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속담 중에서
가꿀 나무는 밑동을 높게 자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어떠한 일이나 장래의 안목을 생각해서 미리부터 준비를 철저하게 해 두어야 한다
입니다.
훌륭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준비를 철저하게 시켜서
인재로 키워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밑동을 높게 자른다는 말이 영 마음에 걸립니다.
밑동을 깡퉁하게 자르지 않고 높게 자르면 어떻게 되는지 감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밑동이란 어휘에 대해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말에서 밑동은 세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 긴 물건의 맨 아랫동아리
둘째, 나무줄기에서 뿌리에 가까운 부분.
셋째, 채소 따위 식물의 굵게 살진 뿌리 부분.(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밑동의 개념입니다. 이것 때문에 이 속담에 대해서 혼동이 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등이 그것입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가꿀 나무는 밑동을 높게 자른다.
는 속담에 쓰인 뜻은 두 번째 것이 됩니다.
즉, 이 문장에서 말하는 밑동은
뿌리 바로 위에서부터 옆으로 뻗은 가지 혹은 줄기가 시작되는 부분까지를 가리키는 것이 됩니다.
씨에서 싹이 나와 흙 밖으로 나온 나무가 자랄 때 키를 크게 하고 튼튼한 나무로 자라게 하려면 곁가지를 잘 잘라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목재로 쓸 수 있는 훌륭한 나무로 키울 수가 있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좋은 목재감으로 키우려고 하는 나무는 어릴 때부터 밑동의
길이가 길어질 수 있도록 아래쪽의 나무 가지를 계속해서 잘라 주게 됩니다.
이것을 밑동을 높게 자른다고 한 것입니다.
밑동을 높게 자르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게 되면 키도 별로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옆으로 벌어지기만 하여 그늘은 만들지 모르지만 목재로는 쓸 수 없게 되고,
곁가지로 양분이 많이 가는 바람에 튼튼한 나무로 자라지도 못하게 됩니다.
우리가 산에가서 잘 자란 소나무 같은 것을 보면 사람의 키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서부터 가지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 나무의 경우 땅에서부터 가지가 있는 그 부분까지가 밑동이 됩니다.
길이가 상당히 길어서 사람의 키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나무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이 가지치기를 잘 해주어서 이처럼 좋은 목재감으로
자라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키울 나무는 밑동을 높게 자른다.
는 말은
어린 나무일 때부터 밑동을 높게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를 계속해서
해줌으로써 하늘을 향해 잘 자랄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가 되고,
이것이 사람에게 적용되어서는
큰 인물로 키우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장래를 생각해서
미리부터 준비를 철저하게 하도록 한다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속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틀린 글자, 빠진 글자 있을 수 있으니 눌러 보시기 바랍니다.
'문화의세계 > 재미있는 우리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탕관에 개(犬) 보아라의 유래와 어원 (0) | 2011.04.27 |
---|---|
석간적을 아십니까? (0) | 2009.09.21 |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의 유래 (0) | 2009.09.16 |
변덕이 죽 끓듯 한다의 유래 (2) | 2009.09.14 |
팔마구리 만한 게 까분다의 유래 (0) | 2007.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