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文四人 철원 나들이
대학 동창들과 철원을 다녀왔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글자의 뜻으로 본다면 鐵原(쇠 철, 들판 원)은 쇠와 관련이 있는 지역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추가령지구대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화강암 위를 덮은 뒤에 그것이 다시 부서져 현무암 지질을 만들어내면서 이루어진 평야 지역이 철원이기 때문이다. 화산 활동으로 나온 용암이 굳어서 된 현무암이 부서져서 된 땅은 검거나 짙은 갈색을 띠는데, 이로 말미암아 철원이란 지명이 생겼다. 이 땅이름은 고구려 시대부터 있었다. 철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물이 한탄강인데, 강의 양쪽이 주상절리로 만들어져서 절경을 이룬다.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영평 팔경의 하나인 禾積淵(화적연)이었다. 禾積은 대나무 장대에 온갖 곡식을 주렁주렁 매달아서 정월 대보름에 세워놓음으로써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 풍습을 지칭하는 명칭이다. 이것을 禾竿(화간)이라고도 한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기암(奇巖)이 화적을 닮았고, 그 아래가 물이 깊게 고여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 화적연이다. 그러나 원래는 乳石鄕(유석향)이라고 했는데, 종유석처럼 생긴 돌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到彼岸寺(도피안사)는 신라 말기 道詵(도선)이 화개산 아래에 세운(856년 무렵) 사찰이다. 창건 당시에 조성되어 국보로 지정된 비로자나 철불과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이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다. 특히 비로자나 철불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노동당사는 6.25전쟁 당시 인민군의 사무실로 쓰던 건물이다. 속이 텅 빈 콘크리트 건물만이 남아 있다.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지역에 있는 태봉국 궁예왕 역사공원은 궁예가 머물던 도읍지를 작은 규모로 재현해서 만들었다. 출입이 까다롭고 이동하고 설명하는 데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이 흠이다. 이곳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바람에 한탄강 주상절리길(잔도길)은 걷지 못해 아쉬웠다.
그 대신 포천 비둘기낭과 그 옆에 있는 Y자형 출렁다리를 찾았다. 비둘기낭은 대회산에서 내려온 내가 한탄강과 합류하기 바로 전에 만들어진 폭포인데, 움푹하게 패인 모습이 비둘기의 둥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로 옆에 있는 Y자형 출렁다리는 한탄강을 건너도록 만든 것인데, 너무 높아서 상당히 무서웠다. 그 다리를 건너면 꽃밭처럼 꾸민 공원이 있지만 아직은 초봄인지라 아무것도 심지 않고 꾸미지 않아서 삭막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우렁찬 소리를 내지르면서 흐르는 한탄강(漢灘江)의 풍광은 장관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