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와 空에 대하여
虛와 空에 대하여
이 용어는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辭源에서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虛는 본래 언덕을 의미하는 것(墟)이었다. 그러던 것이 큰 언덕(大丘)으로 되어서 한쪽이 비어 있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허는 빈 것을 나타내는 말이되었다. 이런 이유에서 옛날의 中國 田制에서는 九夫를 井이라고 했고, 四井을 邑이라고 했고, 四邑을 丘라고 하면서 이것을 虛라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이 거처하는 곳을 나타내기도 했다.
바꾸어 말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무었인가가 있는데 실제에 있어서 속은 비어 있는 것이 虛이다. 空은 하늘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아무 물체도 없이 그냥 비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빈 것이 아니라 물체는 없는 것 같으나 다른 것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즉 하늘은 氣로 채워져 있어서 이것이 만물을 생하게 하는 것이다. 즉, 없는 것 같으면서 실제에 있어서는 있는 것이 空이고, 있는 것 같으면서 실제는 비어 있는 것이 虛이다.
그러므로 空은 體와 生의 개념이고, 虛는 用과 成의 개념이다. 體라고 하는 것은 몸을 말하는 것이니 무엇을 만들어내는 중심이라는 의미이고, 生은 생산의 의미이다.
그러므로 만물은 모두 空의 세계에서 생겨나고 사라지는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用은 어떤 사물현상이 제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니 사물이 자기가 쓰여야 할 자리에 적절히 쓰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成은 어떤 사물현상이 하나의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그 사물현상이 하나의 사물현상으로써 완전히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완성시키는 뜻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나 사물은 모두 空이 있음으로써 존재하며 무엇이나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만물은 진실로 空이 없으면 존재의 의미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空은 만물의 근원이며 궁극적으로 돌아가야 할 고향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간은 사물을 이용함에 있어서는 虛를 사용하여 무엇이나 할 수 있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인간이나 동물이나를 막론하고 허가 없으면 한 순간도 살아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허는 구멍이며 그것을 통해서 모든 사물을 소통시키고 완성시킨다.그릇을 만든다든가 집을 짓는다든가 하는 것이 모두 虛를 이용한 행위이며 인간의 오장육부가 모두 허에 의해서 제 기능을 다하게 된다.
그릇이 꽉 차있으면 무엇을 담을 수 없으며, 혈관의 구멍이 막혀 있으면 피가 흐르지 않아서 인간은 죽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두 개념은 인간의 생존과 삶에 있어서는 필수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으며 문학작품의 의미를 파악하는데도 상당히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문학작품도 모두 이러한 원리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도 소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