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일상/2022

努肸夫得과 怛怛朴朴

by 竹溪(죽계) 2022. 11. 22.
728x90
SMALL

努肸夫得怛怛朴朴의 흔적을 찾아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은 신라 성덕왕 시대의 염불승이다. 두 사람은 백월산의 남쪽과 북쪽 기슭에 암자를 짓고 불도를 닦았는데, 관세음보살의 도움으로 살아 있는(生佛) 阿彌陀佛이 되어 사람들에게 설법을 한 후 구름을 타고 서쪽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두 생불이 불도를 닦던 암자는 각각 남암, 북암, 혹은 남사, 북사라고 불렀다. 지금 사찰은 사라졌고, 그 흔적만 곳곳에 남이 있다. 특히 白月山은 보름이면 중국의 왕궁에 만들어놓은 연못에 비쳤는데, 실물을 찾아 헤매던 사신이 이산을 발견하고 신 한 짝을 걸어놓은 후 돌아가 왕에게 고하니 그 달 보름에 그대로 비쳤다고 하여 이름을 백월산이라고 지었다는 설화가 전한다.

경상남도 창원시 북면 백월로에 있는 남사 자리는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이는데, 근래에 지은 이상한 사찰 같은 것이 하나 들어서 있고, 그 위에는 백운암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으로 역시 이상한 암자가 하나 있다. 이 일대에 흔적들이 남아 있는데, 南寺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 조각, 장명등의 몸통, 사각돌, 석탑의 머리에 해당하는 옥개석 등이 남사, 백운암, 감나무 밭 등에 흩어져 있다. 아무도 찾지 않을 뿐 아니라 보존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관련 기관이 전혀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백월산 북쪽 기슭에 있는 북사 자리 역시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북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곳에는 백월선원이라는 것이 있는데, 무슨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는 데다 기와 파편 같은 흔적들은 법당의 처마 밑에 두고 있는 상태다. 삼층석탑이 보존되어 있는데, 수십 년 전에 동네 사람들이 파편들을 모아 다시 복원하여 세운 것이다. 지금은 그냥 버려져 있어서 찾아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산림을 훼손하는 데에 매우 크게 기여하는 조릿대가 부근을 덮어서 발견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천신만고 끝에 겨우 찾았다.

남사나 북사가 있었던 흔적이 발견되는 두 곳 모두 지금은 사유지가 되어 있어서 출입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LIST

'삶의 일상 > 2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겨울의 襄陽  (1) 2022.12.02
우이령길 걷기  (0) 2022.11.25
무악산을 오르다  (0) 2022.11.19
송강 정철의 유적을 찾아  (2) 2022.11.09
가을을 보내다  (0)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