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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일상/2022

인왕산의 유적들(1)-壽城洞(水聲洞) 계곡

by 竹溪(죽계) 202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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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의 유적들(1)-壽城洞(水聲洞) 계곡

서울 종로구 옥인동 185-4 부근에서 시작되는 계곡을 수성동 계곡이라고 한다. 20221221일 폭설이 내린 날 이곳을 찾았다. 인왕산의 동남쪽에 있는 골짜기로 조선 초 安平大君의 개인 이 있었던 지역이다. 특히 이곳은 조선 후기에 해당하는 18세기의 화가인 鄭敾이 그린 壯洞八景帖에는 현재 수성동계곡에 있는 기린교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물소리가 끊어지지 않는다고 하여 水聲洞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하는데, 조선 초기에는 壽城洞으로 불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여기서부터 弼雲臺가 있는 지역 전체가 안평대군의 궁인 壽城宮이 있었고, 그것의 이름을 따서 壽城洞이라 불렸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안평대군은 이 수성동에 궁을 짓고 생활했는데, 서화와 서책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도원을 설명하고, 安堅에게 그리도록 한 夢遊桃源圖와 안평대군이 직접 남긴 題書跋文 등은 유명하다. 그러나 이 그림은 일본 천리대학에 있다. 안평대군은 匪懈堂을 짓고 게으름을 경계했는데, 그 자리로 추정되는 곳에 작은 정자를 지어 기념하고 있다.

 

壽城宮이 있었던 곳으로 보이는 수성동계곡은 雲英傳으로 널리 알려진 작자 미상의 壽聖宮夢遊錄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수성궁몽유록은 안평대군을 모시던 열 명의 궁녀 중 한 명인 운영과 김진사의 사랑을 다룬 염정소설인데, 현실--현실의 額子 구조를 가진 비극 소설이다.

 

이처럼 역사적으로나 문화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곳이지만 기린교를 제외하고는 그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데다 그저 산책하기 좋은 계곡 정도로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히, 기린교가 있는 곳에 이르러 다리 위에서 그것을 감상하려고 하면 바로 아래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내뿜는 하수 냄새가 거슬러 올라와서 매우 역겨운 냄새를 풍겨서 옛 정취는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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