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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피운다’의 意味
부부나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어떤 사람이 연인이나 배우자 몰래 다른 이성과 관계를 가지는 것을 가리켜 ‘바람을 피운다’고 한다. 요즘은 이런 행위를 하는 남녀의 행위 모두를 가리켜 이렇게 말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만 해도 이 말은 주로 이성에 대한 남성의 일탈 행위 대해 사용하는 관용구였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나 행동을 왜 하필이면 ‘바람을 피운다’고 표현할까? 이 관용구는 ‘바람’이라는 명사와 구름이나 연기 따위가 커지는 것을 나타내는 ‘피다’의 사동사에 해당하는 ‘피우다’가 목적격 조사인 ‘을’을 매개로 하여 만들어진 문장이다.
다른 이성에 대한 일탈의 행위를 가리키는 뜻으로 굳어진 이 관용구 덕분에 ‘바람’에 대해 사전을 찾아보면, 몰래 다른 이성과 관계를 가짐이라는 뜻이 추가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피우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피다’라는 표현은 ‘그 명사가 뜻하는 행동이나 태도를 나타내다’는 뜻이 추가되어 있음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사전의 이런 뜻풀이는 사회에서 관용적으로 쓰이는 ‘바람을 피운다’라는 표현을 근거로 정의한 것이기 때문에 ‘바람을 피운다’라는 표현이 왜 생겼으며, 어떤 속뜻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 표현은 과연 어떤 속뜻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존재다. 다만 다른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어떤 것이라는 정도로 인지하고 있을 뿐이다.
바람은 어디에서 어떻게 생겨나는지 모르지만 과학적으로, 혹은 기상학적으로는 공기가 수평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그 움직임이 약하면 사물현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강하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여 사물을 변형시키고, 현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람이다.
즉, 바람은 ‘무엇인가의 내부에서 생겨난 변화에 의해 공기가 움직임으로써 대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존재’라는 말로 다시 정의할 수 있게 된다. 바람은 대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의해서만 나타나고 인지될 뿐 감각적인 형태로 구체화시킬 수는 없는 추상적 실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바로 그것이 작용하는 대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한편, ‘피우다’는 말은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일정한 사물현상의 안에서 만들어져 무엇인가가 밖으로 나오는 현상을 의미하는 ‘피다’의 사동사인데, 주체로 작용하는 누군가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져 점차 커지면서 밖으로 표출되어 나오는 현상이 바로 ‘피우다’가 된다는 것이다.
‘바람을 피운다’에서 볼 때 피우다의 목적어는 바람이 되고, 주어는 어느 누군가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목적격 조사인 ‘을’이 수반되어 이러한 표현이 완성된다. 바람 같은 것을 피우는 목적은 대상에 작용하여 그것을 움직이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제 바람을 피운다는 표현으로 돌아가 보자. 바람은 대상에 작용하여 영향을 미침으로써 그것을 움직이도록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그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바람을 피우고 있으니 주체가 되는 누군가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도록 만들기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즉, 바람을 피운다는 표현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목적으로 이성을 유혹하는 말이나 행위 일체를 가리키는 것이 되고, 그것이 법적으로나 관습적으로 인정될 수 없는 이성 관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보면 왜 정상적이지 못한 남녀관계를 가리켜 바람을 피운다고 하는지를 한층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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