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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재미있는 우리말

닭똥 같은 눈물의 유래

by 竹溪(죽계) 2005.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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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쓰여지는 말들 중에 눈물이 크게 맺혔다가 떨어지는 상태의 울음을 보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그러면 왜 우는 모습을 닭똥에다가 비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습니까? 개똥도 있고, 소똥도 있고, 제비똥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닭똥같은 눈물이라고 했을까를 잘 생각해보면 우리 선조들의 관찰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됩니다.

   닭은 두발로 걸어다니면서 알을 날아서 번식하는 성격을 지닌 동물인데, 배설기관과 알을 낳는 기관이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엉덩이 부분에 배설기관과 생식기관이 하나로 되어 있는데, 이 곳은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배설과 생명탄생이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암탉의 엉덩이를 자세히 보면 다른 곳보다 훨씬 보드랍고 고운 털이 이 부부에 몰려 있는 것을 알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약간 노란 색깔을 띠는 보드라운 털이 몰려 있는 이 엉덩이 부분은 암탉에게 있어서 생명보다 소중한 곳입니다. 왜냐하면 이 부분으로 자신이 낳은 알의 수분을 잘 닦고 말려서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하고, 알을 품을 때는 이 부분의 따뜻함으로 알을 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암탉은 이 부분을 늘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바로 배설기관의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서 배설을 할 때 배설물이 묻을 위험성이 늘 있습니다. 그래서 닭들은 배설을 할 때는 일단 머리 부분을 꼿꼿이 세우고,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빼서 하중을 뒤로 가게 한다음 두 다리를 약간 비스듬하게 하여 땅을 버티고 서서 하게 됩니다. 즉, 이 자세가 되면 배설물이 정상적으로 나올 때 엉덩이의 보드라운 털에 묻지 않고 곧바로 땅으로 떨어지게 하는 가장 적합한 상태가 됩니다. 닭의 배설물은 약간 물렁하지만 약간 딱딱한 상태로 나오게되는데, 약간 뒤틀린 상태로 빠져나와서 그 모양 그대로 툭하고 땅에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또 하나 흥미 있는 것은 암탉이 알을 낳을 때도 이러한 자세로 한다는 것입니다. 알이 깨지면 곤란하니까 자세를 더욱 낮추고 푹신한 짚더미 같은 곳에 알을 낳기는 하지만 이러한 자세로 알을 낳고 있습니다.

   엉덩이에 잔뜩 힘을 주고 있다가 떨어지는 닭똥의 모양과 너무나 슬퍼서 거다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모양이 흡사하고 생각하여 우리의 선조들은 큰 눈물을 흘리는 모양을 이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슬프게 운다, 엉엉 운다, 서럽게 운다 등의 표현보다 얼마나 멋이 있고 여유가 있는 표현인지 여러분들도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추신 : 암탉이 알을 낳은 후 '꼬꼬댁 꼬꼬댁' 하고 울면 장닭이 쫓아와서 함께 '꼬꼬댁 꼬꼬댁' 하고 우는데, 이 우는 소리의 의미를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들었다고 합니다. 암탉이 알을 낳아놓고 보니까 자신과는 전혀 닮지 않은 모습인지라 놀라서 이렇게 소리지른다고 합니다. '아이구 큰일 났다. 눈도 코도 없는 병신을 낳았다 꼬꼬댁 꼬꼬댁'이라고 울면, 장닭이 쫓아와서 함께 우는데 이 때 장닭은 '그래도 놔둬 보자 그래도 놔둬보자 꼬꼬댁 꼬꼬댁' 하고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동물의 울음소리를 자신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시켜 표현한 우리말의 이러한 묘미는 개구리 소리에도 반영됩니다. 여름이 되면 맹꽁이가 맹꽁 맹꽁, 혹은 응 애, 응 애 하고 우는데, 이렇게 노래를 부르면서 운다고 합니다. 위에 타고 있는 숫놈이 미안하니까 '무겁냐 응? 하면, 아래에 있는 암놈이 '가볍다 애'하고 운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뭉쳐진 두 개구리가 어찌 무거움을 느낄까 하는 생각을 개구리 소리에 형상적으로 투영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중들의 애틋한 사랑과 삶의 여유가 담긴 표현이 아닐까 해서 잠시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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