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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재미있는 우리말

뜬금없다의 유래와 뜻

by 竹溪(죽계) 2011.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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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뜬금없다”라는 표현을 참으로 많이 씁니다.

이 말은 ‘뜬금’과 ‘없다’가 합쳐진 것으로 각각의 뜻을 봐서는 우리가 쓰는 뜻을 유추해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먼저 ‘뜬금’을 보면,

“일정하지 않고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 값”입니다.

그러니까 일정한 값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는 의미가 됩니다.

 

여기에 ‘없다’라는 말이 붙으면,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값’ 정도가 되어야할 것인데,

실제 사용될 때는 그런 뜻이 아닌 것으로 되니 참으로 아리송할 수밖에 없습니다.

 

“뜬금없다”는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말감고(말<斗>監考)’라는 직업인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말감고’는

곡식을 팔고 사는 시장판에서 되질하거나 마질(말질)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

대체로 되질하거나 마질을 해준 곡식의 10분의 1이나 말밑을 삯으로 차지하였습니다.

 

화폐가 요즘처럼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물물교환이 중심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물물교환 시대에는 주로 곡식을 기준으로 하여 시장에 나오는 물건의 값을 정했습니다.

 

이 때 시장의 곡식 값을 정하는 사람이 바로 말감고였습니다.

즉, 시장에 나온 쌀의 값은 말감고에 의해서 정해지고 그들에 의해서 값이 띄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장이 서는 날의 시세에 따라 그날 곡식의 시세를 띄우는 값을 띄운 금,

즉 ‘뜬금’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 날의 시장에서는 '뜬금'으로 정해진 가격으로 곡식을 사고팔면서 거래가 성립되었고, 아무런 문제없이 상거래가 진행되었습니다.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거래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상거래 절차 속에 뜬금을 반드시 정하도록 규정을 했었습니다.

이 절차, 즉 뜬금이 정해지지 않으면 그 날의 시장 거래가 혼란에 빠질 염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회 상황에 의해서 생겨난 말이 바로

‘뜬금없이 거래되는 곡식은 없었던 법’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뜬금없이’ 팔리는 곡식이나 물건은

무자료 주류나 상품 같은 것이 되는 셈이지요.

 

이제는 ‘뜬금없다’라는 말의 뜻을 어느 점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해진 절차나 순서를 무시하고 갑자기 무슨 일이나 생각이 일어나거나 나타난 것이거나

그런 상황을 우리는 “뜬금없다”라고 말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그 말이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우리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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