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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단상/일본에살아보니

5명의 자식을 죽인 살인마 어머니

by 竹溪(죽계) 2006.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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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자식을 죽인 살인마 어머니


5월 3일부터 일주일간은 일본의 골든위크라고 불리는 황금연휴기간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을 포함하는 이 주간은 전국 도로가 완전히 막힐 정도로 행락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런데, 이 황금연휴를 강타하는 엽기적 살인사건이 5월 2일에 발견되었다고 각 언론은 전하고 있다. 54세의 여성이 자신의 딸을 죽인 후 6개월 이상을 딸의 시신과 함께 생활한 사건인데, 발견된 시신은 그 외에도 네 명이 더 있어서 다섯 명이나 되었다.

 

현재의 살인용의자 여성


아직까지 사건의 전모가 완전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으로만 보아도 실로 경악을 금할 수 없는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의 조사에서 밝혀진 사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51년에 일본 본토의 북쪽인 아오모리(靑森)에서 태어난 오카모토 치즈코(岡本 千鶴子)라는 여성은 다섯 살 되던 해에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중학교까지만 졸업하고 취직전선에 뛰어들었다.

 

 

젊은 시절의 살인용의자


그 후 직장을 그만두고 지내던 중 그 지방의 남성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평범한 생활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 여성은 1975년경에는 자살에 실패하기도 하는데, 그 후에 가출을 하여 동경 옆에 있는 가나가와현(神奈川縣)으로 와서 호스티스를 했다.


가나가와로 와서 생활한 후 내연의 관계를 가졌던 남성이 있었는데, 이 남성과의 사이에 딸 하나를 두었다. 내연의 남성은 이미 세상을 떠났는데, 이 여성이 사는 원룸에서 다섯 구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었다.

 

 

살해당한 친딸 리카코


이곳에서 발견된 첫 번째 시신은 19세가 된 자신의 친딸인 리카코(利加香)였는데, 원룸의 다락에 있는 손잡이에 목을 매단채로 죽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내연의 관계에 있던 남성이 전부인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인 우찌야마(內山, 35세)가 목을 찔린 채로 죽어 있었다.

 

 

목을 찔린채로 죽어 있는 35세의 아들 우찌야마


처음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우찌야마의 친어머니였다. 원룸의 집세가 몇 달째 밀리자 회사에서는 우찌야마의 친어머니에게 연락을 했고, 어머니가 아들을 찾아서 그 집의 문을 열어보았을 때 두 구의 시신을 발견한 것이었다.


놀란 어머니는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집안을 수색하던 경찰은 세 구의 시신을 더 발견하게 되었다. 나머지 세 시신은 이층 다락방 두 개의 종이상자 안에서 발견되었는데, 하나의 상자에는 사내아이의 시신이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신생아 시신 두 개가 비닐로 겹겹이 싸인 채로 발견되었다.

 

 

120센티 사내아이와 신생아 둘의 시신이 들어 있는 상자


특히 하나의 상자에 들어있는 사내아이의 시신은 해부해본 결과 키가 120센티 정도가 되고, 22년 전에 어머니인 이 여성에 의해 실종 신고 된 그녀의 친 아들과 거의 흡사하다고 경찰은 밝히고 있다.


뉴스에 의하면 22년 전인 1984년 12월 28일 오전 11시경 어머니인 치즈코가 실종신고를 한 적이 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아이가 없어졌다며 실종신고를 낸 것이었는데, 아직까지 이 아이는 찾지를 못하고 있는 상태다.


만약 DNA 검사결과 사내아이의 시신이 실종 신고 된 그녀의 아들로 밝혀진다면 이 여성은 스스로 아들을 죽여놓고 자신이 죽인 친아들의 시신을 22년씩이나 숨기면서 살아온 잔혹하기 그지없는 어머니가 되는 셈이다.

 

살인용의자의 인물 상관도

 

여기서 더욱 의문을 크게 만드는 것은 이 집을 계약한 사람이다. 다섯 구의 시신이 발견된 이 원룸은 6조(疊-일명 육첩방) 정도 되는 집이었는데, 이 집을 계약한 사람은 바로 내연의 남성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었다.


현재의 나이가 35세나 되는 남성이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계모와 이복동생이 사는 집을 얻었다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 집에는 살인자인 치즈코라는 여성과 그녀의 딸, 그리고 내연의 남성이 전처에게서 낳은 아들이 얽혀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생긴 살인 사건이니 무척 복잡한 사연이 있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생기는 또 한 가지 의문은 19세나 되는 자신의 딸을 어머니가 왜 죽여야 했는지다. 살인자인 이 여성은 19세난 딸을 죽였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사내아이의 시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하고, 자신이 3월 초에 집을 나올 때까지만 해도 야마우치(山內)는 살아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자신의 딸인 리카코를 살해한 날짜는 대략 2005년 10월 12이이라고 하는데, 이때부터 야마우치가 죽기 전까지 두 사람은 리카코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한 리카코가 죽은 후에도 리카코의 핸드폰으로 친구들에게는 계속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며 살아있음을 가장하였다고 하는데,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리카코는 대학을 다니면서 연극반에서 활동할 정도로 명랑하고 쾌활했다고 하는데, 죽기 한달 전부터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여러 가지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어머니와의 관계, 이복오빠와의 관계 등에 대해 알쏭달쏭한 내용으로 글을 남겼는데, 2005년 10월 12일에 쓴 것이 마지막이다.

 

살해당한 후의 메일에는 잘 지내고 있다는 글이 핸드폰으로 보내졌다


리카코의 죽음을 숨겨가면서까지 친구들에게는 누가 메시지를 보냈는지, 치즈코를 중심으로 한 세 사람의 관계가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지만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였다는 것은 사건의 일부만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자신의 친딸을 죽여야만 했던 살인자 어머니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는데, 최근에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빌린 돈이 몇 백만 엔을 넘는 것으로 뉴스는 전하고 있다.


주변의 상인들에게 주로 돈을 빌렸는데, 자전거방을 하는 한 할머니는 말하기를 평소에 친절하고 상냥한 그녀가 어머니, 어머니 하면서 자신을 잘 따랐는데, 아이가 죽었다고도 하고 남편이 죽었다는 등의 핑계를 대면서 빌려간 돈이 사·오 십만엔 정도가 된다고 하였다.


아오모리에 사는 친정어머니도 인터뷰를 했는데, 어릴 때는 아주 명랑하고 말 잘 듣는 아이였는데, 어른이 된 뒤로는 완전히 변했다고 했다. 4년 전쯤에 한두 번 전화가 걸려온 적이 있었는데, 자신의 몸이 좋지 않아서 그러니 6만 엔정도 빌려줄 수 없겠느냐고 했다는 것이다.


자신도 나라의 생활보조금으로 겨우 살아가는데, 그런 돈이 어디 있느냐고 거절했더니, 다음에는 어떤 남자가 전화를 걸어서 집세를 낼 수 없으니 돈을 만들어달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보아도 이 사건은 충분히 엽기적인데, 그 전모가 밝혀지면 얼마나 충격적일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신록의 오월에 드러난 충격적인 사건을 보면서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잔혹할 수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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