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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세계/문학이야기

聲과 音에 대하여

by 竹溪(죽계) 2006.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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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聲이나 音을 모두 소리를 나타내는 것이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聲과 音은 어느정도 구별을 해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두 글자는 서로 의미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字典을 보면, "무릇 물체가 진동하거나 공기가 급격하게 끓을 때 나는 것이 모두 소리를 만든다(凡物體顫動與空氣相激蕩皆能成聲)"고 하면서 "그 중에서 인간의 청각기관으로 느낄 수 있는 것(耳官之所感覺者也)을 聲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聲은 아직까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그런 소리는 아닌 것이다. 그저 자연적인 현상으로 나는 소리를 聲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 인간의 청각기관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을 가리키는 개념이 바로 聲인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이러한 聲만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는다. 인간은 聲 이외에도 여러가지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서 그것을 삶 속에서 이용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만들어낸 소리를 자연의 소리인 聲과 구별하기 위해서는 다른 개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그래서 만들어진 개념이 바로 音이라고 하는 것이다. 聲이 어떤 식으로든지 의미를 가지게 될 때 이것을 音(聲成文者爲之音)이라고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聲은 홑으로 나는 소리요 音은 잡스럽게 얽혀서 나는 소리로써 의미를 가지는 소리이다. 따라서 의미가 없는 소리는 聲이요 의미가 있는 소리는 音인 것이니 인간이 의미를 붙인 것이 바로 音이다,

 

    이것은 言語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서 목청을 떨어서 내는 소리, 즉 音聲言語(시니피앙)는 聲이 되고 그것이 의미를 가지게될 때, 즉 意味言語(시니피에)로 될 때 音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동양에서는 옛날로부터 소리를 淸濁과 高下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서 宮, 商, 角, 緻, 羽의 五音을 만들었고, 變宮 變緻를 해서 七音을 만들어 악기 사용의 표준으로 삼았다(樂學軌範).

 

    또한 소리(聲)에는 높낮이에 따라 平,上,去,入의 四聲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四聲은 의미를 갖지 않으나 五音은 의미를 갖는다. 참고로 五音의 의미를 [樂學軌範]에 의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宮은 平上聲으로서 중앙을 맡은 소리이다. 그 성질은 둥글고 그 소리는 소가 굴 속에서 우는 소리와 같다. 입을 막고(合) 내는 소리를 가리킨다.

 

   宮은 하는 일 없이 만물을 덮으니 바로 임금의 상이다. 緻는 上聲으로서 위를 맡은 소리이다.그 소리는 밝고(商), 事物을 分辨한다. 그 소리는 놀란 돼지가 들판에서 지르는 소리와 같다.입을 벌려서 내는 소리(分)이다. 商은 下平聲으로서 왼쪽을 맡은 소리이다. 商은 밝다는 뜻으로써 그 성질은 네모지고 그 소리는 양이 무리에서 떨어져 홀로 우는 소리와 같다. 신하의 상이다.

 

    羽는 去聲으로서 아래를 맡은 소리이다. 덮는다는 뜻으로서 그 성질은 만물을 덮어 물을 윤택하게 한다. 그 소리는 말이 들판에서 우는 소리와 같다. 角은 入聲으로서 오른쪽을 맡은 소리이다. 觸으로서 物이 땅에서 나올 때 까끄라기를 머리에 이고 있는 형상이다. 그 성질은 꼿꼿하여 다스리기 힘들다. 그 소리는 닭이 나무에서 우는 소리와 같다. 角은 잘 부딪치어 부리기 어려우니 백성의 모양이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五音은 인간이 만든 소리로써 인간의 삶과 연결시켜서 그 성질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이 곧, 音이 잘 다스려져야만 나라가 안정된다는 통치술을 낳게 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서 金,石,絲,竹,草,土,匏,木의 八音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팔음은 오음이 변해서 된 것으로써 음악의 기본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金은 鐘으로서 호령하는 소리이며 쇠소리이다. 石은 磬으로서 무엇을 변별하는 소리이며 돌소리이다. 絲는 哀로써 방정한 소리이다.비파나 거문고의 실소리를 가리킨다. 竹은 濫으로써 合會를 일으키는 소리이며 피리와 대나무의 소리이다.

 

  革은 喧으로써 움직이는 소리이다. 이것은 떠는 소리로서 가죽 소리이다. 土는 澤으로서 무엇을 기르는 소리이다. 질나팔의 흙소리이다. 袍는 추로서 밝은 것을 일으키는 소리이고, 생황의 박소리이다. 木은 곧은 것으로서 바른 것을 일으킨다. 무엇을 일으키는 소리로써 拍이 내는 나무소리이다.

 

    이와 같이 聲과 音은 소리를 나타내는 말이면서도 서로 구별되는 성질을 가진 것이다. 聲은 모든 소리의 근본이지만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데는 音이 매우 중요한 의미와 기능을 가진다. 시가는 근본적으로 노래이기 때문에 소리를 중심으로 하는 문학이다. 그러므로 聲과 音이 대한 정확한 이해는 詩歌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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