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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觀看天下

[스크랩] 제주일보 시론-올레길의 발전방향(2017, 08,22)

by 竹溪(죽계) 2017.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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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의 발전방향손종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제주일보 | 승인 2017.08.21

[제주일보]  ‘올레’란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를 이어주는 좁은 골목’을 의미하는 제주어다. 2007년에 ‘제주올레’라는 걷기 프로그램으로 거듭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됐고, 대한민국 전체에 걷기 운동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국 곳곳에는 다양한 걷기 코스가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지고 있으며 해외로까지 수출하고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제주올레’는 우리가 만든 자랑스러운 트레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을 가르쳐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지, 지금의 시련을 어떻게 넘어서야 하는지를 성찰토록 하는 치유의 길이 돼야 한다’는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의 생각이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으로 보인다.

걸으면서 스스로를 치유한다는 모토에서 출발한 ‘제주올레’가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에 미친 영향이 단순한 수치로 계산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크다는 점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제주올레’가 이제 개설 1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10년이란 세월 동안 올레길은 한층 길어지고, 더욱 다양해지면서 체계적인 조직력을 갖췄다.

‘제주올레’가 개설 10주년을 맞이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10년을 설계함과 동시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한 것이다. 그동안 자연적·사회적 환경도 많이 변했을 것이고, 다양하면서도 광범위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제주올레’에 바라는 수요도 일정 부분 넓어졌거나 바뀌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서 이사장이 지적한 것처럼 ‘제주올레’는 생태·역사·문화가 아닌 치유가 중심을 이루는 길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에는 생태·역사·문화 또한 품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곳은 자연이 있고 사람이 있으며 역사와 문화가 오롯이 살아 숨 쉬고 있는 현장이다. 이제 ‘제주올레’는 스스로에 대한 치유의 차원을 넘어 한층 다양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한 단계 높은 단계를 향해 나갈 때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법을 도입해 올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한층 풍부하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스스로의 치유력과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의 발전을 제안하고 싶다. 증강현실은 일정한 사물현상에 가상현실을 더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첨단 기법이다.

증강현실은 빅데이터·사물인터넷·비콘·앱 등의 첨단 기술과 장비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실현 가능한 것인데 올레길을 포함해 문화관광 전반에 도입하면 부가가치와 만족도를 배가시킬 수 있는 최상의 표현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개설돼 있는 ‘제주올레’에는 이러한 증강현실 기법의 도입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처럼 스스로를 느끼고 성찰하는 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보고 듣고 공감하면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올레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러한 첨단 기법이 대단히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올레길은 세 가지의 길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걸으면서 느끼기 위한 올레길 자체이고, 둘째는 한라산으로 수렴되는 원의 안쪽 방향이며, 셋째는 무한한 확장이 가능한 바깥쪽 방향이 그것이다.

빅데이터와 연결돼 있으면서 스마트폰의 앱과 소통할 수 있는 비콘을 올레길 요소요소에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한다면 올레꾼들에게 길에 대한 정확하면서도 신속한 안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들의 만족도를 한층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증강현실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면 ‘제주올레’가 소박함과 느림, 변화와 발전, 도전과 도약, 성찰과 치유, 공유와 공감을 오롯이 품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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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손종흠의 홈페이지
글쓴이 : 無時不習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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