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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단상/유행어모음

추억의 유행어 '외갑울트볼'

by 竹溪(죽계) 2006.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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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유행어 ‘외갑울트불‘

 

70년대 모 스포츠지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후, 20여년 만에 무삭제 복원된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를 보면 ‘외갑울트불‘이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말이 나온다. 봉추라 불리며 제갈양에 버금가는 천재 지략가로 알려진 방통이 볼 품 없는 외모 때문에 유비에게 중용되지 못하고 뇌양현이라는 작은 마을의 현령으로 발령을 받게 되자 술로 세월을 보내며 자신의 처량한 신세를 ’외갑울트불‘이라 표현했던 것이다.

 

대체 무슨 뜻일까. 그 속뜻에 대해 방통은 이렇게 얘기한다. 자신의 외롭고 갑갑하고 울적하고 트릿하고 불쾌한 심정을 이르는 말이라고.(’트릿하다‘는 먹은 음식이 잘 삭지 않아 가슴이 거북함을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당시 고우영이라고 하는 작가의 영향력이 대단하기도 했거니와 방통의 이러한 심정은 서슬 퍼렇던 군사독재시절의 무기력한 지식인과 학생들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어서 ‘외갑울트불’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널리 쓰이게 된다. 때로는 술 마실 이유가 궁색해진 주당들에게 변명거리로 자주 애용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최근 국민들에게 ‘외갑울트불’한 일이 다시 발생한 바 있다. 이라크에서 처참하게 생을 마친 고 김선일씨의 죽음이 그것이다.

 

그의 죽음을 앞두고서도 냅다 파병강행의 의지를 만방에 과시했던 국가의 신속한 위기해체능력에 국민은 국가의 존재감이 상실돼 외롭고, 살려 달라 절규하는 자국민을 보면서도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갑갑하고, 명분도 없는 전쟁에 어쩔 수 없이 파병을 한다고 하는 무기력함이 이런 비극을 초래한 것 같아 울적하고, 사업주의 이기심과 공무원의 안일함이 아니었다면 몇 번이나 살릴 기회가 있었다는 때늦은 소식에 트릿하고, 미국 내 몇몇 사이트에서는 그의 죽음을 담은 동영상에 대해 유희적 패러디와 조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니 불쾌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라 할만한 것이다.

 

어쩌면 ‘외갑울트불’정도로는 지금의 참담한 심정을 표현하기에 턱없이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열환지개좆’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열 받고, 환장하고... 그 다음은 차마 지면에서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므로 독자제위께서 알아서들 해석하시라. 평소 사석에서 자주 쓰는 허심탄회한 표현들의 머리글이라 보면 될 것이다.

 

출처 :  http://blog.naver.com/newtoilet?Redirect=Log&logNo=10000164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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