실을 거두는 계절이다. 지금은 인공적으로 곡식이나 채소 등을 가꾸어 계절을 가리지 않고 거두지만 과거에는 대부분의 먹거리는 일 년에 한 번 익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므로 가을(秋)은 봄과 합쳐져서(春秋) 연대, 시대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가을을 상징하는 존재로는 귀뚜라미(蟋蟀)을 말하지만 글자가 만들어질 당시 사회에서는 농경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것이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되었다. 농경사회에서 가장 큰.. 2021. 11. 22.
삼전도(三田渡) 삼전도(三田渡)의 가을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삼전동은 석촌호수의 남서쪽에 있는 지명인데, 이 지역은 조선 중기 병자호란(丙子胡亂) 때 인조(仁祖)가 남한산성에서 나와 항복한 후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렸으며, 청나라 임금이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三田渡碑)가 서 있는 곳으로 치욕스러운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세워지면서 석촌호수와 그 주변은 많은 사람이 찾는 서울 최고의 명소로 되었다. 수많은 사람이 이 지역을 오가면서 유흥을 즐기기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지만, 석촌호수 바로 북서쪽 모퉁이에 서 있는 삼전도비를 찾는 사람은 매우 드물거나 거의 없다. 역사교육의 허점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현실을 잘 반영한 현상이기도 하다. .. 2021. 11. 4.
一字一言 禮 우리 말에서,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예법에 따라 치르는 의식. 예의로써 지켜야 할 규범. 공경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인사하는 일 등의 의미로 쓰이는 禮의 원래 글자는 豐(굽높은 그릇 례, 매우 많은, 혹은 성한 모습 풍-豊)이었다. 그러다가 豐이 풍성하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示(보일 시)와 결합하여 禮로 그 모습이 바뀌게 되었다. 禮는 示와 豐이 결합한 것으로 회의자(會意字)이면서 豐가 소리(音)으로 되었다. 그러므로 먼저 살펴야 할 것은 豐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하늘이나 조상, 신령 등에게 제사를 지낼 때 공경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올리는 것이면서 여러 물건을 담는 굽 높은 그릇을 의미하는 豆(콩 두, 제사 그릇 두)와 그 위에 올려놓은 여러 물건이 쌓여있는 모습을 그린.. 2021. 10. 28.
退思 退思의 중요성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아무리 노력해봐도 잘 안 되거나 성공하지 못 하는 일이나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무능이나 힘이 없음을 탓하면서 좌절에 빠져 다시는 재기하지 못 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자신의 이익이나 목적의 달성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때 그것에 매몰되어 한 가지만 생각하는 경우 오직 그것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실패의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 커다란 위험에 노출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럴 때 우리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발 물러서거나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거나 하면서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를 찾음과 동시에 새로운 해결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이다. 이것을 퇴사(退思)라고 하는데, 이것만 잘 하면 대.. 2021. 10. 27.
교육의 정치화 유감 교육의 정치화 유감 뉴제주일보, 승인 2021.10.17 19:1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교육은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사람들이 올바른 삶을 영위하는 데에 필요한 인성과 지식, 그리고 기술 등을 가르쳐서 길러 내는 것이다. 교육의 성패는 나라의 명운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이에 대한 정책이나 방향은 정치적 이념이나 개인적 성향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백년지대계로 불리는 교육정책이 일 년 뒤의 일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제도적 변화가 심해서 커다란 혼란을 주고 있다. 자신들의 이념에 맞추어 새로운 교육의 틀을 짜겠다는 생각에 매몰된 교육부가 억지스러운 일을 벌이는 상태가 계속되는 관계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제도.. 2021. 10. 18.
화석정 花石亭(가을에 보는 한시) 아주 오랜 옛날에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나루라는 뜻을 가진 더덜나루, 더덜나루물이라고 불렀으나 울퉁불퉁한 표주박처럼 구불구불하게 흐른다고 하여 瓠瀘河로 불리기도 했다. 더덜나루물을 한자어로 옮긴 것이 지금 쓰이고 있는 臨津江이다. 추가령 협곡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한탄강을 지류로 하는 임진강은 경기도 파주를 지나 하류에서 한강과 합쳐져서 바다로 들어간다.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산100-1에 있는 화석정은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된 유적이다. 고려 말에는 야은 길재가 거처했던 유허지였으나 조선전기에 문신 이명신이 이곳으로 거처를 정하여 살았는데, 별장의 북쪽 깎아지른 언덕이면서 임진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신기한 꽃과 기이한 돌을 많이 심어두고 정자를 지어 즐겼는데, 후에 .. 2021. 10. 10.
어느 가을날 청명한 가을의 어느 날 코로나가 시작된 지 2년째 되는 2021년의 가을이다. 감염병 때문에 사람들이 이동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지 유난히 하늘이 맑고 높다. 수십 년 전, 혹은 어릴 때 보았던 날씨요, 하늘이다. 올해만큼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때가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다. 잘 계획해서 만들어진 양주의 옥정신도시는 길이 잘 뚫려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이 걷기에 불편함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논지가 많고, 잘 연결되어 있다. 동서남북 어디를 보아도 푸른 산이 보이고, 구름과 푸르름으로 빛나는 하늘은 시시때때로 기묘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공기가 맑지 않으면 도저히 볼 수 없는 풍광이다. 저녁 먹은 후 운동을 나가면서 쳐다본 하늘에 나타난 구름의 모습과 길목 옆에 피어난 황화코스모스를.. 2021. 9. 30.
