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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단상/유행어모음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

by 竹溪(죽계) 2006.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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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 (2004/4/6)

                               

유행어중 물과 관련된 것들이 몇 개 있다. 모 음료회사의 CF에서 탄생했던 ‘날 물로 보지 마.’라는 카피는 잔뜩 술을 권하며 모종의 음모를 꾀하던 남친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한 마디로 연인들 사이에서 널리 쓰인 바 있으며, 고려 말의 백운화상께서 화두로 남긴 말씀을 성철스님이 다시 인용함으로써 더욱 유명해진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명언은 중생들 사이에서 말문이 막혀 답변이 궁색할 때, 일종의 오리발 멘트로 유용하게 사용된 바 있다.

 

그밖에 유행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물과 관련해 ‘물먹이다‘라고 하는 표현이 있다. 상대에게 물을 먹여준다고 하는 표면적 의미와는 달리 골탕을 먹인다고 하는 악의적인 의미로 사용되곤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물고문이라든가, 물 먹인 소의 유통 등 과거 암울한 사건들이 의미변화에 일조하였다는 설도 있으나 구전되어 전해지는 이장님 댁 주전자 설이 더욱 신빙성 있어 보인다.

 

보릿고개의 배고픔이 존재하던 시절, 동네에서 그나마 잘 살던 이장님 댁 큰 주전자에는 솥에서 끓인 숭늉이 담겨 있었다. 주전자에는 가끔 적지 않은 양의 밥알들이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는데, 그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동네 사람들은 일부러 이장님 댁에 와서 물을 먹는 척 주전자를 들이켰다. 그러던 어느 날, 이장님 댁에 마을 회의가 있었고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을 예상한 이장님은 큰 주전자에 한 가득 물을 담아두었고, 욕심 많은 한 사람이 주전자를 뺏길까 두려워 주전자 꼭지 채 물을 들이켰으나 바닥은 좀처럼 드러나지가 않았다. 결국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몇 번을 더 주전자와 사투를 벌여 결국, 바닥이 드러날 즈음이 되어서는 너무 배가 불러 주전자를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으니, 여기서 유래한 말이 ‘헛물켜다’, ‘물먹이다’라는 것이다.

 

물은 셀프.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진 유행어 중 하나다. 이는 지난 3월, 국회의 탄핵안가결 관련 방송보도가 편파적이었다는 이유로 야당의 대표일행이 모 방송국에 항의방문을 하러 갔다가 10여분이 지나도록 물도 한 잔 안준다며 불만을 표했던 것에 대한 네티즌의 야유라 하겠다. 높으신 분들이 납셨으니 하다못해 물이라도 한 잔 갖다 바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던 의원님들에게 네티즌들이 그야말로 제대로 ‘물먹였던’ 유행어라 할 만하다.

 

   출처 :  http://blog.naver.com/newtoilet?Redirect=Log&logNo=10000164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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