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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일상/2022

정조의 효행길

by 竹溪(죽계)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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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의 벗 靑山四友는 정조의 효행길을 2022년 송년회로 택했다.

 

창덕궁에서 출발한 정조의 행차는 노량진의 배다리를 건너 龍驤鳳翥亭에서 점심과 휴식을 취한 후 시흥의 행궁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작년에 용양봉저정까지 답사했으므로 이번에는 始興行宮址에서 시작했다. 시흥행궁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830년이나 되었다는 당시의 은행나무 세 그루만 확인할 수 있었고, 시흥 5동 사무소 안에 있는 시흥 행궁 전시관을 들렀다. 행궁 복원 계획만 있을 뿐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었는데, 애초에 잡았던 동작나루, 남태령, 과천, 온은사 코스가 왜 시흥, 안양으로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말이 없었다. 과천길로 갈 경우 사도세자의 죽음에 깊숙이 과여한 金若魯, 金尙魯 형제의 묘소를 지나는 것이 싫어서 바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신빙성이 없는 민간의 말을 해설에 넣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정조는 등극한 후 이미 사망한 김상로의 벼슬과 품계를 모두 박탈한 기록이 남아 있으니 민간의 이야기라고 해도 곁들여서 설명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679 삼막천에 복원되어 있는 만안교는 돌다리로 정조께서 융릉에 행차할 때 건넜던 다리다. 원래는 남쪽으로 안양천 대로에 있었으나, 다른 다리가 놓이면서 현재의 자리로 밀려났다. 新增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衿川縣 관아에서 남쪽으로 10리에 있는데, 안양천에서 수원으로 통하는 대로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서울의 살곶이 다리처럼 바로 옆에다 복원해놓아도 좋으련만 먼 거리에 한 이유는 알기 어렵다. 전형적인 무지개다리(虹橋) 형태의 돌다리로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건너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나무다리로 놓았으나 나중에 돌다리로 바꾸었다. 지금의 다리는 아주 촌스럽게 만들어 놓아서 원형의 보존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수원에 있는 화성행궁은 궁궐이라고 할 정도로 규모가 거대한데, 남아있는 행궁으로는 가장 큰 규모이다. 모두 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정조께서 어머니인 惠慶宮의 회갑연을 한 奉壽堂만 답사했다.

 

사도세자의 릉인 隆陵과 정조의 릉인 健陵을 합친 명칭인 隆健陵은 수원 남서쪽에 있는 華山 기슭에 있다. 융릉은 산의 남동쪽 줄기에 있고, 건릉은 산의 남서쪽 줄기에 있어서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정조의 효심을 나타내기에 충분할 정도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수원 화성의 북문에 해당하는 華虹門 訪花隨柳亭이었다. 화성의 남문은 팔달문이고, 북문은 화홍문인데, 그 옆에 꽃을 보면서 버들을 따라 앞 시내를 건넌다(訪花隨柳過前川)는 시에서 따온 것으로 화성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화홍문에 이르자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겨우 사진을 찍고 멀리서 모습을 잡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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