일자일언 容 一字一言 容 容(얼굴 용)은 모양보다 훨씬 복잡한 구성과 일반적으로 알려진 뜻과 다른 의미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글자여서 매우 흥미롭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우리나라 자전에는 이것의 맨 앞에 나와 있는 訓과 音이 얼굴용으로 되어 있고, 일반적으로도 그렇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일정한 뜻을 나타내는 글자가 없을 때 본래 뜻과 상관없는 다른 한자를 빌려 쓰는 것인 가차(假借)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정말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容은 현재의 모양으로 보아서는 집을 나타내는 宀(집 면)과 골짜기를 나타내는 谷(골짜기 곡)이 결합한 글자로 인식된다. 허신(許愼)은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이렇게 말하고 있으나 초기의 모양에서는 약간 다르게 설명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초기 글.. 2021. 9. 28.
노을부르스 경기도 양주에는 회암사(檜巖寺)라는 사찰의 터가 남아 있다. 고려말까지 전국 사찰의 총본산이면서 승려의 수가 3,000명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절이었으나 퇴락하여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고려 때 승려인 나옹(懶翁)과 조선의 승려였던 무학(無學)의 부도와 탑비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을 머물게 하면서 자신도 자주 왕래하였는데, 주변 산세를 보기 위해 칠봉산(御登山)에 올랐다가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20여리 떨어진 고개로 내려왔다고 하여 이곳 이름을 어하(御下)고개라 하였고, 그 아래 동네를 어하마을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이곳에서 서쪽을 보면 고구려 시대에 군사적 요충지였던 독바우(瓮巖)와 도락산(道樂山), 불곡산(佛谷山) 등이 보이는데, 해가 질 때 .. 2021. 9. 18.
서산 부석사 서산 부석사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에 있는 도비산(島飛山)의 혈(穴) 자리에는 신라 때 의상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부석사(浮石寺)가 있다. 도비산은 동쪽의 천수만에서 바라보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인다. 이름도 그래서 붙여진 것으로 생각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의상과 선묘의 사랑 이야기를 창건설화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석사라 하면,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자락에 있는 사찰을 의미하지만, 공간적 위치로 보면 서산의 부석사 이야기가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서산 부석사 창건설화에는 두 가지가 전한다. 하나는, 677년(문무왕 17)에 의상(義湘)이 선묘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창건할 때에 도둑의 무리가 몇 번이나 달려들어 허물어버렸다고 한다. 선묘(善妙)가 죽어서 변.. 2021. 9. 15.
한탄강과 비둘기낭폭포 추가령지구대는 원산에서 추가령을 거쳐, 임진강으로 이어지는 긴 협곡을 지칭하는 용어다. 강원도 평강군 고삽면과 함경남도 안변군 신고산면의 경계에 있는 추가령(楸哥嶺)은 해발 752미터의 고개다. 이 추가령은 백두대간을 남과 북으로 양분하는 중간 지점에 있다. 일명 죽가령이라고도 하는 이 고개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지질ㆍ지형을 구분하는 추가령지구대가 북북동에서 남남서 방향으로 뻗어 있다. 추가령열곡, 추가령구조곡이라고도 한다. 조선 후기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제47권 「지리산변증설」은 한반도의 산줄기를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기록한 글이다. 그중에 “분수령이 되고, 철령이 되고, 흘러서 대관령이 된다”라고 하면서 추가령 부근을 분수령으로 표시하였다. 추가령지구대.. 2021. 9. 9.
이분법의 나라 이분법의 나라 뉴제주일보,승인, 2021.09.08 19:38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현재 우리나라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이분법의 사회라고 할 수 있는데, 모든 것을 이쪽과 저쪽으로 나누어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분법이란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이 선이라면, 다른 것은 모두 악으로 보고 배척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순율에 기반을 두고 있는 데다가 주관적, 배타적, 적대적이라는 성격을 지닌다. 자신의 기준이나 원칙에 맞지 않으면 그것이 무엇이든 심판돼야 할 적으로 취급되므로 중도나 중간 같은 것은 없다. 20세기는 이분법의 이념이 전 세계를 휩쓸었던 냉전과 독재의 시대였다. 우리나라는 제국주의자의 침략, 남북의 분단, 군부독재 등을 거치면서 나와 적이 대.. 2021. 9. 9.
處暑 處暑 처서는 24절기의 하나로 立秋와 白露 사이에 들며, 음력 7월, 양력 8월 23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이 150°에 있을 때를 가리킨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한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 같은 것은 글자가 아주 평이해서 무슨 뜻인지 금방 이해할 수 있는데, 처서라는 용어는 얼핏 봐서는 무슨 뜻인지 잘 알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處의 뜻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暑에 대해서 살펴보자. 더위를 나타내는 뜻이 있는 暑는 해를 나타내는 日과 사람, 혹은 대상을 나타내는 者가 아래위로 결합하여 만들어진 글자이다. 여기에서 者는 일반적으로 상대방을 낮잡아 지칭하는 뜻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글자가 원래 .. 2021. 8. 22.
