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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寸鐵殺人

매국노에 대한 단상

by 竹溪(죽계) 2022.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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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제주시론 뉴제주일보 승인 2022.12.27 19:38

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매국노에 대한 단상(斷想)

현대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거미줄보다 복잡하게 이어져 있는 초연결사회이다. 이러한 초연결은 과거에는 불가능하거나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일도 일어날 수 있도록 하며, 전혀 새로운 방식의 관계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개방성과 확장성, 대중성, 소통성을 기반으로 무한에 가까운 정보를 공유함과 동시에 개인의 사회적 영향력을 크게 증대시키는 초연결사회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치명적인 결점을 가지는 것도 사실이다.

 

해킹 같은 공격이나 고의적인 정보 유출 등으로 인해 빅데이터 체계가 무너지면 사생활 침해는 말할 것도 없고 하나의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생활 침해는 개인의 자유를 구속할 것이고,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는 사리사욕을 얻기 위해 나라를 적국에 팔아넘기는 매국(賣國)으로 이어지면서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초연결사회에서는 개인의 작은 일탈도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으므로 그 책임 또한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명확하다. 특히 그것이 적국이나 경쟁국을 이롭게 할 수 있는 매국으로 연결되면 한층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극도의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개인적 욕심(私慾)을 채우기 위해 적국을 이롭게 하거나 나라를 파는 사람을 낮잡아 지칭하는 것에 매국노(賣國奴)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매국노는 일본제국주의자에게 나라를 팔아넘긴 을사오적(乙巳五賊)과 경술국적(庚戌國賊)을 중심으로 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매국노로 불릴만한 인물들이 시대마다 존재해 왔던 것을 알 수 있다. 고구려 연개소문의 아들로 조국을 당나라에 팔아넘긴 연남생(淵男生), 백제 의자왕을 사로잡아 소정방에게 팔아넘긴 예식진(禰寔進), 원나라에 붙어서 고려를 멸망시키려 한 기철(奇轍), 임진왜란 때 피난 온 두 왕자를 포박해 일본군에게 넘긴 국경인(鞠景仁)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매국은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두 개의 국가로 엄연히 분단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해치면서까지 북한을 절대적으로 이롭게 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종북세력들, 국가적으로 중요한 특허 기술을 빼내 다른 나라에 팔아넘기는 산업스파이, 조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군사기밀 유출자 등은 모두 현대사회의 매국노들이다.

 

또한 정치적인 목적이나 개인적인 이익만을 위해 불법파업을 자행하거나 말도 안 되는 법을 마구잡이로 만들어 나라 전체를 위태롭게 함으로써 경쟁국을 도와주는 일 등도 모두 매국에 해당할 것이며 국가의 기반이 되는 국민의 목숨을 지키는 것보다 개인적인 이념이나 욕심을 이루려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노조활동, 입법행위, 통치행위라는 명목으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납될 수도 없고, 용납되어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이런 행위들은 궁극적으로 나라를 망하게 하거나 적국에 팔아넘기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초연결사회에서는 이런 행위들이 국가에 끼치는 폐해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모두 명심하고, ‘개인이 없으면 나라도 없지만, 나라가 없으면 개인도 없다라는 명제를 마음에 새겨 상식을 바탕으로 하는 공평무사한 삶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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