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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우리문화칼럼

우리 문학의 역사성과 예술성-2

by 竹溪(죽계) 2005.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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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학의 역사성과 예술성(2)


특히 신화는 그것을 만들고 즐기는 사람들의 세계관을 담고 있기 때문에 신화 속에는 그 것을 만들고 즐기는 민족이 가진 우주와 우주관이 문학으로 재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한민족의 신화에는 한민족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 잘 반영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의 신화는 신화의 주인공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성한 존재인데, 알로 태어났다가 사람으로 바뀌어서 왕이 되는 과정을 거치는 북방계신화와 땅 속에서 솟아 나와서 이 땅의 지배자가 되는 과정을 거치는 남방계신화가 함께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방계신화는 고조선건국신화에서부터, 고구려, 가야, 신라 등의 건국신화가 모두 이에 들어가고, 남방계신화에는 제주도의 삼성신화가 있습니다. 세계에 산재해있는 신화들을 보면 하늘을 지배하는 신이 거대한 우주를 만드는 천지창조계통의 巨大神話(메크로신화)와 땅 속에서 신인이 솟아 나와서 이 땅을 다스리는 이야기로 된 미세세계계통의 巨小神話(마이크로신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이 신에 이르는 길은 크게 보아 두 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하나는 우주라는 거대한 존재를 통해 신에게 이르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미세 세계에 대한 접근을 통해서 신에게 이르는 길이 있습니다. 이 두 길 중에서 인류는 지금까지 주로 거대한 존재를 통해 신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택해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부터는 미세세계를 통한 신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여서, 앞으로의 인류 문화에서 이미세세계가 중심을 이룰 것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21세기는 미세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초입에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신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 거의 확실시 됩니다. 왜냐하면 이미 신화에는 미세세계에 대한 엄청난 정보들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미세신화의 대표격으로 보이는 아랍계통의 신화들을 보면 땅 속 세계를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커지고 작아지는 것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중심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앞으로 인류가 정복해야할 미세세계를 신화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술램프에서 거인이 연기로 변해서 들어갔다고 다시 나오는 것은 지금의 컴퓨터와 비견되며, 신화 주인공들이 땅속의 미로를 자유자재로 옮겨다니면서 모험을 하는 것은 바이러스가 사람의 핏줄을 통해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의 신화에는 이러한 미세신화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제주도의 삼성신화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담은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되었지만 사회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비판하며, 풍자한다는 점에서 볼 때 그것이 형성된 환경과 연결시켜 이해할 때 그 의미를 확대할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만들어진 민담은 세계의 민담과 공통적인 성격을 지니는 것도 있지만 우리만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는 것도 있게됩니다. 이러한 민담들을 정확하게 분석해내어서 우리만의 독자성을 널리 알리는 것은 우리 문학을 살리고 우리 문화를 살려서 세계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한 때 유행했던 만득이시리즈에서 만득이와 만득이 귀신의 관계는 우리 사회만이 갖는 독특한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 문화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민담을 분석해보면 만득이는 우리 사회의 청소년이고, 만득이 귀신은 자신들을 괴롭힌다고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선생님이나 부모, 형님, 선배 등 사회 전체에 널려 있는 잔소리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득이이야기에서는 만득이 귀신이 만득이를 따라다니다가 혼나는 것으로 결말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민담은 그 당시 사회의 문화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설화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입니다. 엣날의 민담도 많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민담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우리는 잘 간파해야할 것입니다.


문학사를 고찰해보면 사랑과 이별에 대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면서 서민들의 생활정서를 잘 반영한 고려가요가 고려왕조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 후에는 조선조 양반사대부들의 국문시가가 상당히 오랜 동안 문학의 전면에 나타났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조와 가사가 국문시가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임.병양란이 일어나기 전까지 시조와 가사는 거의 모든 작품들이 양반사대부들에 의해서 지어졌습니다. 시조는 세 줄 형식의 짧은 단가 형태를 지니는 것으로 음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시가문학인데, 양반사대부들의 정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데 매우 적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불과 수 십자 내외의 글자를 이용하여 시인의 정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한시에 능숙했던 사대부들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처럼 사대부들의 시조는 짧은 형태에 담고 있는 정서와 표현이 아름다워서 아주 높은 예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연구와 소개가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기녀들이 참여하여 지어낸 조선전기의 시조들은 사대부들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표현과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시조의 예술적 가치를 더욱 빛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예술적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시조는 조선조 후기에 이르러서 작가층이 확대되면서 기존의 형태가 깨어지고 사설시조라는 기형의 형태가 생겨나면서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작가층이 넓어져서 향유층이 확대되기는 했지만 표현력이 부족한 서민층까지 작가로 참여하게 됨으로써 시조의 예술적 아름다움은 추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19세기까지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시조는 20세기에 채 들어오기 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0세기초에 민족의식을 일깨우기 위한 방법으로 일어난 시조부흥운동 시기까지 침체기를 맞게 됩니다.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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