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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잃어버린민속

霜降

by 竹溪(죽계)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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霜降에 대하여

서리가 내린다는 뜻을 가진 상강은 寒露立冬 사이에 드는 24절기의 18번째 절후이다. 양력으로 1023일경이 되는데, 이 시기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매우 커서 건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날씨는 맑고 쾌청하지만,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나기 때문에 식물의 잎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때이기도 하다. 또한 추수가 마무리되는 시기여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상강을 지나면 겨울의 절기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음양론으로 말하자면 의 기운은 쇠하여 땅으로 들어가고, 의 기운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만물은 모든 것을 마치고 이루어져서 움직임을 끝내고 소멸하는 경지로 들어가는 때이다.

 

사실 서리가 내린다고 하는 말은 이치상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리는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추위로 인해 땅에서 이슬 같은 것이 얼어서 만들어지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볼 때, 서리가 내린다고 하는 상강이란 말은 이 계절에 나타나는 낮과 밤의 급격한 기온 차이를 보이는 기후적 특성을 설명하는 데에만 쓰인다고 보면 된다. 다만 하늘이 추워지면서 땅에 있는 습기를 얼려서 서리가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상강은 가을의 맨 끝자락이면서 겨울로 들어가는 길목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상강의 절기 15일 역시 5일씩 세 단위로 구분하여 三侯로 부르는데, 一侯에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는다고 했으며, 二侯에는 풀과 나무가 시들면서 누렇게 변한다고 했다. 또한 三侯에는 겨울잠을 자야 하는 벌레나 짐승이 모두 땅속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고려, 조선 시대에는상강에 둑제(纛祭)라는 것을 지내기도 했다. (, )은 왕의 행차에서 맨 앞에 세우는 깃발이나 군대의 대장 앞에 세우는 깃발로 신성한 군령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런 이유로 고려 때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시기에 봄의 중심인 驚蟄과 가을의 끝인 霜降 날에 둑의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지냈다. 이것이 둑제이다. 이것은 군사와 관련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武臣이 주도를 했다. 서울의 뚝섬이라는 말은 이것에서 유래했다. 이곳에서 둑제를 지냈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에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에서 늦가을이라고 하면서 한로 상강의 절기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 기러기 언제 왔나. 청천에 우는 소리 찬 이슬을 재촉하네, 온 산에 단풍이 붉었으니 연치처럼 물들이고, 울 밑에 황국화는 가을빛을 자랑한다.’ 그와 동시에 추수를 독려하고 있는데, 벼를 빨리 벨 것이며, , , 콩 등을 거두어서 빨리 타작할 것을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사일에서 가장 큰 일을 한 소에 대한 애정과 보살핌을 강조하고 있는 점 등이 눈에 띈다.

 

상강을 지나면 곧바로 겨울이 올 것이다. 추위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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