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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세계/一字一言

by 竹溪(죽계) 2024.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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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字一言,

겨울이 되면 하늘에서 나풀나풀 내리는 하얀 색의 눈을 가리키는 한자가 이다. 얼핏 보기에 간단해 보이지만 이 속에는 사람이 만드는 문화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단서들이 담겨 있어서 매우 흥미로운 글자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모습인 은 하늘에서 내리는 물을 나타내는 비를 의미하는 와 사람의 오른손을 나타내는 가 변형된 형태인 (돼지머리 계)가 아래위로 결합한 모양이다.

그러나 가장 오래된 甲骨文에서는 가 아래위로 결합한 모양이었다. 하늘에서 천천히 날리면서 내리는 눈이 마치 새의 깃털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당히 낭만적이며, 문학적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를 살펴보자. 이 글자는 象形字인데, 은 하늘을 나타내고 은 구름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점 네 개는 물방울을 나타낸다. , 하늘의 구름 아래로 내려오는 물방울이 바로 비라는 것이다. 는 세월이 흐르면서 매우 폭넓게 쓰였는데,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대표하는 것으로 쓰이기도 했다. 눈을 나타내는 에도 이것이 들어가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는 새의 양쪽 날개를 형상화한 것으로 깃털이라는 뜻을 가진다. 깃털은 가볍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데, 에 이 글자를 쓴 이유가 있다. , 나라 시기의 문자가 갑골문인데, 이 나라들이 있었던 곳에서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다 오는 눈을 반기는 편이었고 그래서 깃털처럼 가볍게 날리며 내린다고 해서 를 쓰게 되었다.

 

그러다가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金文에서 큰 변화를 겪는다. 글자의 아랫부분이 에서 (꼬리별 혜)로 바뀐 것이다. 의 윗부분은 대나무 빗자루 모양을 나타내고, 아랫부분은 손을 나타내기 때문에 빗자루 같은 것을 손으로 잡고 무엇인가 쓸어낸다는 의미가 된다. 이 시기부터 눈은 낭만적인 것이 아니라 쓸어서 없애버려야 하는 것으로 된 것이다. 눈이 워낙 많이 와서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기 때문에 이런 문화가 형성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나라 시대를 지나면서 성립된 楷書體에 이르러서는 지금의 글자로 바뀌었다. 에서 빗자루를 빼고 손을 의미하는 를 넣어서 지금과 같은 모양의 글자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것으로 쓸어버린다는 의미를 충분히 나타낼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서 은 눈이라는 뜻과 함께 희다, 무엇인가를 치워버리다, 없애다 등의 뜻으로도 확장되었다. (눈처럼)빛나다(雪亮), 부끄러움을 씻어내다(雪恥-설치), 원한을 씻어내다(雪冤-설원), 욕된 것을 없애버리다(雪辱-설욕) 등의 표현에도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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