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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단상/유행어모음

작업용 유행어 걸작선

by 竹溪(죽계) 2006.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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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용 유행어 걸작선

 

완연한 봄이다. 이미 5월 중순에 접어들었다고 하는 달력의 숫자가 아니더라도 주말 놀이공원에 북적이는 인파와, 젊은 여인들의 하늘거리는 옷차림, 점심시간 후 책상 앞에서 춘곤증이라고 하는 병마와 싸우는 직장인들의 애처로운 모습에서도 봄의 무르익음은 쉽게 발견된다 하겠다. 뿐이랴. 야심한 시각, 네온사인 곱게 빛나는 모텔 옆 한 귀퉁이에서 빈번히 목도되는 남녀의 사활을 건 갈까말까 실랑이 또한 봄의 발정기적 상징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헌데, 마치 홍길동이 호부호형을 하지 못했듯, 가고 싶은 곳은 눈앞의 모텔이거늘 차마 모텔 가자는 말은 하지 못해 정신적, 육체적 이중고를 호소하는 소심한 청춘남녀들이 아직도 적지 않은 바, ‘쉬었다 갈까.’이외에 과거 선배들이 많이도 써먹었던 몇 가지 작업 멘트용 관용어구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우리 같이 TV나 보러 갈래?”-영화가 아닌 TV라 함으로써 극장이 아닌 숙박업소에 가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완곡하게 표현한 멘트. 단, TV를 보기 위해 음식점이나 커피숖으로 가자는 말로 오인하는 부작용이 있다.

 

“나 사실 성기능 장애인 것 같아. 그동안 즐거웠어.”-비아그라가 시판되기 전까지는 모성애를 자극해 병세 확인 차원에서라도 숙박업소에 골인하게 했던 비장의 작업 용어다. 나름의 필살기가 될 수는 있으나 너무 쉽게 탄로가 날 수 있다는 도덕적 자괴감의 문제와 함께, 최악의 상황에서는 자신의 말을 믿고 확인조차 않으려는 상대의 지나친 신뢰로 오히려 역효과가 생기는 수가 있음에 유의할 것.

 

“오늘 정말 아무 짓도 안하고 네 팬티 끈만 붙잡고 잘게.”-나름의 귀여움으로 최근에도 많이 유행했던 용어다. 하지만 사기성이 너무 짙다는 점과 동시에 팬티 끈만 잡고 잔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고무줄 페티쉬'와도 같은 변태적 성향에 대한 의심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이젠 너와의 속궁합을 확인하고 싶다는 식으로 운명적 당위성에 호소하는 표현도 있으나 이는 미신을 배척하는 특정 종교인에게는 오히려 해가될 소지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지면사정상 작업용 유행어의 소개는 여기서 줄이기로 하고, 부디 지나친 작업으로 건강에 해를 끼치거나 인간관계에 파국을 초래하는 일은 없기를 당부하며 마치는 바이다.

 

 

   출처 :  http://blog.naver.com/newtoilet?Redirect=Log&logNo=10000164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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