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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세계/시의향기

무제

by 竹溪(죽계) 201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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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未題

제목 없음

 

一間茅屋在深山

白雲半間僧半間

白雲有時行雨去

回頭卻羡老僧閒

 

한 칸 초가집이 깊은 산 속에 있는데

흰 구름 반 칸 중이 반 칸을 차지했네

흰 구름 때때로 지나가고 비 내리는데

고개 돌리니 노승의 여유 부러울뿐이네

 

2. 어구풀이

有時 : 때때로

雨去 : 비가 내리다.

卻羡 : 매우 부럽다. 부럽기만 하다

 

3. 감상

군더더기 하나 없는 맑고 깔끔한 시다.

시를 이루고 있는 것은 집 한 칸, 중 하나, 흰구름 뿐이다.

초가집은 반 칸씩 자연과 인간이 차지하고 있으며,

구름은 가끔 비를 내릴 뿐이다.

그 외에는 어떤 힘도, 어떤 부귀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그것으로 모든 것이 갖추어지고 이루어질 뿐이다.

그래서 노승은 무척이나 여유롭다. 

여유롭다 못해 자연과 하나가 된 모습이다.

그래서 화자는 그런 노승이 한없이 부럽기만 하다.

 

이 시의 압권은 흰 구름 반 칸, 승려가 반 칸을 차지했다고 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데에 충분한 작품이 아닌가 한다.

너무나 급하게

너무나 야박하게

너무나 여유없게

너무나 빠르게

너무나 경쟁적으로

살아왔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이기 때문니다.

 

산 속 초가집과 중이 그려져 있는 화폭 한켠에 써 놓으면 제대로 어울릴 수밖에 없는 시 한편이기 감상해보았다.

 

4. 작가 소재

鄭板橋(1693-1765)

중국 청나라 시대의 詩書畵人의 한 사람

양주 흥화현에서 출생하여 건륭년간에 진사에 올랐다.

詩書畫의 삼절로 칭해지는 한 사람이다.

천성이 맑고 소탈하며 안온하고 과묵하여 권세와 부귀를 멸시하여서 스스로 가난하고 약함을 체휼하였다.

마음 내키는 대로 난과 대나무를 그렸고, 행하는 것이 독특하였다.

그래서 양주팔괴라는 호칭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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