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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우리문화칼럼

문화강국을 위한 제안

by 竹溪(죽계) 2006.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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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역권과 문화고속도로의 필요성


흔히들 말하기를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이 말은 21세기야말로 문화가 산업의 중심을 이루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라고 보아 틀림이 없다. 문화가 산업의 중심을 이룬다는 것은 앞으로 문화산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고, 문화산업의 경쟁 역시 치열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추어 2001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콘텐츠진흥원을 설립하여 우리 문화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 이에 힘입어 그 동안 숨겨져 있었던 우리 문화의 원형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문화산업적 활용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음식문화로 아시아 전역에서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대장금을 비롯하여, 도깨비, 귀신, 기생, 궁중의례, 성곽, 전쟁무기, 무속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문화원형들이 문화콘텐츠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계를 향한 문화적 도약이 눈앞에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국가적인 차원에서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라는 것은 우리 것을 세계에 알려 그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이고, 우리 고유의 문화를 바탕으로 할 때만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와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의 이러한 지원은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문화강국을 향한 발걸음이 한층 빨라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문화콘텐츠진흥을 위한 일련의 정책들을 보면서 필자는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늘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문화콘텐츠의 진흥을 향한 이러한 발걸음이 바람직한 것을 사실이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문화 원형을 발굴하다보면 머지않아 소재가 바닥이 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콘텐츠진흥원의 사업방식이 현재까지 발굴된 문화원형을 바탕으로 2차 가공을 목표로 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일을 시작하면 삼일이 지나기 전에 다시 고치고 마는 국가의 정책을 풍자하는 의미를 지닌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가장 근본적인 의유는 너무 급하게 서둘러서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내려고 하는 마음가짐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콘텐츠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필자가 지니고 있는 오랜 답사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안을 한 가지 하고자 한다.


그것을 다름 아닌 문화광역권과 문화고속도로인데, 전국을 몇 개의 문화광역권으로 나누고, 그것을 초고속광통신망을 통해 연결시킴으로서 세계 어디에서든 우리 문화를 속속들이 보고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를 기본으로 이루어진 다음에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낸다면 무궁무진한 소재로 세계 문화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다음에서 문화광역권과 문화고속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해보도록 하겠다.


1. 문화광역권의 필요성과 설정의 방법


문화광역권이라고 하는 것은 행정도시의 광역권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다. 왜냐하면 道別고 나누는 것과 광역시 등으로 나누는 것은 문화적 동질성을 중심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행정적 편의성과 인구를 중심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화라고 하는 것은 그런 행정적인 구획과 달라서 생활 속에서 형성되는 동질성으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행정적 동질성이 반드시 문화적 동질성과 같다고 보기 어렵다. 문화적으로는 동질성을 지니면서도 행정구역상 나누어진 예는 전국 곳곳에 있는데, 경기도와 충청북도의 접경지역인 장호원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장호원은 강을 기준으로 하여 경기도와 충청도가 나누어지는 바람에 같은 문화를 형성해왔던 사람들이 행정상으로는 두 개의 道로 갈라진 상태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도록 되었다. 이처럼 행정구획과 문화구획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문화를 제대로 발굴하기 위해서는 문화광역권의 설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필자의 생각에는 우리나라는 문화적 동질성으로 나눌 때 약18개 정도의 문화광역권 설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광역권이 설정되면 그 다음으로는 광역권에서 중심이 되는 문화도시를 설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문화광역권을 대표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있어야만 광역권과 광역권을 연결하여 전국의 문화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광역권이 정해지면 다음으로는 광역권 아래에 다시 소광역권을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소광역권 아래는 다시 더 작은 권역이 정해져서 아주 작은 산골마을의 문화현상까지도 모두 파악이 될 수 있도록 한 다음 그것전체를 대광역권으로 연결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아래에서 광역권의 설정을 구체적으로 해보도록 한다.


필자의 생각에 우리나라 전체의 문화광역권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기호문화권, 부여를 중심으로 한 중서부문화권, 충주를 중심으로 한 중동부문화권, 남원을 중심으로 한 호남동부문화권, 나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서부문화권,


해남을 중심으로 한 호남남부문화권, 전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북부문화권, 진주를 중심으로 한 영남서부문화권, 경주를 중심으로 한 영남동부문화권, 김해를 중심으로 한 영남남부문화권, 상주를 중심으로 한 영남북부문화권,


양양을 중심으로 한 영동북부문화권, 강릉을 중심으로 한 영동남부문화권, 영월을 중심으로 한 영서남부문화권, 춘천을 중심으로 한 영서북부문화권, 남해의 도서문화를 중심으로 한 다도해문화권, 서해의 도서문화를 중심으로 한 서해문화권,


제주도의 문화를 중심으로 한 제주도문화권 등의 문화광역권 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문화광역권이 설정되면, 그 문화권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을 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경주가 중심이 되는 영남동부문화권에는 신라의 기와장에 있는 미소를 대표로 하여 천년의 미소라고 붙이는 것이 그것이다.


다음으로는 광역권 아래에 다시 소광역권을 정하고, 그것이 점점 소단위로 내려가면서 작은 마을과 골짜기에 얽힌 전설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나누어들어가도록 한다. 이렇게 하여 각 광역권의 문화가 모여지게 되면 광역권과 광역권을 연결시킬 수 있는 문화고속도로가 필요하게 된다.


2.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문화고속도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가 드물 정도로 인터넷이 강한 나라라고 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살펴보면 개인적이고, 상업적인 통신망은 잘 갖추어졌는데, 국가의 기본 통신망은 아직도 미흡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각 지역의 정보와 문화를 총체적으로 알려주는 지방자치단체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려면 우선 속도가 느려서 짜증이 나는데다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없는 경우도 많고, 잘못된 정보도 상당히 많아서 체계적인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 과연 지방자치단체의 홈페이지가 그 지역의 모든 문화정보를 담을 수 있으리라고는 보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인력의 확충과 더불어 웹기반의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초고속통신망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좋은 문화를 지니고 있더라도, 그리고 그런 정보를 가지고 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런 초고속통신망 설비가 우선적으로 갖추어져야하는 것이다.


문화광역권의 설정과 상징의 설정, 그리고 그 아래의 소문화권 등이 모두 갖추어지고, 아주 작은 마을의 문화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준비가 되면 문화광역권 전체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Corea라는 이름의 국가적 차원의 문화홈페이지가 만들어지고, 세계 어디에서나 Corea만 클릭을 하면 우리나라의 방방곡곡 어디든지 문화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에 대한 모든 정보가 들어가 있는 문화광역권과 상징, 그리고 문화고속도로가 완비되면, 그 때부터는 이러한 문화원형을 소재로 하여 수많은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소재가 고갈되는 그런 현상이 생겨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의 세기인 21세기의 문화경쟁 사회에서 세계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위에서 서술한 문화광역권과 문화고속도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필자의 이런 제안이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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