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아이와 옆집아이를 살해한 비극의 어머니
자기아이와 옆집아이를 살해한 비극의 어머니
어린이 살해와 사체 유기의 혐의를 받고 있는 시즈코 용의자
뉴스 동영상 화면
요즘 일본은 어린이가 안전하지 못한 나라라고 그들 스스로 말하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어린이 살인 사건이 너무나 자주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어린이는 내가 과연 어른이 될 때까지 살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도 한다는 기사가 났을 정도다.
작년 말에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초등학교 1학년짜리를 자신의 집 앞에서 살해한 일본인 3세 페루인이 있었는데, 그는 나쁜 신이 자신을 조종하여 그렇게 했다고 말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도 있었다.
또한 2006년 초에는 아파트 12층 복도에서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를 아래로 던져서 죽인 사건도 있었다. 범인은 중년 남자인데, 남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질투가 나서 그 행복을 파괴하려고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을 12층에서 던져 죽인 아파트 현장
그보다 더 끔찍한 사건은 자신의 아이를 죽여서 22년 동안이나 상자에 가지고 다녔던 어머니가 대학생 딸을 살해한 범인으로 체포된 사건이었다. 아이 셋의 시체를 지니고 있었던 어머니는 대학생 딸을 목 졸라 죽인 혐의로 체포되면서 진실이 밝혀졌다.
더구나 대학생 딸을 죽인 후에 석 달 동안이나 시신과 함께 살았다고 했다. 이런 엽기적인 사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데, 최근에는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옆집의 아이까지 죽인 어머니가 체포되면서 더욱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아들의 시신을 22년이나 지니고 산 비극의 어머니
범인은 젊은 여성으로 어릴 때부터 성격이 괴팍해서 사람들에게 집단따돌림(왕따, 이지메)을 많이 당했다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그녀가 자신의 딸을 죽이고, 옆 집 아이까지 죽인 사건의 전모는 다음과 같다.
일본 본토의 북쪽에 위치한 아오모리(靑森)현 바로 옆에 있는 아키타현 후지사토쵸우(秋田県藤里町)의 작은 전원 마을 단지에서는 2006년 4월 9일에 초등학교 4학년 여자 어린이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실종된 아이는 실종 된 다음날 마을에서 8킬로 정도 떨어진 하천의 하류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실족에 의한 익사사고로 처리하고 사건을 간단하게 마무리 지었다. 경찰이 익사사고로 본 이유는 시신의 입 안에 프랑크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즈코의 딸 아이코
그런데, 그로부터 한 달이 약간 지난 2006년 5월 17일 오후 6시 경에는 죽은 여자 아이의 집에서 두 동 건너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인 고메야마 보켄(米山 豪憲)이 실종되는 사건이 또 일어났다.
학교 옆의 놀이터에서 집까지는 80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구간에서 실종된 것이었기 때문에 아는 사람에 의한 사건일 가능성이 컸다. 실종된 보켄 군은 다음 날 집에서부터 10킬로 정도 떨어진 하천의 하류 강변에서 발견되었다.
시신을 검사한 경찰은 목을 조른 흔적이 있는 점, 반항의 흔적이 없는 점, 소변의 흔적이 있는 점 등을 들어 보켄 군을 잘 아는 사람이 목 졸라 죽인 것으로 단정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탐문 수사와 증거 조사를 벌인 경찰의 용의선상에 떠오른 사람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아키타 현 동네의 지도
왜냐하면, 용의자는 한 달 전에 딸을 잃은 젊은 어머니로 보켄 군의 바로 두 동 건너에 사는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은 하타케야마 시즈코(畠山 彩香)로 나이 33세의 미모의 젊은 어머니였다.
임의동행 형식으로 조사를 받은 그녀는 삼일이 지나자 보켄 군의 살해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는데, 동기는 매우 간단했다. “남의 자식은 잘 있는데, 왜 우리 애만 죽었단 말인가? 그래서 죽였다”가 동기의 전부였다.
21살에 결혼한 후 3년이 되지 않아서 이혼하고 유일한 혈육인 자신의 딸 아야코(彩香, 초4)를 키우며 살았던 그녀가 잔인한 살인자로 된 배경에는 집단 따돌림에 의해 생긴 세상에 대한 원망, 혼자 사는 삶의 고단함, 채무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20대 초반 호텔에서 근무할 당시의 용의자 모습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딸은 익사했을 리가 만무하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에 대한 불신감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기도 했는데, 딸의 죽음을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라고 보는 데는 그녀 나름대로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집 앞의 하천 가에서 놀다가 실족하여 물에 빠졌고, 8킬로를 떠내려갔다면 몸이나 얼굴 등에 긁힌 상처라도 있어야 할 것인데, 아무런 상처가 없는 점, 물을 매우 싫어하던 자신의 딸이 물가에 갈 리가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에 보켄 군이 실종되었을 때는 자신도 수색을 한다고 하면서 여러 곳을 다니기도 하고, 보켄 군의 부모를 찾아가서 위로의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살인자로 밝혀졌는데, 그녀가 진술한 사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즈코 용의자와 보켄 군의 모습
딸을 잃어버린 후로 그녀는 아무런 의욕도 없이 하염없이 앉아있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사건 당일에도 딸의 방에 앉아서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저편에서 보켄 군이 란도셀을 메고 딸랑딸랑 걸어오고 있었다.
