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과 여근곡(女根谷)의 전설 |
선덕여왕의 지혜와 백제와의 역사적 관계, 그리고 실재하는 사물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여근곡 전설의 근거가 되는 여근곡은 마을 입구나 경부고속도로에서 각도를 잘 맞추어서 보면 정말 여성의 음부를 닮아 있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부산을 지키는 여신이 다리를 벌리고 누워있는 모양이라는 전설이 바로 아래에 있는 이평 마을에 전해온다. 그리고 마을 뒤로 조금 더 올라가면 맑고 깨끗한 샘물이 나오고 있는데, 샘이 있는 자리가 바로 성기의 입구가 되는 곳이다. 그리고 마을 건너편 들판 너머에는 끝이 뭉툭한 모양을 한 남근산이 있는데, 옛날에 남근산이 그것을 앞세우고 여근곡으로 들어오다가 화가 난 부산의 여신이 옷을 만들던 자로 남근을 내리쳐서 끝이 잘려나간 것이라는 전설을 지니고 있다. 예로부터 남근산은 망한다는 말이 있었다는데 과연 그곳은 공동묘지로 변해 버렸다. 여근곡의 뒷산인 부산은 신라의 군사 요충지로써 부산성이 있었고 향가인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를 지은 득오(得烏)가 익선이란 사람에게 끌려가서 고통을 당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근곡 샘물이 흘러 내려 만들어진 연못이 있는데, 이곳에서 익선의 아들을 목욕시켜 얼어죽게 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신라와 백제의 역사적 관계, 그리고 그것이 전설화되는 과정 등과 함께 선덕왕 지기삼사(知幾三事)와 모죽지랑가를 깊은 마음으로 음미해볼 수 있다면 또 다른 의미로 각자에게 다가서는 문화유산의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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