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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觀看天下

개인과 국가

by 竹溪(죽계) 2024.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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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국가

삼다일보 2024.10.09. 19:00 :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현재 우리나라는 개인만 있고 국가는 없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현상들이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 개개인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는 전혀 생각지 않고, 국가가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를 가장 우선으로 여겨 개인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부도덕한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없는 국가도 존재할 수 없지만, 국가가 없는 개인도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민과 영토와 주권이 국가의 핵심 구성요소인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다. 아무리 영토가 넓어도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없으며 주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누릴 국민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인격을 가진 독립체로서의 개인이 중요시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한편으로는 개인의 언행이 국가를 대표한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21세기는 초연결사회라고 하는데, 근래에는 인공지능(AI)까지 등장하면서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사이의 연결과 결합이 한층 빨라지고 발전되는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 말은 모든 것이 이어져 있는 데다 전파 속도가 매우 빨라서 지구 한편에서 일어난 아주 작은 일도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알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든 정보가 되어 전해진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흐름을 막을 방법은 없다. 따라서 한 개인의 말이나 행동은 해당 공간을 벗어나 세계 어느 곳이든지 전해지고 평가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개개인의 언행이 더 이상 사적인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대표하는 성격을 띤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서 무엇인가가 의미하는 것이 바로 국가이므로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개인의 언행에 대한 평가가 국가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한 나라의 품격(國格)과 수준이 개개인의 언행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국민 한 사람은 그냥 개인이 아니라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실이다. 개인이 하는 모든 언행이 나라의 품격을 평가하는 데에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모든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점은 요즘처럼 빈번하고 자유로운 해외여행이나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과 공무를 담당하기 위해 파견된 공무원들의 언행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지만 나라 안의 일상생활에서 행하는 모든 것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죄를 덮으려고 뻔뻔하면서도 파렴치하게 정치를 하면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 부정한 방법으로 외국인을 속여서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 그리고 살인, 성폭행, 사기 등 사람으로서는 차마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사람들에서부터 아주 사소한 일탈 행위에 이르기까지 개개인의 모든 언행은 국가에 대한 평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모든 개개인이 자신이 바로 국가이며 언제 어디서나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세계에서 인정하는 선진국이 될 것이며,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로 보상받게 될 것이다.

 

신라 시대의 향가 안민가(安民歌)’에서 다이, 다이, 다이(지도자답게, 공무원답게, 국민답게) 한다면 나라가 평안할 것이다라는 말이 새삼 마음에 와닿는 지금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마땅한 본분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나라를 바로 세우고 발전시키는 지름길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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