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에 대하여
경칩(驚蟄)에 대하여
驚은 敬을 음으로 하고, 馬를 뜻으로 하는 글자로 ‘말이 놀라다’는 뜻이다.
敬을 소리로 하고, 馬를 뜻으로 하지만 이 글자의 원뜻은 敬에서 비롯되었다.
茍와 攴가 합쳐진 것이 敬인데, 왼쪽의 苟는 개를 나타내고, 오른쪽의 攴는 몽둥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주인이 몽둥이를 들고 개에게 경고를 함으로써 존경과 공경을 하도록 만든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驚의 원래 글자가 敬이었는데, 나중에 馬를 붙여서 놀라다 는 뜻을 가지는 것으로 만들었다. 말은 겁이 많고 잘 놀라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서 사용한 것이다.
蟄은 글자의 윗부분에 있는 執과 아래의 虫이 결합한 모습인데, 위의 것이 소리를 담당함과 동시에 죄수가 잡혀서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뜻을 가지고 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쇠고랑을 차게 되면 잡힌 것이 되므로 잡다라는 뜻을 가지는 글자로 되었다. 여기에 뱀이 웅크린 모양에서 유래한 벌레라는 뜻을 가진 虫이 보태져서 감추다, 숨다 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경칩은 추워서 몸을 움츠리고 숨어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던 동물들이 따뜻해진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면서 움직인다는 의미를 가진다.
우수로부터 15일 뒤에 오는 경칩은 2021년에는 양력으로 3월 5일이다.
이때가 되면 모든 생명체 봄기운을 받아 싹이 나면서 생장을 시작한다.
그리고 봄 우레가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기온이 상승하면서 온갖 곤충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산에 가면 파란색을 띠는 팔마구리 속에서 겨울을 보낸 곤충의 애벌레가 구멍을 내고 밖으로 나와 움직인 것을 볼 수 있다. 경칩을 지나면 도화는 붉게 피고, 오얏은 희게 피며, 꾀꼬리는 밝게 울고, 제비는 날아서 돌아온다. 만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이다.
봄의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봄기운이 완연하면서 모든 것이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다. 이것을 일러 봄 우레가 모든 벌레를 놀라게 한다고 말한다.
경칩 역시 三侯로 나누는데,
처음의 5일인 一侯에는 桃花가 피기 시작하고, 다음 5일인 二侯에는 꾀꼬리가 울며, 다음 5일인 三侯에는 매의 움직임이 비둘기처럼 유연해진다고 한다.
경칩을 지나면서부터는 나무들을 자세히 보면 푸른 기운이 조금씩 보이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 賞春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꽃구경이 과거의 봄처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