집 밖으로 나가서 보켄 군에게 말을 붙인 다음, 자신의 딸과 함께 가지고 놀던 물건을 가져가지 않겠냐고 했다. 예라고 대답한 보켄 군이 현관 앞에서 신발을 벗고 있는 것을 본 그녀는 기모노의 허리띠를 가지고 와서 목을 졸랐다.
보켄 군의 생전 모습
아무리 충동적이라 하더라도 평소에 자신의 딸과 가장 친한 친구였던 옆집의 아이를 죽일 마음이 들었다는 것 자체가 보통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두 아이가 노는 장면을 보켄 군의 아버지가 찍은 비디오도 있을 정도로 두 아이는 아주 가까웠던 것이다.
둘이 노는 모습을 찍은 비디오(보켄의 아버지가 찍었다)
충동적으로 죽이게 되었다고 진술하는 그녀는 보켄 군을 보는 순간 자신의 딸이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다른 아이는 잘 있는데, 왜 우리 아이만 없는가라고 스스로 반문하면서 목을 졸라서 죽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동적이라고 진술한 범행 당시의 행동은 매우 치밀하고 침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왜냐하면 목을 조르기 전에 현관 신발장 위에 있던 작업용 목장갑을 끼었고, 방으로 들어가서 허리띠를 가져왔으며, 가방과 신발 등을 다시 아이에게 입힌 점 등이 그렇다.
보켄 군을 살해한 시즈코 용의자의 집(현관에서 죽였다고 진술)
순식간에 아이를 죽인 그녀의 행동은 그 후로 더욱 민첩해졌다. 밖에 세워져 있던 자신의 차를 현관 바로 앞에 뒤로 하여 주차를 한 후, 아이의 시신을 오랜지 비닐에 싸서 뒷문을 연 후 차 트렁크에 실었다.
두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의 지도
여기서 한 가지 흥미 있는 사실은 보켄 군을 죽인 살해도구로 사용하고, 시신을 쌌던 물건이 모두 자신의 딸인 아이코가 썼던 유물이었다는 점이다. 목을 조른 기모노 허리띠와 오랜지 비닐, 등이 모두 딸이 평소에 사용하던 물것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곧 바로 집을 나와 그녀는 자신의 친정으로 향했고, 그곳으로 가는 도중에 여러 장소를 물색하다가 집에서 10킬로 정도 떨어진 후미진 곳에 아이를 버리고 친정의 어머니에게 가 있었다.
시신을 버린 곳
용의자가 체포된 후로 모든 언론에서는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살해 동기와 딸의 사고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시즈코 용의자가 주장하듯이 자신의 딸인 아이코 역시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다.
시즈코 용의자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여러 증언들도 소개되었는데, 두 얼굴을 지닌 사람으로 지목이 되고 있다. 특히 딸에 대해서는 한편으로는 소름이 돋을 정도의 애정을 보였지만 사람들이 보지 않는 데서는 싸늘하기가 얼음장 같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가끔 혼자 중얼거리기를 “헤어진 남편이 미우니까 그 남자의 아이도 싫다.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젊은 남자가 집으로 자주 놀러왔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코는 밖으로 나와서 혼자 놀았다고 한다.
기자들의 카메라를 향해 폭언을 퍼붓는 시즈코 용의자
왜 집에 가지 않느냐고 하면 엄마나 나가라고 해서 그런다고 했는데, 비가 오는 날도 눈이 오는 날도 손님이 있는 날은 어김없이 밖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발견되곤 했다는 것이 동네의 사람들의 증언이다.
33살의 짧은 인생 속에서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잔인한 인간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아이와 옆집의 아이까지 죽인 어머니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모를 정도다. 필자가 보기에는 너무나 힘든 삶을 끝내는 방법으로 살인을 택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 시절의 시즈코 용의자(이때부터 친구들에게 돈을 빌렸다고 한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 외에는 피붙이가 없으니 감옥에 가더라도 지금까지의 마음고생과 경제적 어려움에서는 벗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세 사람은 과연 전생에 어떤 인연을 가지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