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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세계/문학으로영화보기

'미이라2'에 담긴 제국주의

by 竹溪(죽계) 2005.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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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형적인 제국주의 영화 미이라2

 

미이라2를 보는 시각 미이라2는 오락영화이다. 오락영화이면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어린이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어린이들에게 보여서는 안될 정도로 심각한 제국주의 사상을 담고 있다. 이제 아래에서 미이라2에 담겨 있는 제국주의 사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으로 영화평을 이끌어가고자 한다. 이 영화는 5천년 전의 민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여 현재와 접목시킨 공포와 오락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두 개의 축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래는 한 뿌리였던 이집트 민족이 사악한 성질을 가진 종족과 선한 성질을 가진 종족으로 나누어지면서 후대까지 그 갈등이 이어지는데, 현대의 이집트와 영국의 대립 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선과 악이라는 기본 축이 이집트와 영국이라는 현실적인 두 민족의 축으로 확대되어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미이라2가 이런 축을 가지는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유적들은 거의 대부분이 도굴 당해서 영국의 박물관에 가 있는데, 지금 세계에서 그것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영국으로서는 남의 것을 약탈해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이런 종류의 영화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마음, 특히 어린이들의 마음에 영국이 좋은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 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노력은 단기간에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지만 오랜 시간 동안 계속하면 어느 순간에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 한 예로 영국은 원래 선조가 해적이었지만 지금 우리들의 머리 속에는 영국은 신사의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는 것은 들 수 있다. 자 이제 영화를 따라가면서 영국인들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영화는 미이라1에서 결혼한 두 남녀가 아이를 낳으면서 생활한지 8년 정도 지난 뒤에 여주인공이 환몽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시작된다. 영화가 진전되면서 이 환몽은 여주인공의 전생에 대한 것이었다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고, 남자 주인공도 전생의 전사였다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그런데, 묘한 것은 이 두 부부가 모두 5천년 전의 이집트에서 사악한 사군의 무리와 대적을 하였던 정의의 투사들이란 점이다. 이것은 바로 영국이 이집트 민족 중에서 선한 집단인 정의의 투사들의 후예란 사실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자신의 과거를 감추고 선하고 착하며, 신사인 민족으로 보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발상이다. 반면 현재의 이집트 민족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세계를 움직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죽음의 군대인 사신을 살려서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는 시도를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정의의 집단인 영국의 부부와 부딪치게되고 이들 간에 갈등이 싹트게 된다. 영화에서 이집트 민족은 5천년 전에는 사악한 무리였던 사신의 후예들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철저한 제국주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한다. 어느 민족이나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공존하게 마련인데, 영국인들은 이집트 민족은 사악한 무리들의 후예로 약탈과 나쁜 짓만 일삼은 민족이라는 사실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18세기 이후 20세기까지 전세계를 휘몰아쳤던 제국주의에서 비롯된 식민사관인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이집트를 나쁜 종족으로 몰아가는 데는 또 한 가지의 이유가 있다. 이집트의 유물들을 영국인들이 가져다가 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는 것은 사신의 후예인 나쁜 민족인 이집트 사람들로부터 유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정의의 집단의 후예인 영국이 그것을 가져간 것은 정당한 것이며, 약탈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이 하루 이틀, 십년 백년 계속되면 영국은 어느 순간에 세계에서 가장 숭고하고 순수한 민족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고, 우리 아이들은 영국은 좋은 나라라는 인식을 평생 가지고 살면서 후손들에게도 서슴없이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미이라2는 인디아나 존스에서 처럼 미개 민족의 유물은 마음대로 약탈해도 된다는 나치식의 식민사관에서는 약간 진보한 것은 틀림없지만 세계의 식민사관과 제국주의를 주도하고 창도한 영국인들이 갖는 우월의식과 그릇된 역사관, 그리고 문화 인식을 교묘하게 포장하여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식민사관은 남주인공과 이모탭이 똑같이 위기에 빠졌을 때 보여주는 두 여성의 태도에서 극명하고 드러난다.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을 구하기 위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구하러 가는데 반하여 이모탭의 여자는 도망을 가다가 죽음을 당하고 마는 식의 결론이 그것이다. 얼마나 유치하고 얄팍한 발상인지를 생각하면서 이 영화를 보면 오락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영화는 두 가지 의도를 숨기고 있다. 하나는 영국민족의 선조가 위대한 정의의 전사였기 때문에 현재의 영국은 결코 침략자의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또 하나는 원래 자신들의 것이었던 것을 현재의 정의 집단이 머물고 있는 영국의 박물관으로 가져다 놓았기 때문에 이집트의 유물을 가져간 것은 약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그것이다. 신성한 피를 이어받은 정의의 나라가 자신의 선조들이 남긴 유물들은 악마의 군단으로부터 찾아갔는데 이것을 어찌 약탈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고 이 영화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그런지에 대한 해답은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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