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는 사라지고 풍광만 남은 張家界(武陵)를 가다.
장가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관광지로서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키우고, 즐겨 찾는 중국의 명소다. 근래에는 아바타라는 영화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한층 유명해졌다.
이 지역의 원래 이름은 무릉이었다. 우리에게는 영어의 유토피아와 같은 뜻을 가지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란 표현의 근거가 되었던 공간이다. 長江(양자강) 부근에 있는 지역이면서 산의 모습이 기이하여 수많은 전설과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다. 무릉(武陵)은 뾰족하지 않고 둥근 모습의 산봉우리가 장엄한 모양을 한 공간이란 뜻이다. 그러니 이런 산골짜기에 겨울에도 복숭아꽃이 피는 이상향이 있을 법하다.
무릉을 중심으로 수백 킬로 안에 동정호(洞庭湖-중국 남방 문화의 중심지), 소상강(瀟湘江-순임금과 두 부인의 사연이 깃든 곳), 적벽(赤壁-적벽대전의 공간), 형주(荊州-오와 촉의 격전지), 장사(長沙-굴원의 고향), 이릉(夷陵-宜昌-유비가 오나라와 싸워 100만 대군을 잃은 곳), 백제성(白帝城-전쟁에서 패한 유비가 죽은 곳) 등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유적지가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들은 이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지금은 장가계 지역의 기묘한 산과 계곡만이 있을 뿐인 상태가 되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여행은 무릉이 아니라 장가계를 간 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장가계는 천문산(天門山), 천자산(天子山), 원가계(袁家界), 황석채(黃石寨) 등의 관광지를 포함하고 있는 공간으로 중국 남서쪽 내륙에 위치해 있다. 토가족이 중심을 이루지만 그들만의 특징은 찾아볼 수 없고, 관광지로 개발한 기이한 산봉우리와 협곡 잔도 등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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