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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의세계/기생이야기

[스크랩] 藝壇一百人 5회 - 화중선(花中仙)

by 竹溪(죽계) 2014.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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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5회)

화중선(花中仙)

 

꽃은 꽃이지마는 화자(花字)하고는 인연이 대단하다. 들어앉았을 때는 화순집이요, 나와서는 화중선이로다. 전라도 화순으로부터

 

경성까지 수십 년을 산전수전을 다 겪을 동안에 어느덧 무정세월은 화중선의 꽃다운 나이로 하여금 삼십 줄을 면치 못하게 하였으

 

니 속은 터져 유리 영창 새로 닦아 놓은 것 같을지라. 글을 못하나 소리를 못하나 춤을 못추나 태도가 없나. 백기가의 구비함은 가

 

위 여중호걸이요 화중신선이로다. 그러나 쌍꺼풀 진 눈으로 살짝 웃고 고개를 돌릴 때에는 예전의 장기가 그 속에서 나오는도다.

 

▲북풍설한에 내 몸이 죽으면 11세 된 아들 생각이 불연 듯하오. 그려. 몸이 아파도 그 자식의 생각이고 ▲집은 익랑골이라도 무부

 

기조합이 내 집이지요. ▲기생이면 몇 차례냐? 무부기로, 작년에 나오니까 그 때가 두 번째 기생이올시다. 그러나 기생 노릇도 여

 

러 대를 두고 하니 문벌은 온전하지요마는 지질도 하옵디다. ▲다시 기생 나온 것은 말씀하자면 가슴이 터지고 눈물이 앞을 서니

 

지금은 말씀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놀음을 다녀도 좌객이 너무 젊은 사람들이면 놀 재미가 없고 도리어 그 사람을 위하여 가엾

 

음 마음이 나옵디다……. 그러나 세이만의(歲已晩矣)요, 시이거의(時已去矣)라. 치사봉조하가 화류계에는 당연한 말은 아니지

 

만…….

 

 

(매일신보 1914. 2. 1)

출처 : 손종흠의 홈페이지
글쓴이 : 淸音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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