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溪(죽계) 2021. 3. 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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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分에 대하여

 

봄을 석달로 보았을 때 그것의 한가운데를 가리키는 절기가 바로 춘분이다.

봄의 중간이라고 해서 춘분이라고 하는데, 이날은 남쪽에서 올라오는 태양이 적도를 통과하는 때이다.

그러므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晝夜平分), 양의 기운과 음의 기운이 같으며(陰陽相半), 더위와 추위가 균형을 이룬다.

춘분을 지나면 태양의 위치가 점점 북쪽으로 올라오고, 낮이 길어지고 밤이 짧아지면서 여름이 온다.

 

春은 햇빛 위로 풀이 올라와 있는 모양이니 만물이 고개를 내밀어 활발한 성장을 하는 때를 가리킨다.

갑골문에서 이 글자는 풀을 나타내는 草, 혹은 艹와 싹을 나타내는 屯과 해를 나타내는 日이 합쳐진 것으로 따뜻한 해를 받아 올라오는 풀과 새싹을 그린 모양이었다. 그러다가 후세에 이르러서는 풀을 나타내는 草와 日이 합쳐진 모양으로 되었다.

分은 반으로 나눈다는 뜻이니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룬다는 말이다.

물건이 반으로 나누어진 모습을 나타내는 八과 무엇인가를 잘라내는 도구인 칼을 가리키는 刀가 합쳐져서 나누다. 베풀다 등의 뜻을 가지게 되었다.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봄갈이를 시작하며, 담을 고치기도 하고, 들나물을 캐서 먹는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입춘에 갈무리했던 얼음을 꺼내는 의식을 행하면서 신께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다. 춘분 날에 비가 오면 병을 앓는 사람이 적어진다고 하며, 해가 보이지 않아서 어두컴컴한 것이 좋다고 한다. 춘분 날 해가 뜰 때 너무 청명하면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이 생긴다고 믿었다.

춘분 역시 三候로 나누는데, 一候는 첫 5일로 제비가 돌아온다. 제비는 춘분에 왔다가 추분에 남쪽으로 떠나간다. 다음의 5일은 二候인데, 음과 양의 기운이 서로 부딪치면서 우레가 소리를 낸다. 세 번째 5일인 三候는 번개가 치기 시작한다. 이때는 四陽이 팽창하는 때인데, 사양은 네 개의 양이 있는 것으로 음력 2월을 가리킨다. 춘분을 지나면서부터는 비가 한 번 오면 그만큼 온도가 올라가며, 월동 작물은 성장을 시작한다. 만물이 성장기로 들어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춘분을 지나면서부터는 만물이 본격적으로 성장을 시작하기 때문에 모든 나무에는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면서 푸른 숲은 이루는 시간이 시작된다. 2021년 춘분의 날짜는 3월 20일 토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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