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학의 역사성과 예술성-1

우리 문학의 역사성과 예술성(1)

 만주와 한반도, 그리고 남쪽의 해상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우리 민족은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는 우리들이 살아온 삶이 쌓여서 된 것이기 때문에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하는 것은 삶 속에서 만들어진 문화 역시 오래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역사가 사건의 기록이라면 문화는 삶의 기록인 셈입니다.

문학은 예술의 한 갈래로 언어예술이라고 합니다. 언어로 된 예술이란 뜻을 가지는 문학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말보다 그 민족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왜냐햐면 언어가 가능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으로 설 수 있었고, 언어의 시작과 함께 언어예술인 문학도 시작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학은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종류의 작품들을 만들어냈고, 그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지금의 문학세계를 형성해낸 것입니다. 현재는 과거의 분석과 비판 위에 이루어졌으며, 미래의 先占에 의해서 발전한다는 견지에서 볼 때 문학이야말로 이 말에 가장 잘 맞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하여 문학을 만들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사용하여 미래를 먼저 실현시키기도 하는 것이 문학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예술, 그것이 바로 문학인 것입니다.

이처럼 무한한 가능성과 아름다움을 가진 문학을 우리는 세계 어느 민족보다 오래전부터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어서 즐겨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진 문화예술로서의 우리 문학은 세계 어느 곳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며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까지 우리는 이처럼 자랑스런 우리 문학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세계에 알리는 일에 소홀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21세기는 자신의 색깔을 가지지 못한 나라나 민족은 발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쩌면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오랜 역사에 걸맞게 훌륭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시가 중 공무도하가가 가진 아름다운 사연들과 표현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중국사람들이 좋아해서 그것을 소재로 한 수십 수백편에 이르는 작품들을 만들어 냈었고, 김해지방에서 불려진 龜旨歌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문학적 예술성이 놓은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그리고 중국, 일본, 한국의 동양 삼국이 최고의 번성기를 이루었던 신라시대에 만들어지고 불렸던 향가는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가 세계 어느 곳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또한 백성들의 삶과 감정이 진솔하게 표현되고 있는 고려가요에 이르면 우리 민족이 가졌던 정서들이 얼마나 따뜻하고 순박하며, 아름다운가를 구구절절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이르면 양반사대부들이 중심이 되어 지은 가사와 시조 등은 그 당시 우리 선조들이 가졌던 세계관과 개인적인 정서들을 짧은 형식의 노래에 실어서 아름답고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노래로도 불렀던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문학의 본질이 삶의 반영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주 오래 전부터 차곡 차곡 쌓여온 우리 민족의 생활정서를 잘 드러내주는 것으로 민요와 설화를 들 수 있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불려지는 성격을 지니는 민요는 노래라는 형식을 통하여 민초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구실을 하며, 설화는 여가를 즐기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성격을 지니는 민요와 설화 등은 세계의 어느 민족이 만든 노래나 설화에 비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심기노래, 아리랑, 밭매기노래, 빨래노래, 시집살이노래 등의 민요와 망부석설화, 장자못전설, 구복여행이야기로부터 건국신화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민요와 설화는 양도 엄청나지만 그 내용과 형식이 가진 예술적 아름다움은 가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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