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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寸鐵殺人

혁신의 의미

by 竹溪(죽계)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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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革新)의 의미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혁신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왜 그런 의미로 정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 같은 것은 없이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뜻에 관해서만 말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이 표현에 대한 뜻을 설명할 때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사례가 종종 있고, 아예 잘못된 해석을 올바르게 된 것인 양 올려놓은 자료도 보인다.

 

한자어 표현인 혁신이란 말은 글자가 지닌 뜻을 제대로 알면 그 뜻을 훨씬 정확하게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자로는 革新이라고 쓰는데, 여기에서 핵심이 되는 글자는 이다. 우리말로는 가죽 혁이라고 읽는데, 이것만으로는 이 글자의 뜻을 제대로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동물의 몸을 감싸고 있는 질긴 껍질, 동물의 몸에서 벗겨낸 껍질을 가공해서 만든 물건 정도로만 설명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동물의 몸을 감싸고 있는 질긴 껍질도 우리말로 가죽이라고 하기는 하는데, 이것에 해당하는 한자는 (가죽 피)이고, 동물의 몸에서 벗겨낸 껍질을 가공하여 만든 물건은 가죽이 아니라 가죽제품, 가죽으로 된 물건, 가죽으로 만든 상품 등으로 부르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이런 오류는 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를 보자. 이 글자에 대한 우리말은 껍데기, 껍질, 거죽 등인데, 알맹이를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의 뜻에 해당하는 껍질, 혹은 거죽은 동물, 식물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있는데, 동물의 경우는 털로 덮여있는 것이 있고, 털이 없는 것도 있다. 뱀과 같은 파충류에게는 털이 없다. 식물은 일반적으로 털이 없다. , 동물이든 식물이든 겉을 둘러싸서 알맹이를 보호하는 거죽은 모두 가 되는 것이다.

 

은 털이 있는 짐승의 에서 털을 제거한 것이다. 털이 있는 동물의 거죽은 손질하기가 나쁘거나 할 수가 없으므로 이것에서 털을 제거해야만 한다. , 털이 있는 동물, 혹은 짐승의 (거죽 피)에서 털을 제거하여 가공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것을 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이런 뜻을 가지는 은 털만 제거되었을 뿐 머리, 다리, 꼬리 등이 모두 온전하게 붙어 있는 상태이다. 가공할 수 있는 상태로 준비는 되었지만, 아직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상태의 동물 껍질이 이라는 것이다.

 

혁신이란 표현의 뒤에 있는 글자인 은 산이나 들판에 서 있는 나무를 도끼로 잘라서 땔감이나 쓸모 있는 재료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새롭게 하다, 새롭다 등의 의미를 가진다.

 

혁신이란 말은 가죽()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없애서 용도에 맞는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것으로 만든다는 의미다. 일부 인터넷 자료나 근래에는 어떤 정치인이 가죽을 벗기는 것을 혁신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잘못된 해석, 혹은 설명이다. 가죽을 벗긴다는 것과 가죽을 새롭게 만든다는 것은 의미가 아주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말할 때는 신중을 기하면서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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