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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6일. 부석사의 의미를 찾다
우리나라에서 浮石寺라는 이름을 가진 사찰은 두 군데에 있다. 하나는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기슭에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도비산 기슭에 있는 것이다. 부석사는 뜬돌과 善妙 낭자의 설화가 서려 있는 곳인데, 어느 것이 진짜인지 분별하기 쉽지 않다. 화엄종찰인 영주 부석사가 진짜로 알려졌지만 내 생각에는 서산 부석사는 선묘를 위해 세운 것이고, 영주 부석사는 화엄종을 위해 세운 것이 아닌가 한다.
영주 부석사는 대부분 사람이 너무나 잘 알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몇 가지만 서술하는 것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부석사의 가람 배치 모양을 하늘에서 보면 華(빛날 화, 꼭대기 화, 꽃 화)의 글자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음을 보고 올라가면 좋다. 華嚴宗刹로서의 면모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본다.
둘째, 일주문에서 안양루까지 올라가는 계단의 숫자가 108개라는 사실도 생각하면서 가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범종각에 있는 四物의 의미를 알고 보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북은 길짐승의 영혼을, 雲板은 날짐승의 영혼을, 木魚는 물짐승의 영혼을, 梵鍾은 사람의 영혼을 다스리기 위한 장치다.
넷째, 안양루의 栱包를 자세히 보면 여섯 부처가 앉아 있는 형상으로 되어 있다. 그것이 무량수전의 지붕 아래 황금색 벽에 비추이면 여섯의 황금부처가 보인다. 이름하여 공포불이다.
다섯째, 무량수전의 기둥 모양, 석등을 자세히 보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부처가 어디에 어떻게 앉아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는데, 서쪽에서 동쪽을 보고 있으며, 중생은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경배하도록 되어 있다. 아미타불의 성격을 알아보면 이해할 수 있다.
여섯째, 무량수전의 서쪽으로 아득히 보면 백두대간의 소백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毗盧峯이 보이고, 그 뒤에 蓮花峯이 보인다. 비로자나불은 화엄종에서 모시는 부처로 모든 것의 근원을 이루며, 어디나 어떤 모습으로도 있는 존재다. 석가모니 이전부터 있는 부처로 부처의 근원이다. 아미타불 뒤에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있으며, 그 뒤에 있는 연화봉은 비로자나불이 앉은 방석이다.
일곱째, 오후 4시가 넘어서 무량수전 서남쪽을 보면 마치 용궁에서 푸른 파도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름하여 육지 용궁이다. 비가 온 뒤 안개가 서리면 더욱 그런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 광경을 만나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여덟째, 뜬 돌인 부석이다.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는 떠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부석의 바로 아래는 아주 깊은 골짜기였고 그 아래에서 쳐다봐야 뜬 돌처럼 보인다. 그런데, 언제인가 그 골짜기를 메워버림으로써 뜬 돌의 의미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 외에도 많은 것이 있으나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조사당의 선비화이다. 이 나무는 처마 밑이 있으면서 비를 맞지 않는데, 죽지 않는다고 한다. 의상조사의 지팡이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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