불곡산의 여름 佛谷山의 여름 양주(楊州)는 한강과 지금의 서울을 품고 있었던 지역으로 한반도의 중심을 이루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고구려의 땅이었다가 나제동맹으로 고구려를 물리치면서 잠시 백제에 속했다가 다시 신라의 땅이 되었다. 고려 때에는 남평양으로 불리면서 번성했고,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한강 유역에 도읍지가 정해지면서 축소되었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남양주, 동두천, 의정부 등을 모두 독립시키면서 더욱 쪼그라들었다. 불곡산(佛谷山)은 해발 400여미터로 나지막한 뫼이지만 신령한 기운을 머금고 있어서 양주의 진산(鎭山)으로 여겨졌고, 그 주변에는 영험함을 받으려는 점집과 굿당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다. 고려, 조선시대부터 불곡산 자락은 관청이 자리했고, 지금도 그 자락에 양주시청이 있으니 그야말로 양주의 중심을 이.. 2021. 8. 10.
복지포퓰리즘의 위험성 복지 포퓰리즘의 위험성 뉴제주일보 승인 2021.08.01 19:28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선거 때가 되면 언제나 등장했던 중요한 논쟁 중의 하나를 든다면 사회적 복지 공약이나 정책을 꼽을 수 있다. 2022년의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 역시 복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고통받는 국민의 생활에 보탬을 주기 위해 국가에서 제공하는 재난지원금을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어느 층위까지 지급할 것인가 등의 쟁점과 맞물리면서 그 파장은 한층 확대되고 있다. 선출직 공직에 출마하는 후보자가 공약으로 제시하는 정책에서 구체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당선 여부에 따라 미래의 복지 정책을 좌우할 것이므로 그에 대한 세심한 검증이 이루어지면서 격렬한 논쟁의 과정을 겪을 .. 2021. 8. 2.
무지개 무지개에 대하여 ‘물’과 ‘지개’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인 무지개는, ‘공중에 떠 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나타나는 반원 모양이면서 일곱 빛깔 줄을 가진 것인데, 흔히 비가 그친 뒤 태양의 반대쪽에서 나타난다. 요즘 같이 공기층이 불안정한 날씨에는 잠깐 소낙비가 온 후 하늘에 보인다. ‘물’이 ‘무’로 된 것은 ㄹ탈락 현상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별로 까다롭지 않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지개’이다. 무지개, 기지개 등에 남아 있는 이 표현은 국어사전에도 올라가지 못할 정도로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생활 언어 속에 엄연히 살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상세한 고찰 역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지개’는 반원, 혹은 그보다 더 큰 모양으로 된 둥근 형태를 가리.. 2021. 7. 16.
법(法)의 양면성 법(法)의 양면성 뉴제주일보 승인 2021.06.29 19:4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요즘 들어 우리 사회에는 대화와 이해, 양보 등으로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법대로 하자’는 것을 먼저 떠올리고 실행하려는 경향이 아주 짙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위나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국가 지도자가 그 상대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하겠다며 고소하는 실정이니 더 말하면 입이 아플 지경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고소, 고발, 소송 등이 우리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법이 해결해주는 것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불완전한 현재의 법체계가 사회적 변화를 섬세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맹점이 존재하.. 2021. 7. 3.
번개와 천둥 2021. 5. 31.
억지춘향? 억지춘양? ‘억지춘향’인가? ‘억지춘양’인가? 지금도 흔히 쓰는 말 중에 ‘억지춘향’, 혹은 ‘억지춘양’이라는 말이 있다. 두 가지가 혼용되어 쓰이는데, 어느 것이 원조인지를 가리기 어려울 만큼 사람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억지춘향은 있어도, 억지춘양은 없다는 것이다. 대사전에서는 억지춘향의 뜻에 대하여, ‘억지로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어떤 일이 억지로 겨우 이루어지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이 표현은 자기 뜻과는 관계없이 강요 때문에 무슨 일인가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자료를 찾아보면 20세기 초반부터 ‘억지춘향’이란 표현이 쓰인 것.. 2021. 5. 28.
'이생망'의 청춘 `이생망`의 청춘 뉴제주일보, 승인 2021,05,23,18:20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청년들은, “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야!”라는 말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한탄한다. ‘이생망’에 담겨 있는 절망과 무기력은 청춘을 병들게 함과 동시에 어렵게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보다 미래의 삶이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 혹은 바람인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희망이란 일정한 목적이 달성되거나 바람직한 상황이 실현되도록 마음속으로 바라는 것을 말하는데, 그 속에 담긴 가능성을 믿음으로써 현실의 고통이나 어려움을 참아내고 극복할 힘을 얻는다. 그러므로 희망은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희망이 사라지면 살아갈 의지나 동력을 잃어버리게 됨으로써 더는 삶을 .. 2021. 5. 24.
청산도 202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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